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촌여자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도시에서 신식 빠이롱으로 살던 내가 촌여자가 된 것은
한 순간이다.
혼인한 남자가 촌 놈이고 구닥다리기 때문에 아무리 부정해도
별 수 없었다.
적은 생활비로 살림 익히려고 시댁과 조리 배우려 복지관으로 오가며 버둥거리고, 순 한식으로 하루 세 끼 밥 해대기 바쁘고 그랬다.
그래도 최대로 뻣대고 버텼다.
오랫 만에 식빵을 사서 일부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껴 먹다가 탈이 났다.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계속 가다가 아예 화장실을 벗어나지를 못 했다.
땀이 비 오듯 하고, 노란 혈색은 하얗고 핼쑥 해졌다.
시어머니와 병원에 갔는데 , 빵에 곰팡이가 핀 것을 모르고 먹어서 식중독에 걸렸다.
시어머니의 표정이 딱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약을 쓰고 나았고, 그 뒤로 빵은 포기했다.
빵을 시작으로 계속 바꿔나갔다.
영문도 모르는 언니는 미국에서 올 때 원두커피를 한 가방씩 가져와도 무용지물이고, 남 좋은 일시키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내려 먹는 커피도 포기했다 .
오히려 촌 놈 구닥다리던 남편은 그 티를 좀 벗어나는 모양새다.
이제는 입맛이 변해 빵 맛이 좋은 줄도 모르겠고, 나는 텃밭 달린 넓은 아파트 1층에 살며, 밭에 고추 따고, 정구지 자르며 상추에 물도 주고 촌여자같이 살고있다.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대단합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