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밀교(密敎)의 특징 >
중국 당나라시대에 활동한 밀교승 불공(不空, 705~774)은
불교를 밀교(密敎)와 현교(顯敎)로 나누면서 밀교에 대해
부처님의 삼밀(三密)에 상응하는 수행문에 의지하면
많은 겁의 고행을 하지 않고도 신속히 성불할 수 있다고 했다.
삼밀은 부처님께서 중생에게 보이신 세 가지 비밀, 신밀(身密)ㆍ구밀(口密)ㆍ의밀(意密)을 뜻한다.
그리고 밀교에서는 각종 불교 의식(儀式) 등을 포함하면서 이것들을 방편삼아서
깨달음과 중생구제라는 불교의 근본적인 목적을 실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법신인 대일여래(大日如來)가 설한 심원하고 심비(深秘)한 가르침이며,
그 가르침이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교화할 수도 있는 것,
그것이 밀교라고 한 것이다. 즉, 법신이 설법한 가르침이 밀교라는 것이다.
불교 경전의 경우, 대승불교의 성립과 함께 경전의 수지, 독송을 돕기 위해
경전의 축약된 의미를 지닌 진언(眞言, mantra)과 다라니(陀羅尼, 呪文, dharani)가 나오고
이에 의지한 수행이 등장했다.
이러한 경향이 점차 대승불교 속에 수용되다가 다라니가 중심이 되는 밀교 경전들이 나타나게 된다.
대승불교가 성하던 7세기 중반 인도에서는 힌두적 관념에 물든 불교도들이
주술적 방법을 통해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를 추구하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인도적 주술과 신에 대한 숭배사상이 불교 속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렇게 변질된 불교를 밀교라고 한다.
이들은 신을 숭배하고 주문과 의식을 통해 초월적인 존재와 합일함으로써 해탈을 추구하려 했다.
이러한 입장은 결국 우주관과 깨달음이라는 측면에서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를 사라지게 함으로써 브라만적 관념에 젖은 인도인들에게
불교를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으나
불교의 진리성을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불교가 인도에서 사라지는 원인을 제공하게 됐다.
똑같은 이슬람의 침략을 당했는데, 힌두교는 살아남고
불교는 소멸한 이유는 불교의 정체성 상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①초기밀교---초기밀교는 4세기로부터 6세기에 걸쳐 성립한 불교로 잡밀(雜密)이라고 하는데
병을 치료하고 장수를 기원하며 비를 멈추게 하는 것 등
중생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응하기 위해 나타난 변형 불교로서 염불과 다라니,
제불 보살을 신앙하는 일군의 밀교 경전 등이 이 시대의 산물이다.
밀교가 일어날 당시 대승불교가 상당히 성했던 시기이다.
이들 대승불교는 비록 겉으로는 중생구제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그래도 고도의 철학적 사유로 인해 대중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종교였다.
그래서 무지한 중생들에게는 고통스런 삶의 현장에서 쉽게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주술과 신앙이 더 인기가 있어서 밀교가 성행하게 됐다.
② 중기밀교---7세기경 인도에서 새롭게 성립한 <대일경(大日經)>과 <금강정경(金剛頂經)> 등을
기초로 체계적으로 정립된 밀교로서
초기의 조잡한 잡밀에 비추어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추었다고 해서 순밀(純密)이라고 한다.
<대일경>에는 결인법(結印法), 진언(眞言)의 염송법 및 3종의 만다라(曼陀羅, Mandala) 묘사법 등
밀교의 삼밀행(三密行)에 관한 중요한 내용이 망라돼 있으며
밀교의 실천체계인 호마법(護摩法), 공양법, 관정법(灌頂法) 등이 설해져 있다.
호마법(護摩法)은 제를 지낼 때 불을 피우고, 그 속에 공물을 태우는 의식으로
<베다> 이래로 전통적인 브라만교 주술의식이었는데
힌두교에서 이어받은 것을 다시 밀교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대일경>은 중생에게 본래 갖추어 있다는 순수한 본성(보리심)을 나타내는
태장계(胎藏界)만다라를 나타내고 있으며, <금강정경>은 <대일경>을
보다 체계화하고 세밀하게 발전시킨 것으로서 법의 성품을 금강성이라 해
금강계(金剛界)만다라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만다라(법도), 무드라(수인), 만트라(주문)라는 형식을 통해
깨달음과 법계, 불ㆍ보살의 세계를 복잡하게 조합해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이러한 관념화는 그 교의나 의례, 존상에 있어서
기존 대승불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③ 후기밀교---8세기 인도에서 성립한 탄트불교(Tantric Buddhism)의 전개와 함께
성립한 밀교로서 <금강정경>을 기초로 한다.
이 단계의 밀교는 지금까지 거의 다루지 않았던 성적 행법(性的行法)을 대담하게 도입해
좌도밀교(左道密敎)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좌도밀교는 여성과의 성적 의례를 근간으로 하지만,
본질에 있어서는 여성의 기능을 우주적 요소로 파악한 인도 본래의 관념과,
성적 의례를 통해 느끼는 환희가 깨달음의 경지와 유사하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이렇게 성적행위를 도입한 금강승(金剛乘)을 타락한 불교로 보는 견해가 생겨나게 됐으므로
<대일경>의 진언승(眞言乘)과 구별하기 위해 진언승을 우도밀교, 금강승을 좌도밀교라 했다.
금강승에 기반을 둔 좌도밀교는 처음부터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일반인으로부터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켰으며, 현실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
그리하여 밀교는 도덕적 타락으로 말미암아 인도 지식인들의 비난을 받았고,
그 특징도 힌두교와 다를 바가 없었으므로
13세기 초 힌두교의 압박과 이슬람교의 공격을 받자 인도에서 소멸하게 됐다.
• 비밀의식---밀교는 힌두교의 영향 아래 여러 가지 주술과 의례를 중시했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비밀의식이 호마법(護摩法)이다.
• 주문(呪文)---밀교의 보다 더 중요한 특징은 주문에 있다.
주문은 정신을 통일하고 삼매에 드는 수단으로서 요가행법에서 널리 사용된 것인데,
불법이 약해짐에 따라 이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하다가 밀교에서 주된 교리가 돼버렸다.
그래서 밀교에서는 진언을 외우면 우주의 신비한 힘을 받게 돼
인간의 힘이 무한 자재(無限自在)에 이르게 되는데,
일념으로 「옴 마니 반메훔」을 외우면 마음만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육신까지도 금강견강소복괴산불(金剛堅强消伏壞散佛-금강석과 같이 견고하고 강해
무너지지 않고 흩어지지 않는 부처님)이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교의식 때 진언이나 다라니를 외우는 것은 이런 밀교의 영향인데,
<천수경>의 여러 진언들과 <반야심경>의 주문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진언은 mantra의 의역으로 본래는 <베다>의 주문을 일컫던 말로서
보통 내용이 긴 것을 다라니, 짧은 것을 진언이라고 하며 범어를 원문 그대로 외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온갖 논리를 만들어
사람들을 환상에 빠뜨리고 무익하게 만드는 것이 말법의 공통된 특징이라 하겠다.
• 붓다의 신격화---밀교 특징의 하나는 신앙적 요소이다.
부처님의 법이 다른 종교와 다른 점은 진리를 강조하고 신을 중시하지 않는데 있다.
불교는 자등명(自燈明)과 법등명(法燈明)이라고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밝은 생활을 실천하는 가운데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초기불교는 신을 중시하지 않았으며 의례나 예배의 대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부처님조차도 예배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직 자신에 의지해 진리를 깨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부처님의 정법이었다.
그러나 불교가 힌두화 되고 밀교화로 변질되면서 대승불교에 와서는
붓다가 중생 구원을 위한 신의 화신으로 변하게 됨으로써
불교가 실천의 종교에서 믿음의 종교로 변하게 된다.
즉, 힌두적인 인도에서 자리 잡기 위해 불교는
인도 민중의 토속적인 신앙과 기복적인 욕구에 영합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고,
결국 민중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힌두 신들을 받아들여 퇴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 불교에서 받아들인 힌두교의 잡신(雜神)들---
이때 불교에 들어온 힌두 신으로는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등이 있다.
제석천은 <베다>에서는 일체의 악마를 정복하는 천둥벼락의 신이었으며,
우파니샤드 시대에 와서는 악마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모든 신을 주재하는 인드라(Indra) 신이 됐다.
범천(梵天, Brahman)은 브라만교에서 만유의 근원인 브라흐만을 신격화한 우주의 창조신인데
불교에서는 제석천과 함께 불법수호의 역할을 맡게 됐다.
그 이외에 절에서 많이 보는 사천왕(四天王)은 원래 힌두교의 신화에서는 호법신이었는데,
동방을 수호하는 지국천은 힌두 신인 드리따라쉬뜨라,
남방을 수호하는 증장천은 비루다까, 서방을 수호하는 광목천은 비루빡샤,
북방을 수호하는 다문천은 바이슈라바나에서 유래한다.
그리고 금강역사(Vajradhara)는 원래 인도에서 문을 지키는 야차(夜叉)인데,
불교에서는 이를 인왕(仁王)이라 해서 불법을 지키는 신으로 받아들였다.
팔부중(八部衆)은 불법을 수호하는 8가지 신으로서
원래는 고대 인도의 악마나 귀신이었지만 붓다에게 교화돼 1
0대 제자와 함께 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관세음보살 신앙---본격적인 밀교 시대(7∼8 세기)에 이르게 되면 여러 관음 신앙이 나타나는데,
예배형식이 확립되면서 이들에 대한 신앙과 가피력이 대중성을 띠어 보편화됐다.
특히 관음신앙은 북서 인도로부터 중앙아시아와 중국 등지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토착신앙을 흡수해 더욱 다양하게 발전했다.
관세음보살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하고,
나타나는 모습이나 형태에 따라 천수(千手), 십일면(十一面), 여의륜(如意輪),
준제(准提), 마두(馬頭) 등의 이름을 가진다.
천수관음은 천 개의 눈을 가졌다는 인드라 신이나 비슈누, 시바 같은
힌두 신들의 특성이 불교적으로 변용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성행하는 관음신앙도 이러한 밀교의 영향이다.
그 외에 지장보살, 미륵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일광보살, 월광보살,
십일면관음보살 등도 모두 힌두 신에 유래했다.
• 힌두교에 흡수된 불교---특히 주목해야 될 사건은 굽타 왕조 후기(AD 500년경)에
힌두교 내에서 붓다가 비슈누 신의 아홉 번째 화신으로 수용된 것이다.
이는 힌두 사회가 불교를 자신들의 울타리 안에 편입시킨 사례로서
불교가 힌두교에 흡수돼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현재 인도사람들은 비슈누 신과 붓다,
그리고 시바 신이나 관음보살과의 차이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로 불교는 힌두교와 유사하게 됨으로써 힌두교의 한 종파로 편입돼
진리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하고, 결국 인도에서 소멸하고 말았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우리나라 사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제례나 불교의식이 밀교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막연하게 대승불교 혹은 선불교라고 하지만
그것은 지식층에서 교의적으로, 이론적으로 탐색할 때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재가불자들의 피부에 와 닿거나 경험하는 것들은
그 대부분이 밀교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불교는 밀교적 색체가 짙다고 하겠다.
• 밀교(密敎)에 대한 오해---불교의 다양한 교리 가운데 밀교만큼 많은 오해를 산 경우도 드물 것이다.
티베트 밀교 사원에 가면 남존(男尊)과 여존(女尊)이 부둥켜안고
성교하는 모습의 불상인 합체존(合體尊)이 모셔져 있다.
합체존을 ‘얍윰(Yab Yum)’이라고 부른다.
티베트어로 ‘얍’은 아버지, ‘윰’은 어머니를 의미하기에 부모존이라고도 번역할 수 있다.
또 밀교 경전에는 성(Sex)과 관련된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밀교’ 수행법에는 성행위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 상상한다.
그러나 이는 이만저만한 오해가 아니다. 밀교는 문자 그대로 ‘비밀스러운 가르침’인데,
여기서 말하는 ‘비밀’이란 “남부끄러워서 비밀스럽게 수행한다.”는 의미의 비밀이 아니라,
스승이 그 가르침을 제자에게 ‘비밀스럽게’ 전한다는 뜻이다.
누구에게나 공개된 가르침인 소승과 대승의 현교(顯敎)에 대비되는 이름이다.
밀교 역시 청정한 계율을 기반으로 삼는다.
밀교를 불교 탄트리즘(Tantris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힌두교의 탄트리즘과 구별하기 위해서 ‘불교’라는 말을 반드시 덧붙여 부른다.
탄트라(Tantra)는 원래 옷감을 짜는 베틀, 또는 베틀에 세로로 걸어 놓은 ‘날실’을 의미하는데,
의미가 전용돼 ‘토대, 체계, 교리’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탄트라에는 ‘의례나 명상의 지침’이 실려 있기에,
‘추상적인 가르침’이 담긴 소승이나 대승의 수트라(Sūtra, 經)와 대조된다.
불교수행에서 가장 강력한 길이라는 의미에서 금강승(金剛乘)이라고 부른다.
소승의 경우 아라한을 지향하며, 대승에서는 3아승기겁에 걸친 보살도 이후의 성불을 지향하지만,
밀교인 금강승에서는 현생에서의 성불을 목표로 삼는다.
수행의 목표에서 소승보다 높고, 수행 기간에서 대승보다 빠르고 짧다.
밀교, 즉 금강승의 기원에 대해서는 학문적으로 논란이 많지만,
그 종교적 상징물이나 의식 용구 가운데 많은 것들은
인도의 힌두밀교나 티베트의 샤머니즘인 본교(Bon敎)와 관계가 깊다.
예를 들어 합체존의 경우, 힌두밀교에서는 남존을 절대자인 시바신(Śiva神),
여존을 성력(性力)인 샤끄띠(Śakti)로 간주한 후 이들의 성교를 ‘세계창조’와 결부시키는데,
금강승에서는 동일한 외형의 합체존을 빌려와 남존을 ‘자비 방편’, 여존을 ‘반야 지혜’를 상징한다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성교의 오르가즘을 ‘깨달음의 대락(大樂)’에 대비시킨다.
금강승에서는 불교 밖에서 유래한 종교의식이나 존상에 대해 불교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수많은 수행법과 의례를 개발해 내었다.
금강승의 교학적 토대나 수행목표 모두 대승과 마찬가지다.
금강승의 교학적 토대는 대승불교사상인 중관(中觀)과 유식(唯識)에 있으며,
그 수행목표 역시 대승과 마찬가지로 성불이다.
금강승이 대승과 차별되는 점은 그 수행방법에 있다.
대승과는 비교되지 않는 다종다양한 수행방법을 갖는다.
그리하여 티베트인들의 강력한 신앙심을 보여주는 삼보일배 장면을 TV 화면을 통해 가끔 볼 수 있다.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면서 험준한 티베트고원을 오르내린다.
때로는 젊은 부부가 함께 수행을 한다. 무릎이 헐고 관절이 붓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노숙을 하면서 성지를 향해 걷고 또 걷는다. 지난한 고난 길이다.
세계 그 어디에서도 티메트인들처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신앙심을 발휘하는 종교인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이런 진지한 재가 수행자들이 우리나라에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그들의 신앙심에 감동할 뿐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티베트 밀교를
오해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얄팍한 호기심일 뿐이다.
• 밀교의 수행이념---밀교의 붓다관은 대승불교의 붓다관을 계승하면서도
한편으로 붓다와 대보살의 경계를 허물어 진언문(眞言門)의 수행자가 성불해
자신이 곧 절대 법신의 붓다로서 중생구호를 위해 영원히 노력할 것이라 설하고 있다.
그리고 밀교경전인 <대일경>에서도 비로자나불의 일체지지(一切智智)에 대해
“보리심이 원인이 되고, 자비심이 뿌리가 되고, 방편을 구경으로 한다.”고 정의해서
밀교의 궁극적 성불이 중생구호의 방편적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설하고 있다.
밀교에는 수행의 이상적 성취자로서 금강살타(金剛薩豊)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지금강(持金剛)ㆍ집금강(執金剛)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 명칭이 의미하듯 절대법신(絶對法身)의 영원성을 상징하는 금강과 보살이 결합된 말로서
절대법신이면서 대보살의 중생구호이념을 실현하는 실천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금강살타(金剛薩陀, 산스크리트어 vajrasattva)---밀교에서 중요시하는 보살이다.
지금강(持金剛)ㆍ집금강(執金剛) ․ 금강수보살(金剛手菩薩)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산스크리트어 ‘바주라사트바(vajrasattva)’에서 ‘vajra’가 금강이라 의역,
‘sattva’가 살타란 말로 음역돼, 이것이 합쳐져서 ‘금강살타’가 됐다.
밀교에서 금강살타는 대승의 보살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지 대승과 차별되는 점은 ‘3아승기 100겁’이라는 보살행의 기간을
현생의 1생으로 단축시킨다는 데 있다.
말하자면 보살이 성불하려면 ‘3아승기 100겁’이라는 보살행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금강살타는 현재 생에 성불할 수 있어, 그만큼 빨리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성불의 기간을 단축하는 이유는 보다 빨리 더 많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이다.
• 즉신성불(卽身成佛)---티베트불교, 밀교에서는 ‘즉신성불’에다가 목표를 둔다.
따라서 주로 밀교에서 일컬어지는 말로서 대일여래(大日如來)라 불리는
우주신과의 신비적 합일을 통해 현재의 몸 그대로 성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행자가 신체로는 인계(印契)를 맺고, 입으로는 진언(眞言)을 외고,
마음으로는 부처를 깊이 주시해, 부처의 신(身)ㆍ구(口)ㆍ의(意) 삼밀(三密)과
수행자의 삼밀이 수행자의 체험 속에서 서로 합일됨으로써
현재의 이 육신이 그대로 부처가 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수인(手印)⋅주문(呪文)⋅만다라 등의 시청각 효과를 동원해
현재의 이 몸에서 바로 성불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밀교는 대승불교의 반야사상과 열반관 등의 사상을 계승한다.
교리적으로 반야의 지혜에 의해 세간과 출세간을 나누지 않고
열반과 생사가 하나라는 깨달음에 입각해,
자신은 공성(空性)에 머물면서 중생구호를 위해 현실세계에서 노력하는
성취자의 이상을 금강살타를 통해 보이고 있다.
밀교수행의 근본목적은 대승적 이념의 실현에 있지만
밀교의 수행을 진언문(眞言門)으로 설정한 것과 같이
밀교는 현교와 다른 독특한 수행방편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수행자가 밀교를 구성하는 진언, 다라니와 수인(手印), 불형(佛形) 등을
소연(所緣)으로 관(觀)해서 내면적인 심식(心識)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성불에 도달하는 것이다.
소연의 대상인 여래의 불형에 대해 <대일경>에는 진언과 수인, 형상의 세 가지가 있다고 설했다.
밀교의 유가수행은 중생의 의식변화를 통해 중생 자신의 현실을
붓다의 절대적 현실로 실현하는 것으로 중생의 신ㆍ어ㆍ심(身語心)은
곧 붓다의 신금강(身金剛)ㆍ어금강(語金剛)ㆍ심금강(心金剛)으로 전환되는데,
이러한 즉신성불(卽身成佛)의 수행이념은 인도 후기밀교의 수행으로까지 계승된다.
후기밀교의 수행이념은 중생의 신(身)ㆍ어(語)ㆍ심(心)의 영역을
중생의 세 가지 존재인 삼유(三有),
즉 생유(生有)와 중유(中有)와 사유(死有)를 붓다의 화신(化身)과 보신(報身),
그리고 법신(法身)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과 같다고 본다.
밀교의 수행이 어떤 생리적이거나, 외적인 변화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상이나 유식사상, 여래장사상 등의 불교의 근본교리에 입각해
이것을 철저히 수행자의 내면세계에 반영하는 유가수행임을 잘 나타내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밀교 교리와 수행은 대승불교 전통을 계승하면서,
중생의 현실세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실현할 수 있는가를 연구한
밀교교단의 경험과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신ㆍ어ㆍ심(身語心)은 밀교 의식 중에 이루어지는
공양과 예배, 발원을 관법에 채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수행법에 의하면, 먼저 「옴아훔」을 신ㆍ구ㆍ의 삼밀에 다음과 같이 배당한다.
「옴」 자는 견고한 신체인 신금강(身金剛)을 가지고 공양관을 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아」자는 진언을 독송하는 입의 견고함을 나타내는 어금강(語金剛)으로
진언독송을 통한 예배의 개념이 이 「아」자 안에 내포돼 있다고 봤다.
「훔」자는 사고기능의 견고함을 나타내는 의금강(意金剛)으로
발원의 공덕을 통해서 죄과를 영원히 멸하고, 보리심을 발하도록 하는 발원관의 진언종자로 간주됐다.
이상에서와 같이 공양과 예배, 발원의 체계로 이루어진
「옴아훔」의 삼밀종자는 다시 존상으로 표현돼 형상으로 나타낼 수도 있었다.
「옴」자는 석가여래와 문수보살로 신금강에 해당하고,
「아」자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로 어금강,
「훔」자는 아축불과 금강수보살로 의금강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됐다.
「옴(唵)」의 뜻은 영원히 항상 머물러 있음, 생겨나지도 소멸하지도 않음,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음,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음, 법계에 두루 가득함의 의미이다.
「아(阿)」의 뜻은 헤아릴 수 없음, 끝없고 다함이 없음, 끊임없이 이어짐, 광명을 열어 발함이다.
「훔(吽)」은 끝없는 위신력과 공덕, 무루과(無漏果)가 원만함, 최고의 성취, 빠른 성취라는 뜻이다.
※일체지지(一切智智)---일체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혜, 즉 부처님의 지혜를 말함.
※본지(本地)---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ㆍ보살께서
임시(假)로 시현한 화신의 몸을 수적(垂迹)이라 하고,
변화하지 않은 본래의 부처나 보살을 본지(本地)라고 한다.
즉, 불ㆍ보살의 본체를 본지라고 하는데 대해 그것들이 중생교화를 위해
여러 가지 화신(化身)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수적(垂迹)이라고 한다.
※생기차제(生起次第)---티베트불교의 수행법중 하나로서,
자기가 생각하는 어떤 한 부처를 정해 진언을 외우고 생각으로 모습을 일으킨다.
수행자는 본존의 형상을 관상으로써 중점을 삼고,
점차적으로 불단과 본존의 구체적인 형상을 건립하며,
이 단계에서 제일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관상의 능력이다.
수행자는 필히 자기의 정신능력을 혼신의 힘을 다해 집중해야 하며, 의식은 더 청정해지도록 노력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관상의 능력을 반복적으로 운용해서
뇌 속의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형상으로 변환시키는 수행을 훈련케 하는데 목적이 있다.
※구경차제(究竟次第)---생기차제(生起次第)는 현상세계를 진실세계로 깨닫고 현현하는 과정이며,
구경차제는 현상세계를 해체해 공성(空性)의 절대성에 귀입하는 수행이다.
양차제의 수행은 육체로부터 중음(中陰), 절대법신에 이르는 과정을 순역(順逆)으로 관조하는데,
탄생과 죽음의 과정에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와 징조를 파악하고,
마음과 호흡의 제어를 통해 생체에너지와 의식을 조절함으로써
올바른 재탄생과 죽음의 단계에 진입하는 것은 후기 밀교수행의 주된 훈련과정이다.
[출처] 블로그 아미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