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닥공’ 발목 잡는 인허가… “절차 줄이고, 사업성 하락 막아야”
재건축 20년 착공준비 허송세월
절차 파격적 단축해야 공급 안정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래미안 원베일리 건축현장의 모습. 2022.8.16.
서울신문
최근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국민의 기대감은 커지지 않고 있다. 대규모 주택 건설 계획이 발표돼도 ‘인허가’에만 10년의 세월이 걸리다 보니 먼 미래의 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정부 공급 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안정에 효과를 내려면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개발 사업 관계자 3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66%가 ‘부동산 개발 사업 추진 시 인허가가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했다. 최근 3년간 인허가 지연으로 피해를 봤다는 응답률은 40.4%였다. ‘사업 지연 우려로 인허가권을 쥔 행정청 요구를 수용한다’는 답변은 80.6%에 달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절차가 지연돼 착공 전 단계에 10년이 걸리는 건 업계 불문율로 통한다”고 말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갈등 변수가 압축된 사례로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정비 사업 사상 최대 규모(9510가구)인 헬리오시티는 2006년 1월 서울시 정비구역 지정 고시로 사업의 본격 시작을 알렸지만 서울시와 조합이 땅의 용도 변경 문제로 갈등을 벌이면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난 건 9년 만인 2015년 1월이었다. 2015년 9월 착공부터 2018년 12월 준공·입주까지는 단 3년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 3차 재건축)도 각종 갈등과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착공 준비에만 17년 8개월이 걸렸다. 착공 후 입주까지는 2년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07년 첫 발표 이후 18년간 구역 지정 해제와 소송 등으로 인허가가 마비됐었고, 지금은 착공 전의 모든 행정 절차가 완료됐다.
인허가가 지연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토지 용도 변경, 각종 영향평가 심의, 사업 계획 승인 단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건축·경관·교통영향평가·교육환경 등 여러 분야 심의와 법령·규정 검토를 통과해야 사업 승인이 이뤄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 제도상 인허가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수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문화재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법에 따르면 공사 중 유물이 확인되면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정밀 발굴 조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노원구 태릉골프장(CC)이 대표적이다. 2020년 8·4 부동산 대책에 포함됐지만, 부지와 인접한 태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어 인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인허가권을 쥔 지방자치단체장의 성향과 의지에 따라 추진 속도가 좌우될 때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종상향을 반대하며 보류했고, 박원순 전 시장도 처음에 반대하다가 나중에 조건부로 승인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미 모든 조건에 동의해 문제가 없고, 관련 서류를 다 완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니즈(요구)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허가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인허가 담당 공무원의 잦은 인사 발령, 지방선거로 인한 지자체의 어수선한 분위기도 인허가가 늦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허가가 지연되면 개발 사업의 재정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물가가 계속 오르고 화폐 가치는 날로 떨어지기 때문에 인허가가 지연될수록 공사비와 금융 비용은 급증하게 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7% 증가했다. 특히 한 달 새 건축용 목제품(9.54%), 비금속 광물(8.14%), 산업용 가스(4.86%), 전선 및 케이블(3.77%)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토부 조사 결과 인허가 기간이 한 달 단축되면 3000억원 이상의 금융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사업비(공사비) 인상에 따라 분양가가 높아지면 사업성(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인허가 지연이 건설 경기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공사비가 늘어나고, 대지비와 금리까지 너무 높아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공급 여건을 마련할 엄두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겨우 사업 요건을 갖춰도 건설 경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데다 지방은 미분양이 많아 사업성을 고려한 인허가 절차가 갈수록 까다로워진다”고 말했다.
최근 인허가 지연에 건설업 부진이 겹치면서 인허가 비중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국토부가 집계한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2021년 53만 5971건에서 지난해 37만 9834건으로 4년 새 29.1% 감소했다. 인허가 감소는 3~5년 뒤 입주 물량 축소로 이어진다.
정부와 지자체도 인허가 절차에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신속통합기획 2.0 추진계획’에서 각종 절차 단축으로 정비 사업 기간을 18.5년에서 12년으로 최대 6.5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비 사업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총 18년 이상 걸리고, 지자체의 인허가가 지연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토부도 지난 1월 주택법을 개정해 도시계획심의·건축심의·교통영향평가·교육환경평가·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합해 검토·심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1~3년 걸리던 심의 단계를 6개월 내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도 개설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할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방안으로 ‘주택공급특별대책지역’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도시 정비 사업을 포함해 일정 규모 이상 주택 건설 사업에 대한 승인 권한을 국토부 장관으로 일원화하고 국토부에 설치된 ‘통합심의위원회’가 인허가 사항을 심의하는 방안이다.
ㅁ
재건축 희망고문 [시사기획 창] / KBS 2026.04.28.
https://www.youtube.com/watch?v=3_MF354e_Mw
KBS News 조회수 213,517회 2026. 4. 28. 시사기획 창 | 다시보기 / 모아보기
2천 년을 전후해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화했다.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동요 가사가 마치 마법처럼 현실이 되고 집값까지 급등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에는 아파트가 오래되면 당연히 재건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깔려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재건축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이 중단된 아파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시사기획 창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아파트가 재건축될 수 있을지 분석하고, 외국은 100년 이상 아파트를 사용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30년만 지나면 재건축해야 하는지 그 원인을 추적했다.
■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최대 17% 재건축 가능"
2024년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주택 1,987만 호 가운데 65%인 1,297만 호가 아파트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아파트 가운데 19%인 251만 호가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였다.
KBS는 건국대 부동산학과 연구진에 의뢰해 이들 노후 아파트 가운데 얼마나 재건축이 가능한지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가운데 재건축할 수 있는 아파트는 최대 17%, 무려 83%가 재건축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재건축할 수 있는 노후 아파트가 최대 30%로 나왔지만, 재건축 가능한 비율이 10% 미만인 지역도 많았다.
■ 일본 "개인이 소유한 아파트 노후화가 더 문제"
일본은 우리나라와 주거 문화가 다르다.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이 단독주택이고, 우리 아파트와 같은 맨션의 경우 임대가 60~70%로 많고 개인에게 분양된 것은 30~40%로 적은 실정이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는 초고층 아파트, 이른바 '타워 맨션'이 늘어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재건축, 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상황은 전혀 다르다.
196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오사카 인근 '센보쿠 뉴타운'은 도시 재생을 위해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공공 임대 아파트였고, 개인들에게 분양된 아파트는 재건축이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민 8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대부분 고령자이다 보니 재건축 추진에 의욕이 없고, 또 사업성이 낮아서 개발업체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주인인 공공 임대 아파트는 어떻게든 재건축이 진행되겠지만, 개인 소유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이 거의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우리는 왜 100년 가는 아파트를 못 만들까?
일본은 아파트 수명을 50~70년으로 보고 관리를 잘하면 더 오래 쓸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파트는 30년만 지나면 재건축을 준비한다. 왜 이렇게 다를까?
일본 등 외국에서는 기둥식으로 아파트를 짓는데 우리나라는 벽식구조 아파트를 짓기 때문이라고 한다.
벽식구조는 초기 건설 비용이 적게 들지만, 설비와 배관을 콘크리트 슬래브 안에 묻기 때문에 이 슬래브를 부수지 않고는 수리나 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30년이 지나면 재건축이나 대규모 리모델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은 1980년 무렵부터 값싸고 빠르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기 위해 벽식 아파트를 도입했고, 지금도 거의 모든 아파트를 벽식으로 짓고 있다.
지금 짓는 아파트도 30년이 지나면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2천 년 이후 지어졌거나 짓고 있는 아파트들은 재건축될 가능성이 훨씬 더 낮다는 점이다.
■ 재건축 안 되는 아파트, 불안한 미래가 다가온다
재건축이 안 되고 아파트가 계속 낡아가면 그 아파트의 자산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들은 재산의 대부분을 집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상하기 힘든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인구까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는 아파트에도 빈집이 늘어날 전망이다. 많은 세대가 떠난 아파트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슬럼화할 우려도 크다.
이 아파트를 부수는 데도 돈이 들어가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사기획 창은 재건축되지 않고 낡아가는 아파트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담았다.
#아파트 #재건축 #부동산 #집값 #리모델링 #건설 #노후아파트 #일본 #일본맨션 #자산가치 #저출산 #고령화 #시사기획창
취재기자 : 박영관
촬영기자 : 신동곤
영상편집 : 김대영
자료조사 : 이영주
조연출 : 민경희
ㅁ
똘똘한 한 채? 치솟는 공사비에 애물단지 된 재건축 20240228 중앙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N5R9/4434
혼돈의 재건축, '황금알'에서 '돈먹는 하마'로 20240412 kbs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N5R9/4447
집도 안 보고 계약,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 20240615 중앙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N5R9/4466
"이제는 속도전" 서울 재건축·재개발 5.5년 앞당긴다 20250724 한경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jUZ/180
서울 재건축·재개발 빨간불 '이주비 쇼크' 2026.1.28. 한경 外 https://cafe.daum.net/bondong1920/8jUZ/199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