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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신춘문예공모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스트랜딩
[ID] T05140
[제목] 할수없이 의사가 되어
[페이지] F01
할수없이 의사가 되어
몰리에르 작
[페이지] F02
할수없이 의사가 되어
몰리에르 작
[페이지] 001
나오는 사람들
스카나렐 (나뭇꾼)
마르띤느 (그 부인)
재롱뜨 (지주)
뤼생뜨 (그의 딸)
레앙드르 (애인)
쟈끄린느 (유모)
뤼까스 (하인, 자끄린느의 남편)
발레르 (하인)
리아르 (하인)
베르니 (하인)
사뚜리오 (이웃사람)
로베르 (이웃사람)
마루아 (이웃사람)
[페이지] 002
[막] 제1막
((스카나렐과 마르띤느가 싸우면서 등장))
[스카나렐] 눈이 있으면 하늘을 보란 말야. 당장 비가 쏟아질 판인데 어떻게 나무를 해오라는 거야. 당신은 남편을 집에서 부려먹는 종인줄 아는 거야? 말해 두지만 난 당당히 이 집에 주인이야!
[마르띤느] 남편의 권리를 찾기 전에 먼저 남편된 도리를 이행하세요. 나도 당신한테 말해두지만, 나는 당신의 젊은 시절에 실수를 용서하기 위해서 당신과 결혼한 건 절대 아네요.
[스카나렐] 오! 부인을 갖는다는 건 대단히 피곤한 것이야.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대로 부인이란 악마보다 더 못하다는 게 정말이야.
[마르띤느]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리석음을 지닌 유능한 사람이에요.
[스카나렐] 그는 정말 유능한 사람이었지. 나처럼 사리에 밝고 육년을 유능한 의사로 일하고, 또 젊은 시절엔 라틴어 입문서를 외울 줄 알았던 나무꾼 이란 말야.
[마르띤느] 더할 수 없이 미친 사람이었죠.
[스카나렐] 이런 체신 머리 없는 여자 같으니!
[마르띤느] 내가 당신의 청혼에 승낙한 그날에 저주 있으라!
[스카나렐] 그날 주례를 섰던 그 안경잽이 목사에게 저주 있으라!
[마르띤느] 아! 저 벌받을 소리. 당신은 나 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은 것을 한순간이라도 하나님께 감사한 적이 있어요? 또 당신은 나 같은 여자와 결혼할 가치가 있는 줄 아세요?
[스카나렐] 당신이 나에게 과분했던 것은 사실이야. 또 결혼 초엔 나에게 기쁨을 준 것도 사실이지. 에이 빌어먹을 그런 것에 대해선 말하지 말자구. 어쨌든 당신은 나를 만나 행복했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마르띤느] 행복했다구요? 당신을 만나 내가 행복했다는 당신을 어떻게 부르리까? 나를 병원에 보내고 내가 가져온 모든 재산을 말끔히 없애버린 방랑아 배반자라고 부를까?
[스카나렐] 그건 거젓말이야. 난 그 중에 일부밖에 안마셨어.
[마르띤느]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을 하나씩 하나씩 팔아먹은 양반 같으니.
[스카나렐] 그게 부부 생활이지.
[마르띤느] 내가 가져온 침대까지 팔아먹고---
[스카나렐] 그래야 아침에 일찍 일어날게 아냐?
[마르띤느] 마침내 집안에 가구 하나 안 남겨 놓고---
[스카나렐] 그렇게 되면 쉽게 이사를 할 수 있지 뭘
[마르띤느] 게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시고 놀기만 하니.
[스카나렐] 모든게 당신을 즐겁게 할거요.
[마르띤느] 배고프다고 졸라대는 아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이에요?
[스카나렐] 장작으로 좀 대려주구려. 내가 거나하게 취하고 뱃속이 든든할 때면 나도 집안식구가 모두 배부르고 취해있길 바라지. 여보, 제발 좀 부드럽게 날 대해봐요
[마르띤느] 영원히 내가 당신의 방탕과 무례를 참고 견디란 말예요?
[스카나렐] 그렇게 화만 내지 말고, 여보.
[페이지] 003
[마르띤느] 난 바보가 아니에요!
[스카나렐] 여보 당신은 내가 인내심이 없고 팔 힘이 세다는 것을 알지 않소?
[마르띤느] 당신의 위협은 겁나지 않아요
[스카나렐] 여조, 오늘도 여느때 처럼 근질근질 한게구료.
[마르띤느] 당신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겠어요.
[스카나렐] 당신은 허풍을 떨고 있군.
[마르띤느] 내가 당신 말에 넘어갈 줄 아세요?
[스카나렐] 생각 같아선 당신의 귓대기를 때리겠오만
[마르띤느] 당신은 주정뱅이 에요
[스카나렐] 때릴 테야.
[마르띤느] 술고래
[스카나렐] 쳐야겠는걸
[마르띤느] 무례한!
[스카나렐] 정말 두둘겨 팰테야
[마르띤느] 배반자, 무례한, 비겁자, 불량배, 악당, 비렁뱅이!
[스카나렐] 아, 만고 싶단 말이군. (몽둥이로 부인을 때린다.)
[마르띤느] 아! 아야, 아야, 아---
[스카나렐] 요게 당신을 누구려뜨리는 최선의 방법이지. (이웃사람 로베르 등장)
[사뚜리오] 이봐! 이봐! 아니, 그게 무슨 짓이요? 그런 수치스런 짓을
[로베르] 자기 부인을 두드리는 무례한 놈 봤나!
[마르띤느] (사뚜리오의 뺨을 갈기며) 내가 이이더러 날 때리라고 한거에요.
[사뚜리오] 아! 거기에 대해선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로베르] 우리가 잘못했오.
[마르띤느] 이게 어디 당신들 일이에요?
[로베르] 당신들 말이 옳소
[마르띤느] 자기 부인을 때리는 남편을 방해하는 이 무례한 이웃 사람들을 봤나.
[로베르] 물러갑니다.
[마르띤느] 거기 서서 뭘 보는 거에요?
[사뚜리오] 아무 것도---
[마르띤느] 생각해 봐요. 당신들이 여기 참여할 일인가를
[로베르] 결국은 우리가 참여할 일이 아니지요.
[마르띤느] 앞으론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마셔요.
[사뚜리오] 몰론 이죠.
[마르띤느] 알았으면 더 방해하지 말고 나가들 주세요.
[로베르] 네, (스카나렐한테 다가가서) 여보게, 진심으로 사과하네. 자네 마누라가 바라는 대로 치고 패고 두들겨 주게.
[사뚜리오] 그리고 힘이 모자란다면 우리가 도와주겠오.
[스카나렐] 나 혼자서도 충분해.
[로베르] 그럼, 할 수 없군.
[스카나렐] 내가 이 여자를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때리고 싶잖으면 안 때리지.
[로베르] 좋은 일이지.
[스카나렐] 저건 내 마누라지 자네들 마누라가 아니거든.
[사뚜리오] 물론!
[페이지] 004
[스카나렐] 자네들 도움 따위는 원치 않네. 어서 나가게.
[사뚜리오, 로베르] 그러지, 자 그럼 수고하게 (퇴장)
[스카나렐] (마르띤느 한테 다가와서) 자, 이제 우리 화해하자구, 손은 잡아요.
[마르띤느] 그렇게 나를 때리고 나서요?
[스카나렐] 오늘은 그래도 가벼운 정도인걸
[마르띤느] 싫어요.
[스카나렐] 자, 어서
[마르띤느] 안돼요.
[스카나렐] 여보 (붙잡는다)
[마르띤느] 싫단 말이에요. (뿌리치며)
[스카나렐] 이리와요, 이리오라니깐 (어깨 붙잡는다.)
[마르띤느] 싫어요, 화났단 말이에요.
[스카나렐] 여기 내손을 잡아요. (어깨 붙잡고 돈다)
[마르띤느] 당신은 날 너무 우습게 취급해요.
[스카나렐] 그렇다면 내 사과하지, 손을 잡아요.
[마르띤느] 그럼 용서하겠어요. (방백) 그렇지만 어디 두고 보자!
[스카나렐] 당신은 하찮은 일에도 신경을 쓰는구려. 그건 때때로 애정에 필요한 일이 아니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너댓 번 때리는 것쯤 애정을 더 두텁게 하는 거지 뭘, 자 난 이제 산으로 가서 오늘 백단쯤 해 오리다. (퇴장)
[마르띤느] (독백) 내 꼴이 이게 뭐람! 내가 이 원한을 잊나 보자! 날 때려 놓고서 무사할 것 같아? 나도 그렇게 만만하진 않을걸. 항상 여자는 남편한테 복수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지. 하지만 내 남편한텐 좀 더 묘한 방법으로 복수를 해야지. 내가 받은 모욕의 몇갑절 되는 방법으로 (베르니와 발레르, 리아르 이야기하며 등장.)
[베르니] 그렇구 말구! 우린 거기에 대해서 똑같이 책임을 맡은 거야.
[리아르] 그런데 만약 우리가 형통한 의사를 못 구할 경우 어떻건 주인어른을 속여야 할지 모르겠단 말야.
[발레르] 어떻게 속일수가 있단 말야? 우린 주이 어른께 복종하지 않으면 안돼. 그리고 우리로선 주인 아씨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단 말이야. 더구나 아씬 얼마 안 있어 결혼할 몸이거든. 돈 많은 그 오라스라는 청년 하구 말야.
[마르띤느] (떨어져 선 채로 방백) 복수할 좋은 방법이 없을까?
[베르니] 그렇지만 주인 아씨는 레앙드르에게 호감을 갖은 눈치거든
[리아르] 여하튼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의사라곤 전부 라틴어로 제대로 못하는 것들 뿐이니---
[발레르] 찾다보면 때때로 처음엔 못 찾던 것도 찾아지는 법이야. 우연한 기회에
[마르띤느] 그렇지, 어떻게 해서든지 복수를 해야지. 몽둥이로 맞은 게 분해서 못 견디겠단 말이야. 방법을--- (혼자 생각에 잠겨서 두 사람이 있는 것도 모르다가 돌아서면서 부딛히고 깜짝 놀란다.) 아! 용서하세요. 어떤 생각에 깊이 잠겨있어서 그만---
[발레르] 세상 사람이면 누구나 근심이 있는 법이지요.
[베르니] 우리도 큰 걱정거리가 생겨서 뭘좀 찾아다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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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띤느]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라면 도와드릴 수도 있겠어요.
[발레르] 그럴 수도 있지요. 갑자기 벙어리가 된 우리 주인 아가씨를 고쳐줄 형통한 의사를 찾아다닙니다.
[리아르] 벌써 몇몇 의사가 다녀갔읍니다만 모두 헛수고 였습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이 못하는 걸 해내는 특별한 약과 놀랄만한 비밀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는 수가 있지요.
[베르니] 우리는 바로 그런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마르띤느] (방백) 아! 그 악당에게 복수할 방법을 하느님이 도와주시는구나. 당신들이 찾는 그--- ,
[리아르] 형통한 의사!
[마르띤느] 그 형통한 의사는 여기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절망적인 환자에도 그 의사만은 쉽게 치료 할 수 있지요.
[발레르] 제발! 부인 어디가면 그 의사를 만나 뵐 수 있을까요?
[마르띤느] 산에 나무하러 다니는 의사라!
[발레르] 약초를 캐는 거겠지요? 그렇죠?
[마르띤느] 아네요. 그런 일을 즐기는 이상한 사람이에요. 그분은 아주 공상적이고 괴팍하고 변덕스러워서 당신들이 쉽게 만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에요. 그분은 옷도 허름하게 입고 때로는 무식하게 보이기 위해서 가장을 하여 지식을 숨기려고 한답니다. 또 하나님께서 주신 그 형통한 의술을 쓰지 않으려고 항상 피해요.
[발레르] 모든 위대한 인물은 언제나 변덕이 있고 그들의 지식에 약간 광기가 있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지요.
[마르띤느] 그분의 변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해요. 그는 그의 능력을 숨기려고 처음엔 두들겨 맞기를 원할거에요. 충고해드리지만 아마 당신들은 폭력을 쓰지 않으면 안될거에요. 그가 환상에 잠기면 결코 의사라는 것을 자백 하지 않거든요. 두분이 몽둥이로 두들겨야만 비로소 의사라는 것을 자백할 겁니다. 우리들도 그이가 필요할 땐 항상 그런 방법을 써왔으니까요.
[베르니] 아!
[발레르] 아마, 그건 황금수 였나보군요.
[마르띤느] 또 한가지 예가 있어요. 이건 불과 삼주일전 일이지만 열두살난 아이가 높은 종탑에서 떨어져서 머리가 깨지고 팔과 다리가 부러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숨어있는 그 의사를 때려가면서 데려왔지요. 그분은 우리가 알 수 없는 고약을 그 아이 온몸에 발라주었다나요? 그랬더니 글쎄 그 아이는 금방 일어나서 포셋트 놀이를 하러 달려가더래요.
[베르니] 아!
[발레르] 그분은 우주적인 의사군요.
[마르띤느] 그걸 누가 의심하겠어요.
[리아르] 빌어먹을 우리가 찾는 사람이 그런 사람인데, 자 빨리 그를 찾으러갑시다.
[베르니] 부인,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마르띤느] 천만 에요. 그렇지만 적어도 제가 충고 해드린것만은 잊지 마세요.
[리아르] 제길, 우리에게 맞겨 두십시오. 두들겨 패는 일이라면 누구못지 않으니까요.
[발레르] 이렇게 만나 뵙게 된 것을 일생 최대의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이때 스카나렐 술병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등장. 지게의 나무는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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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막 얹혀있다.)
[스카나렐] 라라라---
[마르띤느] 아! 마침 저기 오십니다. (방백) 주정뱅이 같으니 술타령이구나. 이젠 꼼짝없이 몽둥이 맛을 보게 되겠는걸. 하지만 난 마음이 약해서 저이가 맞는걸 보면 말리게 될지 몰라. 그러면 내 복수는 수포로 돌아가지. 눈 딱 감고 이 자리를 비켜야지. (두사람에게) 바로 저분이에요. 시침을 떼고 엉뚱한 소릴 할지 모르니깐 있는 힘을 다해서 모셔 가도록 하세요.
[스카나렐] 라라라--- 여보 이 산더미 같은 장작을 나와 봐요. 아이구 무거워라. 아, 내 귀여운 아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한다구 (두사람을 발견하고) 빌어먹을 저 친구들은 누굴 찾아 오는 걸까?
[베르니] 분명히 그 사람이군.
[리아르] 우리가 들은 대로군. 저 침뱉는 걸좀봐. (스카나렐 떨어져서 술병을 땅에 내려놓는다. 그러자 발레르가 인사하느라고 몸을 깊숙히 구부린다. 스카나렐은 그가 술병을 집으려는 줄 알고 재빨리 술병을 옮겨 놓는다. 그러자 이번엔 리아르가 같은 식으로 인사를 한다. 이젠 술병을 가슴에 끌어안는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제스츄어)
[발레르] 선생님, 당신이 스카나렐이신가요?
[스카나렐] 그런데 어째서요?
[베르니] 저 당신이 스카나렐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서요.
[스카나렐] (두사람을 번갈아 쳐다 보고서)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서 그렇기도 하고 안 그렇기도 합니다.
[발레르] 저희는 선생에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예의를 차려드리겠습니다.
[스카나렐] 그렇다면야, 바로 내가 스카나렐입니다.
[리아르] 선생님을 뵙게 되어서 대단히 반갑습니다. 선생님의 소문을 이미 들어 왔지요. 선생님께서 저희가 필요한 일을 도와주시길 간청합니다.
[스카나렐] 만일 거래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서비스 해드릴 준비는 다돼있습니다.
[베르니] 선생님 저희에게 너무 친절히 해주시는군요. 저--- 선생 제발 모자를 쓰시지요. 햇볕이 너무 따갑습니다.
[리아르] 선생님 모자를 쓰시지요.
[스카나렐] (방백) 예의가 대단한 사람들인데
[발레르] 선생님 저희가 선생님 한테 온 것을 이상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유명한 사람은 항상 알려지게 마련이고 저희들은 선생님의 능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스카나렐] 나무를 하는데 있어서 이 세상에서 내가 으뜸이라는 건 사실이요.
[베르니] 아--- 선생님!
[스카나렐] 거기에 대해선 조금도 양보가 없습니다. 나무하는 기술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발레르] 선생님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스카나렐] 그렇지만 참나무 백단에 백이십 프랑은 받아야죠.
[발레르] 제발 그런건 이야기 마십시오.
[스카나렐] 약속하지만 그 이상 더 싸게 팔수는 없습니다.
[리아르] 선생님 우린 다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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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나렐] 그렇다면 내가 그 값 이하로 안팔것이라는 것도 잘 아시겠군요.
[발레르] 선생님, 그런 농담을---
[스카나렐] 농담을 아니에요. 난 더 에누리 할 수가 없습니다.
[발레르] 제발 다른 방법으로 이야길 하시지요.
[스카나렐] 맹세 하지만 그건 결코 비싸게 부른 것이 아니니까요.
[베르니] 선생님, 선생님 같은 분이 가장된 무례를 즐겨서야 되겠습니까? 당신처럼 그렇게 현명하고 아주 유능한 의사가 세상 사람의 눈을 속이고 가지고 있는 재능을 매장해야만 되겠습니까?
[스카나렐] (방백) 이 이가 돌았구나
[발레르] 선생님 제발 저희를 속이지 마십시오.
[스카나렐] 뭐라구요?
[리아르] 당신이 아무리 속여도 소용없습니다. 제가 다 알고 있으니까요.
[스카나렐] 뭐요? 뭘 안다는 겁니까?
[발레르] 형통하신 의사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스카나렐] 별 뚱딴지같은 말씀을, 당신이 의사면 의사지 난 절대로 의사가 아니며 또 의사였던 적도 없습니다.
[베르니] (낮게) 광기가 났구나.
[리아르] (높게) 선생님 더 이상 사실을 부정하지 마십시오.
[베르니] 제발 저희들이 난폭한 폭력을 쓰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스카나렐] 뭐라구요?
[발레르] 우리가 유감스럽게 생각되는 어떤 사태에 대해서
[스카나렐] 도대체 누구 마음대로 내가 의사라는거요. 빌어먹을! 무슨 소릴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단 말야.
[발레르] (낮게) 이거 약을 써야겠는걸. (높게) 선생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선생님의 신분을 자백하십시오.
[스카나렐] 이것 참 미치겠군.
[발레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왜 부정하십니까?
[리아르] 왜 속이는 거지요? 도대체 그게 무슨 취미입니까?
[스카나렐] 난 머리가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 의사가 아닙니다.
[발레르] 의사가 아니라구요?
[스카나렐] 아닙니다.
[베르니] 정말 아니라구요?
[스카나렐] 아니란 말씀이에요.
[리아르] 그렇다면 약을 써야겠군. (몽둥이를 들고 때린다.)
[스카나렐] 아! 아! 아이구 여보시오들. 원하는대로 되겠습니다.
[발레르] 선생님 왜 폭력을 쓰게 하시는 겁니까?
[베르니] 어째서 매를 청해서 맞으십니까?
[발레르] 정말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리아르] 제길 헐 솔직히 말해서 나는 화가 치밀었습니다.
[스카나렐] 여보시오. 이게 무슨 지랄이요? 누구를 웃기기 위한 거요? 나를 억지로 의사로 만들어서 무얼 하겠다는 겁니까?
[발레르] 뭐라구요? 아직도 제 정신이 안 듭니까? 아직도 의사라는 걸 부정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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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나렐] 당신들한테 분명히 악마가 씌었오.
[베르니] 의사가 아니란 말이죠?
[스카나렐] 아니고 말고 페스타에 걸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또 때리기 시작한다.) 아, 아, 아이구 저 요보시오, 그렇소 당신들이 원한다면 제가 의사요. 내가 의사란 말 에요. 좋으시다면 약제사 간호부까지 되겠습니다. 난 인내심이 없어서 귀찮게 하는 일에는 모든 걸 동의해 버리는 성미라서
[발레르] 아 잘 되어가는구나. 선생님 당신이 이성을 찾으셔서 대단히 반갑습니다.
[리아르] 선생님께서 의사인걸 저희들에게 아르켜 주신 것을 후회하지 마십시오. 틀림없이 만족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스카나렐] 그런데 여보시오. 얘기 좀 합시다. 당신들은 어디 잘못된 데라도 없습니까?
[베르니] 쳇 제길헐!
[발레르] 물론이죠.
[스카나렐] 그렇다면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발레르] 당신이 형통한 의사 선생님이라는 건 온 마을이 다아는 사살이죠.
[스카나렐] 아, 맙소사.
[리아르] 수많은 환자를 고쳐온 의사선생님이죠.
[스카나렐] 제길 헐.
[발레르] 죽은지 여섯 시간이나 된 환자를 매장 하려할 때 당신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약물 한 방울로 그 여자를 살려서 방을 거닐게 하셨고
[베르니] 열두살난 아이가 종탑에서 떨어져 머리가 깨지고 부러진걸 당신이 이름 모를 고약으로 당장 그 애를 일으켜서 포셋트 놀이를 하러가게 하셨지오.
[스카나렐]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구나.
[발레르] 선생님 저희들과 같이 가게되는걸 만족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가 인도하는 곳에 가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카나렐]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구요?
[발레르] 그렇지요.
[스카나렐] 아! 이의 없이 난 의사요. 난 잠깐 그걸 잊고 있었구료. 어디로 인도 할 작정이요?
[리아르] 저희가 안내하지요. 말을 잃어버린 아가씨를 보러 가는 겁니다.
[스카나렐] 아차! 환자가 있겠구나.
[발레르] 농담을 즐기시는군요. 자 갑시다.
[스카나렐] 의사복도 없는데
[베르니] 저희가 하나 준비 해드리겠습니다.
[스카나렐]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발레르에게 술병을 내밀면서) 이걸 받으시오. 그 속에 내물이 들어있오. (리아르를 보고) 당신은 의사 명령에 따라 내 뒤로 걸어오시오.
[리아르] 제길 할 재미있는 의사로군. 이번에야 주인 어른도 만족할테지. 이렇게 익살꾼 의사는 드물 테니까.
[페이지] 009
[막] 제2막
[장] 1장
[발레르] 그래요. 주인님께서도 만족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를 모셔왔습니다.
[베르니] 우리가 그 사람의 신발을 벗겨줄 만큼 훌륭한 분 입죠.
[발레르] 그 분은 놀랄만한 기적을 베푼 분입니다.
[리아르] 죽은 사람을 살려냈죠.
[발레르] 그런데 그 분은 이상한 성미가 있지요. 자기가 의사라는 걸 감추려는 괴팍한 위인입니다.
[베르니] 그래요. 익살 부리기를 좋아하지요. 불쾌하게 생각하진 마십시오. 사람들은 그 분의 머리에 도끼자국이 있어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발레르] 그러나 그분은 학식이 풍부하여 때로는 아주 어려운 말만 하지요.
[베르니] 그분의 명성이 온 장안에 쫙 퍼져서 모든 사람들이 치료를 받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재롱뜨] 그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소. 얼른 그를 나에게 데려오오.
[발레르] 그럼 저희들이 곧 모셔오죠. (발레르 베르니 리아르 퇴장)
[쟈끄린느] 주인님 보나마나 그사람도 다른 의사나 다를 것 없을 거에요. 아가씨의 병이 병인만치 무엇보다도 주인 아가씨께 가장 좋은 약은 아가씨가 사랑하고 있는 잘생기고 마음씨 착한 분을 남편으로 삼는 것뿐이에요.
[재롱뜨] 내 귀여운 유모. 당신은 너무 많은 일에 참견이구료. 걱정말구료. 우리의 살림꾼 쟈끄린느 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오.
[쟈끄린느] 제가 주인님께 말씀드렸잖아요. 모든 의사들은 그 병에 대해서는 신통한 치료를 못한다구요. 조인 아가씨가 필요로 하는 특효약은 전혀 다른 것이란 말이에요.
[재롱뜨] 그 애가 지금 앓고 있는 한 어떻게 사위를 맞이하겠오. 또 내가 그애를 결혼시키려 했을 때 그 애는 반대를 하지 않았오?
[쟈끄린느]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주인님은 아가씨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가씨를 주시겠단 말씀인가요? 아가씨가 못잊어하는 "레앙드르"라는 청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설사 아가씨가 말을 안 하는 병에 걸렸지만 그 청년만은 아가씨를 기쁘게 데려갈 것이라 믿어요.
[재롱뜨] 그 "레앙드르"라는 청년은 그 애에게 적당치 않소. 그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재산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하오.
[쟈끄린느] 그는 아주 부유한 삼촌이 있는데 그로부터 상속받게 되었대요.
[재롱뜨] 그건 한갖 결혼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소. 편편히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상속 받을 기대를 거는 건 사과나무 밑에서 입벌리고 사과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거요. 또 죽음은 상속자에게 애원이나 소원에 항상 무관심한 법이요.
[쟈끄린느] 모든 일에 그렇듯이 결혼에 있어서 만족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재산이 아니라는 것을 늘 들어왔습니다. 부모님들은 혼담이 있을 때면 언제나 그가 무엇을 가졌다든? 혹은 그 여자가 무엇을 가졌니? 하는 식으로 물어보는 나쁜 버릇이 있단 말입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누구 나가 자기 나름의 즐거움을 갖고 있지요. 저는 주인님이 사위로 삼으시려는 '오라시' 보다는 우리 아가씨를 즐겁게 해 줄 훌륭한 남편을 정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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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고 있습니다.
[재롱뜨] 허허! 유모 어찌 그리 수다를 떠는 거요. 제발 부탁이니 가만히 있어요. 너무 염려를 하는구료. 그러면 유모의 젖이 뜨거워져서 상할까 두렵소.
[뤼까스] 빌어먹을! 입 좀 닥쳐요. 여보 당신은 무례하게 주인어른 일에 참견하려 든단 말야. 주인님은 모든걸 다 잘 알아서 처리 하신단 말이요. 그렇게 수다만 떨지 말고 도련님 젖줄 생각이나 해요.
[재롱뜨] 조용히, 오! 제발 조용히 해!
[뤼까스] 주인님, 여편네를 혼내줘서 당신을 존경하도록 가르쳐 주겠습니다.
[발레르] 주인님, 준비하세요.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신 답니다.
[재롱뜨] 오! 형통하신 의사선생님을 뵙게 되어서 무어라 영광의 말을 해야 옳을지 우리에게는 선생님의 도움이 절대 필요합니다. (스카나렐은 의사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아주 까다로운 모양을 하고 있다.)
[스카나렐] 히포크라테스가 말하길 의사는 모자를 쓴 채로 인사를 해도 된다고 말했오.
[재롱뜨] 히포크라테스가 그런걸 말 했나요?
[스카나렐] 그럼요.
[재롱뜨] 실례지만 어느 장에서요?
[스카나렐] 그의 모자의 장에서죠.
[재롱뜨] 히포크라테스가 그런 것을 말한 이상 그렇게 해야죠.
[스카나렐] 의사선생님 여러 가지 경탄할 것을 배우고 나서---
[재롱뜨] 누구에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스카나렐] 당신에 게요.
[재롱뜨] 저는 의사가 아닌데요.
[스카나렐] 의사가 아니 시라고요?
[재롱뜨] 무슨 그런 말씀을---
[스카나렐] 안되겠는걸. 약을 써야겠어. (몽둥이를 들고 자기가 당했던 일을 재연한다. 때리면서) 이래도 아니요?
[재롱뜨] 아야! 아야! 그래도 아니죠.
[스카나렐] 이제 당신은 의사요.
[재롱뜨] 어떤 빌어먹을 놈들이 당신을 이리로 데려왔오?
[발레르] 주인님,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이 의사선생은 좀 이상한 분이라고
[재롱뜨] 그러나 난 이런 것을 당할 수 없소.
[베르니] 그런데 신경 쓰이지 마십시오. 주인님 그건 재미있는 익살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재롱뜨] 익살이라고?
[리아르] 네, 이분은 보통 의사선생님과는 질적으로 다른 분이죠.
[스카나렐] 선생님, 저의 무례한 짓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재롱뜨] 의사 선생님 존경을 표시하오.
[스카나렐] 화가 나셨을 겁니다.
[재롱뜨] 뭐 아무 것도 아니오.
[스카나렐] 몽둥이질을 해서---
[재롱뜨] 별로 아프진 않소.
[스카나렐] 당신을 때려보는 영광을
[재롱뜨] 거기에 대해선 더 이상 말씀 마시오. 선생님! 재 외동딸 년이 이상한 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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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 있다오.
[스카나렐] 선생님 댁에 따님을 치료할 영광을 제게 맞기 신다니 저는 기쁩니다. 제가 당신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의욕을 무오라고 표현 해야할지
[재롱뜨] 감사는 오히려 제가 선생님께 드려야 할 것이요.
[스카나렐] 따님의 이름은 무어라고 합니까?
[재롱뜨] '뤼생뜨' 요
[스카나렐] '뤼생뜨' 라고요? 아! 약 먹기에 아주 좋은 이름이요. 뤼생뜨, 뤼생뜨
[재롱뜨] 딸년을 곧 이리 데려 오지요.
[스카나렐] 아니, 그럼 이 키 큰 여자는 누구입니까?
[재롱뜨] 제 작은 애의 유모랍니다. (퇴장)
[스카나렐] 제기랄! 아! 내 의술은 당신의 육아법의 겸손한 노예입니다. 저는 당신의 젖을 빠는 행복한 아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나의 모든 의술은 당신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리고 (스카나렐은 유모에게 접근한다.)
[뤼까스] 의사선생님! 부탁이니 제 부인을 가만히 놔두시오.
[스카나렐] 뭐라구요! 당신의 아내라구요?
[뤼까스] 네 그렇소
[스카나렐] 지극히 어울리는 두 부부를 축하하오.
(그는 먼저 뤼까스를 포옹하고 나서 유모를 포옹한다.)
[뤼까스] 애이! 빌어먹을, 간청이니 축하를 그만 끝내주세요.
[스카나렐] 이렇게 어울리는 부부를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오?
[뤼까스] 내가 당신에게 축하받는건 좋지만 내 부인과는 좀 삼가 주시오.
[스카나렐] 축하는 공평히 해야하는 거요. 내 기쁨을 표시하기 위해서 당신을 포옹하듯이 부인께도 마찬가지로 기쁨을 표시하기 위해 포옹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거요. (뤼까스를 포옹하는 척 하다가 유모를 포옹하려 한다.)
[뤼까스] 아 제길 헐! (그를 끌어내며) 의사선생님 장난을 그만하시오.
[재롱뜨] 선생님! 곧 내딸이 이리로 올것이요.
[스카나렐] 모든 준비는 완료 되어있습니다.
[재롱뜨] 준비품은 어디에 있습니까?
[스카나렐] (손으로 이마를 가리키며) 이 속에 모두 정돈돼 있습니다.
[재롱뜨] 훌륭하십니다.
[스카나렐] (유모에게 다가가며) 그런데 이 유모의 가슴도 진단해 봐야겠습니다.
[뤼까스] (그를 끌어내며) 안돼요, 그런 짓은 나밖에 못해요.
[스카나렐] 유모의 젖은 항상 위생에 주의 해야하오. 만약 그것이 불결할 때---
[뤼까스] 그런 일은 없오 황송하지만---
[스카나렐] 당신은 의사의 말을 무시하는군요.
[뤼까스] 난 당신의 행동을 경멸하오.
[스카나렐] 당신에게 염병을 옮길 테야.
[쟈끄린느] (뤼까스를 밀어내며) 물러가세요. 그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한들 나는 내 자신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성인이에요.
[뤼까스] 나로서는 당신을 보호할 의무가 있오.
[스카나렐] 자기 부인에 대해 질투하는 시시한 인간 같으니!
[재롱뜨] 제 딸이 여기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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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나렐] 이 아가씨가 환자요?
[재롱뜨] 네, 딸이라곤 애 하나 뿐이요. 애가 죽기라도 한다면 나는 더 할 수 없이 슬프게 될 거요.
[스카나렐] 의사의 지시도 없이 함부로 죽을 수는 없는 겁니다. 이 환자도 그렇게 불쾌하진 않군요.
[재롱뜨] 선생님은 이 애를 웃게 하셨오.
[스카나렐] 다행이군요. 의사가 환자를 웃기는 건 가장 훌륭한 처방이지요. 그런데 어디가 아프오? 아가씨의 고통은 어느 것이요?
[뤼생뜨] (손을 입 머리 턱에 갖다 대면서) 앙! 이! 응! 앙!
[스카나렐] 네? 무어라고 말했오?
[뤼생뜨] (또 같은 것을 반복한다.) 앙! 이! 응!
[스카나렐] 앙, 이, 응 이라?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군. 무슨 놈의 악마가 당신을 이렇게 말못하게 만들었오?
[재롱뜨] 선생님 그것이 이 애의 병이라오. 오늘날까지 어떤 의사도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고 있오. 제발 의사선생님 내 딸의 병만은 낫도록 치료해 주시오.
[스카나렐] 걱정 마시오. 그래 이 병은 숨이 가쁜가요?
[재롱뜨] 네 선생님.
[스카나렐] 거 천만 다행이요. 큰 고통을 느끼나요?
[재롱뜨] 네 아주 심합니다.
[스카나렐] 그거 잘 됐습니다. 자 어디 팔 좀 봅시다. 허 이거 맥이 뛰는걸 보니 벙어리인게 틀림이 없군요.
[재롱뜨] 그렇소 의사선생님 그게 딸년의 병이요.
[스카나렐] 아! 아!
[쟈끄린느] 정말 진찰도 잘하시네요.
[스카나렐] 위대한 의사들은 첫째 진찰이 정확해야지요. 무식한 의사 같으면 당황해서 이러쿵 저러쿵 헛소리만 늘어놓거든. 하지만 난 맥을 집어보고 대번에 당신 따님이 벙어리라는 걸 밝혀 낸거죠.
[재롱뜨] 그렇구말구요. 그런데 그 병이 어떻게 해서 발병 된 건지 알고 싶습니다.
[스카나렐]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그 병은 따님이 말을 잊어버린 데서 오는 것입니다.
[재롱뜨] 아주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말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라뇨?
[스카나렐] 그건 혀의 작용에 방해가 생긴 거로부터 오는 겁니다.
[재롱뜨] 혀의 작용에 방해가 생긴 거라구요?
[스카나렐] 아리스토텔레스가 거기에 대해서 아주 그럴듯한 말을 했습니다.
[재롱뜨] 아리스토텔레스라?
[스카나렐] 아, 참으로 훌륭한 분이었죠.
[재롱뜨] 아마, 그랬죠.
[스카나렐] 아주 굉장히 키가 큰 분이었죠. 그는 나보다 키가 컸습니다. 우리 얘기로 다시 돌아와서 혀의 작용의 방해라는 것은 그 어떤 기분. 우리 의학자들간에 문제되는 아주 악질적인 기분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환자가 있는 곳에서 생기는 영향의 증발기에 의해 생성되어지는 수증기 같은--- 에- 말하자면--- 그게--- 라틴어 좀 아시지?
[재롱뜨] 전혀 백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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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나렐] (놀라움에 억제하려는 듯이) 아! 그래? 라틴어를 모르신 단 말이에요?
[재롱뜨] 부끄럽습니다.
[스카나렐] 까느라치아시, 아르끼, 뛰랍트, 까다라브스, 상구라리때, 노미아띠브, 액끄, 무사, 라브스, 보구스, 보나보눔, 데우스, 쌍뚜스, 에스띠네, 오라띠오, 라띠나스, 에띠앙, 꽈레, 뀌아, 씁스딴띠브, 에아릭띠, 봅브, 꽁끄라따, 인제르니, 뉴랑스, 에까우수---
[재롱뜨] 아--- 내가 왜 배우지 않았던고!
[쟈끄린느] 정말 유식한 의사군요.
[뤼까스] 그래 알아듣진 못하지만 하여간 근사한데.
[스카나렐] 그런데 이 수증기가, 내가 말한 수증기 말이요. 간이 붙어있는 왼쪽 가슴에서 심장이 붙어있는 오른쪽 가슴으로 지나면서 라틴어로 아르비앙 이라는 이름의 신경과 그리스어로 나뮤스라고 부르는 뇌와 히브리어로 뀌빌이라고 부르는 정맥에 의해서 위에서 말한 수증기가 모이게 되고 그것은 경갑실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이름을 잘 들으슈
[재롱뜨] 네
[스카나렐] 이 수증기는 유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 잘 들어요.
[재롱뜨] 그러합죠.
[스카나렐] 횡경막의 오목한 곳에서 생기는 액의 매운 것에 자극되어 이 수증기는 오사방유스, 에끼새스 포따리움, 끼뜨사, 멜류스에 도달합니다. 바로 그것이 당신 따님을 벙어리로 만들었습니다.
[쟈끄린느] 아아, 이렇게 유식한 의사선생님은 만나 뵈올 줄은
[뤼까스] 내가 무식한 놈이라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어
[재롱뜨] 어느 누구라도 그 이상으로 증명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딱 한가지 의문이 있어요. 그건 다름이 아니라 간과 심장의 위치가 말입니다. 심장이 왼쪽이고 간이 오른쪽 이잖습니까?
[스카나렐] 네, 그건 옛날에는 그랬죠. 그러나 우린 모든 것을 바꾸어 말하지요. 당신의 왼쪽 가슴은 내가 서서 볼 때 오른쪽입니다.
[재롱뜨] 아하 그렇군요. 제 무식을 용서하십시오.
[스카나렐] 당신은 나만큼 유식해 질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재롱뜨]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이 환자에겐 어떻게 치료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스카나렐] 제 의견으로 이 여자를 침대에 눕히고 술에 담근 빵을 약으로 쓰는 게 좋을 겁니다.
[재롱뜨] 그건 어째서 그렇지요?
[스카나렐] 앵무새에 말을 배워 줄 때 술과 빵을 먹이는걸 못 보셨나요?
[재롱뜨] 그건 사실입니다. 아! 위대한 의사선생님이야. 자, 빨리 술과 빵을 가져와
[스카나렐] 그럼 저녁때 다시 와 보겠습니다. 그리고 참, 저 유모도 치료해야 되겠습니다.
[쟈끄린느] 누구요? 저요? 저는 아주 건강한데요.
[스카나렐] 딱한 일입니다. 유모씨, 딱한 일이에요. 지나친 건강은 오히려 두려운 것입니다. 미리 치료를 받아 두는게 좋을 겁니다.
[재롱뜨] 선생님, 아프지 않은 사람도 치료를 미리 받아야 되나요?
[스카나렐] 아프고 안아프고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미래에 닥쳐올 병마를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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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끄린느] (물러가면서) 피, 난 그런건 못 믿겠어요. 의사가 내몸을 만지는 건 어림없는 일이에요.
[스카나렐] 상식 없는 유모로군. 자,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재롱뜨]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스카나렐] 뭘 하시려구요?
[재롱뜨] 선생님, 여기 적은 돈이지만---
[스카나렐] (군침을 삼키면서) 아, 전 그런걸 받는 의사가 아닙니다.
[재롱뜨] 선생님---
[스카나렐] 절대로!
[재롱뜨] 제발, 선생님.
[스카나렐] 조롱하지 마시오.
[재롱뜨] 넣어 두십시오. (스카나렐의 주머니에 돈을 넣는다)
[스카나렐] 제게 문제되는 것은 돈이 아닙니다.
[재롱뜨] 알고 있습니다.
[스카나렐] 환자는 결코 상품이 아닙니다.
[재롱뜨] 네 선생님 그럼 이따가--- 또 (퇴장)
[스카나렐] (돈을 새어 보면서) 이건 정말 나쁘지 않은데--- (레앙드르 조심스럽게 등장)
[레앙드르] 선생님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무척 기다렸습니다.
[스카나렐] 맥박 뛰는 게 아주 나쁜데?
[레앙드르] 전 조금도 아프지 않습니다. 내가 선생님께 온 것은 병때문이 아닙니다.
[스카나렐] 아프지도 않은 사람이 왜 날 찾아 왔단 말이요?
[레앙드르] 네, 한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저는 이댁 따님의 애인 레앙드르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저를 언잖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조금도 그 여자에게 접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감히 선생님께 내 사랑과 행복을, 내생명이 달려있는 일에 선생님의 도움을 얻으려고 온 것입니다.
[스카나렐] 날 뭐로 보는 겁니까? 내가 중매쟁인 줄 아시는지요. 당신의 사랑을 위해서 나를 수고하라고 감히 부탁할 수 있냐 말이오! 그런 일로 신성한 의사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릴 순 없소.
[레앙드르] 선생님 큰 소리를 내지 마십시오.
[스카나렐] 큰 소리를 지르던 안 지르던 그건 내 맘이요.
[레앙드르] 선생님, 제발 좀 조용히.
[스카나렐] 분별없는 사람 같으니
[레앙드르] 제발
[스카나렐] 나는 의사의 신분으로 절대로 그런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은 할 수가 없소.
[레앙드르] (지갑을 꺼내 그의 손에 쥐어주며) 선생님---
[스카나렐] (받고서) 음, 당신은 보기보다 훨씬 예의가 바르군. 나는 아프지도 않으면서 의사를 들복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화를 낸거요. 오해 마시오.
[레앙드르] 선생님 용서를 구합니다.
[스카나렐] 그런 얘기 마시오. 그런데 무슨 일을
[레앙드르]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뤼생뜨는 거짓 환자입니다. 의사들은 제각기 구구한 억측만 늘오 놓지만 그 병엔 사랑이라는 진장한 원인이 있는 겁니다. 그 여자의 병은 마음에 싫은 결혼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발병한 병임에 틀림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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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레앙드르가 그 여자의 곁에 있어주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 형편으론 도저히 그 여자에게 접근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점에 대해서 선생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요청되는 것입니다.
[스카나렐] 아하, 그런 사정이 있었군. 염려 할건 없소. 오늘 저녁 형통한 의술로 그녀를 고쳐놓고 말겠오. 그러면 그 여자는 당신의 것이 되는 거요. 난 공연히 겁을 집어먹고 그 길로 도망칠려고 했었지.
[장] 2장
[레앙드르] 나도 이제 약제사 같이 보이는군요. 뤼생뜨의 아버지는 저를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까 이만하면 저를 몰라 볼 것입니다.
[스카나렐] 물론이고 말고.
[레앙드르] 더 욕심을 부리자면 몇 가지의 의학 용어를 알고 싶은데요.
[스카나렐] 그런건 필요 없오. 옷차림만으로 충분하니까. 또 솔직히 말해서 난 의학 용어를 전혀 모릅니다.
[레앙드르] 뭐라구요?
[스카나렐] 몽둥이 매질이나를 이렇게 엉뚱하게 의사로 만들어 버렸는걸요. 당신은 정직한 사람이니까 나도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요.
[레앙드르] 그럼 당신은 실제로 의사가 아니란 말인가요?
[스카나렐] 아니고 말고, 의사라니 당치도 않은 노릇이죠. 난 고작해야 국민학교를 간신히 나온 무식한 놈입니다. 그런데 어떤 환장할 놈들이나를 그만 이렇게 만들어 버렸죠. 그러나 이렇게 되고 보니 과히 나쁜 직업은 아니더군요. 얼마나 널리 소문이 퍼졌는지 당신도 아시다시피 이 문밖엔 사방에서 모여든 환자들로 득실거리지 않습니까? 일이 항상 이렇게만 되어 간다면 난 평생을 의사노릇 하리라고 결심했습니다.
[레앙드르] 어쨌든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스카나렐] 의사란 참 편리한 직업이죠. 이 직업의 장점은 못 고쳐도 돈을 받게 마련입니다. 설사 환자가 죽더라도 의사를 원망하는 법은 없거든요.
[마루아] (등장하여 의자 앞에 무릎을 꿇고) 존경하는 선생님 차례를 기다리다가 참지 못하고 담을 넘어 들어온 무뢰함을 용서하십시오.
[스카나렐] 용서는 차차 하더라도 무슨 일로 오셨는지?
[마루아] 존경하는 의사선생님. 당신께서 그 여자를 살릴 수 있는 처방을 내려 주십시오.
[스카나렐] 마련해 오셨나요?
[마루아] 물론이죠. 자 여기 있습니다. (돈을 받으며 마루아의 얼굴을 보고 얼른 외면하며)
[스카나렐] 아니, 이 친구는 우리 이웃집 마루아가 아닌가? 이거 내 정체가 탄로 나겠는데. (크게) 여보게 조수, 차례를 어기고 담 넘어온 그 무뢰한을 당장 내쫓아 버리시오.
[레앙드르] 절더러 그런 일을 하라고요?
[스카나렐] 어서! 자넨 내 조수라는 걸 잊진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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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앙드르] 네
[마루아] 오, 고명하신 의사 선생님 제가 담 넘어 들어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누구보다도 질서를 존중하는 놈입니다. 그러나 이런 급한 경황에 그런걸 찾다가는 소용없는 겁니다. 제발 선생님, 노여움을 푸시고 제 아내를 살릴수 있는 처방을 내려 주십시오.
[스카나렐] 당신에게 내려줄 처방은 만약 당신 아내가 살아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고 죽거든 최선을 다하여 매장하라는 것뿐이오.
[마루아] 아 선생님은 농담을 하시는군요. 제발 선생님 저를 불쌍하게 여기시고 도와주십시오.
[스카나렐] 나로서는 그 이상 신통한 처방을 내릴 수가 없소.
[마루아] 오- 선생님
[스카나렐] 조수, 어서 데리고 나가시오.
[레앙드르] 네 (마루아 애원하며 레앙드르에게 끌려나간다. 유모등장)
[스카나렐] 오- 아름다운 유모 내 마음의 유모, 당신을 보면 내 마음의 모든 고통은 사라지는 군요. 당신의 눈은 수선화 같고 난초처럼 향기롭습니다.
[쟈끄린느] 아이구 의사 선생님 그런 과분한 말씀을
[스카나렐] 유모는 건강하다는 흠 밖엔 없군요.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좀 아퍼 봐요.
[쟈끄린느] 저는 이 집 하녀에 불과합니다. 염소는 매어둔 곳에서 풀을 뜯어야지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스카나렐] 당신을 감시하고 있는 질투심 많은 당신 남편을 증오합니다. 어째서 당신 같은 아름다운 여자가 그런 돼지 같은 녀석에게 매어 살아야 합니까? 그 녀석은 필경 폭력을 좋아하는 동물 같은 놈일 꺼요.
[쟈끄린느] 선생님 무슨 그런 말씀을,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습니다. (뤼까스 여지껏 숨어서 듣고 있다. 제롱뜨 등장)
[재롱뜨] 여봐 뤼까스 거기서 무얼 하나? 어서 내딸을 데려와 주게
[뤼까스] 네 (방백) 제기럴 마악 증거를 잡으려는 참인데 (퇴장)
[재롱뜨] 아, 의사 선생님. 이미와 계셨군요.
[스카나렐] 저의 장점은 부지런한 것뿐이죠. 그런데 환자는 어떻습니까?
[재롱뜨] 선생님의 지시대로 술과 빵을 먹인 후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스카나렐] 잘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나을 징조입니다.
[재롱뜨] 그럴까요?
[스카나렐]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은 완전히 치료하게 될 겁니다.
[재롱뜨] 그런데 저 분은 누굽니까?
[스카나렐] 네(약제사라는 걸 손짓으로 표시하며) 이분은---
[재롱뜨] 뭐요?
[스카나렐] 저
[재롱뜨] 뭐요?
[스카나렐] 저---
[재롱뜨] 알겠습니다.
[스카나렐] 당신 따님 병 치료에는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쟈끄린느] 선생님, 저기 우리 아가씨가 오십니다.
[페이지] 017
[스카나렐] 그렇군요. 자 약제사 양반 저 환자의 맥을 짚어 줘요. (여기서 그는 재롱뜨를 무대 끝으로 끌고 가서 그의 어깨에 팔을 얹고 두 연인을 가려서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주인양반 여자들이 남자보다 병고 치기가 쉬운가를 가지고 의사들 사이에는 상당한 논쟁이 벌어집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이십시오. 어떤 이는 아니라고 하고 어떤 이는 긍정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 아주 잘 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불투명한 기분의 무례함이 여자들의 선천적 기질이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난폭한 부분은 언제나 감수성에 지배력을 취하려고 원하는 것같습니다. 말하자면---
[뤼생뜨] 아니에요. 레앙드르 내 애정을 바꿀 수는 없어요.
[재롱뜨] 이거 내 딸이 말을 하는구나. 오! 위대한 약의 힘이요. 오 감탄할 의사선생님이여! 이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하리까? 선생님 당신에게 뭘 해 드려야 이 은혜를 갚는 것입니까?
[스카나렐] (땀을 씻으며) 저 환자는 내 일평생 가장 힘드는 환자였습니다.
[뤼생뜨] 아버지, 전 말을 다시 찾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다시 말을 하는 것은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레아드르 외에 다른 사람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또 아버지께서 오라스에게 저를 줄려고 하는 것은 쓸데없는 노력이란 걸 알려 드리려는 거예요.
[재롱뜨] 그러나
[뤼생뜨] 아무도 나의 결심을 꺽을 순 없어요.
[재롱뜨] 뭣이
[뤼생뜨] 아버지께서 어떤 이유를 대도 전 믿지 않겠어요.
[재롱뜨] 만일---
[뤼생뜨] 아버지의 어떤 노력도 소용없을 거에요.
[재롱뜨] 난---
[뤼생뜨] 난 천번도 더 결심했어요.
[재롱뜨] 그렇지만---
[뤼생뜨] 아무리 아버지지만 본인의 의사를 무시한 결혼이란 있을 수 없어요.
[재롱뜨] 그러나---
[뤼생뜨] 사랑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하기보다는 차라리 수녀원에 들어가겠어요.
[재롱뜨] 어쨌든---
[뤼생뜨] 안돼요. 어떤 수단과 방법이든 모두 시간 낭비에요. 난 그렇게 못해요. 이미 하나님 앞에 맹세했어요.
[재롱뜨] 아, 왠놈의 병이--- 차라리 다시 벙어리로 만들어주십시오.
[스카나렐] 그건 불가능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의 귀를 멀게 하는 것입니다. 원하신다면--
[재롱뜨] 맙소사!
[뤼생뜨] 아버지께서 하루빨리 단념하시는게 상책 일꺼에요.
[재롱뜨] 오늘 저녁 당장 오라시와 결혼해!
[뤼생뜨] 차라리 죽어버리겠어요.
[스카나렐] 그만들 참으시오. 이 일을 해결 하는건 나한테 맡기시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약을 준비 해두고 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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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까스] 주인 아씨 따님을 치료합내하고 또 망치게 한 사기꾼이요. (퇴장)
[마르띤느] 아이구머니나 이게 무슨 일이요? 여보 당신이 교수형에---
[스카나렐] 보고싶어, 아---
[마르띤느] 당신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요. 안돼요, 그럴 수 없어요!
[스카나렐] 난들 별도리가---
[마르띤느] 당신같이 선량한 사람이
[스카나렐] 저리 물러가!
[마르띤느] 당신을 이 지경에 몰아넣은 것은 전부 내---
[스카나렐] 아,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마오
[뤼까스] 곧 경찰이 옵니다.
[스카나렐] 아! 몽둥이로 매질하는 걸로 대신 할 수는 없을까요?
[재롱뜨] 안돼지! 안돼! 쥐새끼같은 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레앙드르] (등장) 선생님 이 레앙드르의 잘못을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뤼생뜨는 오직 당신의 너그로운 재량에 맡기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둘이서 멀리 도망하여 결혼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실현한다면 애꿎은 한 사람의 의사가 봉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 당신의 딸을 도둑질 할 생각을 단념했습니다. 이제 뤼생뜨는 당신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제 제가 당신한테 말씀드릴 것은 저희 삼촌이 돌아가셨다는 뜻밖의 사실입니다. 이 편지를 방금 받았습니다. 저는 그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걸 알려드립니다.
[재롱뜨] (편지를 확인하고서) 젊은 양반 당신은 내가 여지껏 생각해온 것 보다 더할 나위없는 덕망을 갖추었구료. 당신의 인품을 내가 가히 짐작할 수 있겠소. 자, 내 일생 최대의 기쁨으로 내 딸을 당신에게 선사하오.
[스카나렐] 아, 이제 의술은 다 소용없게 되었구만.
[마르띤느] 교수형은 면하게 되었으니까 말하자면 당신이 명예로운 의사 선생이 된 것은 바로 내 덕분이에요.
[스카나렐] 당신이 꾸민 연극이라?
[마르띤느] 매일 밥먹듯 휘두르는 몽둥이 세례를 복수하기 위한---
[스카나렐] 맙소사! 당신의 복수는 나를 십년감수 시켰소. 하지만 이제 당신에게 약속하겠소. 앞으로는 당신에게 몽둥이를 휘둘러서 억울하게 하는 의사노릇하는 남편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