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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13
S#1. 김훈 사무실 밖
전회와 이어지고...
도영 : (천천히 팔을 풀며) 나중에 너를 위해서 내가 들어가는 거야...
준혁 : (다시 잡고, 발끈) 위해주는 거 필요 없다고 했지?!
도영 : 내가 왜 니 말을 들어야 돼? 나도 내 방식, 내 원칙대로 해.
도영, 뿌리치고 들어가는데... 준혁, 당황하고...
S#2. 김훈 사무실
윤진,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고....
고변, 윤변, 다음 상황을 기다리고....
합의서를 보던 김훈, 순일 처에게 넘겨준다.
김훈 : (윤변을 보곤, 감정없이) 조건은 나쁘지 않습니다...
순일 처 : (서류를 보다 싸인 할 듯 내려놓으면) ...
윤변 : (만년필 뚜껑을 열어 건네며) 이걸로 하시죠. 합의금은 바로 입금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순일 처, 한숨을 내쉬며 싸인 하려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도영...
윤진 : 선생님...
김훈, 순일 처, 윤변, 고변, 돌아보고....
도영 : (문 앞에 서서) 아주머니....
순일 처 : (흔들리는 듯 가만히 보는데) ...
고변 : 아, 일단 싸인부터 하시고... (서류를 순일 처 만년필 밑으로 밀고)
윤변 : 하세요. 하시는 게 여러 사람한테 좋습니다.
순일 처, 윤변을 쳐다보면, 윤변, 어색하게 웃으며 고변을 바라본다.
고변,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어서 하라는 표정...
김훈, 도영을 믿음직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도영, 간청하듯 바라보고
윤진, 도영과 순일 처를 바라보고....
순일 처, 다시 도영을 보더니 만년필 뚜껑을 닫는다.
고변과 윤변, 기겁하고.....
도영, 눈을 감고... 윤진, 감동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김훈 : 이제 이건 필요 없겠네요. (서류를 찢고는, 드림팀을 바라보는데)
순일 처 : (곧은) 죄송합니다...
고변 : (음 하며 기침을 하고) 참 좋은 기회였는데... 유감이네요. 가지.
윤변 : (열 받지만)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신 거 같네요. (일어나고)
김훈 : (일어서며) 법정에서 뵙겠습니다. (하며 만년필을 윤변에게 건네고)
S#3. 김훈 사무실 밖
고변, 윤변, 열 받아서 나오고 있다.
고변 : 최도영이지?
윤변 : 네...
고변 : 대체 생각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하고 건물을 올려다보고)
윤변 : 이해가 안 가네요. 어떻게 자기 무덤을 팔 수가 있지?
S#4. 달리는 차
준혁, 화가 나서 운전해 가고 있다.
S#5. 김훈 사무실
도영, 순일 처, 윤진, 김훈,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다.
순일 처 : 잘 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네요.
도영 : 잘 하신 게 되도록 해야죠. 앞으로... 저도 제가 힘이 될 수 있는 일은 도와 드리겠습니다.
순일 처 : 선생님...
김훈 : 고맙습니다. 두 분 모두 어려운 결정 해주셨네요. 당장은 진실이 가려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실은 반드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인 겁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 밝혀낼 수 있습니다.
윤진 : (도영을 보고 걱정스런) 괜찮으시겠어요?
도영 : (끄덕이고) ...
김훈 : 결전을 위한 세팅이 되는 것 같네요. 최교수님이 증언 결정을 하셨고,
윤진씨도 아버님을 통해서 감정 증인을 구해주시기로 했으니까.
도영 : (윤진을 보면)
윤진 : 저도 힘이 돼야죠...
김훈 : 오늘 재판 때문에 다들 진이 빠지셨을텐데... 식사나 같이 하시죠.
S#6. 부원장실
용길, 곰곰이 생각에 빠진 얼굴이고...
준혁, 분을 삭이는 얼굴인데...
용길 : 이주완 과장이 이랬을라나? 아랫사람 컨트롤 안 되는 심정이 말야...
준혁 : (뜨끔해지는) ...
용길 : 답답해서 농담한 거야. 근데 최교수 점점 날 뛸텐데 어쩌지...
준혁 : (곧은) 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저쪽 소취하 놀음에 잠시 휘둘린 것 뿐이지
최교수가 나설 수도 있다는 걸 예상 못한 것도 아니구...
용길 : 안 나서게 했음 더 좋았잖아. 좀 잘 달래보지... 뭘로 자극 했길래 방방 뛰게 만들었어?
준혁 : (황당한) 아니 그게...
용길 : (쓱 빠지듯) 병원에서야 구슬리는 차원에서 특실 내주고 위로금 주겠다 한 건데...
그걸로 최교수가 저러진 않을 거란 말이지...둘 사이에 뭐 있는 거 아냐?
준혁 : (관두자 싶은) 최교수 문젠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근데... (하는데)
용길 : 우리 변호사들? 잔소리 하겠지... 병원 식구도 못 막았다고...
준혁 : 네...
용길 : 근데 그런 문제는... (하는데)
노크 소리 나면서 동시에 고창길, 윤변 들어오는데...
윤변 : (흥분해서) 아니 장과장, 도대체 어떻게... (하는데)
용길 : (쑈한다) 그렇게 말했는데 친구하나 제대로 구어 삶질 못해!!
준혁, 깜짝 놀라고.
고창길, 말을 못하고 멈춰 버리고... 이변, 윤변 얼었는데...
용길 : 장과장 한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쓰는지 알아 몰라? 여기 변호사님들을 얼마나 어렵게 모셨는데...
병원에서 그만큼 지원해주면 장과장도 뭔가 해야지. 사람이 말야... 받을 줄만 알아서 되겠어?!
이분들 할 일이 태산인 분들이야. 고생시킬 분들이 아니라고. 손 발이 맞아야 일을 하지... 다 관두까?
S#7. 용길의 교수실 앞
준혁, 굳은 얼굴로 나와 문 닫으면서 씩 웃고 내처 걸어가는데...
S#8. 병원 앞
도영, 걸어오다 고개 들어 병원을 바라본다.
병원의 위용이 거대하게 느껴지고...
도영, 마음을 다잡고 병원으로 걸어들어 간다.
S#9. 용길의 교수실
변호사 팀들 앉아 용길을 달래는 꼴인데...
고창길 : 최도영 교수가 나온다 해서 크게 달라질 거 없습니다.
윤변 : 어차피 병원 사람들이 주로 증인이 되고 증언도 하는 거니까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막아 주시면 되는 겁니다.
감정증인 문제도 미리 준비를 해주시구요...(하는데)
용길 : 우리가 증인도 막아주고...감정증인도 설정해주고...변호사님들은 잘 나오는 펜들고 서류 작성만 해주시면 되겠네요.
윤변 : (움찔해지고) 무슨 말씀을... 저쪽에 이주완 과장 딸이 개입 돼 있는 게
아무래도 미심쩍단 생각이 들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용길 : (픽 웃으며) 이주완?
고창길 : 같은 간담췌 쪽이니 오죽 잘 알겠습니까? 근데 이주완 과장을 부장님만큼 잘 아는 분이 또 계십니까?
(씩 웃는데...)
용길 : 잘 알지... (곰곰이)
S#10. 주완의 집 거실
주완, 전화 받고 있고... 주완처, 뭔가 하고 앉아 듣고 있는데...
주완 : 저야 남는 게 시간인데요... 부원장님 편한 시간으로 하시죠? ...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끊고)
주완 처 : 부원장이 왜요?
주완 : 글쎄... 병원이 어수선하니까 그런 거 같은데...
주완 처 : 근데 왜 당신을 보재? 당신은 이제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주완 : 그런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일이란 건 연륜이나 경험에서 우러나야 풀리는 거야.
오죽 답답했으면 날 보자고 했을까... (일어나 서재로 가고)
S#11. 준혁의 교수실
준혁, 들어오다 깜짝 놀라는데... 용길이 소파에 앉아 책자를 뒤적이고 있다.
준혁 : 하실 말씀 있으시면 부르시죠...?
용길 : 이주완 과장 딸이 시민 운동한다고 했나?
준혁 : 네. 아... 지난 번 법정에서 잠깐 봤는데 크게 개입하는 거 같진 않았습니다.
용길 : 크게 개입하기로 했나봐. 저쪽 편 앞에 나서고 있더라든대 뭐...
준혁 : (놀라고) 비슷한 쪽 일이라 관심 정도 두는 거 아닐까요?
용길 : 관심은 모든 일의 시작이야. 참... 걸리는 거 많네...
준혁 : 네... 그럼 이주완 과장님 쪽 일은 어떻게 하시게요?
용길 : 그쪽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야지. (웃고) 근데 최교수는 내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을꺼라 자네한테 맡기겠는데
어떻게 알아서 하겠다는 거야?
준혁 : 잘 알아서 해야죠... (각오를 다지는 표정인데...)
S#12. 몽타주
준혁, 곧은 표정으로 운전하는데...
주완, 기분 좋은 얼굴로 운전하며 가는데...
용길, 자리에 앉아 결재하다 도영이 올린 결재를 보류에 던지고 바로 일어나 옷을 갈아 입으며 방을 나서고...
S#13. 휴게실
도영과 은혜, 마주 앉아 있는데...
은혜, 커피 잔만 만지작 대고...
도영 : 어떤 생각하는지 알아...
은혜 : 아뇨. 모르시는 거 같애요. 아신다면 이러실 순 없죠.
도영 : ... 연구는 계속 할 거야.
은혜 : 어떻게 계속 해요. 병원을 두둔해도 시원찮은데 반대 입장에 서겠다는 교수님한테... 연구 지원이 될 꺼 같애요?
도영 : 최대한 피해가지 않도록 할게. ... 연구... 난 빠지더라도 계속 진행 할 수 있게 할 거야. 걱정 마.
은혜 : (기막힌) 교수님...제가 연구 못해서 이러는지 아세요? 교수님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그 시간들을 다 버리게 되는게
무섭고 싫다는 거예요. (그렁해져...)
도영 : (고개 숙이는데...)
은혜 : 더 싫은 건... 제가 교수님 하시겠단 일에 적극 도와드리겠단 말을 못하는 입장인 게 더 싫다구요. (확 뛰쳐나가고...)
도영 : (마음이 아픈데...)
S#14. 도영의 집 현관 (밤)
도영 처, 문을 열면 준혁이 서 있다.
도영 처 : 어머, 장선생님... 민아 아빠... 아직 안 들어왔는데...
준혁 : 제수씨한테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도영 처 : ...?
S#15. 와인바
희재, 용길과 주완에게 와인을 따라주며...
희재 : 두 분 오랜만에 함께 오셨네요.
용길 : 그랬나?
주완 : 제 느낌으로도 몇 년은 된 거 같습니다.
희재 : 그럼, 말씀 나누세요. (가고)
주완 : (미리) 요즘 병원이 어수선해서 맘 고생 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
용길 : 저는 이과장님이 영원한 명인맨인 줄 알았습니다.
주완 : 네? 무슨 말씀입니까?
용길 : 그게... 최근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서요...
주완 : ...?
S#16. 김훈 사무실
김훈과 회의를 하고 있는 윤진, 윤변이 준 증거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윤진 : (형광펜으로 줄치며) 이렇게 줄쳐서 주면, 다른 부분은 안 읽어도 될텐데... 판사님들도 힘드시겠네요.
김훈 : 법정 자료에는 적재적소에 무지개 색깔 줄이 쳐져 있어요. 재판부에서 읽기 좋게.
근데 우리한텐 읽고 고생 좀 해봐라 하고 준 거죠.
윤진 : 아무리 상대편이지만 너무했다.
김훈 : (웃고) 그래도 윤진씨가 전문가 수준이라 일이 수월한데요, 뭘. 혼자서 자료 읽을 땐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더니...
윤진 : 저도 잘 몰라요. 할아버지하고 아빠한테 들은 풍월이 좀 있는 거지.
김훈 : 어쨌든 저보단 낫잖아요.
윤진 : 이 자료, 집에 가져가서 볼게요. 모르는 거 있으면 아빠한테 좀 여쭤 보구요.
(각오를 다지듯) 감정 증인 문제도 해결해야 잖아요.
S#17. 도영의 집 거실
준혁과 도영 처, 커피를 마시며 대화 중인데 민아, 방에서 문을 빼꼼 열고 본다...
도영 처 : 민아야, 엄마 얘기 중이잖아. 동화책 읽고 있어.
민아 : 네... (문 닫히고)
준혁 : 많이 컸네요.
도영 처 : 네... (하다 걱정스런) 그래서요? 하시던 말씀 계속 하세요.
준혁 : 제수씨도 알겠지만 최교수하고 저 여기까지 함께 왔잖아요. 그래서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구요...
제수씨 만나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가정을 꾸려왔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도영 처 : 그럼요...
준혁 : 최교수, 증언하면 모든 걸 잃어요. 저한테야 소송은 이기고 지는 문제이지만, 도영인 달라요.
승패와 상관없이 병원을 상대로 증언을 했다는 것만으로 조직 사회에서 떨어져 나가게 될 겁니다.
도영 처 : (덜컥하는) ...
준혁 : 게다가 최교수 증언은 이 소송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
도영 처 : 근데 왜...?
준혁 : (답답한 척) 도영이 잘 아시잖아요. 마음 여리고... 남 생각 많이 하는 거... 유족에 대한 동정심이 커요.
물론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하며 눈치를 보는데...) 사실 제가 당사자지만 잘못도 없으면서 이렇게 제수씨 앞에서
얘기 꺼내는 거 쉬운 일 아닙니다. 오죽하면 찾아왔겠어요. 도영이 말려 주실 분... 제수씨밖에 없습니다.
도영 처 : (눈물 닦고)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제가 알아서 할 게요.
준혁 : 도영인 좋은 의사이고, 좋은 친굽니다. 둘 다 잃고 싶지 않아요.
도영 처 : (끄덕이고...)
S#18. 다시 와인바
주완,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
용길 : 장준혁한테 앙심을 품고, 딸을 이용해 복수에 나섰다... 이게 병원에서 돌고 있는 얘깁니다.
주완 : (놀라는) 아니 무슨 그런...
용길 : 그래도 아버지가 뼈를 묻은 병원인데다... 장과장한테 수술도 받았다면서...
따님이 지나치게 경우에 어긋난 거 아닌가 싶네요...
주완 : ...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식은땀이 나는데...)
용길 : 요즘 여기저기 자리를 알아보시고 계신다는 소리가 들리든데...
주완 : (덜컥해지는데...)
용길 : 이 동네가 워낙 좁아서 한 사람 건너면, 다 알잖습니까? 이런 마당에 추천을 해드리고 싶어도
이과장님에 대해 좋지 못한 선입견이 나돌까 심히 걱정 되네요. 사람이라는 게 감정의 동물이다 보니...
주완 : 그...렇죠...
용길 : 아니, 제가 꼭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모두 병원의 명예를 생각하고 움직이니까
과장님께서도 동참하셔야 앞날이 평탄치 않겠습니까...?
주완,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의자 팔걸이를 꽉 잡는데...
S#19. 주완의 집 거실
주완, 술을 계속 들이키고, 주완 처, 기가 막힌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문소리가 나고.... 서류를 한 아름 안고 윤진이 들어온다.
윤진 : 아직 안 주무셨어요? 그렇잖아도 아빠한테 드릴 말씀...(하는데)
주완 처 : (흥분된) 너, 이리 와봐!
윤진, 왜 이러나 하는 얼굴로 오는데... 주완, 벌떡 일어나 따귀 때린다.
윤진, 그 자리에 얼어붙고...
주완 처, 기겁을 하는데...
주완, 부들부들 떨고...
주완 : 너 요즘 뭐하고 다녀?
윤진 : (감오고...더하듯, 서류 꺼내며) 감정증인 좀 소개시켜 주세요.
주완 : (서류를 뺏어 패대기치며) 당장 그만 못 둬!!
윤진 : (탁 보는데)
주완 : 아빤 명인대학 명예교수이고 의사야. 넌 내 자식이고 그런 니가...
윤진 : (자르고) 뭐가 겁나시는데요?
주완 : 뭐야?!
주완 처 : 너 입 못 다물어?
주완 : 또 다시 이 일에서 니 이름 나오면 그땐 너 안 봐. (서재로 가고)
윤진 : (이를 앙다무는데...)
주완 처 : 니가 제 정신이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는데)
윤진 : (휙 돌아 방으로 가서 문을 쾅 닫는다)
주완 처 : (기가 막혀... 소파에 털썩 앉고) 자식이 아니라 웬수야... 웬수...
S#20. 도영의 거실
불꺼진 거실에 도영 처,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고...
도영, 모르고 들어와 2층으로 가려는데...
도영 처 : 증언 하지 마...
도영 : (놀라 돌아보고...)
도영 처 : 하지 마. 나 분명히 얘기 했어... (하며 민아 방으로 가려는데)
도영 : 어떻게 알았어...?
도영 처 : (앞만 보고...)
도영 : 여보...
도영 처 : (보지 않고) 미안하다고 하지 마. 무슨 말해도 이번엔 당신 뜻 못 따라 줘.
도영 : 증언한다고 해서 나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
도영 처 : (탁 보고) 아니라구? 어디가 다치고 피가 나야 상천 줄 알아? 어쩜 이렇게 당신 생각만 하니? 나하고 민아는...
우린 언제까지 두 번째 여야 하는데? (그렁해지고)
도영 : 민아 엄마... (손 잡는데...)
도영 처, 뿌리치고 민아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도영, 미안해지고...
INS) 준혁의 집 (아침)
S#21. 준혁의 집
준혁, 옷 갈아입는데... 수정, 하품을 하며 와서 본다.
준혁 : 더 자지 왜?
수정 : 좀 이따 나도 나가야 돼. 회장님하고 골프치러 가기로 했거든.
준혁 : 그래? 부인회에 도는 얘기 없어?
수정 : 왜 없어? 맨날 자기 얘기지...
준혁 : 뭐라는데?
수정 : 남 얘기 같지 않다 그러지. 오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
준혁 : (신경질적으로 탁 보는데)
수정 : 근데 우리 남편은 절대 오진 같은 거 안 한다고 내가 단단히 얘기했어. (웃고)
준혁 : (참는 듯) 그런 얘기 한 번 더 나오면 부인회 나가지 마.
수정 : 왜?
준혁 : 상대 할 필요 없는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말라고. 알았어?
수정 : 어...
준혁, 확 나가고...
수정, 그 서슬에... 조용히 쫓아 나가는데...
S#22. 원용민 교수실 (정운의과대학)
윤진, 앉아있고, 가운차림의 원용민 교수(60대) 커피를 가져와 건네며 앉고...
원용민 : 여기 온 거 아빠 아시니?
윤진 : 이건 아빠하고 상관없는 일이에요.
원용민 : 하지만 상대는 아빠가 근무했던 병원이고, 장준혁은 제자잖니.
윤진 : 아저씨, 아니 교수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일이에요. 여기에 다른 이유나 조건은 없다고 생각해요.
원용민 : 아빠한테 허락 받아 와. 그럼, 장준혁인지 하는 녀석 혼쭐 내줄게. (일어서는)
윤진 : (약 오르고) 저는 교수님이 정의에 스셨으면 해요. 마음속에서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면요...
원용민 : (윤진을 다시 보고) ...
윤진 : 저는 교수님이 아빠 친구 분이라서 온 게 아니라 우리 쪽 감정증인으로서 가장 적합한 분이라 생각해서예요.
내일 다시 찾아뵐게요.
원용민 : (황당하고) 또 온다고?
윤진 : 해주신다고 하실 때까지만 올게요. (단호하고)
S#23. 주완의 거실
물소리와 함께, 화장실에서 나오는 주완...
주완 처 : 빈 속에 술을 마신다 했지 내가...
주완 : (멋쩍고) 윤진인?
주완 처 : 어느새 나갔더라구요. 걱정 말아요. 저도 속이 있는데 설마...참, 전화 왔었어요. 회장님한테서...
주완 : (놀라는) 뭐? 뭐라셔?
주완 처 : 몰라요, 전화 해 달래요. (핸드폰 건네고)
주완 : (불안한) 그래? (망설이고)
주완 처 : 왜요? 뭐 걸리는 거 있어요?
주완 : 아, 아냐... (핸드폰 잠시 들고 생각) ...
주완 처 : (답답해서 뺏고) 뭐하고 계세요...(버튼을 누른 뒤 귀에 대준다)
주완 : (긴장해서) 아! 회장님... 네, 네... 산책 좀 하고 들어왔습니다.
주완 처 : 화장실에 있다고 했는데...
주완 : (인상 써주고) 아, 하하하... (긴장) 네, 네...
주완 처 : (궁금해서 귀를 갖다 대고) ...
주완 : (피하며) 네, 네... 감사합니다. (벌떡 일어나고) 네... 병원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제 여생을 모두 바치겠습니다.
주완 처 : (소리 안나는 박수를 치며, 속삭이듯) 여보... 축하해요, 축하해...
주완, 허공에 대고 계속 인사를 하면서 통화를 하는데...
S#24. 엘리베이터
출근하는 용길 타고 있고... 준혁, 타는데...
말 없이 서 있다가 다른 사람들 내리면...
준혁 : 이주완 과장님은 알았다고 하세요?
용길 : 말이야 그렇게 하는데...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 자리 잡으면 가만 있을 사람이 아니야.
준혁 : 설마...
용길 : 어떻게든 복수할 기회를 찾지 않겠어? 강펀치를 맞고 나갔는데...그것도 아랫사람한테... (내리고...)
준혁 : (생각에 빠지는데...)
S#25. 준혁의 교수실
준혁, 이변을 만나고 있다. 준혁, 명단이 적힌 이름들을 보고 있는데...
이변 : 그 중에 이주완 교수와 친분이 있다는 세 사람으로 압축해본 결과 원용민, 양중석, 윤선원 중에
양중석 교수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준혁 : (가만히 듣기만 하면서 생각하는데)
이변 : 우선 담췌장 질환에선 내노라하는 실력도 갖춘데다, 췌장암 수술 가이드라인도 만들었구요.
그래서 양준석이 나오면...(수첩보는데)
준혁 : 원용민 교수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이변 : 네?
준혁 : 실력이나 모든 면에서 귄위자고 이주완 과장하고 동문수학한 사이라 막역한 면이 있어요...
이변 : 그 분은 이런 일에 나설 사람이 아니라는 정보가 있던데...
만약 원용민 교수가 나온다면 워각 막강해서 우리 쪽에 세울 대항마를 찾기 힘들 겁니다...
준혁 : 힘들다... (곰곰이...)
S#26. 주완의 서재
주완, 거실을 서성이며 안절부절인데... 주완 처 외출 차림으로 나온다.
주완 : (짜증섞인) 윤진이한테 전화 한 거야?
주완 처 : 금방 온다고 했다니까요. 그러게 그렇게 맘 쓰일 걸 왜 다 큰 애한테 손찌검은 해요?
주완 : (멋쩍고) 어디가?
주완 처 : 동창회에 원장 사모님 된 거 자랑하러 가요. (나가는데...)
윤진 : (현관을 들어오는데 표정 굳어있고...)
주완 : (안 기다린 척 얼른 소파에 앉고)
주완 처 : 너 말 대꾸 말고 ‘알았습니다’ 해? (나가고)
윤진 : (주완 앞에 서서 다른 쪽만 보는데)
주완 : 하는 일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 거야?
윤진 : 무슨 상관이세요.
주완 : 뭘 좀 알아야 돕던지 말던지 하지...
윤진 : (놀라보고) 아빠...
주완 : 아빠가 아예 안 도와주겠단 게 아니야. 신중하자는 거였지...
윤진 : 정말? 정말 도와주실거예요?
주완 : 싫으면 그만 두고...
윤진 : (좋아서) 아빠... (안기고) 진작 그러시지. 원교수님 만나고 왔는데...빨리, 지금 빨리 전화해주세요. 네?
(하며 전화기 마구 건네고)
주완 : 급하기는... (하면서 웃고. 전화하는데...) 원교수, 나야 이주완이...
S#27. 도영의 연구실
도영,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 보려다... 휴대폰 거는데... “민아엄마” 뜨고...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만 들리고... 도영, 걱정이 되는데...
은혜, 다가와 모니터에 포스트 잇 붙이고 간다.
내용 “부원장님이 오시래요!”
도영, 은혜를 돌아보다 나가고...
은혜, 실험하는 척 하다 손을 탁 놓는데...
S#28. 용길의 교수실
부원장, 도영과 앉아있고... 비서, 커피를 내려놓으면...
용길 : (친절하게) 설탕 타나?
도영 : 아닙니다. 됐습니다.
용길 : (설탕 타며) 연수는 왜 안 갈라 그래? 증인으로 나서는 거 때문에?
도영 : 죄송합니다.
용길 : 증언하고 가면 되잖아? 그거하고 그거하고 무슨 상관있어?
도영 : ...
용길 : 이번 일은 장과장 부재 중에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거였잖아. (표정 살피면)
도영 : (표정 변하고)
용길 : 이런 게 소송까지 이어지다니 참 같은 의사로서 동정을 금치 못하겠어.
말이야 바른 말로... 그런 일이 최교수한텐 닥치지 않으란 법없잖아. 안 그래?
도영 : ...
용길 : 나도 부원장의 입장을 떠나 의사로서 말하는데...
최교수 증언이 자칫해서 전도유망한 의학자의 학문적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안타까운 거야... 내가...
S#29. 수술실
준혁, 건하, 민승, 동일과 수술을 하는데...
준혁 : 박선생.
건하 : 네.
준혁 : 오랜만에 같이 하는 거라 어색해? 왜 말이 없냐?
민승 : 그 새 손이 곰발바닥 되신 거 아니예요?
건하 : 감회가 새로워서요. 제가 집도하는 것도 좋지만 과장님하고 할 때가 맘이 편했던 거 같습니다.
동일 : (농담하는) 잘못되면 과장님께 다 떠 넘기실려 그러죠?
하는데, 순간 분위기 싸해지고...
준혁 : 염...
동일 : 전 그런 뜻이 아니라...
준혁 : 오늘 장문합 니가 해.
동일 : (놀라) 네?
준혁 : 싫어? 내 힘도 다 됐나부다... 뭘 시켜도 이젠 좋아하지도 않고...
동일 : 아닙니다. 과장님... 할게요... 해 볼게요... (좋아라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수술이 진행 되는데...
S#30. 용길의 교수실
도영 : 증언으로 장과장한테 피해가 간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용길 : (차 마시다 멈칫하는데) 무슨 피해? 결정타라도 쥔 거처럼 말하네?
도영 : (감추고) 전... 진실만을 말할 겁니다.
용길 : (기막힌) 글쎄 그 진실이 뭐냐고? ...(하다) 둘이 친구 아냐?
도영 : (순간 흔들리는 듯) 이 문제하고 결부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용길 : 뭐가 있긴 있구만...
도영 : ...
용길 : 난 자네가 장과장하고 우리 병원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도영 : ...
용길 : 그게 자네들 꿈이지 않았나?
도영 :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습니다.
용길 : (싸늘하게) 알았어. 자네 뜻대로 하고 싶으면 해. 하지만 자네 증언으로 우리 병원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라도
생기면, 자네가 병원에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지도 몰라.
도영 : (각오한 듯) 네... (하고 나가고)
용길 : (커피 잔을 든 손이 떨리는데...)
S#31. 부원장실 밖
도영, 문을 닫고 잠시 문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는데...
S#32. 준혁의 교수실
준혁, 건하, 민승, 동일 모여 앉아 얘기 중인데...
준혁 : 오늘 술 한 잔 사줄까?
건하 : 아닙니다. 당분간 일이 없어도 병원에 있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준혁 : (흐뭇하다) 그래? 그럼, 야식 좀 그럴 듯한 걸로 좀 시켜서 먹어. 의국장은 운영비 아끼지 말고.
민승 : 팍팍 쓰겠습니다.
동일 : 정말이죠...?
하는데, 도영 들어오고...
도영 : 얘기 좀 하자.
의국원들 인사하고 나가고... 도영, 마주 앉는데...
도영 : 우리 집... 건들지 마라.
준혁 : ...
도영 : 이건 우리 문제고... 병원 문제야.
준혁 : (답답한) 넌 어떻게 된 게 너 밖에 모르냐? 제수씨, 민아 생각 안 해? 너 하나 보고 사는 가족을 생각해야지?
도영 : 그런 걱정 해달라고 한 적 없어.
준혁 : 니가 해달래서가 아냐. 내가 걱정 돼서 찾아 간 거야. 너하고는 하도 말이 안 통해서 제수씨한테 좀 말리라고 했다.
도영 : 이유가 뭐야?
준혁 : 뭐?
도영 : 니 아랫사람들이 피해 보는 것도 외면하겠다면서 나 하나 걱정돼서 그럴 리가 없잖아?!
준혁 : (밖에 들릴세라, 누르듯) 말 조심해...
도영 : 너하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아... (일어나는데)
준혁 : 그래. 이렇게까지 오게 된 거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해 보자.
도영 : 이건 게임이 아니야.
준혁 : (일어나) 의미로 두는 것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하자구.
도영 : (기가 찬데...)
S#33. 와인바 (저녁)
주완, 주완 처와 자리에 앉아서 대화 중이다.
주완 처 : 뭐 이런 델 왔어요?
주완 : 병원에 있을 때 가끔 들렀던 곳이야.
주완 처 : 병원장 되니까 옛날 생각이라도 나셨나보네...
주완 : 그런 것도 있고... 잃어버렸던 내 자신을 다시 찾은 거 같아 좋으네.
주완 처 : 어련 하시겠어요. 축하드려요. 나도 이제 원장 사모님이라 좋아요.
희재 : (와서 와인을 세팅하고) 원장님 되신 거 축하 드려요.
주완 : 아, 뭘... 오늘은 애들 좀 안 오나? 있으면 술 한 잔들 사주려고 일부러 왔는데...
희재 : 그러셨어요. 요즘은 잘 안 오시든데... 바쁜가 봐요. 제가 원장님 되셨다고 소문 내드릴게요.
주완 : 아냐. 뭐 그럴 꺼 까지 없어...
희재 :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가고)
주완 처 : 왜 이리 오자고 했는지 알겠네...
S#34. 준혁의 교수실
준혁, 옷 갈아입으며 통화 중이다.
준혁 : 오랜만에 둘이 한 잔 하자. 집에서 볼래, 바에서 볼래?
희재 : (F) 안 오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이주완 과장 부부 와 있거든. 어디 병원장이 됐다는 거 같네...
준혁 : (시선이 탁 허공에 부딪치는데)
S#35. 의국
상일, 건하, 민승, 동일, 의국원들 모여 야식 시킨다고 떠들어 대고 있는데...
민승 : 그래도 살살... 너무 과한 거 빼고...
건하 : 난 보쌈. 교수님은요?
상일 : 난 아무거나...(하다) 통닭. (웃고)
동일 : 난 피자.
민승 : 통일 좀 하지... 이렇게 단결이 안 되나... (전화들고) 보쌈집이죠?
하는데... 문 벌컥 열리며 준혁, 들어오고...
준혁 : 당직 빼고 다 옷 갈아입고 나와. (나가고)
의국원들 응? 하다 서둘러 준비하는데...
S#36. 와인바
주완 부부 잔을 부딪치며 대화하고 있는데...
의국원들 우르르 들어온다.
주완, 반갑게 보는데...
의국원들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뒤로 준혁이 모습을 나타낸다.
주완, 얼른 표정이 굳어지고...
준혁 : 잘 지내셨어요?
주완 : 뭐 그렇지... 잘 들 지냈나? (하며 상일에게) 홍교수 오랜만이네.
상일 : (눈치보며) 네. (만 하고... 고개를 쓱 돌리는데...)
주완 : (무안하고) 근데 어쩐 일들이야? 병원 분위기 좋지 않단 소리가 있든데... (하며 다시 상일을 보는데)
상일 : 분위기 이상 없습니다.
주완 : (황당하고, 일부러) 그거야 좀 더 두고 보면 알겠지...
준혁 : (참고) 과장님, 뭐 좋은 일로 오신 거 같네요?
주완 처 : 산재 병원장 되셔서 축하하러 왔어요.
준혁 : 그러세요. 축하드립니다. (애들 보면)
의국원들 : 축하드립니다.
준혁 : 여기 계시다 규모가 작은 곳으로 가셔서 좀 섭섭하시겠네요.
주완 : 병원을 크기로 보면 쓰나.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가 됐든 의사로서 필요하게 쓰여야지...
의사의 기본 마인드를 그렇게 일렀는데도 장과장은 여전히 다른 것에 관심이 많은 거 같군...
준혁 : 저만 그런 거 같진 않은데요. 과장님께서도 뒤늦게 법정에도 큰 관심을 두신다는 소문이 들리든데...
주완 : (뜨끔한) 무슨 소리야?
준혁 : 소문이겠죠. 죄송하지만 저희 외과 오랜만에 단합하는 자리라 그만 가겠습니다. 두 분 좋은 시간 보내십쇼...
(하고 다른 자리로 가고)
의국원들 인사하고 다른 자리로 간다.
주완, 괘씸하면서도... 이내 씁쓸해지는데...
주완 처 : 어쩜 저렇게 변하질 않냐... 당신은 어떻게 저런 인간하고 10년을 넘게 지내셨어요?
(하고 술을 벌컥벌컥 마시다...) 근데 법정에 관심을 둔다니 그건 무슨 소리예요? 네?
주완 : (말없이 술만 마시고...)
준혁의 일행, 테이블에 앉고...
준혁 : 의국장, 내일 내 오전 수술 홍교수하고 박선생한테 나눠.
민승 : 네.
준혁 : (뭔가 생각에 빠지다 주완을 향해 강하게 시선 주는데)
INS) 오남기 병원 전경 (아침)
S#37. 오남기 교수실
오남기, 수술 끝낸 듯 들어오는데... 준혁, 앉아 있다 일어선다.
오남기 : 불쑥 불쑥 찾아오는 건 자네 스타일인가 보군.
준혁 : (피식 웃고)
오남기 : 감정 증인 얘기하러 왔나? 양중석 교수가 나올 거 같다며?
준혁 : 그랬는데... 어쩌면 원용민 교수님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오남기 : 원 선배? (기가 막히고) ...나하고 원 선배는 현재 의료 개혁위 공동위원장인데...
준혁 : 학회장님 밖에 대안이 없습니다.
오남기 : 뭐 없나? 자넨 이런 제안 할 땐 꼭 뭔가 들고 오잖아...?
준혁 : (웃으며) 이번엔 없습니다.
오남기 : 내가 거절하면, 어떻게든 하게 만들 거 아냐?
준혁 : (웃으며) 노력해보겠습니다.
오남기 : 그러면, 빼지 말고 화끈하게 해줘야지. 내 러닝 메이트 일인데...
준혁 : 감사합니다. 근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오남기 : 러닝 메이트를 너무 부려 먹는 거 아냐? 들어나 보지...
준혁 : 이주완 과장님 건인데... (하며 좀 더 다가가 앉는데...)
S#38. 김훈의 사무실
윤진과 김훈, 마주 앉아 신난 분위기다...
김훈 : 윤진씨 아니였으면 정말 어떻게 해결했을까 싶어요. 근데 아버님이 어떻게 갑자기 허락을 하셨어요?
윤진 : 워낙 제가 하는 일을 탐탁지 않게 생각해오셔서 쉽게 허락하시기 어려웠나봐요.
김훈 : 더구나 몸 담으셨던 곳 일 인데 쉽지 않으셨겠죠.
윤진 : 네. 아무튼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하나 뚫고 나가요, 우리.
김훈 : 네. 저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윤진 : (웃고)
S#39. 용길의 교수실
용길과 준혁 마주 앉아 있는데...
용길 : 오남기... 미리 제주도에서 손 잡아 놓길 잘했네...
준혁 : 예상하고 그랬던 건 아닌데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근데 부원장님 말씀 역시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용길 : (알고) 이주완...
준혁 : 네. 병원장 됐으니 힘 좀 받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용길 : 더군다나 외과의로선 이주완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해도 호랑이는 호랑이야. 사냥 기술을 아는 호랑이라고...
그 말은... 자네나 자네 분야에 대해 빠삭하게 안다는 뜻이야...
준혁 : (은근히 올라오고...)
용길 : 해결책이 있어야 돼... 뭐 좀 생각나는 거 없어? 피할 수 있는 방법이면 더 좋고... 괜히 부딪쳐 뭐해?
준혁 : (곧은) 피할 바에야 잡아서 우리에 가둬야죠. 꼼짝 못하게... 부원장님 오늘 저녁 시간 좀 내 주십쇼.
용길 : (느끼고) 없어도 내야지... 어떻게 우리에 가두는 지 궁금해서라도...
준혁 : 최교수하고는 얘기 좀 해보셨어요?
용길 : 씨도 안 먹혀. 근데 말야...
준혁 : (보면)
용길 : 최교수가 증언을 하면 굳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거 아냐?
최교수도 진실 타령만 하면서 입을 다물든데... (지그시 보고)
준혁 : (바로, 짜증섞인) 오경환 교수님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용길 : (끄덕이며) 어려운 말 써가며 꽉 막힌 티 내는 건 똑 같지...
준혁 : 당연한 분이라 뒤로 미루긴 했지만 오교수님도 한 번쯤은 떠 봐야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용길 : 오경환이나 최도영이나 그 놈이 그놈인데... (찝찝한 표정을 짓고)
S#40. 오경환 연구실
“연구중 - 출입 금지” 붙어 있는데... 김훈, 뭣도 모르고 노크한다.
대답이 없고... 다시 노크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경환이 굳은 얼굴로 보는데...
김훈 : (놀라, 명함 꺼내며) 전 권순일환자 유족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사 김훈이라고 합니다...
경환 : 그래서요?
김훈 : 교수님께서 부검 건으로 법정에 나오신다고 해서 제가 먼저 찾아 뵙고...(하는데)
경환 : 변호사가 날 찾아 뵐 이유가 없는 거 같은데?
김훈 : 네?
경환 : 나는 부검 소견 적힌 대로 읽으러 가는 사람인데 찾아 와 할 얘기가 뭐가 있습니까?
그리고 난 지금 (손가락으로 연구중 가리키며) 밥벌이 중이요. 그럼... (문을 탁 닫는다)
김훈 : (멍한데...)
S#41. 일식집 (밤)
차려진 상을 앞에 두고 준혁과 용길 앉아 있는데... 준혁, 각오가 대단한 얼굴이다...
문 열리며 민원장과 필상이 들어오고...
민원장 : 먼저 오셨네요. 부원장님...
용길 : 얼마 안 됐습니다.
필상 : 근데 갑자기 무슨 회동이야?
용길 : 오늘 호스트는 내가 아니고... 장과장이야?
필상 : 혹시 내가 장과장한테 뭐 잘못 한 거 있나?
준혁 : 무슨 말씀이세요. 늘 제 힘이 돼 주시면서...
필상 : 그런가? 그럼 또 어깨 힘이 다시 들어가는데... (웃고)
민원장 : 당연히 그러셔야죠... (준혁에게) 그래, 무슨 일이야?
준혁 : 회장님 힘이 필요합니다.
필상 : 내 힘?... 줘야지. 나이 먹고 쓸데도 없는데 줘야지... 뭔 대?
S#42. 주완의 집 서재
김훈, 주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훈 :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홍상일 교수 증언이 충격이였거든요.
교수님의 직계 제자라 공정한 증언을 해주리라 믿었던터라...
주완 : (안타깝고) 홍교수 탓이겠나... 어긋난 세상 탓이지...
김훈 : 네. 말씀대로 어긋난 현실을 바로 잡아야죠.
주완 : (끄덕이고)
김훈 : 원용민 교수님께서도 이젠 모두 돕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주완 : 원교수는 외과 학회장을 했었고, 외과학 교재를 쓴 우리나라 외과계의 ‘검인정 교과서’ 라고 불리는 친구지.
그리고 지금 이 소송의 쟁점이라 할 수 있는 폐에 전이소가 있을 경우 췌장암 수술을 해서는 안된다는 설을
견지하고 있기도 하고. 저쪽에서 누가 나오든 쉽지 않을 거야.
김훈 : (미소를 짓고) 네... 솔직히 맘 같아서 교수님처럼 실력도 갖추시고 바른 길을 가시려는 인품을 지닌 분께서
직접 나서주신다면 명인대 전체에 큰 파장이 될 텐데... 정말 아쉽습니다. (눈치보면서...) 아니 뭐 교수님 입장을
모르는 건 아닌데... 장준혁 과장쪽의 자신만만한 태도가 정말 뻔뻔스러워서 분통이 터지거든요...
주완 : 내 속은 오죽하겠어요. 밉건 곱건 내 제자고... 내 일 터라... 나처럼 경우에 밝은 사람은 이럴 때가 참 힘들어...
가슴에선 진실이 솟구치는데도 참아야만하니... 하지만 내가 뒤에서나마 (강조하며) 최선을...
모든 것을 다 지원 할게요... (자애로운 미소마저 던지고...)
S#43. 일식집
준혁, 용길, 민원장, 필상 앉아 곰곰이...
필상 : 그렇잖아도 우리 의사회에서 재작년부터 ‘의사분쟁처리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거든.
그래서 이번 사건도 예의주시하고 있었지. 이번 결과가 앞으로 위원회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치니까...
준혁 : 사실 선거 때 워낙 힘을 주셔서 이 번 만큼은 회장님께 신세 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아버님하고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는데... (하며 민원장 보면)
민원장 : (얼른 눈치채고) 그러게요. 장과장이 뭐하러 또 회장님 어렵게 하냐면서 말리드라고...
그래서 형님 좀 쉬기게 하려고 했더니... 또 이렇게 손 내밀게 됐네요...
필상 : 아냐. 나도 의산데... 의사가 의사를 외면해서 되나...근데 말야... 이게 골치 아픈 구석이 있어요.
의사회가 나선다 해도 입장 표명 정도는 가능하지만... 무조건 옳다하면 짜고치는 고스톱 같게 되거든.
같은 의사라도 가재미 눈 뜨고 보는 인간들 있잖아.
용길 :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부류들이 있지... 이주완 과장처럼 장과장하고 그렇고 그런 일이 있는 사람은 더 이때다 하지...
준혁 : (뜨끔한데...)
필상 : 그치. 더군다나... 이주완이 간다는 병원은 그룹 계열 병원이라...독립체 성격이 짙어요...
병원이라기 보다 회사지 회사...
준혁 : 그 문젠 힘이 돼 주실 분이 있습니다... (자신에 찬 얼굴인데...)
S#44. 일식집 앞
오남기의 차가 서고... 문이 열리는데...
S#45. 주완의 서재
주완, 창 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빠져 있고...
S#46. 도영의 거실
도영, 들어오는데 집 안은 어둡고... 민아 방, 문이 조금 열려 불빛만 새어 나온다.
도영, 가려다 말고 2층 서재로 올라가고...
S#47. 일식집
다들 모여 있는데... 문 열리면서 오남기 들어온다.
용길과 필상, 민원장 놀라고... 준혁, 얼른 일어나 맞이하는데...
오남기 :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필상 : 학회장님 오랜만입니다.
용길 : 어서 오세요... (하고) 장과장, 바빴겠군...
준혁 : 이 번 일 만큼은 제가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잖습니까...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진 거 같습니다.
민원장 : (얼른) 괜히들 오셨겠어? 이미 다 도와주시겠다는 거지...안 그렇습니까? 오남기 학회장님?
오남기 : (피식하고) 바로 말씀드리죠. 제가 감정증인으로 나설 겁니다.
다들, 깜짝 놀라고...
오남기 : 또 하나... 그룹회장의 동생은 제 대학 한기수 후뱁니다. 유학 시절 역시 같이 보냈구요...
그리고 이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 산재병원장 자리를 이주완 과장에게 추천한 건... 접니다...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 준혁, 씩 웃고...
오남기, 역시 씩 웃는데...
필상 : 그럼 게임 끝이잖아? 야, 이렇게 다방면에 걸친 인물들끼리 모이는 거 보통 일이 아니야.
이건 돈으로도 안 돼. 마음이 있어야지. 안 그래 민원장?
민원장 : 그럼요. 돈이 답니까? 잘못 된 걸 제대로 하려는 마음이죠. 마음...안 그렇습니까? 부원장님?
용길 : 뭐 어떻게든 맞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학회장님?
오남기 : 물론이죠, 그 맞는 시기도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구요. (준혁보면)
준혁 : (씩 웃는데...)
S#48. 주완의 집 거실 (아침)
주완, 방에서 말끔히 차려 입고 나온다.
주완 처, 연실 매무새를 챙겨주는데...
주완 : 초등학교 입학도 아니고... 무슨 옷을 미리 입어보라고 성화야...
주완 처 : 옷 차림 뿐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새롭게 시작해야죠.
주완 : 알았어. 그만 벗어 이제... (겉옷 벗는데...)
주완 처 : 당신도 설레긴 설레죠...?
하는데... 전화 울리고... 주완, 받는데...
주완 : 네... 아이고 회장님... 그렇잖아도 얼른 출근하고 싶은 맘 뿐입니다. 네... 그럼요... 준비하고 있죠... 네...
(하다 표정이 굳어지며...) 그게 무슨... 갑자기... 보류라니... 무슨... 말씀이신지...아뇨. 좀 자세히 말씀을 좀 ...
(하는데... 끊어지고...)(전화를 끊으며 털썩 앉는데...)
주완 처 : 여보... 보류라니? 회장님이 뭐래시는 거예요? 응? 무슨 소리냐구...?
주완 : (부들부들 떠는데...)
S#49. 병원 복도
준혁, 당당한 모습으로 출근하며 직원들의 인사를 받고...
S#50. 김훈 사무실
윤진, 휴대폰을 끊으며 옷을 챙겨 급하게 달려 나가고...
김훈, 미치겠단 표정인데...
S#51. 원용민의 교수실
윤진, 원용민을 잡고 애원하는 모습인데...
윤진 : 갑자기 왜 그러세요? 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원용민 : 마음은 그렇지... 근데 윤진아 이런 문젠 그렇게 간단치가 않단다.
윤진 : 교수님은 지금 저희한테 유일한 희망이란 말예요...
원용민 : 니 아빠도 나도 돕지 못하는 심정은 오죽하겠니...
윤진 : 아빠가 아니라 교수님이요. 교수님만이라도 도와주세요...
원용민 : ...미안하구나... 회의가 있어 먼저 나가마... (문으로 가고)
윤진 : (울듯 한) 아저씨...
원용민, 걷던 걸음이 멈칫하다... 내처 나가는데...
윤진, 잡지 못하고...
S#52. 주완의 서재
주완, 가만히 앉아 생각에 빠진 얼굴 인데...
윤진, 화난 얼굴로 들어오고...
윤진 : 아빠 이렇게까지 실망시키셔야 돼요?
주완 : ...
윤진 : 그 병원장 자리가 그렇게 아빠 인생에 중요해요? 거기 못 가신다고 아빠가 어떻게 되냐구요?
주완 : 세상 일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윤진 : 양심을 속이고 진실을 감추는 사람이 되는 건 쉽구요?
주완 : (참고) 넌 아직 몰라.
윤진 : 아빠, 하실 만큼 하시지 않았어요? 최선생님처럼 아직 할 일이 더 많은 사람도 병원에서 쫓겨나는 걸 무릅쓰고
정의에 서려고 하는데...
주완 : (놀라 탁 보고... 이내 한숨이 터지고) 그 점엔 할 말이 없구나...
윤진 : 그럼 제가 할 게요...
주완 : (보는데)
윤진 : (그렁해져서...) 난 절대 아빠처럼 안 살아... (확 나가고)
주완 : (덜컥 하는데...)
S#53. 주완의 집 마당 (밤)
주완, 마당에 나와 앉아 허망한 시선을 던지다 생각 난 듯 전화하는데...
도영 : (F) 네. 소화기내과 최도영... (하는데)
주완 : 역시 이 시간에도 병원에 있군... 나 이주완이네...
도영 : (F) 네. 과장님... 어쩐 일이세요...?
주완 : 잘... 지내나?
S#54. 도영의 연구실
도영, 컴퓨터 앞에서 병원 전화 받고 있는데...
도영 : 네. 저야 뭐... 과장님, 잘 지내시죠?
주완 : (F)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네... 말이 좀 이상했나...
도영 : (느끼고) 아닙니다...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 있으세요...?
주완 : (F) ... 최교순 ... 복 받을 사람이야... 그 말이 하고 싶었어...
도영 : (가만히) ...
주완 : (F) 최교술 생각하면 지금 내 모습이 부끄럽기 짝이 없네...
도영 :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쇼... 과장님, 훌륭한 의학자십니다...
주완 : (F) ... 그 말이 더 아프게 들리는군... 수고하게... (끊고)
도영, 듣고 있다 전화를 가만히 내려놓고... 생각에 빠지는데...
INS) 병원 전경 (아침)
S#55. 오경환 연구실 일각 복도
준혁과 용길, 나란히 걸어오며...
용길 : 감정 증인 건은 잘 해결 된 거지?
준혁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다들 힘을 모아 주셔서...
용갈 : 자네 참 인복이 많아...
준혁 : 그런 거 같습니다.
용길 : 한 사람 빼고...
준혁 : (보면)
경환의 연구실 앞, ‘연구중 - 출입금지’ 푯말 보이고...
준혁, 멋쩍은데... 용길, 윙크하고는 푯말에 상관없이 노크하며 동시에 들어간다.
준혁, 대단하다 하듯 웃고 걸어가는데...
S#56. 연구실 안
경환, 현미경 보다 쓱 보는데... 용길, 웃으며 들어오고...
용길 : 연구 중이신데 죄송합니다. 의논 좀 드릴 일이 있어서요...
경환 : (보지도 않고) 하세요...
용길 : 이번 재판 말인데... 이게 장과장 한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 전체의 문제다보니
이만 저만 걱정이 되는 게 아니네요. 아무튼 장과장이 꼭 승소를 해야 곤란한 일이 없을 텐데 말이죠.
경환 : 그런 인물을 과장으로 선출한 건 교수회의 책임이기도 하니까 곤란해 져도 별 수 있나요...
용길 : (으휴) 그래도 이젠 우리 식군데 서로 마음을 모아서 병원의 명예와 권위가 무너지지 않게 해야는데...
가끔 그 뜻을 제대로 해석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네요 글쎄. 내과 최교수만 해도... (하는데)
경환 : (딱 보며) 진실을 감추고 숨기는 것이 오히려 나중에 병원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 시키는 이중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용길 : (끙 해지는데...)
S#57. 주완의 거실
주완, 외출 차림으로 나오고... 주완 처, 안달 난 얼굴로 따라 나오며...
주완 처 : 보류라는 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잠시 대기라니까요...
주완 : 글쎄. 됐어...
주완 처 : 되긴 뭐가 돼? 당신이 쓸데없는 일에 나서니까 일이 이렇게 된 거 아녜요?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려도 유분수지...
주완 : (대꾸 하려다 그냥 현관으로 가는데)
주완 처 : (잡고) 내가... 내가 알아서 할게요. 당신은 사시던 대로 품위 있게 젊잖게 계세요. 글쎄...
주완 : (버럭) 젊잖게 안 살겠다니까!!
주완 처 : (기겁을 하고) ... 당신 정말 왜 이래요?
주완 : 나도 이제 부끄럽지 않게 살아 볼 거야. 왜?! (하며 확 나가고)
주완 처 : (어리둥절하고...쫓아 나가며) 여보... 윤진이 아버지...
S#58. 원용민의 교수실 앞 복도
원용민과 윤진, 얘기하고 있는데...
원용민 : 글쎄 고집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야... 나 곧 강의 들어가야 돼...
윤진 : 그럼 기다릴게요.
원용민 : 참 내... 너 니 아빠가 알면...
윤진 : 아빠 일이 아니라... 이건 약자들의 문제예요. 병만 고친다고 의사가 아니라구요... 교수님... 도와주세요...
원용민 : 뜻을 모르는 게 아니야... (하는데)
주완 : (E) 뜻을 알면 도와줘야지...
원용민과 윤진 돌아보면... 주완이 미소 지으며 본다...
원용민, 윤진 놀라고...
INS) 법원 전경
S#59. 법정 복도
준혁, 오남기 걸어오고 있고...뒤에 법정 드림팀이 걸어오고 있다.
오남기 : 오늘 법정은 학회 분위기가 되겠군.
준혁 : 네. (웃고) 낡은 이론을 싹 갈아치우는 계기가 됐음 좋겠습니다. (하다 고개 돌리면)
저쪽에서 김훈과 윤진, 뒤에 오경환, 원용민이 걸어온다.
원용민은 낡은 신사복을 말쑥하게 다려 입은 차림이다.
만나는 그들... 오남기와 준혁, 원용민을 보고 서로 시선이 부딪치고...
여유만만한 준혁과 도전적인 윤진과 김훈의 시선...
S#60. 법정
네 명의 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피고석에 변호사팀과 준혁 보이고...
경환, 증언대에서 증언을 하고 앞에 김훈이 서 있다.
방청석에 민원장. 좀 떨어진 곳에 윤진이 앉아있다.
원고석에 순일 처, 차분한 표정인데...
경환 : (E) 이번 부검은 임상학적으로 문제가 된 세 가지 사안에 중점을 뒀습니다. 첫째, 사망원인이 무엇이었는가?
둘째, 췌장암 수술은 잘 되었는가? 셋째, 다른 장기에 전이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김훈 : 소견을 말씀해 주시죠.
경환 : 첫째, 사망원인은 아다시피 폐색전증이었습니다. 폐렴으로 시작됐기에 폐렴이 선행 사인이고,
폐색전증이 중간 사인입니다. 둘째, 췌장미부암 수술 부분이 잘 되었는가 문제는... (준혁을 보면)
준혁 : (긴장하고)
경환 : 완벽했습니다.
준혁 : (여유있는 미소) ...
경환 : 그리고 셋째 타 장기 전이에 관해서는 복부에는 전이가 없었으나, 폐 왼쪽 아랫부분에 암 전이가 있었습니다.
준혁 :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
김훈 : 아... 진료 기록상에는 폐 암전이가 아니라 폐결핵 결절로 나와 있는데요. (두툼한 자료 철을 넘겨서 찾고)
배석 판사, 일어나 부장 앞에 놓인 자료철을 잡고 예의 바르게 넘겨 찾아주고 있다.
민원장, 불안한 표정을 보이고...
윤진, 노트에 열심히 필기를 하고 있다.
그때 도영, 들어와 윤진 옆에 앉는데... 준혁과 눈이 마주치고...
준혁, 노려보는데...
윤진 : (눈치를 보며) 오셔도 되는 거예요?
도영 : 네... (하고 앞을 보는데...)
김훈, 증거 자료철을 보고서는...
김훈 : 수술 전에 폐암 전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경환 : 폐결핵을 앓았던 병력이 있기 때문에 엑스레이 상으로는 구분이 어렵고, 폐생검을 해봐야 합니다.
김훈 : 그렇다면 피고는 폐생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폐암 전이를 모른 채 수술한 것이군요.
경환 : 그렇습니다.
준혁, 표정이 굳고, 고변, 걱정 말라며 손을 토닥여준다.
순일 처, 준혁을 노려보고...
방청객, 술렁이고... 윤진, 고개를 끄덕인다.
도영, 덤덤하게 보는데...
김훈 : (혼잣말처럼 강조하는) 생검을 하지 않았다... 폐생검을...
그렇다면, 폐생검을 하지 않은 것은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결여한 것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변 : 재판장님! 이건 명백한 의견청취입니다.
부장 : 삭제해주세요.
속기사, 삭제를 하고...
김훈 : 그럼, 말입니다. 폐암 전이를 알았을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닐까요? (피고측을 보면)
경환 : 그 문제는... (하고 준혁을 보는)
준혁을 비롯해 피고측 긴장하고... 민원장, 좌불 안석인데...
도영, 윤진도 기대하고... 순일 처, 대답을 기다린다...
경환 : 그 문제는 임상의에게 질문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일시에 긴장이 풀리고...
준혁, 여유있게 고변과 뭐라 속닥이고... 민원장 끄덕이고...
도영, 역시 수긍하는 듯
김훈 : (예상한 듯) 알겠습니다. 이상입니다.
S#61. 법정 밖 복도
오남기와 원용민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원용민 : 오교수! 이런 케이스에서는 수술해선 안돼.
오남기 : 선배님, 그런 케케묵은 논리는 타임캡슐에나 보관하십시오. 요즘 추세가 어떤지 모르십니까?
적극적인 근치적 수술이 대셉니다.
원용민 : 뭐? (분을 삭이고) 자네가 아직 어려서 그러는 모양인데...
오남기 : 제가 뭐가 어립니까? 낼 모레면 저도 환갑입니다.
원용민 : 어쨌든 그렇게 공격적으로 수술을 하면, 사는 사람도 있지만, 죽는 사람도 적지 않아.
왜 동전의 한 면만 보려고 해? 보존적 수술은 많은 사람을 살리진 못해도 적어도 많은 사람을 죽게 하진 않아.
게다가 요즘 항암 요법도 많이 좋아졌고.
오남기 : 인정할 건 인정하겠습니다. 선배님의 이론이 우리나라 외과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킨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이론은 낡을대로 낡아서 오히려 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습니다.
원용민 : (열받는) 그건 낡은 게 아냐! 기본이야, 기본. 의학에 기본이라구.
오남기 : 됐습니다. 저는 상대편 감정 증인입니다. 법정에서 얘기하시죠.
원용민, 괘씸한 듯 보며 분을 삭이는데...
오남기, 태연하게 시선을 피하고...
S#62. 법정
이변이 신문하고 있다.
이변은 피고인 측 변론석 자리에 앉아 서류를 넘겨가며 거만하게 신문한다.
이변 : 그럼, 레프트 렁에 파렌키멀(parenchmal) 리전(lesion)은
확실히 튜버 쿨로시스(tuberculosis)에 의한 노듈(nodule)이 아니라 메타스테틱(metastatic)노듈로
확인 되었습니까?
경환 : (어이없단 듯 보고) 그렇긴 한데...
부장 : (짜증) 피고측 소송 대리인... 다시 한번 주의를 주는데...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적절한 번역 용어로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삭제해주세요.
속기사, 삭제를 하고...
이변 : 죄송합니다. 왼쪽 폐에 병소가 확실하게 결핵성 결절이 아니라 암 전이임이 확인 되었나요?
경환 : 그렇습니다. 부검시 육안적 소견으로도 그렇고, 부검 후 조직검사 소견으로도 명백히 전이성 암조직이었습니다.
이변 : (바로) 그럼 그 전이성 암조직이 망인의 사인과 연관관계가 있나요?
재판부, 긴장하고...
순일 처, 조마조마한데...
경환 : 사인인 폐색전증과 폐암 전이와는 연관관계가 없습니다.
준혁측, 득의만면하고...
방청석 민원장, 끄덕이고... 도영, 표정 변화 없고 윤진, 노트에 적는다.
이변 : 이상입니다.
김훈, 실망하는 순일 처를 위로한다.
주심판사, 부장에게 귓속말로 얘기를 주고 받고는...
부장 : 재판부에서 보충신문 좀 하겠습니다. (주심에게 싸인을 주면)
모두들, 주목하면...
주심 : 증인, 증인의 병리 소견으로 보아 피고가 취한 처치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경환 : (재판장을 쳐다보는) ...
부장 : 재판부에선 의견 청취할 수 있습니다. 말씀 하세요.
새로운 상황에 모두들 긴장하는데...
경환 : (준혁을 한번 보곤) 폐의 전이가 확실한데도 수술을 한 것에는 어떤 근거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수술 전 검사를 태만히 해서 폐 전이를 보지 못하고 수술했다면,
임상의로서 주의의무가 결여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준혁, 충격 받고...
법정, 물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민원장, 당황하고...
김훈, 순일 처에게 미소를 보여주고 윤진과 미소를 교환한다. 도영, 변화 없는데...
경환, 꼿꼿하게 있는 그 자세에서...
부장 : 폐에 전이된 암이 있을 때 수술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문제는
감정 증인의 감정을 통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S#63. 법정 몽타주
원용민, 증인석에 서 있다.
김훈 :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아 피고는 폐에 암이 전이된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했다면, 그것은 과실이 아닐까요?
원용민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훈, 준혁을 쳐다보면 준혁, 얼굴이 굳는다.
법정, 조용해지고...
원용민 : 왜냐하면, 췌장미부암이 폐에 전이 됐다는 것은 이미 다른 곳에도 전이됐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런 국소적인 적출은 의미가 없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메스를 들이 댄 겁니다.
재판부, 끄덕이면...
준혁 팀, 표정이 굳어지고...
김훈 순일 처, 끄덕이고...
민원장, 용길 팀과 윤진, 도영 팀 희비가 교차한다.
오남기, 증인석에 서 있다.
오남기 : 아닙니다. 수술을 하는 게 요즘의 추셉니다.
이변, 준혁을 바라보면 준혁, 당연하다는 듯...
법정, 술렁이고.... 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이변 : 그럼, 수술은 어떻게 하나요?
오남기 : 폐에 전이가 있는 경우, 동반 절제를 많이 합니다. 일본에는 실제로 5년 이상 살고 있는 환자가 있습니다.
단, 동시 수술시 환자에게 부담이 될 경우, 환자가 충분히 회복한 후 폐 절제를 시행합니다.
이변 : 5년 이상 산다는 것의 의미는 완치가 되었다는 의미 아닙니까?
오남기 : 물론 그렇죠.
법정 분위기, 준혁의 관계자 위주로 달아오른다.
김훈, 원용민에게 묻고 있다.
김훈 : 수술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수술을 했다는 거군요. 즉, 폐생검을 안 했기 때문에 폐 전이를 몰랐고,
그 때문에 수술을 했는데... 비록 폐전이가 사인이 될 수는 없지만... 수술을 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합병증이 생겨
망인이 죽음에 이른 것이네요.
원용민 : 그렇습니다.
김훈 : 그렇다면, 폐생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원용민 : 그렇습니다. 췌장에 암이 있는 상태에서 가슴 엑스레이상 저음영이 보였다는 것은
암 전이로 의심할만한 소견입니다. 당연히 폐생검을 해서 확인했어야 합니다.
분위기 반전되며... 도영, 준혁을 보는데...
준혁, 도영의 시선을 싹 피한다.
오남기, 증언하고 이변은 피고 변호인석에 앉아있다.
이변 : 그 상황에서 폐생검을 반드시 했어야 했나요?
오남기 :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캔서 이매이징(Cancer Imaging)이라는 저널을 보면,
결절이 1cm(씨엠) 이하인 경우, 95% 이상이 양성이므로 환자에게 부담스런 침습적인 검사를 하지 말고
추적관찰을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변 : (엑스레이를 꺼내며) 재판장님, 2월 1일에 찍은 망인의 가슴 사진입니다. 이것을 증인에게 보여줘도 되겠습니까?
부장 : 네, 그러세요.
이변 : (엑스레이를 건네고) ...
오남기 : (엑스레이 들어 보면) ...
재판부 궁금해 하고...
준혁 팀은 여유만만이고, 민원장도 편한 마음이다.
도영, 윤진, 순일 처, 김훈,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오남기 : 결핵성 결절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분위기 술렁이고....
부장 : 재판부도 보여주세요.
주임, 엑스레이를 받아서 부장에게 전달한다.
부장 : 자 있습니까?
주임, 책상에서 찾아 투명 플라스틱 자 10센티 정도를 건네고...
부장, 엑스레이를 들고 보며 자로 잰다.
이번엔 준혁 팀도 긴장을 하고... 모두들 긴장을 하는데...
부장 : 1씨엠이라는 것은 1센티미터라는 거죠?
오남기 : 네, 그렇습니다.
부장 : 0.9센티미터네요. (돌려주고)
방청석 웅성거리고...
준혁, 다 이긴 표정이다... 민원장도 그렇고...
도영과 윤진, 표정이 굳어지고...
김훈, 절망하는 순일 처를 달래고...
부장 : 정숙해 주세요. (이변에게) 계속하세요.
이변 : 결핵성 결절로 봤다는 게 오진이 될 수 없는 거네요.
오남기 : 그렇습니다.
이변 : 그렇다면, 췌장암 폐전이에 대해서 물어보겠습니다. 췌장암이 폐에 전이될 확률이 높습니까?
오남기 : 매우 낮습니다. 자료를 보고해도 됩니까?
부장 : 그러세요.
오남기 : 1986년 Surgery today(써저리 투데이)에서 토호쿠 대학의 마츠노 교수 등의 보고에 의하면,
272명의 췌장암 환자 중 31.3%가 간에 전이가 됐고, 불과 1.8%만이 폐에 전이가 됐습니다.
이변 : 정리하면, 췌장암이 폐로 전이될 확률이 극히 적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과거 폐결핵을 앓은 적이 있는 망인의 1씨엠 이하의 가슴 사진 저음영을 보고.. 폐생검을 하지 않은 것은...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결여했다고 볼 수 없겠네요.
오남기 : 그렇습니다. 그것은 임상의의 재량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변 : 이상입니다.
법정, 조용해지고....
준혁 측 사람들의 승리의 감정과 김훈 측 사람들의 패배의 표정이 교차한다.
윤진, 망연자실이고... 도영, 가만히 생각 중이다.
무표정한 김훈...
부장 : 원고측 대리인 반대신문 있습니까?
김훈 : 없습니다.
다시 술렁이는데....
김훈 : 대신 구두 변론을 신청합니다.
부장 : 하세요.
김훈 : (자리로 나와서) 의사의 재량 행위라는 것은 원고들도 인정합니다. (준혁을 보며) 하지만 재량권을 넘어서
의사가 의도적으로 환자를 방치했거나, 실력에 대한 과신으로 환자를 소홀히 했다면, 그것은 이 신성한 법정에서
권리라고 외칠 가치도 없을 것입니다. (준혁 뜨끔하고) 의사의 재량 범위 내에 속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를 치유한다는 목적에 적합한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다른 개인덕인 의도나 사정이
개입돼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이 모든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주의의무입니다. (돌아보면)
법정 조용해지고... 재판부 끄덕인다.
윤진과 도영, 끄덕인다... 민원장 불안해지는데...
김훈 : 하지만 피고 장준혁은 과연 그랬을까요? 자신의 개인 사정이나 의도를 개입시키지 않았습니까?
준혁 : (감정을 절제하며 노려보고)
김훈 : 그 속에서 피고 장준혁으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숨져간 망인과 이를 지켜본 원고들의
그 정신적 고통을 상상이나 해봤습니까?
순일 처 : (울컥해지고)
김훈 : (법정을 둘러보곤) 따라서 앞으로 원고 측은 여러 정황과 근거들을 통해서 피고 장준혁의 주의의무 결여를
구체적으로 입증해 나가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준혁을 노려보면)
준혁 : (지지 않고 노려보는데...)
S#64. 법정 밖 복도
준혁과 드림팀, 민원장, 오남기 걸어오는데...
준혁의 표정이 굳어있다.
민원장 : 걱정 마. 말만 괜히 겁주는 척 하는 거야? 안 그렇습니까?
오남기 : 네. 잘못이 없다는 쪽 의견은 이미 임상의들 사이에 공연한 결과로 나오고 있는대요. 걱정할 거 없어. 장과장.
준혁 : 걱정 안 합니다. (하며 걷다 천천히 발이 멈춰지는데...)
맞은편에 김훈과 순일 처, 윤진, 오경환, 도영... 사이에 주완이 보인다.
민원장 : 이주완이 아냐...?
오남기 : 어떻게든 끼어 들 모양이군요... (준혁에게) 신경 쓰지 말아. 자극해봐야 꿈틀거리기 밖에 더 하겠어? 모른 척 해.
민원장 : 그래. 모른 척 해버려.
준혁 : (듣기만하고 걷는데...)
준혁의 일행과 마주 걸어오다 지나치는데...
오남기, 주완을 싸늘히 보고 지나치고...
주완, 그런 오남기를 기막혀 하듯 보고... 돌아서는데...
준혁, 지나치려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주완과 어깨를 스치는 동시에...
준혁 : 꼭 이렇게 하셔야 됩니까?
주완 : 자네야 말로 이렇게까지 비열하게 했어야 됐나?
준혁 :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주완 : 내 앞길 까지 막아서는 걸 보니 뭔가 단단히 찔리는 게 있는 모양이더군... 내가 꼭 그걸 밝혀내고 말거야.
준혁 : (누르고) 혹시 아직도 현역에 계시다고 착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주완 : 뭐야?
준혁 : 이미 현역 말년에 저한테 이론으로나 실력으로 상대가 안 되셨는데... 설마 퇴임 후에 제 상대가 되실 리가요...
(씩 웃는데)
주완 : (참고) 자신, 아니 자만은 여전하군. 그게 언제까지 먹히는지 두고 보면 알겠지...
준혁 : (굳고) 끝까지 해보시겠단 겁니까?
주완 : 나도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진 않을 거야. (싸늘하게 보고...)
준혁 : (강하게 노려보는데)
오경환, 주완, 도영 나란히 걸어가고...
준혁, 주먹을 움켜쥐는데...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