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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번 5집을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난 것처럼 설레는 기분으로 접했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나오셨어요! 김동률 : 라이브DVD 작업을 2005년 2월에 끝냈기 때문에 그 이후로 3년 정도 걸린 건데요, 저는 뭐 언제 앨범을 꼭 내야겠다 정해놓고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곡이 모이고 이쯤 되면 앨범이 나와도 되겠구나 싶을 때 작업을 시작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게 오래 걸린 것 같아요.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라디오 DJ랑 TV MC했었던 게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고, 부모님이랑 같이 살다가 혼자 독립하느라 이사도 했어요. 앨범이 작년 9월에 나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원래 작년 9월이 목표였는데 살짝 늦어진 거거든요.(^^;;)
토이 유희열씨도 그렇고, 혹시 이 맘 때쯤 같이 내자고 미리 얘기한 건 아니죠? 김동률 : 그런 건 아니구요, 희열이 형은 계속 딜레이되다가 아마 가까스로 이번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고, 저는 원래 예정보다 조금 늦어졌는데 이게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나와서 저는 유희열씨한테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유희열씨가 앞에 쫙 깔아주셔서.(ㅋㅋ)
하지만, 그래도 결과물은 김동률씨가 더 많이 얻어가야죠.(ㅋㅋ)
김동률 : 아 그런가요?(ㅋㅋ) 서로 시너지가 됐으면 좋겠고, 꼭 유희열씨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후배 뮤지션들 중에서도 어쿠스틱 음악이나 90년대 정서를 갖고 있는 음악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고, 싱어송라이터가 더 많이 육성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해보게 되네요.
김동률씨의 음악은 클래시컬하고 재지하며 건반 중심의 비장감 어린 분위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뭔가 담백하고 편안하면서도 기타 비중이 높아진 것 같아요. 유화에서 수채화로 변한 것 같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어요.
김동률 : 유화에서 수채화로 변한 것 같다는 표현 좋네요.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데...(^.^)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곡을 모으다보니까 그런 곡들이 많더라구요. 무엇보다 제가 변한 것 같아요. 사는 방식이랄지, 생각하는 것들, 좋아하게 된 것들이 좀 여유로워진 것 같구요. 그래서 곡을 모으고 곡에 맞는 편곡을 구상할 때도, 곡의 성격들을 보았을 때 이번에는 힘을 살짝 빼고 좀 가볍게, 여백이 있고 절제하는 음악을 해보자고 했어요. 사운드적인 컨셉은 그렇게 잡았던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에 음악적인 변화를 시도했을 때는 오히려 못 알아주신 적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장르나 그런 것들을 사실 한번씩은 예전에 다 다뤘던 것들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뉘앙스의 차이, 밝아진 분위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훨씬 더 큰 변화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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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도 고음으로 내지르는 경우가 별로 없고 차분하고 조용하게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김동률 : 모든 건 곡에 맞춰지니까요. 곡이 담백한데 노래를 지를 순 없죠. 곡에 가장 잘 어울리게끔 편곡하고 노래 부르려고 노력했고, 가사조차도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 얘기가 많이 들어가게 되었고, 어떤 스토리를 꾸민다든지, 생각하는 이상을 건드린다든지 하는 부분이 적어요. 사실 전람회 때만해도 제가 20대 초반이고 뭔가 가치관의 혼란도 있고 꿈도 있던 불안한 시기라서 추상적인 얘기들을 많이 다뤘던 것 같은데,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담담하게 제 일상이나 주변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쓰게 된 것 같아요.
보통 뮤지션이 앨범 만들던 즈음에 가장 즐겨 들었던 음악이 실제 작업할 때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하던데, 김동률씨는 이번 앨범 작업하실 때 어떤 음악들을 즐겨 들었나요?
김동률 :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버클리 유학시절 때보다 오히려 훨씬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땐 음악을 공부하던 시기여서 새로운 음악을 많이 듣기보다는 내가 해내는 것에 대해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3년 동안에는 DJ하면서, 아무래도 팝을 트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곡들과 옛날 곡들을 골고루 들을 수 있게 되었던 게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원래 모던락이나 포크 음악을 찾아서 듣는 편은 아니었는데 방송을 통해서 반강제적으로 듣다 보니까 별로 관심 없던 장르도 좋아하게 되고, 각 코너마다 다양한 음악을 틀어야 했으니까 제가 잘 모르거나 그 동안 잊고 있던 노래들도 찾아 듣게 됐어요. 그렇게 모던락, 포크, 그리고 80년대 유행했던 빈티지 풍의 발라드들이 가장 영향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다시 시작해보자'도 그렇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도 그렇고 김동률씨 음악에는 재회에 관한 내용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혹시 실제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을 반영한 건 아닌가요?
김동률 : 그런 건 아니구요, 아무래도 사랑얘기를 쓸 때 다른 사람도 다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좋아하고 있을 때는 별말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좋으면 단순해지잖아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 외에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헤어지고 나서라든지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을 때 수많은 생각과 해프닝들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 대한 가사가 많죠. 모든 게 제 경험이거나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곤란해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저는 가사는 못쓰죠.(ㅋㅋ)
'다시 시작해보자'는 그나마 지금까지의 김동률 스타일과 제일 가까워 보여요.
김동률 : 가장 김동률스러운 곡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느낌은 달라요. 곡의 멜로디 진행도 그렇고, 예전 같았으면 좀더 끝을 치고 올라갔을 것 같은데 거기서 살짝 뺀 것 같은 기분이 있어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멜로디 진행도 그렇고 더 편해졌다고 해야 하나? 곡 분위기 자체도 아까 얘기했던 80년대 팝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 가사는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같은 경우 소심하고 배려심이 많은 남자였다면, '다시 시작해보자'는 강한 스타일이죠. 어떻게 보면 좀 이기적이고 자기 멋대로일지 모르겠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여자들이 오히려 끌릴 수 있는 남자인 것 같아요 주인공이. 아직 여자의 입장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내가 안 되겠으니까 다시 해야 되겠다, 그런 거니까 굉장히 이기적인 거죠 어떻게 보면. 남자라면 그런 양면이 있는 것 같고, 저도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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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했고, 내용도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형식보다는 노래에 어울리는 이미지들을 연출한 방식이에요. 전 개인적으로 영상보다 음악이 우선시된 뮤비 같아서 환영합니다만...
김동률 : 개인적으로도 사실 드라마타이즈를 좋아하진 않아요. 좋아하진 않지만, 스케일이 큰 발라드일수록 드라마타이즈를 안 하고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서 이해는 하죠. 이번에도 감독님을 만나서 처음 얘기할 때 드라마타이즈로는 안 가겠다고 하셔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또 전작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맡기면 무조건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강력하게 (저의) 출연을 고집하셨어요.
하라고!(ㅋㅋ)
김동률 : 네. 정말 제가 하고 싶진 않았는데요, 드라마타이즈도 아닌 뮤직비디오에 노래하는 가수가 나오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뮤직비디오엔 가수 당사자가 나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저도 딱히 변명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맞는 말이니까. 그리고 제 한 몸 던져서 제작비를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ㅋㅋ) 남자배우 섭외비를... 남는 돈을 더 투자하면 뮤직비디오 퀄리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참여했는데, 처음엔 요만큼 나온다고 그랬다가 나중에 보니까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좀 놀랐어요.
이번 앨범에서 김동률씨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궁금해요.
김동률 : 이번 앨범에서는 딱히 그렇게 한 곡을 꼽기가 힘든 것 같아요. 저번 앨범까지는 딱 한 곡씩 얘기할 수가 있었는데... 모르겠어요. 다 조금씩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출발'같은 경우는 제 노래 중에서 몇 안 되는,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라고 하시고, 장르적으로도 제가 잘 안 해본 스타일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맘에 들어요.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건 'The Concert'라는 곡. 약간 이탈리아팝 같은 스타일인데 잘 나온 것 같아서 애착이 가요. 그리고, 가사는 'Nobody'라는 노래가 애착이 가구요. 이런 식으로 조금씩 달라서...(^^;;)
저는 이번 앨범에서 '뒷모습'하고 'The Concert'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컴백하니까 그 사이 음악계에서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뭔가요?
김동률 : 일단 기자분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낮아져서...(ㅋㅋ) 전람회의 팬이셨던 분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게 굉장히 놀랍고. 음... 그 외로는 글쎄요, 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매체가 굉장히 많아진 것 같다는 거. 그래서 정말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거. 그리고 음반시장은 늘 어려웠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약간 둔감해진 것 같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로 신경 안 쓰려고 해요.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일단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아직까지 (새 앨범) 반응이 좋아서, 잘난 척 같지만 사실 체감으로 불황이 별로 안 느껴져요. 오래 꿋꿋이 버티어서 그런지 오히려 옛날보다 더 애정을 갖고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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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보다는 라디오나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겠다고 말씀하신 기사를 봤어요.
김동률 : TV 출연을 기피한다거나 나는 TV는 안 해,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에요 솔직히. 그렇게 따지면 TV MC도 하지 말았어야 했던 거니까. 2004년에 '초대' 공연을 마치고 나니까 그런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가수가 정말 자기가 원하는 최상의 컨디션에서 관중과 함께 교감을 하는 짜릿한 경험을 하고 난 뒤로는, 그런 여건들이 너무 열악한 상황에서 그냥 (새로운 앨범이) 나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회의라고나 할까요? 물론 우리나라의 방송 현실이 많은 부분에서 발전하고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고 풀어나가야 할 부분도 누구 한 사람의 탓은 아니겠지만, 뮤지션 개인적인 욕심으로 더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노래를 못해도, 사운드가 안 좋아도 그냥 자주 나와서 노래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저는 대신 열심히 준비해서 공연 때 멋지게 보답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아티스트로서 어쩌면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어쨌든 뭐 TV 출연 할 수도 있고, 그게 나쁜 거라고 생각은 안 해요.
밴드들이 보통 그런 게 많더라구요. 밴드 음악은 방송으로 나가버리면 기존 라이브나 원래 실력보다 훨씬 못한 사운드가 나가버리니까.
김동률 : 그래도 밴드들은 자기네가 직접 연주하면 되잖아요. 물론 밴드가 나가서 MR을 해야한다고 그러면 좀 얘기가 다르겠지만. 좀더 라이브가 정착되어야 하구요, 반면 어떤 면에선 요즘 라이브 문화가 좋아진 게, TV를 통하지 않고서도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잖아요? 제가 DVD를 내게 된 것도, 공연에 오신 분들은 한정적이지만 DVD를 내면 꼭 그걸 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되니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냈어요.
한동안 싱어송라이터가 각광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금 싱어송라이터들이 각광받고 있는 것 같아요.
김동률 : 기본적으로 싱어송라이터가 가장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자기가 만들어서 자기가 부르니까. 예를 들어, 친한 후배가수들 중에서 곡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경우에는 정말 곡 하나 받는 게 너무 스트레스고 고민인 거죠. 인간관계도 있으니까 (남에게) 받아놓고 안 쓰기도 뭐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자기 맘처럼 이해해서 써주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 그런 면에서 싱어송라이터는 굉장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이 음악을 해서 사랑을 받을 경우에 발전하는 속도나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요즘엔 모든 것들이 너무 컴퓨터화되다보니까 음악도 기타나 피아노를 잡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컴퓨터로 먼저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러면서 80~90년대 싱어송라이터가 형성되던 루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친구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또 요새 그런 친구들이 하는 음악이 엔터테이너와 직결되는 장르에 있다보니까 그냥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어린 친구들 눈에는 굳이 어렵게 악기를 배워서 음악을 다 편곡하면서 힘들게 앨범 한 장 내는 것보다는 그냥 자기보다 곡 잘 쓰는 사람에게 곡을 받아서 난 그냥 가수만 할래, 그런 식으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미리 알아버리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어요. 대신 좋은 점이 있기는 하죠. 옛날 싱어송라이터들이 대세일 때보다는 노래를 훨씬 더 잘하죠. 노래를 전문으로 하니까. 춤도 훨씬 잘 추고. 하지만 아직까지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는 싱어송라이터가 훨씬 유리하고, 자기만의 색깔을 갖기에는, 그리고 (음악을) 오래하기에는 훨씬 더 좋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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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씨가 궁극적으로 완성하고 싶은 음악은 어떤 음악이라고 할 수 있나요?
김동률 : 저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거짓말 안 하는 음악 하고 싶구요, 내가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떤 타의나 나 스스로의 타협에 의해서 나오는 음악이 아니면 되구요, (음악에) 내가 담겨있으면 되고. 그래서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모르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보고 싶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비단 이번 앨범만 해도 2~3년 전에 후배들이 다음 앨범 어떻게 낼 거냐, 컨셉은 어떻게 되느냐 물으면, 나야 말로 그게 제일 궁금하다고 그랬어요.
예전엔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주기도 했는데, 혹시 요즘에도 곡을 주고 그러시나요?
김동률 : 가장 최근곡은 아마 이소은씨 4집인가 3집 앨범에 수록됐던 곡일 거구요, 그 전이 박효신씨의 '동경'인 것 같아요. 요새는 거의 작업을 안 하죠.
일부러 남에게 주는 걸 마다하는 건 아니죠?
김동률 : 그런 건 아닌데요, 가장 솔직한 이유는, 제 코가 석자라서.(ㅋㅋ) 내꺼 하기도 바쁜데... 어렸을 때는 곡을 자주 쓰고 아무래도 뭔가 확 많이 나오고 그런 시기니까 여분의 곡도 꽤 있었죠. 그리고 또 제가 부를 수 없는 경우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천일동안'은 그때 당시 제가 전람회 1집을 내고 군복무중이었던 시기니까 사실 편곡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사운드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랬어요. 그때 이 노래는 나보다 이승환씨가 훨씬 잘 부를 것이고, 이승환씨가 외국에서 프로듀싱을 해오면 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 확신을 했기 때문에 줬던 거에요. 물론 결과물도 그렇게 나왔구요. 김원준씨의 'Show' 같은 경우도 그 노래는 김원준씨여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식으로 각각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작업을 한다면 제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솔직히 제가 부르고 싶어요. 하지만 저보다 소화를 더 잘 할 수 있다든지, 제가 부를 수 없는 장르라면, 작곡가적인 욕심에서 아마 작업이 이루어지겠죠.(^^;;)
김동률씨가 지금까지 작곡한 모든 곡을 통틀어서 가장 자랑스럽고 기억에 남는 곡이 궁금합니다.
김동률 :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솔로 1집의 '동반자'라는 곡이고, 음악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것을 프로듀싱 측면에서 이뤘다고 생각하는 곡은 4집의 '잔향'이에요. 그런 스타일은 '동반자'로 시작해서 '잔향'에서 마무리 된 것 같은 느낌이 있죠. 그리고 그 두 곡이 김동률스럽다고 흔히들 말하는, 그런 김동률스러움의 가장 대표적인 곡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구요.
그래서 그 이후에 김동률스러운 것에서 벗어나서 이번 앨범에서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하는 거군요?
김동률 : 솔직히 '잔향'을 만들면서 이제 이런 류의 발라드는 어느 선까지 한번 해봤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작비가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아니면 배움이 부족해서라는 핑계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다 투자를 했고, 그 이후로는 (결과물이) 저의 능력인 거니까. 뭐 결과물도 만족하구요. 그런 맥락을 잇는 곡을 하게 된다면 그냥 제가 아직도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하는 거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성취감이나 발전의 연장선상에서는 이제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카니발 활동하던 이적씨나 신해철씨, 김세황씨도 결혼했는데, 혹시 결혼 소식은 없으세요?
김동률 : 네.(^^;;)
연애는 하세요?
김동률 : 아뇨, 지금 혼자.
외롭지 않으세요?
김동률 : 별로요.(ㅋㅋ)
음악하고 결혼을 하셨나요?
김동률 : 아뇨, 그런 건 아니구요.(^^;;) 오히려 유학시절에 많이 외로웠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 같아요 의외로. 앨범 반응도 좋고 여러 가지로 굉장히 여유 있는 상황이어서 한 몇 년...
더 누려야겠네요?(ㅋㅋ)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