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4
(Heroes of Might & Magic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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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시일 : 2002/04/12
- 장르 : 전략
- 난이도 : 약간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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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 시스템 : 펜티엄III 450MHz/램 128MB/HDD 800MB/3D
가속기
- 권장 시스템 : 펜티엄III 733MHz/램 256MB/HDD 800MB/3D
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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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의 향상이 놀랍다 |
지난 1990년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하 히어로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많은 게이머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었다. 당시만해도 이 게임의 모태가 된 마이트 앤 매직의 매니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정통 롤플레잉 게임이 아닌 턴 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들은 제작사가 마이트 앤 매직의 다음 시리즈를 내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아류작정도로 히어로즈를 만든다고 가볍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누구도 히어로즈가 마이트 앤 매직의 시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히어로즈는 오히려 전작을 능가할 만한 중독성으로 미국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골수팬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히어로즈3의 마지막 버전이 발표된 이후 참으로 오랜동안 게이머들은 오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확장팩인 아마겟돈
블레이드와 쉐도우 오브 데쓰가 잠시나마 히어로즈 매니아들의 갈증을 달래주었지만 외전격으로 출시된 4편의 히어로즈 크로니클스는
오히려 게이머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제작사도 그러한 불만을
알았는지 홈페이지를 통해 히어로즈 크로니클스의 게임 2편을 무료로 다운로드받게 하였다. 이것으로 히어로즈 4가 출시될 때까지의 시간을 벌었던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 게임의 시리즈의 버전이 올라갈 때마다 많은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히어로즈1에서 2로 갈 때 변화가 심했다고 한다면 2에서 3로 갈때는 그 변화의 폭이 조금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4편은 이제까지 모든 시리즈의 변화폭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편에서 3편까지 꾸준히 플레이해온 게이머라고 해도
히어로즈 4에 적응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정도이다. 이제부터 무엇이 달라졌는지 차근차근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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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장간에서 다양한
품목의 아이템도 판다 |
우선 그래픽이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히어로즈 3의 그래픽이 그리 나쁜편은 아니었지만 본래 이 게임이 그래픽을 강조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깔끔하다는 느낌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히어로즈 4에서는 비록 3D는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아주 부드러운 질감의 고해상도 그래픽을 자랑하고 있다.
히어로즈의 게임 진행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영웅이 모험을 하는 필드와 필드에서 만나는 적과의 전투부분이다. 특히 게임의
대부분을 필드에서 보내기 때문에 필드의 그래픽이 게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픽이 고화질로 변했기 때문에 기존의 필드에서
표현되는 영웅이나 각종 건물의 크기가 조금은 작아진 느낌이다. 대신 같은 화면 크기에 좀더 많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픽에서 달라진 것은 화질뿐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표현되던 모든
건물이나 유닛 그리고 마법의 표시방법이 바뀌었다. 언뜻 생각하면
매우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바꿔 생각하면 이제까지 히어로즈 3에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익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특히 어떤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건물의 선택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런 건물의 형태가 익숙하지 않다면 아무래도 처음에는 게임진행에 차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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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대형이 다양해졌지만
기본 개념은 같다 |
사운드도 전작보다 많은 부분에서 향상되었다. 전작의 사운드도 상당히 좋은 편이기 때문에 일부 매니아들은 사운드 부분만 따로 추출해서 감상할 정도다. 필자는 이번에 은근히 영웅의 육성이 들어가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역시 영웅들에게 전해지는 메시지나 대화는 전부
텍스트로 처리가 되고 배경음악이나 효과음만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배경음악이라고 해서 단순한 경음악만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때론 장엄한 교향곡이 연주되는가하면 비장한 목소리의
오페라 가수의 육성도 듣게 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 중에서 반지원정대가 배를 타고 거대한 석상이 서 있는 수문을 지날 때 나오는 배경음악 정도의 수준이 이 게임에서 제공된다.
아마 게이머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이 인터페이스일 것이다.
인터페이스를 말하기 전에 잠시 기본개념을 살펴본다면 이제까지의
히어로즈 시리즈의 기본개념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즉 자원을 이용해 성에서 건물을 짓고 건물에서 생산하는 영웅과 유닛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적을 무찌르는 개념은 히어로즈 4에서도 그대로 사용된다. 문제는 이 방법론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히어로즈4에서는 모두 6개의 종족이 등장한다. 각 종족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이 특성은 유닛의 속성과도 관련이 있지만 영웅이 사용하는 마법의 성격과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또 전투시에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는 상성관계와도 연관이 있다. 석궁병, 챔피언, 천사 등을 보유한 헤븐(Haven)은 생명(Life) 속성이 있으며 드워프, 골렘, 타이탄 등을 보유한 아카데미(Academy)는 질서(Order) 속성과 연관이 있다. 또한 해골, 뱀파이어, 해곤 드래곤 등을 가진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는 죽음(Death) 속성이 있고 오크, 히드라, 블랙
드래곤 등이 있는 애이럼(Asylum)은 혼돈(Chaos) 속성이 있다. 이밖에도 엘프, 유니콘, 피닉스 등이 진을 치고 있는 프리저브(Preserve)는 자연(Nature)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켄타우르스, 썬더버드, 베히모스 등이 있는 스트롱홀드(Stronghold)만은 중립적인 속성인 힘(Might)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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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따라 고용할 수 있는
영웅의
종류가 정해져있다 |
각 종족들이 가지고 있는 건물의 구성은 매우 흡사하다. 다만 화면에서의 건물의 위치나 가격 등이 다를 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각
종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일 것이다. 전작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유닛은 그대로 등장하고 이번에 새롭게 등장하는 유닛들도 상당수가
있다(하지만 최고 인기의 죽음의 기사는 이번에 제외됐다). 각 유닛들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수능력이 있다. 물론 전작에서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능력들이 전투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한 마디로 유닛들의 개성이 더 강해졌다.
전작에서 물, 불, 대지, 공기의 4가지 원소로 구분되던 마법은 한 단계
더 발전해 각 종족의 특성인 생명, 질서, 죽음, 혼돈, 자연의 5가지로
분류된다. 각 마법끼리는 상성관계가 존재하며 이것은 전투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스트롱홀드는 기본적으로 모든 마법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의 영웅은 키우기에 따라 드래곤과 정면대결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
유닛은 전작에서는 모두 7레벨의 유닛이 존재했으며 한 도시에서 이
모두를 생산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4편에서는 유닛은 4레벨까지만
있다. 그렇다고 유닛의 종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유닛은 각 레벨마다 2개씩 존재한다. 때문에 오히려 1개가 늘은 것이다. 대신 모든 유닛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레벨에 속해있는 2개의
유닛은 동시에 생산이 가능하지만 2레벨부터는 각 레벨당 오직 하나의 유닛만 생산이 가능하다. 즉 스트롱홀드의 4레벨 유닛인 썬더버드와 베히모스는 둘 중에 하나만이 생산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유닛의 선택적인 생산은 과거에 특정 유닛만이 게이머들에게 사랑 받았다는 점이 반영됐다.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유닛이 선택돼 이른바 왕따 유닛이 없도록 하겠다는 제작자의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하지만 같은 레벨에 있는 두 개의 유닛은 초기에는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골고루 선택이 되지만 결국 하나의 우월한 유닛이 계속 애용되는 유닛 편중현상은 여전하다. 특히 전투시에 기동력이 승패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전투력은 강하지만 기동력이 떨어지는 유닛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의 제목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인걸 보면 영웅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영웅의
시스템도 4편에서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전투시에 영웅이 직접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영웅은 단지 뒤에서 마법만을 사용하고 영웅이 가진 능력에 따라 유닛의 전체적인 능력이
올라간다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영웅이 하나의 유닛처럼 직접 전투에 참가하기 때문에 보다 활동적인 공격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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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리즈처럼 육지와
해상이
나뉘어져있고 역시 공중은 없다 |
또한 과거에는 한 부대에 영웅이 오직 한 명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4명까지 가능하다. 반대로 영웅이 한 명도 없는 부대도 운용할 수도 있다. 그만큼 전투에 있어서 게이머들에게 자율성이 많이 보장되었다.
영웅이 가지고 있는 기술체계도 많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영웅이 익힐 수 있는 기술이 1차와 2차로 나뉘어서 1차는 영웅자체의 능력치와
관계되는 것이 있고, 2차에는 특수기술(주로 부대와 관련있는 것들)로
배열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1차와 2차 모두 특수기술로 바뀌었으며
기존의 승급이 3단계인 것이 5단계로 세분화됐다.
전투의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투의 개념은
기존 것과 같다. 전에는 좌우로 나뉘어서 싸우던 대형을 바꿔서 우측상단에서와 좌측하단에서 전투가 시작된다. 각 유닛의 위치와 대형의
간격은 미리 지정할 수가 있다. 전투에서 민첩성이 높은 유닛이 가장
먼저 공격할 수가 있는 것은 기존의 것과 같다. 대신 반격에 조금 달라졌다. 기존에는 한 번 공격을 받으면 그 공격이 끝난 후에 반격을
했지만 지금은 공격을 받는 동시에 바로 반격을 한다.
다만 적을 공격하더로 반격을 받지않는 특수능력을 가진 유닛의 경우에는 전혀 반격을 받지 않는다. 레인지 유닛이 적을 공격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만일 레인지 유닛과 적 사이에 아군이 있다면 그 공격을 아군이 대신 받게 된다. 그리고 앞에 장애물이 있어도 공격이 힘들게 바뀌었다. 전투 중에 영웅이 사망해도 전투는 계속 진행된다. 만일
영웅이 사망한 후에도 전투에 이겼으면 영웅이 없는 상태에서 부대는
계속 유지된다.
앞서도 밝혔듯이 너무나 많은 부분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에 히어로즈를 했던 게이머라도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제작사는 기존에 히어로즈만의 독특한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다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히어로즈 4가
히어로즈 시리즈만이 가지고 있는 광기에 가까운 중독성을 그대로 보여줄지는 조금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