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체계, 다시 지번주소로 환원하라

[장팔]

주소체계, 다시 지번주소로 환원하라

우리정부는 지번주소로는 길찾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 주요원인으로 들면서 수년전 엄청난 예산을 들여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변환한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 할 것인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시 지번 주소체계로 전환하던가 현행 주소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지번주소가 길찾기 힘들다고 하지만 사실 택배나 배달업종사자들이 주소를 찾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던 것은 지번주소체계가 잘못되어서라기 보다는 해당건물에 지번이 표기되지 않아서 힘들었던 것이다. 배달종사자들이 한참을 헤메이다 나중에 건물을 찾고 보면 자신이 수차례 그 건물앞을 지나갔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건물 앞에서 도대체 그 건물이 몇 번지인지 알 길이 없었던 것이다. 집배원들이 매직으로 표기한 것이 있으면 다행이고, 그것이 없으면 일일이 우편물을 뒤져서 건물을 찾아왔던 것을 위정자들은 몰랐던 것 같다. 말로만 서민의 입장 운운하면서 배달업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지 아니한 결과이다. 정부가 주소체계를 만드느라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지번표지만 현행주소표지만큼 눈에 띄게 하였더라면 굳이 주소체계까지 바꿀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둘째, 현행 도로명주소로로 종이지도를 제작하려면 그 지면이 최소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지번주소는 세부주소를 숫자로만 표기하면 되지만 도로명주소는 좁은도로도 예외 없이 한글로 도로명을 기재하여야 하는바 많은 지면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전쟁이 발발하거나 대규모 자연재해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종이지도가 필요함은 자명한 일이라 할 것이다.

셋째, 주소표지에 도로명과 건물번호만 기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 강동구 천호대로 000 (천호동)”의 건물에 주소표지는 “천호대로 000”만 기재되어 있어 이 건물이 도대체 서울에 소재한 것인지 경기도에 소재한 것인지, 서울이라면 어느 구에 소재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핸드폰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스마트폰을 사용안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는 것이고,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 도 있는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건 (지리를 모르는 사람이)자신의 위치를 건물의 주소표지를 보고 경찰, 소방서, 기타 타인에게 알려주어야 할 경우 “천호대로 000”라는 주소로는 전혀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되어있다. 언 듯 생각하기에는 관공서는 바로 검색하여 알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으나 위급한 상황에서 마침 그때 전산장애가 있는 경우나, 특정한 사건에 있어서 외근 중인 담당 경찰에게 위 주소로 위치를 알려주게 되면 그 담당 경찰은 (또 다시 경찰서 등에 문의 하지 않고는)전혀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실 예로 천호대로의 경우 경기도 하남시, 서울 강동구, 서울 광진구, 서울 성동구, 서울 동대문구 등 무려 5개의 시군구에 걸쳐 있고 동단위로는 (경기도 하남시)초이동, 천호동, 길동, 성내동, 둔촌동, 상일동, 능동, 중곡동, 군자동, 구의동, 광장동, 용답동, 신설동, 용두동, 답십리동 등 무려 15개(필자가 파악한 것 기준인바 더 많은 지역에 걸쳐 있을 수 도 있음)의 동에 걸쳐 있는데 주소표지는 달랑 “천호대로 000”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촌극이라 아니할 수 없고, 위급상황에 대한 안전불감증의 표출이라 할 것이다.

넷째, 일반국민들이 찾기 쉽게 주소체계를 바꾸려면 주소표지를, 최소한 건물이 크고 두면 이상이 도로로 접해있는 큰 건물에 대해서는 주소표지를 그 건물이 접한 도로면 이상의 수로 느려야 한다. 이 점 역시 실제 길을 찾아보지 아니한 자들의 발상으로 고려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2014. 8. 1. 작성된 글입니다---

[무소가]

옳으신 말씀입니다.
행정동, 법정동...이라는 것도 있었지요.
아직도 유지되고 있습니다만...공감가는 글입니다.^^

[은희]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난다는 명분이 더 컸었지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