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산(蓬萊山)에서 항구 부산항을 품다.
-부산시 영도구 태종대, 봉래산을 다녀와서-
24절기중 하나인 대설(大雪)이 지난지도 사흘이 되었다.
평온하던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며 추위에 몸 사릴 시간도 없이 기상청은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대부분지역이 영하권에 들어갈 것이며 이 추위는
이번 주 주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었다.
어제아침 약간의 차가운 날씨에 눈발을 보인 광주지방과는 달리 서울, 경기, 충청과
강원산간지역, 서해안일대에 많은 눈이 내렸다한다.
그래도 대설이라고 이름값은 해야 한다고 한바탕 큰소리쳐 본 것일까?
대설은 소설(小雪)과 동지(冬至)사이에 드는 절기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이는 중국 화북지방의 기상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기에
반드시 적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으나 추운겨울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세시에서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호랑이가 교미하여 새끼를 치며, 여지(荔枝)가
돋아난다고 하였다. (여지=열대 아시아원산의 박科 식물임)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입동이후,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까지를 겨울이라
보지만, 서양에서는 추분이후 대설까지를 가을이라고 본다.
봉래산이 있는 영도구는,
부산광역시 남쪽에 있는 섬 영도와 그 부속도서로 이루어진 區이며, 구를 상징하는
꽃은 동백꽃이고, 나무는 해송나무, 새는 갈매기이다.
1957년 區제 실시에 따라 영도구로 설치되었으며
관할구역은 남항동, 영선1-2동, 신선1-3동, 봉래1동, 3-4동, 청학1-2동, 동삼)1-3동 등
14개 행정洞으로 구성되었으며 구청소재지는 영도구 청학2동에 있다.
해발고도 395m의 봉래산을 중심으로 시가지는 절영도 북쪽에 형성되어 있으며,
부산시중심가와는 부산대교, 영도대교, 남항대교 등 3개의 교량으로 연결된다.
부산대교는 釜山부두도로를 통해 도시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부산시의
중추적 교통로이다.
06시30분,
집을 나서는데 싸늘한 새벽기운이 겨울임을 일깨워준다.
하기야 동짓날도 십 여일밖에 남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하겠지!
아파트단지 안에는 적막한 어둠만이 실 여울처럼 흐르고 있고 여기저기 심어놓은
조경용 소나무가지 밑에는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이 보름달처럼 크고 환하다.
상가입구에는 전통떡집 한곳만이 일찍 영업 준비를 하고 있고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십 여대 줄서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하늘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샛별들이 잠에서 덜 깬 어린아이처럼 졸고 있다.
아, 이런 날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졌으면 좋으련만.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쪼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 놓을 듯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이하생략)
(詩人 최 승호의 “대설주의보”에서)
이 詩에서는 대설주의보가 내릴 만큼 쏟아지는 엄청난 눈을,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처럼 서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이기도 하다.
결국 대설주의보를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이라고 표현함으로써 1980년대
권위주의 군사독재시대에 암울했던 우리사회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역광장,
40여명이 넘는 산악회원들이 금광을 찾아주어 문전성시를 이루어주었다.
오늘은 부산광역시 영도에 있는 봉래산을 산행하기로 한 날이다.
영도의 主峰을 이루는 봉래산(해발396m)은 山전체가 원추형(圓錐型)을 나타내고 있으며,
남쪽 사면(斜面)은 바다와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산의 명칭은 봉황이 날아드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예로부터 신선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봉래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조봉(組峰), 그 다음의 봉우리를 자봉(子峰),
그 아래의 것을 손봉(孫峰)이라고 부른다.
봉래산은 고갈山으로도 불렀는데,
목이 마른 山, 마른 도마뱀의 山, 말라서 없어지는 山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에
붙여 진 명칭이란다.
봉래산은 부산에서 곤충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산으로 16目, 127科, 658種이
관찰되었으며 환경부보호대상인 고려집게벌레와 늦반딧불이 등 희귀종이 발견되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다.
봉래산은 조경, 휴양시설 등 자연과 조화되도록 설치하여 도심 속의 아름다운
자연공원으로 가꾸어 갈 계획이란다.
오늘 산행코스는,
태종대입구 -자갈마당주차장 -감지해변산책로 -중리 -절영해안산책로 -백련寺-영선寺
-체육공원-봉래산(조봉) -자봉 -손峰 -牧場원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으나,
모든 계획은 시행과정에서 수정되기 마련이다.
광주에서 07시 30분에 출발한 산행버스는 11시30분에 부산태종대주차장에 도착했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려야하는 장거리와 번잡한 도심을 통과해야하는 二重苦 때문이었다.
문제는 시간이었는데 산행이사가 코스수정을 했다.
태종대관광을 하고나면 산행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해안 산책路코스를
생략하고,
봉래山산행도 목장원에서 출발 -손峰 -자봉- 정상 -牧場원으로 내려오는 3시간정도의
단축산행을 하기로 했다.
명승 태종대는,
1972년 6월 26일 부산기념물(제28호)로 지정되었다가
2005년 11월 1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제17호)으로 지정되었다.
순환관광路를 따라 걸어서 태종대를 한 바퀴 돌아왔다.
일부회원들은 미니관광열차(버스크기의 차량 3대를 연결한 것)를 타고 구경하기도 했다.
영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구릉지역인 태종대,
부산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된 해식절벽 및 푸른 바다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옛날에 신선이 살던 곳이라 하여 신선대라고도 부르며,
신라 태종무열王사후(射侯)의 장소였다는 속전(東萊府誌 所載)에 따라 태종대라는
호칭으로 보편화되었다한다.
오륙島가 가깝게 보였고, 맑은 날에는 日本대마도가 해상의 흑점처럼 희미하게
보인다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보이지가 않았다.
60여년의 역사를 가진 영도등대가 섬 남동부의 가파른 해안절벽 위에 서 있었고,
부근에는 신선대바위, 망부석이 있었으며 순환관광路의 중간지점인 전망대에는
이곳 명물인 母子상이 있었다.
인공해수풀장인 “곤포(昆布)의 집”을 비롯한 위락시설과 바다낚시터가 있었다.
도심을 낀 관광지라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산행버스는 牧場원으로 이동했고 목장園휴게터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목장원은 식당과 카페가 두어 게 있었는데 모두가 고급스럽고 깨끗해보였다.
산행이 시작되었는데 산불감시초소까지는 산행路가 포장길이어서 걷기가 편했다.
산은 높지 않았지만 경사가 심했고 계속되는 돌길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동쪽앞바다의 부속島 아치섬에는 한국해양대학교가 있었고, 영도와의 사이에
방파제가 축조되어 있었다.
섬 전체가 부산항의 방파제구실을 하고 있었으며, 동쪽의 적기반도와 함께
외항(外港)을 이루고 있었다.
태종대를 포함한 부산 앞 바다를 끼고 도는 주변 경치가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중구, 서구, 동구, 사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부산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외항에는 수십 척의 화물선들이 마치 작은 섬처럼 정박하고 있었으며 부두에는
수 십대의 거대한 붉은색 물류크레인이 항만 전체를 뒤 덥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산업생산물이 크레인을 거쳐 선적되고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손峰의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아름다웠다.
子봉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는데 젊은 청년이 근무하고 있었다.
정상인 祖봉으로 올라갔다.
정상에는 우리나라 토지측량의 기준이 되는 삼각점이 있었다.
牧場원아래로 절영해안산책로와 중리, 감지해변산책로가 멀리 남해안의 절경을 이루며
내려다보였다.
하산은 조봉과 자봉사이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밑 지름길로 내려왔다.
산행버스는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이 있는 복잡한 도심 길을 이리저리 어렵사리
빠져나왔고 영도다리를 건너 용두산 부산타워로 갔다.
겨울 해는 짧고 바쁘기에 서둘러야한다.
휴게소 가로등을 고향 달로 생각하며 진영휴게소 빈터에서 하산주로 떡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추위 때문인지 모두들 맛있다고 이구동성이다.
광주에 도착하니 열시가 넘었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밤공기가 차가웠다.
승강장 옆에는 군고구마장사가 불을 지피며 고구마를 굽고 있었다.
드디어 고구마의 계절이 찾아왔다.
따끈따끈한 고구마, 겨울철 대표간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 고구마는 찌거나, 굽거나, 튀기거나 다 맛이 있다.
고구마는 피자나 업소용 맛 탕 재료로도 쓰이지만, 특유의 단맛 때문에 각종요리에
자주 쓰이고 고구마 죽, 그라탱, 고구마튀김, 고구마샐러드, 고구마 밥,
고구마케이크도 있다.
고구마는 밥보다 칼로리가 적고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풍부한 식물성섬유질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해소하고 "야라 핀"성분이
변을 무르게 해 꾸준히 먹으면 숙변을 내보낼 정도의 배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칼륨의 이뇨작용과 비타민 E의 혈행(血行)촉진작용이 가세, 다이어트 효과를 높인다.
고구마는 체력과 기력을 좋게 하는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태미나를
보충하며 피로회복효과가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게 해준다.
다양한 비타민이 혈액을 맑게 하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막아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2010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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