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뿐 대천 생태공원
롯데캐슬마스터Ⅱ 건너편 좌동 보도교 위 조성된 습지
지난 홍수 때 대천에서 떠밀려온 모래·자갈로 메워져
오랫동안 대천을 지켜본 사람의 이야기다. 대천에 홍수가 나면 큰 바위덩이가 굴러 ‘쿵쿵쿵’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 만큼 대천은 물살이 세고 경사가 심하다. 최근 홍수 때도 산책로 위로 큰 바위가 떠밀려 올라와 있고 대천교에서도 ‘쿵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으로 치면 상류에 해당하는 게 대천이고 주위가 온통 돌로 형성되어져 있다.
이런 것이 보기 싫어서 인지 해운대구청은 롯데캐슬마스터2 건너편 좌동 보도교 위쪽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대천친환경공사의 한 부분으로 보여지는데 이곳에 습지를 만든 것이다. 그러다‘생태공원’이란 이름의 습지가 인근 주민들의 모기 산란장이 될 수 있다는 민원에 다시 이곳에 미꾸라지를 방류했다. 또 평상시 대천물이 조금씩 흘러들어 습지를 유지하고 그 주위에 다양한 생태식물을 심어 아름답게 하고자 함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과 많이 동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 그 주위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이곳을 지저분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차츰 가꾸고 자리를 잡으면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는데 지난 15일 홍수로 생태공원 자체가 다 파괴되어 버렸다. 대천에서 밀려온 모래와 자갈이 생태공원을 메워버린 것이다. 생태공원 입구쪽부터 쌓인 모래와 자갈은 생태공원 중간까지 메워 습지가 아닌 자갈밭으로 변해 버렸다.
그동안 생태공원을 만드느라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렸다. 그러나 생태공원 조성 시부터 홍수가 발생할 경우 과연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남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대천이 가진 특성이다. 급한 물살에 홍수가 발생하면 넘쳐나는 하천이요, 그것도 상류에 해당하는 곳에 습지를 만들려는 발상부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좁은 물길 옆에 습지를 조성하고자함이니 어려움이 더 많다.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 노력한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니라 더 안타깝다.
자갈로 뒤덮혀진 생태공원
이번 홍수로 대천에서 생태공원으로 물이 유입되는 곳이 엉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