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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다. 영혼은 육체를 제외한 모든 것이다. 육체를 제외하면 무엇이 남는가. ‘나’라는 자의식이 있고, 나의 마음과 정신 생각 감정 등이 남는다. 그리고 영혼에는 나의 마음과 생각, 욕구와 뜻, 의지 같은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영혼은 나라는 자아를 말한다. 그래서 영혼이 육체와 분리됐을 때도 여전히 생각하고 기억하며 감정을 느낀다.
육체와 영혼의 관계는 자동차와 운전자에 비유할 수 있다. 자동차는 인간의 육체로, 운전자는 영혼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은 운전자이듯이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영혼이다. 하지만 육체와 영혼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분리되듯이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영혼과 육체의 관계는 소금물로 비유할 수 있다. 소금이 물에 녹으면 소금물이 된다. 이처럼 영혼이 육체에 온전히 연결되고 녹아있어 온전한 사람으로 기능한다. 소금이 소금물의 본질이듯이 영혼도 인간의 본질적 요소다. 소금물을 가열하면 소금만 남듯이, 육체가 소멸되면 영혼만 남는다. 따라서 육체와 영혼은 같은 것이 아니며 육체가 소멸되더라도 영혼은 계속해서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무신론자는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 진화론적 무신론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물질뿐이며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물리주의자는 인간의 영혼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영혼은 뇌의 기능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뇌가 죽으면 의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끝난다고 여긴다.
그러나 만일 인간이 물질로만 구성돼 있다면 인간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설명할 수 없다. 예컨대 나무 책상의 다리 부분이 고장 나서 책상 다리를 모두 강철로 교체했다고 가정하자. 며칠 후 또 책상의 상판이 마음에 들지 않아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면, 이 책상은 며칠 전에 사용했던 나무 책상과 동일한 책상인가, 다른 책상인가. 분명히 다른 책상이다. 이처럼 물질은 옛 부분을 새것으로 바꾸면 옛것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다.
그런데 인간은 7년마다 거의 모든 세포 조직이 새로운 조직으로 바뀐다. 7년 전 나의 몸과 7년 후 나의 몸은 사실상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7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존재인가. 어릴 때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인가. 인간이 물질로만 존재한다면 7년 전의 나와 7년 후의 나는 달라야 한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물질체인 몸만이 아니다. 몸속에 내재하는 영혼이 있기 때문에 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것은 물질로 구성된 몸만이 아니다. 몸속에 내재하는 인간의 영혼 때문에 인간됨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신실한 영혼의 아름다움은 더욱 값진 것이다. “네 영혼이 잘됨 같이…’(요삼 1:2)
<청주 서문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06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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