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3주차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오늘 기획단 아이들을 만나는 날이라 그런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을 향했습니다.
복지관에 도착해서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보라매동 주민센터로 향했습니다.
저 앞에 아이들이 보였습니다.
“얘들아! 같이 가자!” 하고 부르니
아이들이 “선생님 10초 지각했어요!!”하며 장난쳐주었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세하를 기다리며 주말에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보는 제 말에
신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토끼 인형을 꺼내며 주말에 인형 뽑기로 뽑았다고 자랑했습니다.
주민센터에 들어가서 주무관님 자리를 찾고 있는 저를 보고
복선이와 신비가 저를 주무관님 자리로 안내해주었고
주무관님과 동장님께 인사를 드린 후 동장님께서 빌려주신 회의 공간에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밥은 도시락으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가져오기로 했고,
과자 파티는 각자 나누어 먹고 싶은 과자를 두 개씩 가져와서 다 같이 나누어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검토 파티 당일 모일 때에는 11시에 당곡초등학교 정문에서 만나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초대하고 싶은 친구들을 한 명씩 초대하기로 하고 초대장도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회의록 작성 담당 신비는 회의록도 예쁘게 작성해주었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다시 동장님께 가서 아이들이 두 번째 회의 시간에 정성스럽게 쓴 감사 편지도 동장님께 전해드렸습니다.
동장님은 아이들이 끈 쓴 편지를 읽으시고 기특해하시면서
작년에도 사회사업 참여했던 신비와 복선이를 알아봐주셨습니다.
동장님도 아이들의 지역사회가 되었습니다.
동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주민센터에서 나온 후에는 경로당으로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가기 전 세하는 동생들에게
“우린 여자라서 오른손을 위에 올리고 왼 무릎부터 꿇어야해” 라며 세배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먼저 보라매경로당으로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이 지역의 주인인 아이들이 더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아직 보라매동이 낯선 저에게는 다 똑같은 빌라들 같은데 아이들은 꼬불꼬불한 골목을 막힘없이 지나다닙니다.
경로당에 도착하여 먼저 2층으로 가서 회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남성 어르신께 세배를 드렸습니다.
세뱃돈을 주시는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회장님은 아이들에게 과자도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새해 카드도 드렸습니다. 너무 예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서 여성 어르신께 세배를 드렸습니다.
한 어르신께서는 복선이를 꼭 껴안아주시며 복선이네 윗 집에 사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둘레 사람이십니다.
인사를 드리고 나와서 당곡경로당을 향해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엄청 신났습니다.
이유는 길에서 친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지역사회를 만난 것입니다.
친구와 헤어지고 저희는 당곡경로당으로 갔습니다.
먼저 회장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2층에 있는 할아버지 방으로 갔습니다.
남성 어르신분들께 세배를 드리고 1층에 있는 할머니 방으로 갔습니다.
보라매경로당에서 여성 어르신들께는 새해 카드를 전해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걸렸는지 복선이는
“선생님, 이번엔 할머니한테 새해 카드 드려도 되죠 ??” 라고 물어봤습니다.
1층 할머니 방으로 가서 세배를 드리고 새해 카드를 드렸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긴장이 다 풀리고 적응이 됐는지
영선이는 어르신들께 선물로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다며 일어나서 ‘곰 세 마리’도 불러드렸습니다.
부끄러워 하던 아이들도 같이 따라불러주었습니다.
특히 결이가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검토 파티 당일 모임 장소인 당곡초등학교 정문에서 아이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영선이는 오늘 경로당에 가서 새해 인사를 드린 것이 좋았나 봅니다.
저한테 와서 “선생님, 경로당은 제가 아무 때 나 찾아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사드려도 돼요 ??” 라고 묻습니다.
제가 “영선이가 인사를 해드리면 어르신들도 정말 좋아하시고 예뻐해주실거야 ~” 라고 대답하자
영선이는 “저 그럼 경로당 맨날 가고싶어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영선이는 오늘 경로당의 특징을 찾았습니다.
“할아버지 방에서는 계피냄새가 나고, 할머니 방에서는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나요 !!”
영선이의 순수한 시각과 선한 마음이 너무나 예뻤습니다.
보라매동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은 쉬지 않고 참새처럼 재잘거렸습니다. 여기는 누구 집이고 이쪽으로 가면 누구 집이고 저쪽은 다른 친구 집이고... 보라매동을 꿰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귀여우면서도 든든한 길라잡이가 있는 것 같아 안심도 되었습니다. 골목골목 아이들의 여러 감정과 성장이 배겨있는 듯한 보라매동, 오늘도 역시나 정겨웠습니다.
“선생님, 경로당은 제가 아무 때 나 찾아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사드려도 돼요 ??”, “할아버지 방에서는 계피 냄새가 나고, 할머니 방에서는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나요!!” 아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이 순수한 시각 선한 마음, 설렘, 신남이 자체로도 큰 강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오늘 경로당에 인사를 드리러 갔지만 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어르신들에게로부터 너무나 큰 정을 받았습니다. 인사 한 번 드렸을 뿐인데 크고 따뜻한 추억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이 따뜻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생긴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이러한 관계가
사회사업에서 크게 살려 쓸 수 있는 지역사회의 강점이지 않나 싶습니다.
복지요결은 당사자의 지역사회 중 사람은
‘당사자와 서로 자연스럽게 연락하거나 만나거나 왕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복선이네 윗 집에 사시는 어르신과 경로당 어르신분들 길에서 만난 친구까지
이것이 바로 당사자의 지역사회, 둘레 사람인 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복지요결을 공부한 후 이런 지역사회가 보이는 것에 대해
전보다 조금은 사회사업가의 길로 가까워졌나 싶었습니다.
첫댓글 복선이 윗집 할머니는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앞으로도 동네에서 복선이 만나시면 반갑다고 안아주시겠습니다.
영선이 마음이 예쁘네요. 할머니 할아버지께 노래도 불러드리고, 듣는 어르신들께서는 영선이와 아이들이 얼마나 귀여우셨을까요.
“선생님, 경로당은 제가 아무 때 나 찾아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사드려도 돼요 ??”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는게 얼마나 좋았으면 앞으로도 인사드리러 찾아가도 되냐고 물을까요?
아이들이 보라매경로당 당곡경로당 다니며, 할머니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도 드리고, 어르신들도 모처럼 인사하는 예쁜 아이들에게 새뱃돈도 주시고 과자도 챙겨주시며 얼마나 즐거우셨을까요. 인사하고 인사 받는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친해지고, 아이들이 선생님 옆에 붙어 재잘거리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공유공간에서부터 보라매 경로당, 당곡경로당까지 길도 멀고 오르막길이라 힘들었을법한데 아이들은 '여기는 누구집', '저기는 누구집'하면서 동네 탐방하듯이 다녔습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는게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앞장서서 갔기 때문일겁니다. 경로당에서 아이들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주시고 새해 덕담해주시고 안아주시니 그 가운데에서도 힘 받았겠지요.
어르신들이 그러셨습니다. 인사하는 아이들로 자라나는 게 보기 좋다고, 인사가 제일이라고요. 주영 선생님,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인사 잘 할 수 있도록 거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결이는 경로당 근처에 살아서 경로당이 항상 궁금했는데 오늘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니 좋았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노래도 불러드릴 수 있다고 하고요.
한자리에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게 오랜만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분명 오늘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