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 on the Lights
빛을 내는 해양생물
Text by David Behrens / Photos by Kevin Lee
글 데이비드 베렌스 / 사진 케빈 리 / 번역 편집부
우리는 쉽게 불을 켜고 끌 수 있으나, 그러한 불빛은 인공적인 조명이다. 모든 포유동물이 그렇듯이 우리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일부 종의 생물들은 그렇지 않다. 생물학적 으로 생성된 빛은 생체발광(bioluminescence)이라고도 하며,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성된다. 빛을 생성할 수 있는 생물들로 는 많은 물고기, 여러 바다 민달팽이 종, 해파리, 오징어, 빗해 파리, 조개 등이 있다. 이들 각자가 빛을 생성하는 방법을 보면 놀랍다. 빛의 생성이나 발광이 박테리아에서 진화하였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이러한 초기의 빛은 박테리아의 세포 내에서 루시페 린(luciferin, 발광소)이란 화학물질과 촉매 효소 사이의 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됐다. 우리가 물고기와 연체동물처럼 고등동 물 종들로 진화의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많은 동물이 이러한 공생 발광 박테리아를 체내로 도입하고 배양해 유지하기 위해 이들 박테리아를 다양한 특수 발광 기관에 수용해왔다.
이렇게 놀라운 생물학적 과정은 서로 다른 동물 종들에서 수없 이 진화되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과학자들은 연체동물에서도 생 체발광이 최소한 7번에 걸쳐 진화가 이루어졌다고 추정한다. 해 양의 모든 발광 생물을 놓고 보면 뚜렷한 발광 화학 기전이 무 려 50번에 걸쳐 진화되었으리라는 추정이다. 가장 잘 알려진 생체발광 동물의 예는 심해어인 아귀이다. 아귀 는 몸의 샘에서 생성하는 빛과 머리 위로 늘어뜨려 큰 입의 사정 권 내로 먹이를 유인하는 마법의 램프로 살아가고 먹이를 먹으 며 번식한다. 해양에서 생체발광 빛은 흔히 보트의 프로펠러 와류와 해변을 따라 부서지는 파도에서 관찰된다. 미세한 생체발광 생물들이 번쩍번쩍 옅은 푸른빛을 내는데, 프로펠러의 기계적인 교란 또 는 해변에 부딪치는 파도가 이들의 루시페린 반응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심해어들에는 발광 기관이 있으며, 이는 종의 인식과 방어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42개 과의 어류가 빛 을 생성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어류는 빛 자체를 생성하지 못한다. 어류의 몸에 있는 어떤 기관에 사는 박테리아 가 빛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천해어가 아귀의 일종인 플레 인핀 미드십멘(Plainfin Midshipmen, Porichthys notatus)이다. 아래 사진에서 몸통과 머리의 측면에 있는 측선을 따라 발광기관들이 뚜렷이 보인다. 구슬 모양의 기관들에는 물고기로 부터 자극을 받으면 생체발광을 하는 박테리아가 들어 있다.
빗해파리는 번쩍이는 무지갯빛을 현란하게 발할 때 빛을 생성 하는 것처럼 보이나, 빛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무지갯 빛은 빗해파리에 닿는 빛이 섬모들로 이루어진 빗 모양의 줄 (때로 크텐[ctene]이라고 함)에 반사될 때 생성된다. 빗해파리 는 빛을 생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저 빛을 반사 하는 많은 종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해양에서 빛이 반사되는 또 다른 예가 모래 바닥에 빛 패턴을 생성하는 현상이다. 이는 유입되는 태양광선이 굴절되어 바닥 에 망 패턴을 형성하는 것이다. 불우렁쉥이(pyrosome)는 부유하는 군체 멍게다. 대부분 의 종들이 밝은 생체발광을 해서 번쩍이는 옅은 청록색 빛을 생성하고 이 빛은 꽤 먼 거리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피로소마 (Pyrosoma)란 이름은 그리스어 불(pyro)과 몸체(soma)에서 유래한 다. 불우렁쉥이는 살파류(salps)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때로 ‘불 사파류’라고 불린다. 다이버들은 간혹 어두운 밤에 발광하는 종이 펼치는 굉장한 빛 쇼를 구경하기도 한다.
불우렁쉥이는 종종 군체를 통해 이리저리 지나가는 빛의 파동을 보여주며, 이는 빗해파리의 섬모들에서 어른거리는 무지갯빛과 비 슷하다. 불우렁쉥이의 군체를 이루는 각 개체는 세포내 발광 박테 리아로 들어차 있다. 빛의 파동은 기계적 자극에 반응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해파리의 생체발광은 녹색 형광 단백질(GFP)의 발견으로 오늘 날 전체 생체발광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이를 발견한 일본인들은 2008년 노벨상을 받았다. 이 생체발광 화학물질은 파랑에서 자외 선에 이르는 파 범위의 빛에 노출되면 밝은 녹색 빛을 낸다. 녹색 형광 단백질은 ‘보고 유전자(reporter gene)’로 활용될 수도 있는 데, 암 연구에서 이 단백질은 시험 동물의 장기 및 세포에서 약물 과 결합해 그 약물 및 대사 과정을 추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깔해파리(Portuguese Man of War)로 대표되는 관해파리는 해 파리와 유사한 이상한 군체 생물이다. 관해파리도 빛을 생성하나, 기타 여러 특수한 포식자들처럼 2가지 서로 다른 색깔(빨간색과 푸른색)의 빛을 생성하고 이러한 빛들은 서로 다른 목적에 사용되 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가 좀 더 이루어져야 확실해지겠지만, 관 해파리가 생성하는 빨간색 빛은 먹이를 유인하는 데 활용되는 것 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 사진에서 본 전기 조개는 빛을 사용하는 가장 멋진 동물의 하나로, 동굴 안에서나 바위 턱 아래에서 마주칠 정도로 운 좋은 다 이버들에게 굉장한 빛 쇼를 펼친다. 다이버들이 보는 빛은 화학적 으로 생성된 생체발광 빛이 아니라, 실은 반사된 환경광(ambient light, 간접광)이다. 빛은 조개 외투막의 조직에 있는 섬모 미세구 (microsphere)들에서 반사된다. 외투막이 열리고 닫히면서 이러한 섬광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섬광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의문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에는 이유가 있다. 동물 은 어떤 유익한 혜택 없이 그저 어느 과정에 에너지를 소비하지는 않 는다. 이는 방어하는 기전일 수 있을까? 이를 지지하는 증거는 없 다. 당신의 추측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조개는 여과 섭식동물이므로 아귀 위에 있는 발광 기관처럼 먹이를 유인하는 기 전은 분명 아니다. 이 모든 생각에 나는 골치가 아프다.
나새류는 빛을 생성하는 나머지 연체동물이다. 작은 교란만으로 도 플로카모포루스(Plocamophorus), 칼로플로카무스(Kaloplocamus) 및 칼링가(Kalinga)는 등에 있는 큰 돌기들로부터 빛의 파동을 일 으키지만, 그러한 빛을 생성하는 기전은 아무도 모른다. 표영성 나새류인 필리로에(Phylliroe)와 세팔로피게(Cephalopyge)는 관해파리와 해파리를 먹이로 한다. 이들은 괴상하게 생긴 생물로 긴 후각돌기가 있는 물고기와 비슷하고 물고기처럼 유영하나, 실 은 연체동물이다. 필리로에의 유생은 해파리인 잔클레아(Zanclea) 의 반구체 부분을 먹는 모습이 흔히 관찰된다. 역시 둘 다 빛을 생성한다. 본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빛은 유난히 밝고 아름답다 고들 한다.
많은 심해 오징어 및 문어는 몸의 오목 부위들에 발광 기관이 있다. 앞서 살펴본 종들처럼 이들 기관에는 공 생하는 생체발광 박테리아가 들어 있다. 유프림나(Euprymna) 속에 속하는 짧은 꼬리 오징어 (Bobtail squid)는 삶의 대부분을 모래 바닥의 표면 아 래에 숨어서 보낸다. 먹이를 먹고 짝을 짓기 위해 부상 할 때에는 빛을 생성해 무자비한 포식자들로부터 자신 의 윤곽을 감춤으로써 포식자들을 피한다. 기타 무척 추동물들처럼 빛은 공생하는 생체발광 박테리아가 생 성하며, 이들 박테리아는 아가미 강에 있는 나비 모양 의 발광 기관에 들어 있다. 눈의 뒤쪽에 있는 감광 기 관은 오징어가 자신의 변장을 유지하려면 자신이 얼마 만큼의 빛을 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또 한 오징어의 먹물 샘은 카메라 셔터처럼 빛의 양을 조 절하는 데 활용된다.
빛을 생성하거나 반사해 사용하는 일이 왜 해양에서만 그것도 물고 기를 제외한 하등동물에서만 진화되었는지를 생각하면 흥미롭다. 생체발광이 생물 종들 사이에 일어나는 경우에 그것은 특정 계통발 생학적 또는 해양학적 추론을 따르지도 않는다. 생성되는 빛의 기 능은 단지 추정해볼 수 있을 뿐이다. 그건 먹이를 유인하거나, 자신 의 동료 종을 찾거나, 혹은 무자비한 포식자에게 경고하거나 그들 을 혼란시키기 위한 것일까? 여기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는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려면 엄밀한 과학적 실험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우리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출처
http://www.sdm.kr/bbs/board.php?bo_table=magazine_view&page=3&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