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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지진에 취약하고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내뿜는 노후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영구폐쇄하라!
대지진과 뒤이은 원전 연쇄폭발 사고로 절망과 고통,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경주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3월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사고를 시작으로 3월17일 현재 2호기, 3호기, 4호기가 연이어 폭발했으며, 5호기, 6호기도 냉각장치 이상으로 원자로 온도가 상승 중이라는 경고가 동해를 건너 한반도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의 참상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일본 국민을 회복할 수 없는 실의 빠뜨리고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상 인간의 탐욕이 부른 원자력 폭발 사고임을 우리는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원자력산업 밀집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일본 국민의 참사를 결코 남의 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쇄폭발 사고가 보여주는 분명한 특징은 노후한 원전일수록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는 1971년에 발전을 시작해서 올해 2월이 설계수명 마감이었으나 수명연장을 단행했고, 결국 이번 원전 연쇄폭발 재앙의 첫 진원지가 되었다. 뒤이어 폭발한 2호기, 3호기, 4호기도 각각 1974년, 1976년, 1978년 발전을 시작한 노후한 원자로들이다. 이것이 명확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수원은 일본 원전사고에서 교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우리는 원자로 노형이 다르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서 설비를 보강한다” 등의 억지 논리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정책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일본과 똑같은 형태의 사고를 상정하여 우리 원전이 일본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전인수의 전형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정밀하게 설계된 복잡한 대형 플랜트다. 지진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친다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에도 크고 작은 방사능 누출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데 지진과 같은 불가항력적 자연재해 앞에서 어떤 방책을 내 놓을 수 있는가? 일본도 이번 원전 사고를 겪기 전까지는 전세계 핵산업계를 좌지우지하던 원전 선진국이었다. 또한 월성원전 주변은 읍천단층이 활성단층으로 이번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서 지질이 불안정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고의 개연성이 가장 높은 노후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중단과 영구폐쇄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주시민들의 요구가 무리한 요구인가!
이참에 삼중수소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해 9월6일 민간환경감시센터는 ‘월성원전 주변 삼중수소방사능 측정 결과의 고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월성원전 주변의 빗물과 지하수에서 삼중수소방사능 농도가 타 원전보다 5~10배 높다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어제, 3월16일 ‘월성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분석’에 대한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의하면 양남면 나아리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평균 23.6Bq/L(리터당 베크렐)로 이는 시내지역 경주시민(0.919Bq/L)보다 25.7배나 높은 수치이다. 삼중수소는 위장과 폐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저에너지의 베타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베타선은 암과 기형을 유발한다. 삼중수소가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하지만 월성원전에서 끊임없이 다량으로 삼중수소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동경주 주민들이 방사능에 만성적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제 삼중수소의 원인 제공자인 중수로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하고 수명을 다한 월성1호기가 그 첫 테잎을 끊어야 한다.
독일은 일본의 원전 사고를 접하면서 3월15일 노후한 원전 7개의 가동을 즉각 중지했다. 그리고 가동을 중지한 원전에 대해서는 폐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바탄 원전에 대한 재가동 논의를 중단했고, 스위스와 대만은 신규 원전건설을 잠정 중단했다. 유독 우리 정부만 ‘안전한 원전’을 외치고 있다. 지금이라도 원전에 대한 외눈박이 사랑을 버리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단행함으로써 국제적 기준에 맞는 새로운 눈을 뜰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정와 한수원은 삼중수소방사능을 다량으로 뿜어내고, 지진에 취약하게 설계된 캔두형 중수로인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획책을 즉각 철회하고 영구 폐쇄하라.
2.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 2, 3, 4호기의 가동 기한이 만료되면 전부 영구 폐쇄하라.
3. 정부와 한수원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인 삼중수소 저감장치에 목매지 말고, 삼중수소 방사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라.
4. 한수원은 월성원전 인근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방사능의 공정하고 정밀한 분석을 위해 시민단체, 동경주 주민, 감시센터와 공동으로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라.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주민 들에게 생수 값 지원을 포함한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하라.
2011. 3. 17.
경주핵안전연대
* 문의 : 경주핵안전연대 운영위원장 김익중(010-2350-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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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17. 성명서 -경주핵안전연대- 노후한 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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