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보리암 산행

[샘물]

2009년 2월 15일. 일. 흐림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남해의 보리암을 찾았다.

광일산악회에서 분가해 나온 광우산악회의 대절버스에 몸을 싣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다.

3째 일요일이고 집 가까운 광안농협앞에서 8시에 출발이라니 부담도 없는 편이다.

처음으로  참석했지만 전부터 안면 있는 몇 분들이 반겨 주고 총무님도 환한 미소로 맞이해 준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리고 사천IC에서 빠져  나온 버스는 남해로 이어지는 삼천포대교를 건너고, 창선대교를 또 달려

상주해수욕장을 향해 달려 가 주차장에서 거친 쉼을 내쉬며 절반의 인원을 내리게 한다. 11시이다.

나머지 인원은 이곳과 반대편인 복곡주차장에서 봉고로 쉽게 올라 갈 것이지만

나는 산행을 위해 왔으니 산행조를 자청하여 산행을 하려고 하였다.

총 39명 중에서 21명이 산행조에 포함되어 금산의 9부 능선 까마득한 곳에 자리잡은 보리암을 향해 오르게 되었다,

전국적으로 쌀쌀한 추위가 닥쳐 왔다지만 출발시부터 자켓을 벗었다.

따뜻한 남쪽나라에 왔음인지 포근한 기운이 감돌고 나뭇가지에는 연한 움이 트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산행대장의 가벼운 주의와 안내 사항을 전달받고 다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도 보이지만 입장료는 받지 아니한다. 국립공원의 입장료 폐지는 참말로 잘한 조치가 아니랴.... 

산행로의 중반에는 시와 사진을 곁들인 작품도 전시하고 있으며

비교적 완만한 초입과 달리 중턱에 이르니 경사도 가파르고 온통 돌산이라 등허리에 땀이 배이고 오르기 쉽지가 않다.

돌계단을 밟고 힘들게 8부능선에 이르니 쌍홍문이 보인다. 큰 동굴이 옆으로 나란히 있다.

원효대사가 두 개의 무지개와 같다 하여 쌍홍문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쌍홍문을 지나니 제석봉으로 가는 길과 보리암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당연히 오른쪽으로 보리암길로 향한다.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수목은 연한 잎새를 내밀지 않아 앙상한 가지 사이로 우뚝 솟은 보리암이 보인다.

인자하고 원만구족, 풍만한 관음보살상이 상징인 보리암은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 기도도량이다.

누군가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불전 수입금이 많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당장 확인할 길은 없다.

그래도 비수기인 겨울에 수많은 사람들로 발길이 비좁고 쉴 새 없이 올라오는 기도객과 산행객을 보니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인파에 밀려 오래 머물 수도 없고 지인을 만나 사진 몇 컷을 담고 동행을 찾아  발길을 돌린다.

< 관음상 앞의 5층석탑이 아담하다. >

법당 뒤의 바위가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만 같지만  수많은 세월속에서 저런 모습으로 풍상을 겪었나 보다.

금산 정상으로 가기 위해 법당의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 가니 기념품 판매점이 있고 뒤편 주차장에서 올라 온 승용차도 보인다.

금산 정상의 바로 아래까지 차량이 올라 온다는 것이 좋은 듯하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기념품점 왼편으로 해서 금산 정상을 향한다.

 

금산 정상은 여기서 200미터니 몇 발짝만 걸어도 된다.
정상에 이르니 돌로 봉수대를 만들어 밋밋한 정상의 풍광에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서 멀리 남해 바다가 굽어 보이고 발 아래 주차장과 상주해수욕장이 아득하게 보인다.

바다 건너 보이는 응봉산과 설흘산도 12월에 다녀 온 정취와 함께 새롭게 다가 온다.

설흘산 거기에도 정상에 거대한 봉수대가 하나 있었지....

보리암 뒤편에서 올라 오는 산복도로가 보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 오는 모습도 보인다.

정상 가까운 부근에는 차량으로 올라 온 부회장님과 일행들이 모여 참치회와 반주를 곁들여 중식을 맛있게 하고 있는데

여성회원이 권하여 넣어 주는 회 한 점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산행조는 원래 계획대로 헬기장으로 이동하여  중식을 함께 한다.

가지고 온 점심과 반찬을 꺼내고 반주를 곁들여 맛있게 중식을 나눈 후에는 상사바위로 향하였다.

금산은 기암과 절벽이 유명하지만 특히 상사바위의 모습과 이곳에서 바라 보는 보리암의 전경이 일품이다.

비록 수목이 앙상한 겨울이라 봄이나 여름, 특히 단풍든 가을에 바라 보는 정취만은 못할 것이나

광활하고 웅대한 암릉과 절벽을 배경으로 날아 갈 듯 날렵하게 우뚝 솟은 자태는 그 진면목을 더하여 준다.
 

상사암에서 다시 보리암으로 돌아 오는 길을 밟다가 흔들바위란 표지를 보고 아래로 내려 가 본다.

무척산의 흔들바위도 보고, 설악산의 흔들바위도 보았지만 이곳의 흔들바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여서... 

보리암 옆 정상 가까운 부근에 민박집이 보이고 흔들바위도 있다. 기대보다 엄청 크다.

아래 바위와의 사이에 작고 둥근 돌들에 얹혀 큰 바위가 떠 있는 듯하니 작은 돌들이 베어링 역할을 하여 마찰력이 적어 작은 힘에도 흔들거리나 보다.

흔들바위를 흔들어 보고  다시 올라와 화엄봉을 지나고 보리암으로 향한다.

화엄바위를 거쳐 다시 보리암 법당으로 돌아와 거쳐 가며 주차장으로 향하니 여전히 수많은 인파가 경내를 뒤덮고 있다.

방문객을 실어 나르는 25인승 버스가 쉴 새 없이 오르내린다. 요금도 1,000원이라니 손쉽게 보리암에 올 수가 있다.

보리암에서 주차장까지 4.2km의 내리막길을 한 시간 가까이 걸어서 복곡주차장에 당도하여 우리 일행이 탄 버스를 찾으니 모두들  잘 내려 와 하산주를 하고 있다.

따끈한 동태국에 반주를 곁들이며 산행의 피로를 풀고, 다정한 이웃들과 담소도 나누며 다음 산행을 기약한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관음보살의 자비로운 모습을 담고 암벽으로 수려한 모습의 금산을 오래 가슴에 간직할 수 있게 되어 큰 기쁨으로  산행의 여운을 정리해 본다.

[물레방아]

샘물님도 불편한 발이 회복되어 산행을 다시 하시고 좋은 사진과 글월을 올려 주셔서 저는 즐겁게 감상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봄인데 또 주말 농장 하시랴 학생들 교육시키랴~~~~~~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송암]

보리암 등산 대학때 한번 가고 그뒤로는 차량으로 거의 올라가서 두번 간적이 있는데 추억이 새롭습니다. 보리암가지는 가도 정상은 못올라가봤네요 수고한 작품들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