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매일 아침 두리하나 국제학교에 방문하여 아이들과의 만남을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바쁜 아이들이 있다면 짧게 참여해도 좋으니 시간되면 와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 시간되는 아이들만 모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어르신들게 인사드리러 다니려고 했던 일정이 어렵게 되었는데 김정숙, 박일례 어르신분이 복지관에 찾아오셨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찾아가 인사드리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아이들이 세배 전에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르신이 한 자리에 모여 어르신들에게 세시풍속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옛날에 동네 아이들이 동네방네 어르신들 찾아다니면서 세배했나요?"
"친척들한테 했지"
"며칠을 세배하러 돌아다녀"
"가까운 집안뿐만아니라 동네사람들이 다 어른들한테 세배하니깐 며칠이 걸리지"
"엄청 즐거웠지"
"근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
지금은 그런게 없다는 말씀에서 정말 아쉬워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한복입고, 깨끗하게 새 옷 입고 (세배하지)"
"널뛰기도 하고, 윷놀이, 저녁에는 강강술래도 하지. 참 재밌어"
"어르신분들이 이러한 얘기 안 해주셨다면 저희는 평생 몰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생생하게 얘기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명절이 정말 어르신말씀처럼 기대되고 즐거웠을 것 같아요"
"세배할 때 주의사항이있나요?"
"어디가서든지 어른들 앞에서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돼"
"항상 존댓말을 써야돼. 말을 함부로 하면 안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잘 해야돼"
저희가 따로 공부해서 배우는 것보다 어르신들께 생생한 이야기와 세시풍속을 직접 들으니깐 더 기억에 잘 남았고, 아이들도 집중을 잘 하였습니다.
어르신들과 인사를 한 후 저희는 따로 다시 모여서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회의에는 원명,예림,미나,혜은이가 참여해줬습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포스터제작하는 것과, 세배방법 및 세배 할 때의 규칙을 작성하는 것이 있는데 각자 뭐하고 싶어요?"
"저희가 홍보포스터 만들래요!"
미나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미나와 혜은이가 포스터를 제작하고, 원명이랑 예림이가 세배방법 및 세배 할 때의 규칙 작성하는 것을 맡았습니다.
저는 미나와 혜은이와 같은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어떻게 꾸미고 멘트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중간 위쪽 빈 공간)여기에는 멘트를 쓰고, 맨 아래에는 일시나 장소, 이런 거 쓰면 될 것 같아요!"
"그럼 저는 주변배경 예쁘게 꾸밀래요. 스티커 붙이고 해도 돼요?"
포스터를 만들다가 갑자기 얘기가 다른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선생님은 핸드폰 할 때 주로 뭐해요?"
"와 선생님은 문자랑, 카톡을 진짜 안 읽으시네요. 엄청 쌓였어요"
"MBTI가 뭐에요?"
"알바하면 거기서 먹을 거 공짜로 먹을 수 있어요?
미나가 갑자기 질문폭탄을 던졌습니다.
초반에 미나는 정말 조용하고 제가 말을 걸면 정말 질문한 것에만 대답을 해주는 학생이였는데 이렇게 말도 많이 해주고 잘 웃는 것을 보면 저희가 편해졌나봅니다. 너무 다행이였습니다.
저번에 우리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달라고 바로 오겠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 비즈팔찌 더 만들건데 선생님 불러도 돼요?
"웅 언제 만들 거야? 바로 달려올게!"
그러자 미나가
"밤 12시에 불러도 올거에요?"
"어,,,선생님이 여기 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좀만 기다려줄래,,?"
"그럼 저희가 선생님 집으로 갈게요 ㅎㅎ"
"선생님 혼자 살아요?"
혜은이가 저번에 저희가 한 말을 기억해주고 저희에게 부탁해주었습니다.
솔직히 편하지 않으면 쉽게 저에게 같이 만들자고 하지 않았을텐데 자주 만나고 관계를 쌓다보니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준 것 같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미나도 옆에서 계속 장난을 치며 즐겁게 대화했습니다.
그렇게 포스터만들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혜은이, 미나와 한창 즐겁게 얘기를 하던 중 지윤선생님이 저희 벌써 곧 가야될 시간이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빨리 간 줄도 모르고 계속 재밌게 놀았었습니다. 지윤선생님의 말을 듣고 미나가
"아 그러면 저희 이거 빨리 마무리하고 놀아요!"
저는 이 한마디가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습니다.
다른 실습 선생님들 기록을 보면 아이들과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이 말을 해줬다는 것을 봤었습니다.
기록을 보고나서 담당 실습선생님들이 너무 부러웠고 우리 아이한테도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나도 빨리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들이 있었던 찰나에 미나가 드디어 그 말을 해주었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이제는 정말 가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내일 회의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의 표정은 날이갈수록 밝아졌습니다.
지쳤던 마음은 싹 내려고 기쁜 발걸음으로 복지관에 돌아왔습니다.
복지관에 돌아와서는 이번주 계획을 세세하게 세웠습니다.
어르신분들의 주소를 물어보고 세배당일 이동 동선을 계획했습니다.
A: 김준순 어르신 -> 정순자 어르신 -> 김정숙, 박일례 어르신 -> 이삿짐 센터 -> 학교 -> 김범진 어르신 -> 안명숙 어르신 -> 옥묘선 어르신
B: 구자현 어르신 -> 신일 부동산 -> 안상근 어르신 -> 이삿짐 센터 -> 학교 -> 정춘애 어르신 -> 이기수어르신
저희가 일단 A, B으로 동산을 짰습니다. 내일 회의에서는 미리 뽑아놓은 지도를 보여주며 혜은팀, 미나팀이 각각 어느 동선으로 갈지 정하려고 합니다.
중간에 학교에 모이는 이유는 중간에 이후 일정이 있어 가야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야할 사람은 흩어지고, 나머지 친구들은 쉬는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세배드리러 갈 예정입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에 비해 세배드릴 어르신이 많아 조금은 바쁘게 움직여야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있습니다.
그리고 세배드리러 갈 어르신 분중에는 아직 한번도 인사드리지 못 한 어르신과 한번만 찾아 뵌 어르신이 있어서 오전 아이들과의 회의가 끝난 후에는 한 분씩 다시 찾아가서 인사드리려고 합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이 잦아지게 되니 활동 진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저희도 같이 설레고 신이납니다.
24일이 세배당일인데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기간동안에도 지윤선생님과 열심히 인사드리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아이들이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을 읽었나봅니다.
갈수록 표정이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뿌듯하셨을지 저도 느껴집니다.
남은 일정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 보내시며 사업도 이루어 나가고 아이들과 좋은 추억 만드시길 응원하겠습니다 :)
사진만 있고 설명은 없어서 추가합니다.
김정숙어르신이 지난 추석 '목사'가 되겠다는 원혁이의 앞길을 축복하며 기도해주셨습니다. 어제일도 깜박깜박하신다는 어르신이 지난 추석에 만난 동네 아이를 기억하며 멋진 다이어리를 준비해 그 안에 어르신이 직접 기도문을 적어주셨습니다. 이 다이어리를 꼭 그 때 목사가 되겠다는 학생한테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회의에 원혁이가 참여하지 못한다고 했었는데 회의장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원혁이가 있었습니다. 원혁이는 어르신들을 단번에 알아보고는 활짝 웃으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서로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면서 선물을 준비해주셨다는 것, 그리고 다시 만난 날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에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