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화 (모티프로 줄거리 만들기) 소설 줄거리 완성하기 (5회)
제자는 줄거리를 완성하고 나니까 나도 장편소설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돌처럼 단단한 것은 아니다. 모래로 쌓은 탑처럼 파도가 밀려오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자신감이지만 형체가 보인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음…”
스승은 제자가 써 온 줄거리를 천천히 읽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뼈대를 갖춘 줄거리다.
아들은 검사 재벌집의 데릴사위로 결혼을 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공부시키느라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을 아직 갚지 못했다. 대출금 이자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판에 다닌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일거리가 별로 없다. 공사판 일 뿐만 아니라 닥치는 대로 일을 해도 늘 현실은 고단하다.
어느 날 식당일을 하던 아내가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 식당 주인은 아내의 실수라서 보상을 못해주겠다고 버틴다. 아버지는 아내의 병원 치료비를 구하러 다니지만 하나 같이 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전화를 한다. 아들은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를 하겠다며 끊어 버린다. 아버지는 치료비 독촉을 견디지 못해 공사판에 있는 값비싼 기계를 훔쳐서 중고상에 판다. 그 돈으로 치료비를 갚기는 했지만 불안하다. 다행이 기계를 잃어버린 사람은 도둑놈이 따로 있다고 믿는 눈치다. 아버지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일을 한다.
어느 날 집으로 찾아 온 아들은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며 백만 원을 내 놓고 간다. 치료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버지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문 밖까지 나가서 배웅을 한다.
아내의 치료비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수술비가 들어가서 하루가 다르게 눈처럼 쌓여갔다. 침대에서 혼자 일어나 앉을 수가 없어서 간병인까지 쓰고 있으니까 너무 벅찼다. 그렇다고 공사판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다시 도둑질을 했다. 이번에는 다른 공사판에서 꽤 고가의 절단기를 오토바이로 훔쳐다 팔았다.
아버지는 점점 도둑질이 늘면서 배짱도 생겼다. 아내가 퇴원을 해서 집에 있었지만 공사판을 맴돌며 도둑질 할 것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결국 경찰에 검거가 되어 검찰에 넘겨졌다. 공교롭게도 담당 검사는 아들이었다.
원래 검사는 친족이나 인척의 수사를 할 수 없다. 아들은 다른 검사에게 배당을 주면 아버지의 존재가 알려 질 것 같아서 직접 수사를 하여 불구속처리를 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검사로 있는 한 얼마든지 풀려 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도둑질 할 계획을 꿈꾼다.
제자는 스승의 표정을 삼키며 마른 입술을 혀로 문질렀다. 어떤 대답이 나올지 너무 궁금해서 오줌이 마려울 지경이다.
“괜찮네.”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천천히 생각해도 돼. 아버지는 그냥 김팔도, 아들은 김정훈, 아내 이름은 오복자 라고 대충 지어. 하지만 나이하고 살아 온 환경 정도는 정확하게 해 놔야 해.”
“좀 자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김팔도의 학력, 부모, 살아 온 환경이 성격에 영향을 미치잖아.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공장에 다니다 아내를 만나서 결혼 한 경우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회사에 다녔는데 회사가 파산해서 실업자가 되고, 취직을 할 수 없어서 공사판으로 전전하게 됐다면 인격 형성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다녔다면 노동을 주로 하는 공장에 다녔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녔다면 어느 정도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는…”
제자는 스승의 말이 이해가 됐다. 김팔도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실제 인물인 김 씨를 대상으로 하면 될 것 같았다.
#무료소설작법 #소설작법 #소설 잘 쓰는 법 # 소설 쓰는 법 #소설이란? #소설 잘 쓰는 법#소설의 소재#소설 소재 찾기 # 소설의 모티프 #소설 결말 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