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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유통판로를 찾지 못한 중소제조업체가 네트워크 판매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업체는 ‘갑’으로 물건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는 ‘을’로 묘사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윈윈’의 길을 모색하면서 대등한 관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히려 제조업체가 네트워크 업체를 먹여 살리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주종관계이던 네트워크 업체와 제조업체 사이를 대등하게 바꿔놓은 것은 다름 아닌 소비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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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해지면서 ‘좋은 상품’이 아니면 시장에 발을 못 붙이기 때문에 상생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기존의 강매나 사재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네트워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로지 ‘질 좋고 저렴한 가격’만이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네트워크 업체들은 우수한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중소기업의 경우엔 잇단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내지를 정도다.
제조회사들도 네트워크 유통망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소비가 곧 판매’ 라는 네트워크 유통망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네트워크 업체를 잘만 잡으면 ‘대박은 떼논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소비자에게 직접판매가 가능해 비용절감은 물론 가장 빠르게 매출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도 네트워크 회사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은 네트워크 시장의 제품 트렌드를 바꿔놓았다.
고가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데 반해 저가 생필품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 지난해 네트워크 업계의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8% 정도 곤두박질친 가운데에도 생필품 매출은 크게 늘거나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 그쳐 이러한 시장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유통망을 이용하는 제품군이 고가 위주에서 생필품 중심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다이너스티인터내셔날(이하 다이너스티)과 앨트웰, SCT인터내셔널 등도 생필품을 이미 늘렸거나,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제휴 제조사 매출액 100% 신장세
네트워크 회사와 제휴를 통해 대박을 터트리는 중소제조업체도 상당수 눈에 띄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 120여개사와 손을 잡은 하이리빙은 바이오 벤처기업인 렉스진바이오텍을 가장 성공한 모델 케이스로 꼽고 있다.
렉스진은 지난 1997년 하이리빙과 제휴를 맺은 이래 연간 10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한때 당시 하이리빙의 모기업이던 진로의 경영권 악화로 한때 파경 위기를 맞았으나, 렉스진이 납품대금을 1년간 유예하는 등의 방법으로 하이리빙을 살려냈다. 현재 렉스진 전체 매출액의 50%가 하이리빙을 통한 매출이다. 결과적으로 하이리빙이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렉스진의 질 좋고 저렴한 제품과 양사의 굳건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이리빙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커피 전문업체 제이엔푸드도 연간 100% 매출신장을 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차 제조업체인 우창식품과 언더웨어 공급업체 앵거스오그, 구두·신발 제조업체 칠성제화 등도 하이리빙과의 만남으로 인생역전을 도모한 중소제조회사들이다.
앨트웰은 98개 협력사에서 400여개 제품을 납품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LG전자, 롯데제과, 유한킴벌리, 안국약품, 한국도자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삼양식품의 상황라면과 디에스테크의 그렉스 청소기는 독점계약 제품이다.
외국계 업체 현지화 전략으로 추진
다국적 회사들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망 중소기업을 찾아 판로를 열어 주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지난 98년 4월부터 ‘원포원(One for one)’ 전략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제조업체 60개사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전체 취급품목 660여종 중 약 300여종이 국내산이다. 한국암웨이의 제휴회사들로는 성광전자, 알러지씨앤씨, 차생산영농조합, 인산, 네오피시, 은성, 세신, 매원식품 등이 있다.
한국허벌라이프는 다른 다국적 업체와는 달리 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국내에서 직접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체중관리 및 뉴트리션 제품 20개 중 11개를 일진제약 등에서 OEM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 스킨케어 제품 전량을 한국콜마에서 제조함으로써 한국 기업을 생산기지화하기도 했다. 물론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널의 엄격한 품질관리 아래 생산되고 있어서 품질은 본사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진제약의 경우는 허벌라이프의 외국 생산기지 1호로 기록되며, 지난 2001년에는 허벌라이프의 외주제조회사군(Worldwide Manufaturing Company)에 등록됨으로써 국내는 물론 북미, 동남아시아 국가 등 총 9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엔에스이코리아, 유니시티코리아,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 등도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의 현지화는 철저하게 ‘한국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희대 경영대학원 이규환 교수는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고 그 기대를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지식정보사회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라며 “최고의 환상적 결합이 바로 네트워크 기업과 우수 제조업체와의 만남이다”라고 말했다.
비즈넷타임즈 2004년 09월 13일 96호 / 2004.09.16 16:3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