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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탠 바이 미 STAND BY ME
어렸을적 어떤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친구들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비현실적이며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 나오는 4명의 소년들처럼 자신들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함께 나누었지만 그것은 단지 추억일 뿐 그들은 영원히 함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 골디는 이렇게 회상한다. ‘12살 때의 그 애들 같은 친구들’이 그 후로 다시는 생기지 않았다고....
이영화에 등장하는 4명의 소년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각각 가정에 문제가 있고 그들은 이제 성장의 고비에 놓여져 있다.
고디는장래 유망한 풋볼선수인 형이 사고로 죽자 자신이 대신 죽었어야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형이 살아 있을 때도 언제나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던 부모들은 형이 죽은 후에도 여전히 관심이 없다. 글재주가 있으며 조용한 소년이다. 크리스는 항상 고디를 위로하고 충고 해주는 고디의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문제가정에서 자라서 사람들의 따가운 선입견 속에서 결국 자신도 잘못되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쓸쓸한 소년이다. 테디는 어렸을 적 정신병자인 아버지가 귀를 난로에 갖다대어서 귀가 거의 없어져 버릴 뻔한 기억이 있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정신병자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한다. 오히려 노르망디에 참전한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한다. 번은 능청맞으며 허풍스러운 가장 평범한, 우리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보통 소년이다. 아이들의 모험은 실종되었다고 라디오에서 연일 떠들어 대는 소년이 철로변 어딘가에 버려져 있다는 동네 건달들의 말을 빈이 우연히 엿들은 것으로 시작된다. 기차가 뒤 따라오는 철길을 달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산짐승이 울부짖는 숲에서 야영을 하기도 하고, 멀리 돌아가는 길보다 늪을 가로질러가는 모험을 선택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안정되고 정해진 길은 이제 거부대상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아이들은 고물상에 무시무시하다던 개가 강아지에 불과 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어른들이 지어낸 전설의 허상을 발견한다. 늪을 건너다가 몸에 거머리가 붙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체를 찾아 계속 길을 떠난다. 소년들이 그 시체를 찾으려하는 이유가 처음에는 단순히 유명해 지기 위해서 였지만 차츰 여행을 하는 동안 그들이 찾으려 하는 시체는 결국 자신들이 극복해야할 두려움과 치유해야할 상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짧은 이틀 동안의 여행으로 이제 이들은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를 끝 마쳤다. 마을로 돌아온 아이들은 단 이틀 동안에 자신들이 살던 마을이 작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이후 그들은 자주 만나지 못했다. 영화속 대사처럼 ‘그럴수도 있다. 친구란 그렇게 사는동안 잠깐 만났다가 헤어지는 그런 존재일 수도 있는 것이다.’ 소설가가 된 고디의 나레이션으로 이 4명의 소년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지만 물론 전부 해피 앤딩은 아니다. 하지만 뭐 인생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닌가!
단 한명 크리스는 이 영화속 그의 결말이 ‘리버피닉스’라는 배우의 마지막과 오버랩 되며 마음이 쓸쓸해진다. 크리스 : 난 이 마음을 절대 벗어나지 못하겠지, 고디? 고디 : 네가 하고 싶은건 뭐든지 할 수 있어 크리스 : 그래 악수하자. 고디 : 보러갈게 크리스 : 내가먼저 널 보러가지 않으면... 크리스는 해냈다. 그는 어렵게 나와 함께 대학 진학반에 들어갔다. 아주 힘들었지만 언제나 처럼 그는 이겨냈다. 그는 대학엘 갔고 마침내 변호사가 되었다. 지난주에 그는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두 남자가 싸우는걸 말리다가 그중하나가 꺼낸 칼에 찔렸다. 언제나 평화를 원했고, 항상 사람을 화해시키려고 애쓰던 크리스는 칼에 목을 찔려서 그렇게 죽었다. 10년 이상이나 만나지 못했었지만 그가 영원히 그리울 것이다. 영화 Stand by me 중에서....
이 영화를 보고나면 어릴적 친구들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래 어떤가. 아직도 그 친구들이 당신 곁에 있는가. 고디, 크리스, 테디, 번도 12살의 그날 이후 조금씩 멀어졌다. 각자의 주어진 환경에 또 맞춰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을지도... 우정이라는 게 다 그렇지 않은가. 한때 스쳐가는 인연이듯 이젠 추억으로나마 간직하게 되는거 겠지. 서글퍼 할 필요는 없다. 어릴 적의 그 친구들이 지금까지 함께했으면 좋겠지만 그들이 사라졌다고 누구의 탓인가를 애써 고민하지 말라. 영화속에서 고디가 형이 물려준 야구 모자를 불량배에게 빼앗겼을 때도, 벤이 아무런 쓸모없는 빗을 잃어버렸을 때도 곁에 있는 친구가 위로하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별거아냐! 잊어버려!>
그래 소중한거든 덜 소중한거든 살면서 뭔가를 잃어버리는 것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다시 찾을 수 없는 그것에 대해 너무 슬퍼하지 말자. 친구를 잃으면 또 새친구를 사귀면 되듯이.. 언제나 그리운 어린지절의 성장통과 코흘리개 친구를 떠올리며 애틋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10년 20년 후에도 다시 찾아보게 만들 것 같은 성장영화다.
롭 라이너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스탠 바이 미 스티븐 킹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흥행과 비평,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롭 라이너 감독은 ‘86년 스탠 바이 미 이후 ’89년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때 ‘90년 미져리, ’92년 어퓨어굿맨, ‘95년 대통령의 연인 으로 확실한 흥행감독으로 자리를 잡았고 최근 영화계의 대부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을 기용한 버컷 리스트를 통해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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