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언론인인 우초愚草 고재동 수필가의 수필집 <낮달에 들킨 마음>. 실상 점잖은 문인이자 안동선비이지만 근래 들어 귀농 농부를 겸하고 있었던 작가가 최근 3년 남짓 안동신문에 연재해 온 일흔여섯 편의 “촌놈 고재동의 귀촌일기”를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가풀막 같은 도시생활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작품들을 넉넉하게 수록하였다. 1부 여름/ 낮달에 들킨 마음, 2부 가을/ 들깨 터는 여심, 3부 겨울/ 바람길로 가는 겨울, 4부 봄/ 돌배꽃 피는 길 등 5부로 구성하였고, 계절의 순환에 부쳐 엮은 각 작품마다 짧지만 어여쁜 시가 한 편씩 들어있다. 이를테면 제목이 ‘별 볼 일 있는 사람 - 별.1’, ‘가지 마세요 - 핀 꽃 봤으면 됐지’, ‘달의 결심 - 귀촌’, ‘돌배 꽃 피는 길 - 길’, 이런 식이다. 작가 스스로 ‘촌티 나는 사람이 쓴 온통 촌스러운 이야기’라는 이 수필집에는 기실 세련된 시집 한 권이 들어있는 셈이기도 해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음미하여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즐겁다. 달 바람, 닭 개와 친구가 된 너구리와 토끼, 반딧불이, 심지어 버들치, 꽃다지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물활론적인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는 갖가지 동식물과 자연물들의 생명력 있는 생태와 농사꾼 부부의 알콩달콩 옥신각신 삶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때론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어 작가의 겸손한 표현 그대로 재미로 한 번 피식 웃고 공감으로 힐링 되게 하는 고마운 친구가 들려주는 순수 동화와 같은 수필집이다. 또한 자연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과 주객합일 몰아일체 전원생활을 하는 ‘촌’ 농사꾼의 자족하는 삶의 모습이 정겹고 생생하여 슬며시 부러워지면서 ‘나도 귀촌을 해야겠구나.’고 마음먹게 하는, 또 자연의 순리에 따른 그 삶의 여유와 긍정의 정신이 넓고도 깊어 정이 고픈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책이다, 장호병 수필가(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는 <낮달에 들킨 마음>에 대하여 “세심한 관찰과 통찰, 자기 성찰에 이르는 사색이 치열하다. 편편이 자작시를 삽입하고 설명 대신 동화적 기법의 대화체로 서사 또는 묘사를 시도하는 일은 수필작법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고재동
1955년 안동시 와룡면 출생 1988년 《한국수필》 초회 추천 및 《월간문학》 신인상 수필 당선
현재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 회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경북위원회 사무국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대표에세이 회원, 와룡문인회 회원, 문학과비평 기획편집위원, 문학과비평작가회 부회장
저서로 시집 『바람색 하늘』, 『바람난 매화』, 『바람의 반말』, 『바람꽃 그녀』, 산문집 『간 큰 여자』, 수필집 『낮달에 들킨 마음』 등이 있다.
목차
책을 내며
1부 여름 / 낮달에 들킨 마음 강아지와 벌, 그리고 바람- 반달 낮달에 들킨 마음- 낮달 벌거숭이 한낮 배추밭- 귀촌.21 그네- 지는 꽃 감나무의 바람기- 봄바람.11 작약의 계절- 민들레 홀씨의 하얀 꿈 고라니 가는 길- 나무꾼 일기 날개 꺾인 고추잠자리- 허기진 수캐와 날개 벌레 먹은 자두- 귀촌.31 초여름 밤의 말간 꿈- 날개 잃은 나비 참새 둥지 볕드는 날- 죽순, 눕다 참새는 맨발로 난다- 한련화, 내 뜰에 핀 꿩의 반란- 시골 참새는 사투리로 운다 까투리 사랑- 지금 토방에는 별 볼 일 있는 사람- 별.1 썩지 않는 도낏자루- 공 홀로서기, 혹은 라면 면발 곧추세우기- 접시꽃 가뭄 밭에 피는 꽃- 산 닭들의 오판- 귀촌.25 반딧불이 소동- 별.2 토끼가 쓰는 동화 1, 세상 구경하기- 보리수 토끼가 쓰는 동화 2, 일처다부제- 나비 꿈 토끼가 쓰는 동화 3, 집 나간 남편 - 참나리꽃
2부 가을 / 들깨 터는 여심 가지 마세요- 핀 꽃 봤으면 됐지 참새가 쪼고 간 참깨- 해를 먹는 참새 들깨 터는 女心 - 벌이 훔친 수국 별 마중 달마중- 달마중 봄 마중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본 풍경- 공기압이 낮습니다 반 아니면 밤- 귀촌.8 허수아비와 알밤 줍기- 9월 할아버지 밤나무- 귀촌.22 자두나무에 열린 사과- 옥산 사과 알밤과 초란- 천하를 품다 나는 추희가 좋다- 귀촌.17 고늑골 가는 길- 댐과 세월 사이 고추잠자리와 나무꾼- 선녀와 나무꾼 넝쿨째 굴러온 당신- 호박이 세월한테 늙었다 하네 홀랑 벗은 무- 시골 참새 무서리 내린 날- 귀촌.26 오빠와 오라버니와 할아버지- 하은이 너구리와 진돗개- 세 다리밖에 없네
3부 겨울 / 바람길로 가는 겨울 달의 결심- 귀촌.1 초록 겨울 냉잇국- 냉이꽃 냄비 속의 낱말들- 인연 선돌길 노송 부부- 선돌길 노송 부부 예순네 개의 새알심- 비밀 냇물에 달 가듯이- 월영교를 걸으며 잠자는 산 깨우기- 귀촌.28 바람길로 가는 겨울- 바림길 연서 달은 돌고 싶다- 정월대보름달 두 번째 눈과 마술- 햇살이 떠나기 전에도 눈은 내렸다 아버지의 의자- 귀촌.32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은 새해- 해에게 날개 잃은 참새_하루, 먹이 여행- 버들치와 버들개지.이틀 날개 잃은 참새_이틀, 시간 여행- 버들치와 버들개지.하루 날개 잃은 참새_사흘, 이별 여행- 버들치와 버들개지.여드레
4부 봄 / 돌배꽃 피는 길 오수관 속으로 피는 버들개지- 버들치와 버들개지.열흘 남은 밭이랑 세듯- 겨울 찔레꽃 미운 사람- 미운 사람 열사흘 보름달아- 두고 온 꽃 별 달 숨바꼭질하다- 별.3 5분만 더 있다가 갈래- 버들치와 버들개지.아흐레 배꽃 피던 날- 밤 배꽃 봄볕 비빔밥- 변승 버섯- 느타리버섯 새참과 새참 사이- 귀촌.29 주유구 뚜껑 열린 차- 봄은 깨고 싶다 진달래 날다- 탁구 꽃잎이 지더라도- 동해로 가는 길이 하늘로 그어져 있으면 효자는 걷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고스톱- 봄바람.1 달빛 소나타- 달빛 말리기 철없는 꽃다지- 꽃다지 익산 꽃다지- 초록 봄비 아까시꽃향 실은 택시- 아까시꽃 안동식혜 익는 날- 수양벚꽃 돌배꽃 피는 길- 길
발문│선돌길 키다리 소나무 이야기- 수필가 장호병
출판사 서평
덕(德)을 파자해보면 사람이나 대상을 대할 때 열의 눈을 가지고 두 눈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살펴 한 마음에 이르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낮달에 들킨 마음』은 고재동 작가의 귀촌일기이자, 덕으로 몸을 닦는[以德修身] 안동 선비가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동화이다. 나비와 벌, 참새, 토끼, 닭, 농작물 등 생명 있는 것들과 친구하여 살아가는 모습이 초등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는 듯 생생하고도 따뜻하게 묘사되어 있다. 현실에서 환상을 느끼게 하는 동심 가득한 고재동표 문장이 주는 편안함을 통해 독자들은 재미와 의미를 음미... 더보기
덕(德)을 파자해보면 사람이나 대상을 대할 때 열의 눈을 가지고 두 눈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살펴 한 마음에 이르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낮달에 들킨 마음』은 고재동 작가의 귀촌일기이자, 덕으로 몸을 닦는[以德修身] 안동 선비가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동화이다. 나비와 벌, 참새, 토끼, 닭, 농작물 등 생명 있는 것들과 친구하여 살아가는 모습이 초등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는 듯 생생하고도 따뜻하게 묘사되어 있다. 현실에서 환상을 느끼게 하는 동심 가득한 고재동표 문장이 주는 편안함을 통해 독자들은 재미와 의미를 음미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 지을 것이다. - 발문 「선돌길 키다리 소나무 이야기」(장호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