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땅끝 고흥반도 서남단에는 녹동항이란 바다낚시로 유명한 항구가 있다.
이 녹동항에서 약 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떠 있는 섬이 바로 국립나환자
병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소록도이다.
소록도는 둘레가 14km 정도 되는 작은 섬인데, 완만한 해안선을 따라 송림이
울창한 백사장이 있어 경치가 뛰어나고, 좋은 기후와 비옥한 토양 덕분에 각
종 관상수들이 자라고 있는데, 이러한 입지적, 기후때문에 일찍부터 건강이
좋지않아 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마주보는 녹동은 지형이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사슴의 머리에 해당하므로 녹
두 또는 녹도라고 하다가 지금처럼 녹동이 되었다는데, 소록도라는 이름은
'작은 녹도'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그래서 '작은 사슴 섬'이라는 예쁜이름을
가졌다.
소록도는 주거지역이 1번지와 2번지로 나뉘어 있는데, 1번지는 직원 거주지역
이고, 2번지는 소록도 주민거주지역이다. 1번지는 일반인 출입이 자유로우나,
2번지는 병원측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곳 소록도에는 국립소록도 병원이 있다.
흰 모래밭과 푸른 솔밭이 어우러진 바닷가와 속이 말갛게 비쳐 보이는 푸른바다,
타오르는 불꽃 같은 황금편백이나 실편백, 히말라야 삼나무, 그밖에 동백이나
매화, 진달래,영산홍 등 철철이 꽃을 피우는 꽃나무들, 조경에 관한한 두번째
가라면서러울정도로 아름다운 공원이 시선을 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공원 주변에는 애환가득한 나환자들의 설움이 여기저기
배어있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 바로 이 소록도다. 나병 즉 한센씨병 환자
들의 한 맺힌 낙원인 것이다. 1916년에 자혜의원이라는 간판을 걸고 첫발을
내디뎌 이듬해에 정식으로개원한 뒤, 초대 원장은 일본인 아리카와 도루.
한때 6,000여 명에 이르렀던 나환자들이 공원가꾸기에 동원됐다.
섬 가운데 벽돌 공장을 세우고 거기서 만든 벽돌로예배당, 회관, 치료실,등
각종 건물 50여 동을 지었으며 진도, 완도, 대만 등지에서 보기 좋은 관상수와
바위들을 옮겨왔고 섬 일주도로까지 닦았다.
6,000평에 이르는 중앙공원은 대부분 4대원장 수호가 재임하던 기간(1933-1942)에
이루어졌다. 그는 환자의 칼에 맞아 비명에 갔다.
해방이후 조창원 원장이 벌인 '오마도 간척사업'에 또한번의 당신들의 천국사업이
펼쳐진다. 아무튼 소록도의 역사는 이제 1천2백여명의 환자가 음성환자로 치료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몇해전 당시 보건사회부가 소록도를 정신질환자치료센터로
전환할것이라 하여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뭍에 아주 가까운 섬이면서 연륙사업에서 제외된, 아름다운 공원을 갖고 있지만
웬지 그 아름다움이 숨어있는 듯한 소록도의 미래를 한번쯤 공원을 거닐면서 예측
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 교통편
직행버스; 광주 - 녹동 2시간 30분
순천 - 녹동 1시간 30분
* 드라이브 코스
1) 호남고속도로 - 주암 교차로 - 27번 국도 - 벌교읍 - 벌교역앞 - 2번 국도
- 400미터 지점 좌회전 - 15번, 17번 공용국도 - 고흥읍 - 15번국도 - 동래도
2) 호남고속도로 - 주암 교차로 - 순천I.C. - 2번 국도 - 벌교읍 - 벌교역 -
2번 국도 - 400미터 지점 좌회전 - 15,17번 공용국도 - 고흥읍 - 27번 국도 - 녹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