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기(7)미니시엄 그리고 밤의 꽃 1월 25일
전날 밤에 지역 가이드가 10시에 모인다는 말을 했는데 옆방의 물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샤워를 한 후 제일 먼저 식사를 했다. 닭고기, 감자 튀김 그리고 이름 모를 열대과일이었다. 나는 접시에 음식을 가지고 와서 아내와 함께 야외에서 식사를 하니 다른 맛을 주는 것을 느꼈다.
식사를 한 후에 해변으로 향했다. 어제 산호섬으로 향했던 해변가에는 현지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무척 시원했다. 바다와 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호텔로 돌아왔다. 방에서 체크아웃(Check Out)을 하기 위해서 짐을 꾸렸다. 가방을 들고 나오면서 전화비로 160바트를 냈다. 버스에 올라탄 후에 우리 일행은 미니시엄(minisium)으로 향했다.
그 곳에는 세계각국의 유명한 건물이나 명승지를 축소해서 제작하여 공원으로 만들어 놓아 관람객을 받는 곳이었다. 입구를 통과하자 프랑스파리의 에펠탑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숭례문이라고 쓴 남대문을 보았다. 이 곳 태국은 한국인들이 무척 많이 방문을 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고 가끔 한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미니시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그 곳을 빠져 나온 버스는 고속도로로 올라와 다시 달렸다. 도중에 한 휴게소에 들렸으나 나는 별다른 물건을 구입하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방콕시내에 접어들었다. 한낮이라 자동차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자동차가 많이 밀린다는 말을 들었다. 방콕에는 버스가 두 가지 형태가 있었다. 120 바트를 내는 것과 90 바트를 내는 두 가지가 있는데 120바트를 내는 것은 냉방장치가 잘 된 차이고 90바트를 내는 버스는 유리창이 없어서 그 곳으로 바람이 통하도록 만들은 것이었다.
도로 위에는 Taxi Meter, 톡톡이, 오토바이, 마을버스등 교통수단이 많았다. 태국에서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은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더 많은 교통비를 받는다고 했다. 시내 중심의 도로변에 노상가계가 있는데 물건의 질도 좋지 않고 외국인들은 그 곳에서 물건을 잘못사면 바가지를 쓸 수 있다고 했다. 점심식사는 이태원이라는 한식집에서 했다. 식사가 끝난 후에 Gems Gallery라는 보석가공공장에 도착했다. 거의 모든 패키지 여행이 그러하듯이 가이드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입구에 태국의 고유의 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두 손을 모으며 웃음으로 우리들을 맞았다. 가이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음료수 한 잔과 함께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보석의 채취부터 가공하는 과정까지를 비디오를 통해서 시청을 한 후에 직접 공장을 돌아보았다. 가공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면서 전시판매장으로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무리 싼 것이라고 해도 우리 나라 돈으로 20만원이 훨씬 넘었다. 그 곳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서양 사람들이었다. 실질적으로 중간에서 가공하는 사람들보다도 그 곳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루비, 사파이어가 대부분이었으나 자수정이나 다이아몬드까지 전시되어있었다. 아내에게 선물을 하지 못하는 마음에 속상하기까지 했으나 사실 여행을 오면서 우리들의 지출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곳이기에 그저 가볍게 지나가기로 했으나 일행 중에 한국 돈으로 120만원 하는 목걸이를 사서 목에 걸고 쇼를 연출하는 모습은 나를 기죽이기에 충분했으나 그저 돈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이 곳에 신혼여행을 온 사람들이 이 곳에서 보석을 사는 것에 대한 문제로 싸움을 하고 이혼까지 한다는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행사의 보석공장 안내가 때로는 여행객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자 무장경비원까지 서 있어서 험악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전시효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을 나와서 시내에 들어갈 때 바로 방콕의 러시아워에 걸려버렸다. 시내가 밀리기 시작했으나 서울보다는 훨씬 덜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했고 일부는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전자는 대부분 남자였는데 여자가 운전하는 모습을 보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고가도로에 진입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였다. 우리들이 탄 버스 앞서가던 경찰차에 문제가 발생해서 도로에서 꼼짝못하고 있었다. 앞으로 가려하면 시동이 꺼져서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우리 가이드가 뒷부분의 자동차를 빼면 갈 수 있다는 말과 우리 버스 기사의 협조로 교통 체증이 풀렸다. 방콕 시내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나는 시민들의 무표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고 내일보다는 오직 오늘을 위해서 산다고 한다. 태국의 학교 시스템은 역시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6.3.3.4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대학생도 교복을 입는다는 것이었다. 여학생이 짧은치마와 흰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보기에 좋았다. 태국의 토산품 가게에 도착해서 일행들은 선물을 고르기에 바빴다. 나도 약간의 선물을 준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리 싼 가격이 아니었다. 그 가격 안에는 가이드의 몫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이었다.
물건을 산 후에 저녁식사를 하였다. 고객 대부분이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입구에 '소주 절대 반입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얼굴이 붉게 물들고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그 식당에서 소주를 한 병에 10달러를 받으니 우리 나라에서의 가격에 20배는 되었기에 그런 경고문까지 붙여놓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웃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여행객들은 해외여행을 할 때 고추장과 김 그리고 소주를 가지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 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태국의 한국식당의 경우 거의 모든 경우 상추가 나와서 입맛을 돋궈주었다. 식사를 한 후에 우리들이 묵을 호텔인 'Montein Riverside Bangkok'으로 향했다. 로비에서 잠시 기다리자 가이드가 우리들의 방의 열쇠를 건네주었다. 피곤을 풀기위해 샤워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K선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잠시 후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자들은 호텔에서 남아있고 남자들은 쇼를 보러가자는 말이 나왔다.
현지 가이드와 연락이 닿은 후에 우리들은 택시를 타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갔다. 2층에 자리잡은 곳으로 들어갔다. 관람객의 대부분은 남자들이었고 쇼의 내용은 대단히 선정적이었고 또한 퇴폐적인 부분이 많았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찾은 곳이었는데 쇼가 진행되면서 그 쇼에 참여하는 여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동작으로 촛불까지 꺼지고, 병 뚜껑이 열리고, 그 안에서 테이프가 나오고, 담배가 타 들어갔고 심지어는 체위별로 연출까지 했다. 쇼 구경을 마친 후에 일행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성은 아름다운 것인데 도구화되는 모습이 우리들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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