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다. 쪄도 보통 찌는 게 아니라 푹푹 찐다. 가마솥더위란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 요즘 날씨다. 밤과 낮의 구분도 없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찬 음료나 어름과자 등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한뼘의 그늘을 찾아, 한줄기 에어컨 바람을 찾아 천걸음도 마다하지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의 효과는 그때뿐이다. 이렇게 지독한 더위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원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옷을 갈아입는 것도 그중 하나. 몸에 칙칙하게 달라붙는 옷일랑 훌훌 벗어던지고 상큼시원한 옷으로 바꿔 입는 것이다.
#여성은 속옷부터 갈아입어라
과거 여름철은 패션 상품의 비수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런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다. 신소재 개발과 다양한 디자인 덕에 좀더 시원하게 입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올여름 여성들의 노출 패션은 안이 비치는
시스루 타입은 물론 아예 다른 옷을 겹쳐 입어야 할 정도로 가슴과 등 부분이 깊게 파인 것이 많다. 이처럼 노출 폭이 큰 옷에는 굳이 속옷을 감추려 하지 말고 레이어드(겹쳐입기)로 아예 비치게 하거나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맵시를 살리는 길이다.
비비안 상품기획부의
김진복 팀장은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노출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화려한 프린트로 디자인된 속옷을 받쳐 입으면 보기에 흉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성의 선택은 쿨비즈룩
여름철 비즈니스 패션의 대안으로 ‘쿨비즈룩(Coolbiz look)’이 급상승하고 있다. 시원함·멋짐을 의미하는 ‘쿨(Cool)’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쿨비즈룩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의복착장 캠페인에서 나온 말이다. 타이와 슈트·재킷을 벗으면 체감온도를 2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식이다.
쿨비즈룩의 포인트는 슈트나 재킷을 벗는 것. 그런 만큼 무엇보다 셔츠의 선택이 중요하다. 셔츠는 칼라 부분이 잘 정돈돼 보이면서 입체적인 볼륨감이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좋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화이트·블루 컬러가 무난하며, 옅은
파스텔 컬러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특히 버튼다운 칼라나 클레릭 셔츠는 스마트한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타이 대신 포켓칩으로 마무리하면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살릴 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조연숙 연구원은 “쿨비즈룩은 시원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패션을 의미한다”며 “격식있는 비즈니스룩을 연출하면서 체감온도를 떨어뜨리고,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 방지에도 기여하는 1석3조의 패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열대야, 물렀거라∼
한낮의 더위로 피곤한 직장인들의 단잠까지 앗아가는 한여름밤의 불청객 열대야. 이 후텁지근한 열대야를 시원하게 보내려면 여름 잠옷을 잘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울 때는 벗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지만, 잘 때는 오히려 입는 것이 더 시원하다. 옷을 벗고 자면 몸의 땀이 이불에 흡수돼 습윤열이 발생하는 반면 잠옷을 입으면 몸의 땀이 잠옷에 흡수돼 습윤열 발생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물론 소재는 흡습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것이라야 한다. 몸에 감기지 않는 리플 원단이나 아사·모시 등을 합성해 까칠까칠한 촉감을 주고 땀 배출이 잘 되는 것이면 금상첨화.
좋은사람들 마케팅팀의 강철석 대리는 “아사 원단은 착용감이 부드럽고 땀 흡수율이 높아 위생적”이라며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가공한 리플 원단도 몸에 달라붙지 않아 여름에 인기가 많은 소재”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