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수필(에세이) >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 북랜드 (bookland.co.kr)
한국현대수필100년 100인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7 (임병식 수필선집)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979-11-92613-71-0 / 192쪽 / 147*210 / 2023-09-05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한국현대수필 100년 100인 선집 수필로 그리는 자화상⓻, 수필 인생 34년, 임병식 수필가의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중학생 때인 1961년부터 글쓰기 지도를 받으며 글을 쓰기 시작하여 고교 때는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1989년 《한국수필》 등단 시엔 뛰어난 글재주 文才를 인정받아 추천부터 완료까지 최단기간으로 등단하였다. 이후 지금까지 63년 동안의 필력으로 집필한 1,500편의 수필작품에서 선정한 36편의 작품을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에 실었다.
‘눈 오는 날의 서정’, ‘꼬리의 은유’. ‘아름다움을 보는 훈련’, ‘그리움이 머문 자리’ 4부에 나누어 실은 작품 한 편 한 편 모두 “북데기”일 뿐이란 작가의 겸양과 거리가 먼, 씨알 단단히 여문 알곡의 수필임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 저자 소개
임병식
1989년 《한국수필》로 등단
2019년 수필 「문을 밀까, 두드릴까」 중학교 국어 2-1에 수록(현재)
2011년 아르코 창작지원금 수혜
□ 수필집
『지난 세월 한허리』 『인형에 절 받고』 『동심으로 산다면』 『당신들의 사는 법』 『방패연』 『아름다운 인연』 『그리움』 『수석 이야기』 『꽃씨의 꿈』 『왕거미집을 보면서』 『빈 들의 향기, 백비』
□ 수필작법서
『막 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 『수필 쓰기 핵심』
□ 수상
2003년 제21회 한국수필문학상
2014년 전남문학상
2015년 한국문협 작가상
■ 목차
머리말│오직 수필 하나 붙잡고
제1부 눈 오는 날의 서정
쟁기 / 어머니의 호밋자루 / 모정무한 / 흰 꽃상여 / 그립고 그립다 / 눈 오는 날의 서정 / 고향 들녘 풍경 / 내가 만난 두 도인
제2부 꼬리의 은유
그 시대에 머무는 사유 / 탱자나무 울타리 / 월석 감상 / 동석바위 위의 소나무 / 명당 이야기 / 맥문동 줄기 / 추억으로 남은 봉숭아 꽃물 / 둠벙의 추억 / 꼬리의 은유 / 다우다 가방
제3부 아름다움을 보는 훈련
생명의 존엄 / 역지사지 / 바위옷 / 달 / 그림자 / 아름다움을 보는 훈련 / 깨닫고 산다는 것
제4부 그리움이 머문 자리
유년의 동화 / 집안 내력 / 첫사랑 그 이후 / 아내의 염려 / 정읍 감상 / 눈길 / 그리움이 머문 자리 / 앵무새 입양 / 빈 들의 체취 / 그리움 /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말
작가 연보
■ 출판사 서평
“… 마음에 그리움을 간직하고 사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일상이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생활이라고 여겨질 때 그런 걸 그려보는 건 또 얼마나 소망스러운 것인가.”(「그리움」 중에서) 작가의 그리움은 머릿속에, 가슴속에 늘 존재하는 간절한 그 무엇이다. 아련한 추억, 외로움과 고통, 사람 사물 조국에 대한 사랑, 인생의 의미까지. “그리움이란 어휘 하나를 화톳불처럼 가슴에 간직하고” 산다는 작가가 풀어낸 삶의 애틋한 서정, 온화한 사유, 건실한 철학을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는 편 편마다 돌올하게 새기고 있다.
눈을 감으면 어제인 듯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그 세월, 반세기 전의 그곳에는 쟁기질을 가르쳐주시던 아버지, 호밋자루 같은 어머니의 손, 흰 꽃상여를 타고 멀리 떠나버린 누님, 아버지 대신 가장 노릇을 했던 장형이 있다. 고추잠자리와 반딧불이의 군무, 물레방앗간 같은 목가적인 자연풍경과 함께 가족적이면서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던, 삶이 곧 노동이었던 농촌에서의 삶을 그리움을 담아 되새긴 작품이 있다.
「쟁기」, 「어머니의 호밋자루」, 「모정무한」, 「흰 꽃상여」, 「그립고 그립다」- “이제 형님이 보고 싶으면 연암이 냇물에 자기를 비춰보듯이 거울을 보며 핏줄의 흔적을 더듬을 수밖에”-라며 가족을 그리는 서정적인 작품이 심금을 울린다.
“나는 흰 눈 속에서 고개 내민 동백꽃을 보면서 또 하나 아련한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누나가 있는 방 가까이 가서 보노라면 늘 촛불을 중심으로 다소곳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수를 놓던 모습이 창호 문에 어리어 비쳤는데, 그 실루엣이 떠오른 것이다. 그것은 마치 동화 속 그림 같기만 했다. 지금은 나이 먹어 변모한 모습과는 달리 풋풋하던 시절의 앳된 모습이 환영으로 어려 온다.” (「눈 오는 날의 서정」중에서)
2부 <꼬리의 은유>에서는 눈길을 준 사물에서 끌어낸 사유를 쓴 작품을 모았다. 속되지 않고 고상하게 수석을 감상했던 청유의 시대에 관한 그리움을 담은 「그 시대에 머무는 사유,」 탱자나무 울타리의 정겨움과 각종 비방을 걸어두던 지난날의 사람 냄새나던 시절에 관한 아쉬움을 그린 「탱자나무 울타리」, 달과 정한의 감정을 들여다본 「월석 감상」, 「동석바위 위의 소나무」- 고향 사람들에게 정신적 지주였던 바위 위의 소나무, 「명당 이야기」- 살아생전의 삶과 공덕이 발복을 부른다, 「맥문동 줄기」- 맥문동과 강인했던 어머니의 기억, 「추억으로 남은 복숭아 꽃물」- 복숭아 꽃물 들이던 아련한 추억, 씨방 터지는 소리의 역동성, 「둠벙의 추억」- 둠벙의 현대적 의미 해석, 「꼬리의 은유」- 다람쥐의 꼬리 활용법으로 본 정치인의 꼬리 자르기 행태 비판, 「다우다 가방」- 다우다 가방과 젊은 날의 결기 등 날카로운 일상 관찰에서 부드러운 의미를 찾아내 써 내려간 글에서 읽는 재미가 풍성하다.
3부 <아름다움을 보는 훈련>에서는 신외무물身外無物-생명의 진정한 가치와 우리 각자의 건강한 삶의 영위를 바라는 작품을 모았다. 작가는 “따뜻한 사람의 온기가 보내준 만큼 내게 돌아와 마음을 데워준다.”와 같은 구절로 함께 살아가는 일에 있어 문제해결이라기보다 삶의 희망을 먼저 생각해보자며 따뜻한 손을 내미는 작품을 보여준다. 자살이라는 극단의 좌절과 극복을 위한 희망의 이유를 제시하는 글「생명의 존엄」,「역지사지」- 님비현상에 대한 개탄, 아픈 아내를 병간호하며 힘겨운 현실을 헤쳐나가는 작가의 성실한 하루하루를 그린 작품 「바위옷」, 겸손의 정서로써 바라보는 달과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달」, 빛과 그림자를 통해 생태계가 보여주는 요묘한 삶의 이치와 균형을 돌아보는 작품 「그림자」, 예술에 대한 저급한 미의식, 천박한 안목을 버리고 삶의 심미안을 갖자는「아름다움을 보는 훈련」, 건강한 삶의 기본적인 소양과 교양에 관한 의지를 강조한 「깨닫고 산다는 것」 등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태도에 관하여 사색한 생각거리 충실한 작품들이다.
“우주 질서 속에서 이뤄지는 생명활동은 얼마나 존귀한 것인가. 그걸 보면서 사람들은 자산의 존재도 좀 확인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질서 속에서 사람 살아가는 게 누구나 그러하니 항용 막연히 그렇게 살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존재의 뜻, 의미도 사색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달」 중에서)
4부 <그리움이 머문 자리> 편에서는 작가의 문학적 소양을 키우게 해주었던 유년 시절의 선명한 기억과 체험을 다룬 작품을 담았다. 「유년의 동화」- 6~7세, 6.25 전쟁 막바지 때 두려웠던 사회 분위기, 처음 본 뱀의 섬뜩함, 이슬방울의 영롱함(초로인생의 교훈), 등 뇌리에 새겨진 그때의 기억, 뛰어났던 할머니의 재담과 문학이 주는 삶의 교훈을 담은 「집안 내력」, 고향마을 인동의 군두에 얽힌 추억, 떡동구리를 들고 외갓집으로 가기 위해 타던 버스, 외할머니의 기억, 서커스나 난장,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던 유행가, 대처로 나가게 한 첫 이소의 장소를 회상한 「그리움이 머문 자리」가 있다. 「정읍 감상」에서는 정읍 역사 속의 여인(숙빈 최씨), <정읍사> 속의 백제 여인의 옛이야기를 교차하며 어머니의 묘소가 있는 모성의 고을 정읍을 애틋하게 글로 구현해 낸다. 그 외 한겨울 강원도 화천 군대 시절 눈길 위에서의 알게 된 오묘한 인생의 섭리를 이야기하는 「눈길」, 수확을 마친 빈 들의 충만한 의미를 성찰한 「빈 들의 체취」 등이 있다.
“그리움은 형체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늘 존재한다. 애틋한 추억이 많을수록 간절함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 그리움의 어원은 무엇일까. 일설에 의하면 이 말은 ‘긁다’라는 동사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과 글과 그리움은 한 줄기에서 나온 파생어라고 한다. 그렇다고 보면 그리움은 그림이나 글처럼 그려지고 새겨진 어떤 현상이 아닐까.” (「그리움」 중에서)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살아온 작가의 주옥같은 수필선집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행간에 새겨진 진한 서정과 사색의 깊이에 크나큰 공감과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