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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름다운 미술과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정암
[이주은의 명화] <3> 오스카 코코슈카 ‘바람의 신부
■“영원한 열정은 오히려 고통 폭풍이 멎을 때까지 삭이길”
열정은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찾게 하는 것은 물론, 오감을 열어 풍부한 감수성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한다. 또한 심장이 매일매일 힘차게 뛰고 있다는 것도 느끼게 하고 피가 온 몸 구석구석까지 돌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게 만든다. 열정이야말로 지쳐가는 일상에 희열을 안겨주는 축복이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평생 놓쳐버리지 않고 지켜내고 싶은 그 어떤 것이다.
불륜의 대가로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둘의 영혼은 이제 더 이상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설령 그 곳이 지옥이라 한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파울로는 프란체스카를 신부로 맞이했고, 둘은 처음으로 행복감에 젖어보았다. 게다가 지옥의 심판관은 그 두 영혼에게 영원토록 열정적인 사랑 속에서 살도록 처방을 내려주기까지 했다. 과연 그 처방이 축복이었을까? 코코슈카는 청회색의 음울한 그림을 통해 영원한 열정이란 오히려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대답하는 듯하다. 회오리바람 속에 몸을 내맡긴 두 연인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몹시 힘겨워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