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제품들이 주도하는 국내 대형 바이크(모터사이클) 시장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산 자동차 가격과 맞먹는 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라이딩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 음식 배달 등 생계형 이동수단의 대명사였던 바이크가 소득 증가와 레저 문화 확산에 힘입어 점차 고급화되고 있습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배기량이 260㏄를 초과하는 대형 오토바이의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10.53% 늘었습니다. 이 기간 전체 이륜차 시장이 1.13%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증가세입니다. BMW, 혼다, 할리데이비슨 등이 주도하는 대형 바이크 시장(260㏄ 초과)이 주로 대림 등 국내 업체들이 몰려 있는 50㏄ 미만(성장률 0.21%), 50㏄ 이상~100㏄ 이하(-1.44%), 100㏄ 초과~260㏄ 이하(3.27%)의 중소형 시장 보다 증가율이 더 높은 것입니다.
올해도 바이크 시장이 사실상 제로 성장을 거듭했지만 대형 바이크 만큼은 작년말 대비 1.73% 등록대수가 늘었다. 50㏄미만이 마이너스 성장하고, 생계형 바이크(125㏄)가 몰려 있는 100㏄ 초과~260㏄ 이하가 불과 0.56% 늘어난 것과 대비됩니다. 물론 대형 바이크 시장의 비중 자체는 아직 2.64%(3월 말 전체 등록대수 내 등록 비중)로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해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입 업체들도 전시장을 늘리고 브랜드를 새롭게 런칭하는 등 발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혼다코리아는 지난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로에 모터사이클 서울 강남딜러점을 열었습니다. 방배동 강남딜러점이 철수한 지 약 1년 만에 다시 강남권에 거점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탈리아 두가티도 최근 수입차 1번지인 강남 도산대로에 본사 매장을 오픈했고,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역시 지난 2월 경기도 일산서구에 국내 8번째 전시장 일산점을 선보였습니다.
미국 최초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이자 수제 바이크로 유명한 인디언모터사이클는 이달초 서울 한남동 전시장에서 신제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브랜드 런칭을 알렸습니다. 인디언모터사이클은 지난 2010년 국내에 처음 들어왔지만 미국 본사가 매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이번에 다시 새롭게 진용을 갖췄습니다. 수입 바이크 시장 관계자는 “배기량이 리터급인 대형 모터사이클은 대부분 투어러(장거리용)나 스포츠 모델입니다. 라이딩이 더 이상 ‘폭주’가 아닌 ‘레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며 “업체들의 안전 및 건전한 라이딩 캠페인도 이미지를 바꾸는 요인”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