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1박 2일 일정으로 떠났다.
이번 일정은 남파랑길 10번째 출정이며 20회차 걷는날이다.
오늘은 거제도의 마지막 코스를 걷고 통영으로 나오는 구간이다.
거제도는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그리고 거가대교와 해저터널로 이어져
육지나 다름없는 섬이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데
지난 5월10일 신거제대교을 건너 거제도 180여 km(12개 코스)를
모두 걷는 여정이다.
- 걸었던 날 : 2025년 9월 21일(일요일)
- 걸었던 길 : 남파랑길 거제, 26코스.13+2km(거제파출소~외간리동백~신두구비재~청마기념관)
27코스.10.2km.(청마기념관~둔덕기성~오량교차로~거제대교~통영신촌리삼거리)
- 걸었던 거리 :23.2km +2km =25.2km (38,500보, 7시간,휴식 포함)
- 누계거리 : 423.1km
- 글을 쓴 날 : 2025년 9월 26일.(금요일)
지난달 8월 31일 19일차 걷기를 끝냈던 거제파출소에 도착했다.
파출소앞 앞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전 7시30분 출발한다.
최근 날씨가 시원해졌다.
올여름 더위는 역사상 최고로 더웠던 여름이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올 여름 모두들 수고한 한해였다.
더우기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도 큰사건이 있었던 한해 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건으로 탄핵되고 21대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정치적 사건)
10월 6일 한가위 추석이 가까워지고 있고
들력은 서서히 황금들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거제시 스포츠파크와 거제 식물원 옆을 걸었다.
거제 외간리 마을 뒤편 임도로 접어드는데
조상님 묘역에 벌초를 하는 한가족이 보였다.
한가위를 맞아 온가족이 모여 넓고 큰 묘역을 관리하는 정성스러운 모습이다.
저 모습은 수천년 내려온 우리의 정서인데
이제는 저런 모습들이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
지금은 여름의 뒷끝이고 가을은 코앞이지만 아직인듯
기온은 선선하지만 햇살은 따갑다.
대봉산(459m)과 산방산(507m)자락의 임도를 따라 지그재그로 걷는다.
임도는 오래된 시멘트길과 비포장 길이 반복하며
가끔 밤나무에서 밤송이가 떨어져 밤 알을 줍기도 했는데
은여사는 진심 좋아하고 발 걸음은 더디다.
어느 과수원 울타리에 설치된 글과 그림을 보고 걷다가 1km쯤을 지나쳤다.
이럴때면 코스 이정표 안내가 다소 아쉽기도 하다.
특히 방향을 전환하는곳에서는 확실한
이정표나 깃발이 눈에 잘 띠는곳에 설치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길이 명품길이 되려면 사소한 것들조차
세심한 안내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남파랑길 26코스는 이렇게 임도를 걷고 신두구비재를 넘으면
이제 청마기념관이 가깝다.
이번 코스 13.2km를 오전에 마치고
오후에는 이어서 27번코스 10km를 걸을 것이다.
빙하마을 골목 입구에 작은 마을샘이 있다.
이 샘의 이름은 공주샘이다.
고려 제 18대 의종황제가 1,170년 무신의 난을 피해
이곳 둔덕기성에 피난하여 3년간 거쳐 하였고
당시 황제의 딸 공주가 이 샘의 물을 길어 차를 다려 부왕에게 올렸으며
후세 사람들이 이 샘을 공주샘이라 불렀다는 설명이다.
(현판글 참고)
골목 담장의 벽면 그림
이곳 출신 시인 김현길은 공주을 추모하는 시를 썼고
그 시어는 빙하마을 담장에서 나그네를 반긴다.
오늘도 공주샘 우물 속 가을 하늘은
하얀구름을 머금은 파란하늘이다.
청마 기념관에 도착한다.
통영에는 청마 유치환 문학관이 있었는데 이곳은 기념관이다.
내부를 둘러 봤는데 구성은 통영의 문학관과 유사하다.
최근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행사용 의자가 마당에 가득있었고
시를 적은 깃발들이 생가터 담장에 둘러있다.
청마 유치환님의 생가터
차분하게 시를 읽고 청마문학을 감상하려면 한나절 머물러야 할것이지만
가야할 길이 멀어 대략 기념관을 둘러 보고 나오고
잠시 빙하마을 정자에서 차도 마시고 간식도 먹으며 쉬었다.
산악 오토바이크 한무리가 굉음을 내며 지나치고
우리는 다시 우두봉 둔덕기성을 향해 출발했다.
이곳 마을은 포도 샤인머스켓 하우스가 많았다.
한때 귀한 과일로 여겼던 샤인머스켓 포도는 이제 전국에서 생산하다보니
생산이 과잉되어 가격이 하락하여 큰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내가 아는 순창의 어떤 농가는 하우스속 샤인머스켓을 모두 파내고 다른 작물로 바꾸었다.
허름한 하우스 옆을 지나는데 파인애플이 실하게 달려있다.
열대의 나라 과일로 알았던 파인애플과 바나나 하우스를
이제 남해지역에서 쉽게 볼수 있으니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도 변화하고 진화하는 모습이다.
동해 해파랑길은 주로 해안길이엇다.
그런데 남파랑길은 해안길도 있지만 등산로와 산악을 넘는 길이 많다.
남해안 특성상 해안도로가 바다와 다소 거리가 있을수 있고
산에는 역사적 특성상 산성이나 봉화대가 많은데
남파랑길은 그곳으로 유도하여 산을 넘는 길이 많다.
오늘도 등산로를 탄다.
우두봉 등산로 이정표가 친절하고 정성스럽다.
단단한 목제로 만든 남파랑길 안내와 더불어
위치와 방향,거리,한글,영어,중국어,그리고 걷는 시간안내까지 이것이 바로 명품 이정표다.
이런 세심한 이정표가 전구간에 설치되었다면 이 길이 명품길이 될것 같다,
둔덕기성 아래를 지나는데 산성의 높이가 상당하다.
돌틈에 낀 이끼가 긴세월을 말하는듯 하고
고성 아래 풀밭에서 서너마리 나비가 춤추고 날다가
어느 야생화에 내려 앉은데 조심스럽게 핸드폰에 담아 본다.
초등학교길~
많은 아이들이 깔깔거리고 다녀 할 저 골목에 몇명이나 다니고 있는지?
오가는 사람은 우리뿐!
거제대교 아래 바다는 섬과 섬사이의 견내량해협이다.
대교 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검고 깊은 바다였으며
진도 울독목처럼 물이 돌고 있었다.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알려진 한산도 대첩이 이곳에서 있었던 견내량 해전이다.
견내량 해전은 1,592년 8월 15일 이곳에 주둔한 왜군을 유인하여
한산도 앞바다에서 "학익진"을 펴서 크게 승리한 해전이다.
이 해전에서 이순신과 이억기,원균등은 일본함선 100여척을 격파하여
일본군의 해상 작전을 거의 포기하게 만든 해전이기도 하다.
거제대교에 도착하여 다리를 건너는데
수상스키 무리가 대오를 이루어 물보라를 이르키며 손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 이 다리를 건너면 통영시 지역이다.
남파랑길 27번코스 종점 통영시 장평리 신촌마을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늘은 남파랑길 거제 26~27 두코스를 걸었으며
거제도 마지막 코스로 통영지역으로 나오는 구간이엇다.
어느날 막연히 해파랑길을 걷다가
이왕이면 한반도 둘레길을 걸어 보겠다 라고 출발했던 남파랑길!
아직 멀고도 먼길이지만 하루하루 한발 한걸음으로 걸어 보겠다.
통영항으로 이동하여 숙소을 잡고 오늘밤은 쉬고
내일은 다시 통영 29코스를 걸을 것이다.
2025년 9월 21일 걷고
9월 26일(금요일)에 일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