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배추벌레때문에 아버님은 내내 신경을 쓰시더니
급기야는 빨리 김치를 담궈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어머님과 실랑이를 하시더니
버럭 화를 내십니다.
우리 아버님의 고집을 꺾기는 정말 어렵거든요
"그럼, 저 배추 다른 집에 다 갖다줘라."
"놔두면 배추벌레가 다 파먹을건데 그럴바에야
다른 사람 주는게 낫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제가 나섰습니다
"그럼, 아버님. 10포기 정도만 뽑아 주세요.
너무 많으면 혼자 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렇게 해서 지난 11월 초순에 김치를 많이 담궜답니다.
그러고 난 후 아버님은 배추벌레를 타진하기위해
식초를 뿌려 두셨고, 그것이 효과가 있어서
배추벌레의 극성은 조금 사그러들었습니다.
그래서 배추 속을 노릿하게 더 키워 지지난주에
김장을 무사히 끝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김치 냉장고에 김장김치를
넣을 자리가 비좁아서 결국 먼저 담권 김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시누이 2명 한통씩 주고,후배 좀 갖다주고,
달맞이 고개에서 혼자 사는 노총각 교수님 드리고,
만두 속에 넣을 김치를 한통 남겨 두었답니다.
그 사연 많은 김치를 가지고 지난 일요일에 만주를 빚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이북에서 월남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지금 만드는 방법은 이북식 왕만두라고 할 수 있죠.
만두 속의 재료는 숙주나물과 돼지고기, 두부, 김치,
잔파, 후추, 참기름과 소금 약간만 있으면 됩니다.
김치는 가늘고 곱게 썰어 망에 넣어서 따로 탈수를 하고
숙주는 데쳐서 씻어 두세번 큼직하게 썰어 두부와 함께
면으로 된 망에 함께 넣어 탈수를 합니다.
탈수한 김치와 숙주 두부에다 돼지고기 간 것을 넣고
잔파를 곱게 썰어 넣어 후추와 참기름 소금 약간을 넣고
고루 고루 잘 섞습니다.
살짝 혀끝으로 간을 보아서 양념을 곱게 다져 놓습니다.
그러면 속은 다 만든 셈입니다.
요즘은 왕만두 피를 팔기때문에 힘들게 피를 밀지않아도 됩니다.
만두피 만드는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만두피를 5분간 해동해서 사용하는데 가장자리에 물을 살짝 묻혀야 잘 붙습니다.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사이좋게 만드십니다.
우리집 남자들은 만두와 송편을 잘 만든답니다.
깔끔하신 어머님께서는 예쁘게 단장하지 않았다고 찍지마라고 하시는데...
첫댓글 탱글탱글한 만두가 넘 맛있어 보여요 !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오늘처럼 비오는날 이 왕만두를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요 너무 예쁘게 빚으셨네요 정말 군침이 돕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