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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함께 피어난 전설 4 - 장미
학명: 장미과 장미속 Rosa spp.
장미과(Rosaceae) 장미속(Rosa)에 속하는 다년생 관목 또는 덩굴식물이다. 18세기 말에 아시아에서 유럽에 도입되었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 원종간의 교배가 이루어져 화색이나 형태는 물론 개화시기 등 생태적으로 다양한 품종들이 만들어졌다. 오늘날 장미라고 하는 것은 야생종의 자연잡종과 개량종을 말한다.
꽃은 흔히 흰색, 노란색, 오렌지색, 분홍색, 붉은색, 보랏빛 등 다양한 색상을 띤다. 특별한 경우 바깥 꽃잎은 분홍, 안쪽은 노랑, 중심부는 하얀색을 띠는 등 혼합색을 가진 장미도 있다. 야생 장미의 경우 1송이씩 피거나 작게 무리지어 피는데 본래 야생 장미는 5장의 꽃잎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미는 꽃잎이 겹쳐 있는데, 그것은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원예종으로 개량된 결과물이다.
줄기에는 가시가 있으나, 사실 가시라기보다 줄기가 변형된 형태이다. 잎은 마주나는데 깃털 모양으로 갈라진 겹잎이다. 은은하게 붉은 빛깔이 감돌아 녹색이면서도 색채가 신기하다. 약간 넓은 타원형의 잔잎에는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장과 같은 다육질의 열매는 때때로 먹을 수 있는데 이는 실제로 꽃받침통이 익은 것으로, ‘장미과’로 부르고 있다.
장미는 온대성 식물로 햇빛을 좋아한다. 생육에 적당한 온도는 낮 24~27도, 밤 15~17도이다. 온도가 30도가 넘으면 꽃이 작아지고 꽃잎 수가 줄어들며 이파리의 색도 진해진다. 재배 토양은 유기물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나 양토가 좋다.
원예작물로 재배되는 장미는 꽃의 형태와 개화 습성이 바뀌어 일년내내 언제나 꽃이 필 수 있는 4계성 장미이다. 4계성 장미는 겹꽃으로 탐스러워 정원용이나 꽃꽂이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5월의 여왕 장미’라는 말이 있듯이 자연재배에서는 5월에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관상용과 향료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향수를 만드는 데 쓰이는 장미유는 꽃에서 얻는데 특히 로사 다마스케나의 꽃을 이용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장미 외에도 찔레꽃, 사과꽃, 매화 등도 장미과에 속한다. 장미과 중 특히 해당화(R. rugosa)의 열매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때때로 설탕절임을 만들기도 한다.
예로부터 사랑받아 왔고, 많이 개량된 덕분인지 장미는 색깔별로 그 의미도 다양하다. 꽃말은 ‘사랑’과 관련되어 있으나, 색상마다 그 지닌 바 뜻이 조금씩 다르다는 거다.
1. 빨간 장미 - 불타는 사랑, 정열적인 사랑, 사랑의 비밀, 아름다움
빨간 장미 한 송이만을 선물하면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야’라는 뜻이라고 한다. 남자들이, 특히 중장년 남자들이 꽃다발을 사는 경우, 10중 9는 빨간 장미 꽃다발을 산다는 비공식적 통계가 있다. 잘 모르고 낯설기에 그냥 익숙한 꽃을 고르는 걸까?
참고로 위의 사진은 어느 학교 운동장 화단에 핀 붉은 장미 모습이다.
2. 하얀 장미 - 순결, 순진, 매력, 존경, 빛
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장미라고 한다. 하지만 청초한 자태가 매력적인 꽃이다. 개인적으로 밤에 보면 더 신비로울 것 같다. 어둠 가운데 순결하게 피어 있는 하얀 장미라니, 꼭 밤을 밝히는 등불 같지 않을까?
덧붙여 설명 나오기 전에 있는 사진은 우리 동네 ‘흥해 아파트 단지’ 화단의 하얀 장미를 찍은 거다.
3. 주황 장미 - 수줍음, 첫사랑의 고백
빨간 장미가 대개 열정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걸로 볼 때 그보다 채도가 밝은 주황이 풋풋한 사랑을 뜻하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완연하게 무르익지 않은 마음, 설레고 호감이 가는 마음, 그러면서도 조금 망설이는 마음을 나타내는 색상으로 붉으면서도 노란색이 섞인 주황을 고른 건 제법 센스가 있는 선택일까?
4. 노란 장미 - 질투, 시기, 성취, 이별, 사그라진 사랑
색상이 화사한 만큼 꽃말도 화사할 것 같았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옛 기록에 의하면 죄인의 집 문에 노란색을 칠했다고 하는데, ‘질투’나 ‘시기’ 같은 부정적인 꽃말은 그 관습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성취’라는 좋은 꽃말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개 부정적인 의미만을 기억한다. 중국에서는 노란색 계열, 특히 금빛처럼 환한 노랑은 ‘황제의 색’이라고 할 정도로 선호했는데.....
참, 위의 노란 장미꽃 사진은 인터넷 세상에서 입수한 것이다. 꽃 사진을 공유하는 사람, 좋은 사람!
5. 분홍 장미 - 영원한 사랑, 행복한 사랑
이 색깔의 장미는 프로포즈용으로 곧잘 쓰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예쁜 색상의 장미라고 생각한다. 가장 유명한 장미로는 피스 장미, 일명 평화의 장미꽃이다. 새로 형성된 국제연합(United Nations)의 첫 모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때쯤 열렸는데, 각 나라에서 도착한 대사들은 이때 새로운 장미 ‘피스’를 받았다. 이 큼직한 분홍 장미는 4월에 연합군이 베를린을 장악한 날에 미국에서 출시된 꽃이었다. 1930년대 프랑시스 메양(Francis meillande)이 프랑스에서 개량했던 품종인데, 전쟁이 닥칠 듯하자 그는 혹시나 싶어 이 장미의 꺾꽂이순들을 해서 해외로 보냈다고 한다.
사견이지만 분홍 장미를 향수 담는 용기를 디자인할 때 모티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미와 베리류 에센스, 약간 싸하게 퍼지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을 혼합한 향수를 떠올리는 중이다. 겹겹이 겹친 장미 봉오리를 본딴 모양에, 아래는 녹색 꽃받침, 위로 올라갈수록 흰색에서 차츰 연분홍으로 물들고, 꽃잎에 드문드문 진주 같은 비즈를 박아 이슬을 표현하며, 펌프를 감싸는 뚜껑은 로즈 핑크의 날개를 접고 앉은 나비 장식으로 마무리하는 디자인이다. 테마는 장미 봉오리 안에서 태어난 향훈의 나비랄까?
추가적으로 위의 사진이 피스 장미의 모습이다. 이건 직접 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대로 인터넷 사진을 캡처한 거다. 어디 꽃박람회라도 갔으면 좋으련만..... 저주 있으라, 코로나19!
6. 푸른 장미 - 꿈, 기적, 포기하지 않는 사랑, 불가능
그리스의 꽃의 여신 클로리스가 사랑하던 님프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피워냈다는 전설이 있는 장미는 그 태생부터 푸른빛 꽃송이가 없었다. 수국 등을 포함해 다른 꽃들은 찾아보면 푸른 빛깔을 지닌 게 제법 되지만 이 장미만은 예외였다. 푸른 색상이 창백한 죽음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히 상상 속의 꽃으로 남을 뻔했으나,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화가 되었다. 듣기로는 하얀 장미에 푸른 색소를 주입해 물들인다고 하던가?
여하튼 푸른 장미의 꽃말이 ‘불가능’이니 ‘기적’이니 하는 의미가 된 것도 이런 일화를 보자면 이해가 간다. 본래 불가능이었고 존재 자체가 기적이었으나, 인간의 손에 의해 가능하게 된 꿈을 실현한 것을 상징하는 꽃.
7. 연두색 장미 - 고귀한 사랑, 하늘의 사랑
푸른 장미와 함께 대표적인 ‘불가능한 꽃’으로 손꼽혔던 전적이 있다. 2005년 국내에서 개발된 ‘그린뷰티’ 품종은 국내 최초로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 수출 품종이다. 장하다, 우리나라 연구자님들! 자고로 대한민국 정치인은 실망스럽기가 한이 없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엄지 척!
아, 그런데 왜 녹색 장미의 꽃말이 ‘천상에나 있을 고귀한 사랑’인지는 찾을 수가 없다. 이 장미가 예전부터 있었던 꽃인지 아니면 과학 기술의 개발로 최근 탄생한 품종인지, 그도 아니라면 원래 있던 야생 장미를 개량한 것인지도 인터넷을 통해서는 이렇다 할 정답을 발견하지 못해 불분명하다.
위의 사진은 인터넷 캡처로 입수한 것인데 연두색 장미 ‘뷰티 그린’ 관련 사진이다.
8. 보라색 장미 - 영원한 사랑, 불완전한 사랑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의 혼합색이다. 그래서인지 장미 역시 그 색깔이 지닌 의미를 가지게 된 감이 없지 않다. 보라색이 뜻하는 것은 신성, 불완전, 영원, 균형 등인데, 보랏빛 장미 또한 꽃말을 보면 그 비슷하지 않은가.
9. 검은 장미 - 소원을 들어드리겠어요, 당신은 영원히 나의 것
검은 장미는 터키에 할페티 마을이라는 곳에서만 핀다고 한다. 지역적 특성인 토양의 산성도와 유프라테스 강으로 인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검은 장미가 핀다는 모양이다. 만화나 추리소설 같은 데서 워낙 어둑한 쪽의 소품으로 곧잘 활용해서 이 검은 장미 역시 본의 아니게 이미지가 좀 좋지 않다. 그러나 꽃말 중에는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의미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상대를 소유한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고!
물론 이 장미의 분위기가 좀 다크하긴 하지만 말이다.
* 여러 가지 장미 전설
1. 장미에 가시가 생긴 이유?
신이 처음에 장미를 만들자 사랑의 사자 큐피드는 그 아름다운 자태에 감탄했다.
“이 꽃만을 가득 채워서 정원을 만들고 싶어.”
자기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들이민 순간이었다. 장미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콕 쏘고 말았다.
“아이고, 불쌍한 우리 아들!”
그를 본 여신 비너스는 큐피드에게 상처를 준 벌을 잡아서 침을 빼내 장미 줄기에 꽂았다.
감상: 아니, 벌은 무슨 죄야? 그냥 먹고 살자고 노력한 건데 말이지. 참고로 그 후에도 큐피드는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마다하지 않고 여전히 장미를 사랑했고 한다. 장미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가시마저 사랑할 줄 알아야 성숙한 사랑이라지.
2. 붉은 장미, 로사의 슬픈 사랑 이야기
옛날에 돈은 많지만 인색한 향수 장수가 있었다. 너무 인색해서 가지고 있는 수많은 향수를 가족들도 못 쓰게 할 정도였다. 그에게는 로사라는 마음씨 착한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자기 집 정원에서 일하는 바틀레이라는 청년을 사랑했다.
“언젠가 당신과 결혼하게 된다면, 당신이 선사한 향을 입고 버진 로드를 걷고 싶어요.”
바틀레이는 아침마다 정원의 꽃으로 향수를 만들어 가장 좋은 것으로만 한 방울씩 로사에게 몰래 갖다주곤 했다. 이것이 몇 해 동안 반복되어 로사의 향수 단지는 바틀레이가 준 향수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나라와 전쟁이 벌어져 바틀레이를 포함한 젊은이들이 모두 싸움터로 가게 되었다.
“이 향수 단지가 전부 비워지기 전에 돌아오겠습니다.”
로사는 슬픔을 참으며 바틀레이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가 너무 보고 싶을 때면 바틀레이가 남겨두고 간 향수를 조금식 뿌리며 그리움을 달랬다. 다행히 병에 든 향수가 다 떨어지기 전에 전쟁은 끝났고, 참전했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틀레이만은 유해가 담긴 작은 상자로 귀환했다.
“아, 그리움이 향으로 번질 만큼 짙건만, 당신은 어찌 망각의 강을 건너 떠나셨나요?”
로사는 슬픔에 겨워 지금까지 모아두었던 모든 향수를 그의 유해에 뿌리며 울었다. 이때 인색한 아버지는 비싼 향수를 마구 뿌리는 딸을 보고 놀라 홧김에 피우던 담배를 내던졌다. 가엾은 로사는 향수와 함께 타올라 바틀레이의 곁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숨진 자리에서 빨간 장미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감상: 어, 결말이 상당히 충격적이라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다. 로사의 죽음을 방화라고 해야 되나, 화재라고 해야 하나, 분신이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요새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옛날 향수는 알코올 등 가연성 물질이 엄청 많이 들어갔던 모양이다. 불 붙이면 화르륵 타는 거 보면 말이지.
3. 장미가 꽃의 여왕으로 등극한 사연
옛날 꽃들을 다스리는 책임을 맡은 꽃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연꽃. 그런데 다른 꽃들은 이 연꽃에게 불만이 참 많았다.
“밤이 되면 봉오리 닫고 잠만 자잖아!”
“누구는 낮이고 밤이고 피어 있는데.”
야행성 식물 밤나무 꽃이 말했다. 벚꽃을 포함해 다른 식물들도 이런저런 불만을 성토했다. 결국 꽃들은 신에게 일러바치기에 이르렀다.
“이런 괘씸한! 내 새로운 꽃을 만들어야겠다.”
신은 화를 내며 꽃들을 다스릴 꽃을 만들었다. 그 꽃이 바로 순백의 장미였다.
감상: 훗날 그 하얀 장미에게 첫눈에 반한 밤꾀꼬리 나이팅게일이 꽃을 안으려다 흰 장미 가시에 날개가 찔려 피가 흘렀고, 그 피가 흰 장미를 붉게 물들여 붉은 장미가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다네. 예전 독일에서는 밤이 되면 봉우리를 닫는 연꽃을 악마가 숨어 있는 꽃이라 해서 불길하게 여겼다고 들었는데. 어째 이 전설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단 말이지.
4. 장미는 침묵의 상징이기도 했다!
때는 그리스로마 신화 시대로 거슬러 오른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남편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염문으로 유명했다. 하계의 미소년부터 님프, 올림포스의 신까지 그 상대도 다양했는데, 그중 전쟁의 신 아레스와의 밀애가 오늘날 가장 대표적이다.
“옴마나, 이게 웬일이라니. 누구누구랑 누구누구가 같은 침대에서..... 얼레리 꼴레리!”
그러던 어느 날, 은밀한 장면을 비밀의 신 하포크라테스에게 딱 걸려버렸다.
“저기, 기왕 본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소문은 내지 말아주세요. 그럼 완전 가정 파탄이라고요!”
아프로디테의 아들 사랑의 신 에로스는 하포크라테스의 입막음을 위해 아름다운 장미꽃을 뇌물로 선사했다. 이 신화를 계기로 그리스 및 로마에서는 천장에 장미를 새긴 방에서 나눈 이야기는 비밀에 붙이게 되었다.
감상: 어쩌면 이 관습을 이어 그리스와 로마에 있는 심리상담소 천장에는 장미 부조나 무늬가 새겨지거나 그려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아름다움과 비밀을 두루 가진 꽃의 여왕 장미. 그 비밀이 신비롭고 뭔가 환상적이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하필이면 바람 핀 게 내용이라니, 이거 장미에게는 좀 찝찝한 사연 아닌가?
그 외에도 장미와 관련된 여러 전설은 무수히 많다. 죄다 열거하고 소개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접는다.
출처 1: blog.naver.com/gooddayvic/222177455386
출처 2: cafe.daum.net/ kimhaehaesamo/VLrg
사진 및 자료 정리: 카페 작은 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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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미 박사가 되겠네요.
너무너무 감사해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