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지마니까야(전재성 옮김) 5. 더러움 없음의 경(M5) 11-20

[깨닫자]

11. “벗이여, 이 세상에 자신에게 더러움이 없으므로 ‘내 안에 더러움이 없다.’라고 있는 그대로 잘 아는 자에게는 이와 같은 것이 기대됩니다. 그는 그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상에 정신을 쓰지 않습니다.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상에 정신을 쓰지 않음으로써 탐욕이 마음을 덮치지 못합니다. 그는 탐욕을 지니지 않고 성냄을 지니지 않고 어리석음을 지니지 않고 더러움을 지니지 않고 마음이 오염되지 않은 채 죽을 것입니다. 벗이여, 마치 시장이나 대장간에서 가져온 청동 발우가 깨끗하고 정갈해도, 주인이 그것을 사용하면서 닦아내고, 먼지구덩이에 방치해 두지 않는다면, 벗이여, 그 청동 발우는 나중에 점점 더 깨끗해지고 정갈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12. “벗이여, 그렇습니다. 벗이여, 이 세상에 자신에게 더러움이 없으므로 ‘내 안에 더러움이 없다.’라고 있는 그대로 잘 아는 자에게는 이와 같은 것이 기대됩니다. 그는 그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상에 정신을 쓰지 않습니다. 청정하고 아름다운 인상에 정신을 쓰지 않음으로써 탐욕이 마음을 덮치지 못합니다. 그는 탐욕을 지니지 않고 성냄을 지니지 않고 어리석음을 지니지 않고 더러움을 지니지 않고 마음을 오염시키지 않고 죽을 것입니다.”

13. “벗이여, 목갈라나여, 이러한 자신에게 더러움이 있는 두 사람 가운데 하나를 열등한 자, 하나를 탁월한 자라고 부르는 그 원인은 이와 같고 그 조건은 이와 같습니다. 벗이여 목갈라나여, 또한 이러한 자신에게 더러움이 없는 두 사람 가운데 하나를 열등한 자, 하나를 탁월한 자라고 부르는 그 원인도 이와 같고 그 조건도 이와 같습니다.”

14. “벗이여, ‘더러움, 더러움’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

15. “벗이여, 더러움이라고 하는 말은 악하고 건전하지 못한 욕망의 영역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나는 참으로 죄를 지었지만 비구들은 내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모르기를 바란다.’라는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구들은 그 비구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비구들이 참으로 내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안다.’라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

16.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나는 참으로 죄를 지었지만 비구들은 나를 비공개적으로 질책하고, 대중이 있는 데서 질책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구들은 그 비구를 대중들이 있는 데서 질책하고 비공개적으로 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비구들이 참으로 나를 대중들이 있는 데서 질책하고 비공개적으로 질책하지 않았다.’라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

17.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나는 참으로 죄를 지었지만 동년배들만이 나를 질책하고 동년배가 아닌 자들은 질책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년배가 아닌 자들이 그 비구를 질책하고 동년배들은 질책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동년배가 아닌 자들만이 나를 질책하고 동년배들은 질책하지 않았다.’라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

18.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스승께서는 참으로 나의 거듭되는 질문에만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고, 다른 비구의 거듭되는 질문에는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스승께서는 다른 비구의 거듭되는 질문에는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고 그 비구의 거듭되는 질문에는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스승께서는 다른 비구만의 거듭되는 질문에만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고, 나의 거듭되는 질문에는 답변하여 가르침을 설하지 않았다.’라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

19.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비구들은 참으로 나만을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야지, 다른 비구를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비구들은 다른 비구를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고, 그 비구를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비구들은 다른 비구만을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고 나를 앞장 세워 마을로 탁발하러 들어가지 않았다.’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

20. 벗이여, 어떤 비구가 이와 같이 ‘나만이 참으로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고 다른 비구는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지 못하길 바란다.’라고 욕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비구가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고, 그 비구는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다른 비구만이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고 나는 식당에서 최상의 자리, 최상의 물, 최상의 음식을 얻지 못했다.’라고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깁니다. 벗이여, 그가 화를 내고 불쾌하게 여기는 두 가지 모두가 더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