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반전2
-소부, 허유, 맹사성-
9주의 장*이 귀에 맴돌아
기산의 고불古佛 허유는
영수*에 귀를 씻고.
'은자의 처신 어떠했기에 이름 드날렸느냐'
소부는 일갈一喝하고 소를 상류로 몰고 갔다네.
고불은 표주박 나무에 걸고
스치는 바람소리로 시름 잊고
소리 핑계하고 그마저 잊어
허유의 조장操狀*은 어둠 속 한 줄기 빛.
소를 탄 늙은이가 지나가며
환영나온 연도의 수령들을 눈앞에서 따돌렸으니
온양 맹고불孟古佛의 청백*은
천고千古에 빛나는 진고불眞古佛*이다.
[ 詩作 노트 ]
* 9주의 장 ; 요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맡기려 한 관직. 요임금, 소부, 허유 얘기는 중국 고대 이상사회 전설. 기산, 영수는 중국 하남성 동봉현의 전설상 산과 시냇물
* 허유의 조장 ;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구절에 "소리 핑계하고 표주박을 버린 허유의 조장이 가장 높다." 고 평하였다. 조장操狀은 지조행장志操行狀 준말이다. 귀롤 씻는 것으로 거쳤던 허유가 소부의 일갈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표주박을 매달았고, 그 마져 없애버려, 소부에 반전이다.
* 맹고불 ; 세종 때 청백리 맹사성孟思誠(1360~1438) 정승, 호 古佛
명리를 혐오한 고불 허유와 소부는 소극적, 퇴영적인데, 조선의 고불 맹사성은 좌의정까지 역임, 역량을 나라와 백성을 위해 한껏 발휘하면서도, 청백한 최고의 관리였다.
* 진고불 ; 반전 구조는 허유(고불, 귀를 씻었다)→ 소부(소를 상류로 몰고 갔다)→ 허유(걸어두었던 표주박마저 버렸다)→ 맹사성(맹고불, 고관을 지내면서도 청백한 정신으로 정사를 잘 돌보고 청렴했다, 고로 진고불로 반전이다.)
* 소부,허유, 맹사성 반듯한 청렴 그 정신을 나뭇닢으로 형상화 했다. (개옻나무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