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나는 겨울로 살기로 했다
방송일 201년2월 26일(월) ~ 3월 2일 (금), 435번
시베리아 찬바람도 발길 끊긴 고요함도
누군가에겐 ‘행복’이지 않을까.
추우면 추울수록 더 맑게 빛나는 순백의 계절 안에서
겉치장 던져버리고 꾸밈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겨울과 닮아서, 겨울을 좋아해서
‘겨울로 살기’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을 만나본다.
제1부. 겨울 왕국으로의 초대
*영상보기->http://www.dailymotion.com/embed/video/k6mTqZr0bG3v5qqiaTq
첩첩산중 산길 따라 넘어가면 ‘산속의 바다’ 파로호가 나온다.
한때 바깥세상과 소통을 가로막던 호수가 꽁꽁 얼자
그 너머 있는 작은 마을, 비수구미는 겨울왕국이 된다.
비수구미의 주민이자 파로호를 끼고 있는
동촌 2리의 이장인 장복동 씨.
파로호에서 두 자녀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이웃들의 유일한 겨울 취미인 빙어잡이로 축제를 준비한다.
혹독한 겨울 날씨에 발길 묶였지만,
비수구미 사람들은 여전히 맑음이다.
제2부. 숲속 책방의 첫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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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정선의 덕산기 계곡.
겨울이 되자 인적마저 끊긴 그 고요한 숲속에 작은 책방이 있다.
책방의 주인장은 소설가 강기희 씨와 동화작가 유진아 씨 부부.
지난해 4월에 문을 열어 올해 첫 겨울을 맞이했다.
찾아오는 손님 없어도 책방을 온기로 가득 채우고,
부부는 덕산기 곳곳에 숨어 있는 보물을 찾으러 간다.
덕산기 계곡 아래, 손수 집을 짓고 사는 전재범 씨.
희귀한 도깨비불을 봤다고 ‘도깨비삼촌’이라고 불린다.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 혹한에 계곡물이 얼어서
책방으로 물을 구하러 가는 것이 요즘 일과.
겨울 추위 덕분에 자주 만나게 된 정다운 이웃과
눈썰매를 타고, 돌탑을 쌓으며 웃음 가득한 겨울을 보낸다.
제3부. 바람 분다, 놀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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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강원도 양양의 죽도해변.
16년 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양양에 자리 잡은 김종후 씨는
오늘도 서핑보드 하나 들쳐 메고 겨울 바다로 나선다.
서퍼들이 좋아하는 ‘질 좋은 바람’이 불기 때문이라는데.
영하의 날씨에 푸른 바다에 몸을 맡기고
찬바람과 함께 밀려오는 이번 겨울 최고의 파도를 기다린다.
밤새 흰 눈이 내리면
곡성에 사는 홍현철 씨의 하루가 바빠진다.
눈 소식에 신난 시베리안 허스키들을 데리고
눈밭으로 썰매 타러 간다.
겨울바람을 제대로 맞으며 즐기는 개 썰매에
너 나 할 것 없이 웃음꽃 활짝 피운다.
제4부. 비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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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은행을 다니다가 2년 전 처가가 있는 봉화로 내려온 김종기 씨.
일에 쫓겨 아내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도시에서 경쟁하며 익힌 기술이 쓸 데가 없어
생활이 막막할 때 겨울 산으로 이끈 장인어른.
얼어붙은 산속에서 장인어른께 칡 캐는 법을 배우며
겨울 산골 살림을 부지런히 꾸린다.
강원도와 충청도를 가르는 치악산 줄기에 위치한 원주시 신림면
21년 전 도시에서 온 이래근 씨는 무작정 원주로 내려와
손수 가마를 짓고 전통 방식대로 숯을 굽는다.
9일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숯을 꺼내는 날.
겨울 품에서 만든 이들의 숯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제5부. 아들아, 우리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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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추웠던 이번 겨울은 바닷물마저도 얼려버렸다
살얼음 낀 거제의 바다를 가르며 제복실 씨 부자가 일터로 나선다.
굴 수확이 끝나는 4월이 되기 전
굴 종패 재조립 작업을 끝내야 하기에
한 배 가득 종패 다발 싣고 항구로 들어선다
한 편, 통영의 작은 어촌 민양 마을에서는 굴 수확이 한창이다
6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온 최성진 씨.
공작소 차려놓고 굴 양식 연구를 계속하는 ‘일 중독’ 아버지와 함께
또 다른 내일을 꿈꾼다.
눈에도 보이지 않았던 작은 굴 유생이 자라
거제, 통영을 거쳐 전국으로 팔려나가기까지
그 시작과 끝을 간직한 겨울 바다.
뜨거운 수확의 계절을 맞이한 부자(父子)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