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랠리 중에 옆 탁구대의 공이 들어오거나,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경기를 하는 당사자들이 모두 그 장면을 보게 되므로 Let이 되어도 서로간에 인정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서브 시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1) 서브를 넣는 사람은 리시버가 준비가 된 것을 확인한 후
2) 손바닥 위에 공을 올려놓고, 정지동작 후
3) 공을 16cm 이상 띄우고 서브를 합니다.
바로 3번의 동작에서 리시버가 움직이는 상황을 눈썰미있게 잘 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띄워올린 공을 바라봅니다.
2번의 상황에서 상대방을 빤히 바라보는 것도 조금 무안할 수 있으므로 2번부터 상대방을 보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서브를 넣었는데, 상대방이 손을 들고 Let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는 경기장 규격이 정확하게 지켜지기 때문에
옆 테이블의 공이 날아들어오거나, 왕하오의 어떤 경기처럼 벌레가 날아들어오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서브 & 리시브시 Let을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 탁구교실 또는 생활체육 대회장의 경우
탁구대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울 뿐만 아니라
옆 테이블에서 경기하는 선수 또는 회원이 불쑥 공줏으러 들어오거나
심지어 탁구교실의 경우 아빠 따라 또는 일반 손님들과 함께 놀러온 어린 아이들이 불쑥 들어오기도 하는 등
Let이 되는 여러가지 상황이 늘 존재합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가급적 서브동작을 수행중인 상대방에게 '잠깐만요...' 등의 표현을 사용해 말로 외쳐서
서브를 중단하게 해주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늘상 똑같은 코스에 똑같은 구질의 서브를 넣는 것이 아닙니다.
서브를 넣는 사람은 나름대로 여러가지 상황을 조합해가면서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최선의 코스, 최선의 구질을 만들면서
서브를 넣고 있을 것입니다.
심한 경우 바로 그 구질의 서브를 넣기 위해 지금까지 다른 서브들을 넣어왔던 것일 수도 있구요.
더 심한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장의 서브를 넣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그 서브를 시전했는데 상대방은 손을 들고 그냥 서 있습니다.
서버는 이제 그 서브 못넣습니다. 상대방이 구질과 코스를 짐작해버렸으니까요...
상황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참 허무합니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저는 리시브 시에 Let을 요청할 상황이 생기면
'잠깐만요' 등의 표현으로 말로 외쳐서 상대방에게 서브를 중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상대방을 베려하는 마음(이기려는 마음)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갖추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P.S. 2년, 3년, 4년... 동안 같이 탁구를 즐겨온 동료한테는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려나요?
하지만 처음 만나 자웅을 겨루는 상대방에게는 이러한 배려도 필요하리라 생각해봅니다.
첫댓글 말해도 그냥 자기 서비스에 집중하느라 못듣고 그냥 넣는분도 있습니다. 복식하는데 3명이 잠깐이라고 말하는데 그냥 서비스 넣더군요.^^
비장의 서비스를 들켜버린 서버입장에서 보자면 리시버를 속일 수 있는 패턴이 몇개 더 생길 수 있겠죠.
예를 들어 비장의 서비스로 상대 포핸드쪽 빠른 횡회전 서비스를 넣었다가 렛이 된 경우 리시버는 방금 전의 상황이 기억에 남을 것이므로 반대쪽 코스나 아니면 같은 코스 같은 자세로 하회전 또는 강한 상회전 서비스를 넣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아니면 다른 서비스를 넣을거라는 리시버의 생각을 역으로 이용해서 같은 서비스를 넣는 경우도 있고요.
심판이 있는 경우 심판이 말과 행동으로 렛을 선언합니다. 경기가 방해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리시버는 손을 들던가 하는 방법으로 심판에게 그 상황을 알리고 심판이 판단하여 렛을 선언합니다.
리시버가 손을 든 것을 서버가 보지 못하고 서비스가 진행되었을 경우 심판은 (방해받는 상황이 없었다고 판단하면)렛을 선언 안하고 속행시킬 수가 있고 리시버도 리시브를 함으로써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리시버가 서버가 들리게끔 말로써 중지를 요청한 경우 서버가 플레이를 중단했다면 리시버의 실점(내지 경고)이 될 수도 있습니다.(실제로 말로써 렛을 요청하는 선수는 거의 없기에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손을 들며 말로 표현을 해도 경기에 집중하시는 서버는 못 듣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손만 올리는 것보다는 '잠깐만요~'라고 얘기해 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해 조금 더 배려해 주는 것인 것 같습니다.
저는 손도 올리기 전에 '잠깐만요~'를 외칩니다. 목소리가 크다보니 서버가 깜짝 놀랐다고 살살 말하라고 요청하기도 하는데 급박한 상황이라 그런지 큰 소리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포츠에서 소리(?)는 어느정도 허용 되지만, 말(?)은 금기입니다.(경기 외적 요소를 야기 할 수 있기에)
공식대회에서는 쓰기어려울듯합니다...^^
손을 드는 것으로도 충분하나... 상대가 주위를 못보고 급한 성격이라면 소리로 전달 하는 방법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