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간 휴무를 산방에서 띄운 원정산행과 맞춰 놓아 예정대로 다녀왔습니다.
금욜 저녁 회원 12명이 회비 3만원에 승합차 두 대로
23:30분에 잠실에서 출발하여 토욜 04:00 용대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출발,
백담사에 05:17분에 도착하고 수렴산장에 이르기 전 계곡에서 아침을 해먹었습니다.
수렴산장에 08:00 도착하여 잠시 휴식후 막바로 용아에 붙기 시작했지요.
설악의 용아장성은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아 언젠가 함 해봐야지 하는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있었고...
고인이 되신 한대장님께 언제 용아나 함 같이 가시죠 했을때 그 분은 거기는 안간다고 너 혼자 사람들 데리고 가면 된다고 그리 말씀하셨더랬는데....
그냥 용아만 갔으면 그 명성에 대한 기대치보다 실망이 클뻔 했어요.
그러나 설악의 단풍이 이날 절정으로 불타고 있었습니다.....
이날만큼은 구곡담과 가야동계곡의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의 모습이 서운할뻔 했던 마음을 다소나마 덜어주었다고 할까요.
날씨가 워낙 좋아 동쪽으로는 공릉능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환하게 펼쳐져 보인것도 장관이었고요.
저멀리 서쪽으로는 귀때기청까지 서북능이 하늘과 마주하고 공제선을 그리며 나란히 누워 있었습니다.
어느만큼 진행하다보니 마등령 밑으로 오세암이 보이고 목탁소리가 용아까지 들려왔습니다.
개구멍을 통과하니깐.. 그 바위 위에 동판이 붙어있더군요.
천화대 옆 석주길을 개척한 분이 토왕에서 추락사 한 후 그를 추모해 세워놓은 동판이....
용아는 리지라기 보다는 단순한 워킹 정도였습니다.
그 동안 산행기로 몇번 접한 뜀바위와 개구멍바위도 실제 접해보니 너무 시시했고요.
일행중에 리지가 잼뱅인 36먹은 노처녀가 하나 따라붙었는데 얘때문에 전체 일정이 거은 3시간은 지체가 된듯 하네요. 약체에 콤파스도 짧아가지고....
계획은 3시 이전에 봉정암에 도착하여 가야동계곡으로 내리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일행의 후미가 봉정암에 다다랐을 때는 17:00이었어요.
많이 늦어졌지요.
용아릉 마지막 봉정암을 30여분 남겨두고 마지막 봉우리가 조금 흥미진진하더군요.
보조자일 하나가 있어야 벼랑을 안전하게 내려오겠더구만요.
물론 저 정도면 클라이밍다운이 가능했습니다.
그것말고는 용아릉 전체는 워킹 수준이지 리지라고도 말할 수 없겠던데요.
난이도가 천화대보다는 못하고
가보지는 않았지만 '별을 따는 소년들'이나 그런 리지길이 조금 길게 연장된 거라고 보면 되겠더군요.
언제 좋아하는 분들을 모시고 재미삼아 또다시 올 지 몰라
수렴동에서 들어가는 입구, 그리고 봉정암에서 들어가는 입구 2곳을 자세히 알아 놓았습니다.
문제는 내리는 길에 있었습니다.
시간에 쫒기다보니 가야동계곡은 엄두도 못내고 구곡담계곡으로 내리는데
특공대를 보내기로 했어요.
용대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미리가서 차량을 올리기로.....
배낭도 비울겸 마지막 행동식을 취하기로 하고
남아있는 제 떡 5개와 배 하나 그리고 파워에이드 한 병을 내놓았습니다.
어느 분이 팥빵도 내놓고... 우유도 나오고.....
떡 맛도 좋고 다들 시장기가 있어서 금새 드시더구만요.
하긴 점심을 13:00경에 드셨으니 밥때도 되었지만....
저하고 알찬마루란 분하고는 일찍 도착해서 봉정암을 한 바퀴 돌고 한참을 쉬었네요.
중간중간에도 후미를 기다리느라 가다서다 했던 느낌이고요.
꼬랑지가 따라붙어야 당초 진도를 내빼던지 하지요.
그리고 후미에 쳐진 사람들이 꼭 잡담을 하고 사진을 박는다고 시간을 더 지체하고...
일행의 전체 일정을 먼저 생각해서 미안한 마음이 우선 들어야 하는데...
참으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남는게 사진뿐이 없다고 나중에 보면 분명 보람도 더하고 하겠지만
사진을 찍을려면 전체 일정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앞서 가서 기다리며 찍어야 하는게 정상 아니던가요.
아무튼 저하고 걍마루란 분하고 둘이 뛰어서 내렸는데...
걍구름님은 인라인을 4년 동안 타셨다나요. 거은 산악마라톤을 하는 사람처럼 날르시더군요.
저도 뛴다고 뛰었는데
17:30분에 봉정암에서 뛰기시작해서 수렴동 산장에 18:25분 도착, 백담사에 19:25분에 도착했습니다.
걍구름님은 수렴동 산장에 18:05분에 통과, 백담사에는 19:15분 도착......
백담사 마지막 버스가 19:10분 출발해서 이 분은 용대리까지 또 뛰었답니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50분에 뛰었다나요.
저도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천천히 걸었습니다.
걍구름님이 먼저 도착했으면 차 한대를 가지고 올라올 거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내려갔죠..
버스를 탔으면 빨리 올라오실거다 하면서 힘도 딸리고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중간이 다 지나도 차가 올라오지 않는거에요.
이상하다 이건 틀림없이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아님 공단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모양이다 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20:40분에 도착해보니 역시 걍구름님 20:05분에 도착했다는데 국립공원측이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서 계셨습니다.
환자가 생겼다느니.. 하며 강하게 어필도 해봤대지만... 차량이 서너 대가 같은 입장으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고... 속만 바짝바짝 태우고 계셨어요.
백담사에 있는 직원과 연락해서 택시만 출입시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늦으면 일반 차량은 통제하고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15,000원에 택시를 이용하라는 얘기였죠.
뭔가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서울 사는 공무원인데 일행이 좀 늦어졌다... 차 한대만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했는데... 잘 안되데요..
이 분 말로는 환자는 공단 용달차를 올려보내 주니깐.. 그걸 이용하고 그렇지않음 택시를 이용하랩니다.
가만생각하니 설악산국립공원에 아는 분이 생각났어요.
4급 직원이신데
그분 성함을 이야기하면서 사촌형인데... 공단에 확인을 해보던지 직접 통화하게 해달라고 얘기를 했죠.
사실은 그 분 4월에 속리산으로 발령이 난 상태인데 설악산에 4년 정도 계셨었거든요.
그제서야 이름이 안면이 있었던지 약간 낌새가 달라져 보이더군요.
그래서 겨우겨우 차 한대를 통과!
백담사에서 조금 기다리니 있으니깐 21:30분에 내려오기 시작하더군요...
설사 환자가 한 분 발생하고.....
12명이 9인승 트라젯 차 한대에 구겨타고 한 번에 용대리까지 내렸습니다.
인근에서 급하게 약국부터 찾으니 문을 다 닫았더라고요.
원통까지 빠르게 이동했는데 역시나 약국문이 다 닫혔고...
할 수 없이 동네 가게에 들어가서 다행히 정로환 4알을 구해서 드렸습니다.
그리고 야식집에서 삼겹살을 구해달라고 해서 늦은 저녁을 먹었죠...
원통에는 원주 횡성 돼지를 가져다 쓴다고 그러네요.
저는 서울에 04:00쯤 도착 직접 직장으로 가서 수면을 취했습니다만
일행중에 수원에 계신 분, 부천에 계신 분 김포 고촌에 계신분 등 집이 먼 분들은 모두 새벽시간대에 택시를 이용해야 했을겁니다.
다음부턴 산행 수준을 파악해서 중급이상 되는 분들만 가야될것 같아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아무래도 초보님들이 용아를 붙기엔 어렵고 힘들고 떨리고 그러겠지요.
~~~..기억에 남는 가을 산행의 추억을 담아가지고 왔습니다.^^...~~~~
첫댓글 난이도는 별거 없고 시간이 좀 걸리는 구간인데, 철저하신 풍라라께서 우찌 그걸 모르고 무자격 회원들을 모시고 갔을꼬...난 7-8년전 바우를 전혀 모를때 토욜 용대리에서 술과 함께 저녘(도야지 삽겹살)거하게 먹고 걸어 올라가 백담대피소에서 자고 아침 5시30분에 출발, 13시에 봉정암도착, 수렴계곡으로 널널산행했슈
제가 공지를 올린게 아니고 저도 꼬리달고 따라가다보니... 용아를 다시 간다면 좋은 경험이 될것 같습니다.
용아는 그냥 릿지만 하면 퐁라라 수준에는 기대 이하이지...차라리 바윗꾼이랑 울산바위릿지나 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