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해파랑길을 걷기 위한 출발은 여섯번째이고 17일차 트레킹이다.
5월은 정순기친구 부부와 울진 마린컨트리 클럽에서 이틀간 골프여행을 했었고
6월은 아내가 큰딸 은별이를 만나러 미국 아이오와 그리고 보스턴을 다녀 와야 했기에
두달을 쉬었다가 이제야 다시 출발하게 됐다.
- 걸었던 날 : 2024년 7월 21일(일)
- 걸었던 길 : 해파랑길 26~27코스. (울진 수산교-은어다리-연호해변-죽변항-2차선도로-울진 원자력 홍보관-부구삼거리)
- 걸은 거리 : 24.2km(약 38,000보,6시간)
- 누계 거리 : 405.2km.
- 글을 쓴 날 : 2024년 7월 25일.
2024년 5월8일 새벽 큰딸 은별에게서 카톡이 왔다."은별이가 기박사 됐슈~"라고 ᆢ
2019년 5월 은별이는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으로 석,박사 과정 유학을 떠났고 5년만에 학위를 취득했다는 소식이었다.본인이나 가족에게도 무척 기쁜소식이고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다.미국 유학생활 동안 코로나 시기도 격으면서 홀로단신 공부하고 연구하며 실험실에서 실패도 격으면서 좌절하지 않고 학위를 취득한것이 너무도 자랑스럽다.은별아! 그동안 고생도 많았고 사랑한다!.
나는 해파랑길 걷기를 2달이나 쉬었더니 동해의 푸른 바다가 무던히도 보고 싶었다. 아직은 농장 일도 있어서 마냥 떠날 수 없음이 조금은 안타까기도 하다.최근 여름 장마철이여서 연일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이번 주말은 다행스럽게 비가 잠시 그친다는 예보이다.사실 뜨거운 혹서기에 무모한 여정이지만 동해의 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믿고 출발했다.
이번 출정은 2박3일 여정이고 하루에 2코스씩 6개 코스 약 70km를 걷고 돌아 갈 일정이다. 이른 아침 5시 광주를 출발해서 달리는데 하늘은 구름을 잔뜩 머금은 바다이고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것 같다.다만 울진 삼척지역 일기예보는 맑음이여서 예보을 믿고 달렸다.
도착한 울진 하늘은 맑아 뜨거운 햇살 아래 3일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여서 햇빛으로부터 단단하게 얼굴을 보호했다. 그리고 울진 수산교 위에 서서 인증샷! 으로 사진은 남긴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내가 태어 날 때 1960대 신생아수는 100만명이 넘었는데 2023년에는 22만명이여서 5분의 1로 수준으로 줄었다.그렇게 이제는 신생아가 귀한 시대가 되어 버렸으니 안타까울 일이다.이제 이곳 수산리 마을에서는 신생아 출생 기념 현수막까지 걸었으니 마냥 웃어 넘어갈 일이 아니다.나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문제는 정치나 경제,또는 교육이나 복지 문제 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앞으로 25년후 2050년이 되면 한국의 인구 구조는 노령 인구가 많아 완전한 역 피라미드 형태가 된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65세 노령인구가 40%가량 되고 신생아는 수만명에 그칠것이라는 보고서가 있다.그렇게 되면 인구 재앙이 될수도 있어 두렵다.국민연금도 고갈 되니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치와 행정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것 같아서 아쉽다. 청년 인구수가 줄면 국가는 누가 경영할 것이며 분단국가는 누가 지킬것이며 공장이나 회사와 국가 기관시설은 어떻게 유지을 해야 할지 상상이 안된다. 아마도 엄청난 혼란이 오지 않을까 두렵다. 날로 발전하는 과학 로봇과 AI,자동화와 무인화 그리고 규모의 변화와 다양화,그리고 다민족 효과 등으로 어느정도는 보완이 되겠지만 미래가 그것으로 장담할 일은 아닌듯 하다. 아파트나 마을에서 아이의 울음과 웃음 소리가 더 울려야 할 일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대부분 이런 부정적인 생각보다 인구 감소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진화 생물 학자도 있다.모든 생물은 진화론적 의미로 보면 처한 상황에 기가 막히게 적응을 잘한다는 것이며 이미 지구의 인구는 적정 인구수에 비해 두배나 많다는 것이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인구수도 절반 정도라면 더 인간적으로 행복하게 살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생물학적 이상향적인 의미의 논리이지만 우선 현실은 인구 감소로 인하여 혼란스런 일이니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급격한 변화 보다는 서서히 적응하고 변화하는 상황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왕피천 공원의 소나무 숲, 흙길을 걸어 지나는데 노송의 자태가 아름답다. 왕피천 공원은 벤치등 휴식공간과 소공연장, 아쿠아리움이 있었다.그리고 각종 체험관도 있었고 왕피천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도 운영하고 있어 울진 주민들의 휴식과 문화공간인듯 하다.이렇게 잘 관리되는 공원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가 문화적 선진국이고 잘 사는 나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그러나 평일이여서 그런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고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을 볼 수 없었으며 숲과 공원이 아까울 정도로 너무나 조용하다.
왕피천 옆에는 또 다른 하천이 있는데 은어를 형상화 한 철재 다리가 철치 되어 있어 다리를 건넜다.은어다리는 많은 예산이 들어간듯 규모도 크고 제법 멋진 건축물의 모습이지만 생물을 철제로 형상화 한 모습이 마냥 즐겁게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지자체 마다 비슷 비슷한 건축물들이 많은데 주민들에게나 여행객들에게 얼마나 많은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는 건축물인지는 잘 모르겠다.은어는 다른 하천이나 계곡에서도 많이 살고 있고 그냥 소박한 조형물로도 설명이 가능한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모습이 씁슬하다.자연은 자연스러운 상태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2022년 3월에 발생한 산불은 10여일간이나 울진 삼척지역의 산야을 초토화 시켜
야산은 황량하고 산불은 바다 해안에서 멈춘모습이다.
해안가 시멘트길을 걷는데 물고기을 닮은 작은 바위는
바다에서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듯한 모습으로 신기하다.
12시 무렵 26번코스 죽변항 근처 편의점 탁자에서 준비해 간 음식으로 새참겸 점심을 먹으며 쉬었다.
햇살은 따갑고 더워서 땀은 나지만
해안길은 시야가 좋고 간간히 부는 바람이 좋았으며
그렇게 마냥 즐거워서 힘든지 모르고 걷는다.
반사경에 부착한 해파랑길 이정표,
붉은색은 북쪽으로 상행표시이고 파란색은 남쪽으로 하행표시.
부구삼거리 27번코스 종점에서 인증을 하고 울진군 북면 터미널안으로 들어 갔다.시골인구 감소로 군단위 버스 정류장은 무인 시설로 바뀌고 있는 현실인데 소박한 시골 면단위 버스 정류장에 부부가 근무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더위에 지친 나는 시원한 생수를 두병이나 사서 마시고 15분후에 이곳에서 수산교로 가는 버스표을 2장 사서 탔다.오늘은 새벽에 광주에서 출발하여 11시경부터 걷기 시작했고 오후 5시까지 6시간을 걸었고 25번과 26번코스 24km를 걸었다. 핸드폰 삼성 헬스 만보계로는 38,000보이다.
버스로 약 25km를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 요금은 단돈 천원이니 이만하면 공짜나 다름없고 단둘이 즐기는 리무진이다. 택시를 탔으면 3~4만원 나올 거리였다. 사실 우리나라는 교통 편의 시설은 도로망이나 차량, 그리고 휴게 시설등이 너무 좋다. 그런데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하고 시골의 공공 버스는 거의 빈 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는 현실이다.시골은 인구가 소멸하고 있어서 더 그런것이지만 시골 노령인구 소수의 교통수단인 공공 마을 버스는 고마운 교통수단이다. 나는 여행중에 기회가 되면 지역의 운행 버스를 자주 이용하려 했다. 은자여사님 왈! 교통비 아꼈으니 저녁은 맛난것 사 주쇼~ 한다. 수산교에 도착해서 차를 가지고 다시 울진군 북면 터미널 뒷편 속소 모텔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씻고 나와 마을을 배회하다가 일요일은 휴무여서 영업하는 식당이 없었는데 다행스럽게 젊은 남성 혼자서 요리하고 써빙하는 식당이 있어 들어 갔다.저녁식사는 땀나고 허기지게 걷고 먹은 음식이라서 돼지 갈비찜은 참으로 맛있었고 차가운 맥주 한잔의 시원함은 황홀했다. 내일은 이곳에서 강원도 삼척시 용화레일바이크역까지 28~29코스 29.2km를 걸을 계획이여서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이열치열 좋지요. 게다가 그렇게 함께하다 보면 부부 금슬이 절로 넘치는 것 뻔한 이치일듯....
더군다나 국토를 유람하다 보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도 저절로 솟아날 것이니 일석삼조, 사조의 좋은 선택이 따로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