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다70090 판결
[사해행위취소등][공2006.5.15.(250),791]
【판시사항】
[1]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이 담보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고 있는 경우, 그 재산의 양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 등의 지급을 면하고자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인 선박을 채권자 중 1인에게 매도하였는데, 매도 당시 그 선박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들의 피담보채권액의 합계가 선박의 시가를 초과하고 있는 사안에서, 위 선박의 양도행위가 임금채권 등 근저당권에 우선하는 채권을 가진 자에 대하여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재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그 재산의 가액, 즉 시가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 성립하고, 피담보채권액이 그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당해 재산의 양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 등의 지급을 면하고자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인 선박을 채권자 중 1인에게 매도하였는데, 매도 당시 그 선박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들의 피담보채권액의 합계가 선박의 시가를 초과하고 있는 사안에서, 위 선박의 양도행위가 임금채권 등 근저당권에 우선하는 채권을 가진 자에 대하여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57조, 제406조 제1항 [2] 임금채권보장법 제6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민법 제40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0864 판결(공1997하, 3051)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다42618 판결(공2001하, 2424)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다39989 판결(공2003하, 2320)
【전 문】
【원고, 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영화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정동)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5. 10. 20. 선고 2004나1598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1 주식회사는 그 소속 근로자이던 소외 2 외 7인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1,177,670원을 지급하지 못한 채 2001. 7. 27. 1차 부도를 내고, 2001. 7. 31. 최종부도를 내어 도산하였으며, 원고는 2002. 2. 9. 임금채권보장법(2000. 12. 30. 법률 제6334호로 개정된 것) 제6조에 따라 소외 1 주식회사를 대신하여 소외 2 외 6인에게 근로기준법(1999. 2. 8. 법률 제5885호로 개정된 것) 제37조 제2항 소정의 최우선변제권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인 최종 3월분 임금 및 최종 3년간 퇴직금으로 합계 52,491,440원을 지급한 사실, 소외 1 주식회사는 그 최종부도일인 2001. 7. 31. 당시 주식회사 한빛은행 등에 합계 10억 여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반면 적극재산으로는 이 사건 선박 외에 다른 재산이 없었는데, 같은 날 채권자 중 1인인 피고에게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2001. 7.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는 주식회사 한빛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채권최고액 3억 원)와 남울주신용협동조합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채권최고액 2억 2,400만 원)가 각 경료되어 있다가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에 각 말소된 사실, 위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선박의 시가는 2억 57,277,000원 정도였는데, 당시 위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합계는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훨씬 초과하고 있었던 사실 등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던 소외 1 주식회사는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 등의 지급을 면탈하고자 고의로 채권자들 중의 1인인 피고에게 소외 1 주식회사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선박을 대물변제조로 양도하고, 피고 또한 그러한 정을 알면서 이 사건 선박을 양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위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선박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합계액이 이 사건 선박의 시가를 초과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임금 등 채권은 이 사건 선박이 경매될 경우에 그 배당절차에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최우선변제권 있는 임금 및 퇴직금으로서 1, 2순위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우선하여 만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위 매매계약은 일반채권자가 아닌 최우선변제권 있는 위 임금 등 채권의 대위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재산이 사해행위로 양도된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그 재산의 가액, 즉 시가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 성립하고, 피담보채권액이 그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당해 재산의 양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다10864 판결, 2001. 10. 9. 선고 2000다42618 판결, 2003. 11. 13. 선고 2003다39989 판결 등 참조),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총재산을 감소하게 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그 감소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으로 회복함으로써 채권의 공동담보를 유지·보전하게 하기 위하여 채권자에게 부여된 권리인 점(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다카1380 판결 등 참조)과 민법 제407조가 채권자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법리는 채권자들 중에 그 채무자에 대하여 임금채권 등 경매 등의 환가절차에서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고, 피담보채권액이 그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재산의 양도행위가 저당권의 피담보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만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원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강신욱 고현철(주심) 양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