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 회동동 < 아홉산> 산행 - 8월1일 -

[김경인]

   * 무더위가 한층 더 기승을 부리는 8월!

8월을 여는 첫 날을 의미있게 장식하고 싶어서 ....그동안 나에게 항상 미지(未知)의 산으로만

존재해 오던 < 아홉산 >을 찾아 길을 떠났다.

이 산이 금정구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내가 찾아 가고 싶은  이유 중에 하나이지만...........

무엇보다 내 호기심, 궁금증을 부추킨 것은........가끔씩 놀러 가는 선동 마을이나 오륜동 마을에서

수원지 건너편에.... 바라다 보이는 비경(秘景)의 배경으로 앉아 있던 신비의 그 산이 바로

아홉산 ( 사실 산 이름도 그동안 모르고 있었음 )이라는 것을 알고 더욱 가고 싶어졌다.

회동수원지를 빙빙 휘돌아 감으며 그 넉넉한 물줄기를 항상 침묵으로 오랜 세월 끌어 안은 채.........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굽이굽이 아홉 봉우리의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위안과 평화를 얻게 되는 묘한 힘을 지닌 신비로운 대상이었던 산이다.

                     (  아홉산에서 바라본 회동 수원지 ----저 멀리 안개에 싸여 희미한  금정산 모습  )

                                       (  오륜동  마을에서  바라본  아홉산 모습   )

 

배라도 있다면 사공을 불러서 노를 저어 그 산 기슭에 닿아 보고 싶었던.... 동경의 산,

신비의 산으로 늘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아홉산이다.

사람이 살면서 그리움을 품고 있으면 그 그리움이 꿈이 되고, 꿈은 현실에서 이루어 질 때도

있다고 했던가?

드디어 8월 1일!    나는 아홉산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山 길라잡이를 해 달라는 나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힘들게 시간을 내어 준 장시영

산대장이 동행을 해 주어서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우선 < 아홉산 >에 가려면 지하철 교대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회동동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회동동 버스 종점에서 내려 동대교 (東臺橋) 다리를 건너 ...동대마을 표지석을 지나 잘 닦아 놓은

도로를 따라 약 25분 정도 걸으면 산행기점( 들머리)임을 표시하는 리본들이 여러 개 매달려 있다.

                                ( 부산의 8대 명소를 새긴 비석 - 낯선 이름들도 있었음 )

산행 시작부터 약간의 급경사 오르막을 숨가쁘게 치고 올라야 했다.

온 몸은 육수(땀)로 샤워를 하는 듯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여름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두 배로 힘이 드는 것 같다.

앞장 서 가고 있는 산대장의 얼굴에는 육수가 빗물이 되어 흐르고 있고,  얼굴에 땀이 잘 안

나는 내 얼굴은 화장한 그대로의 모습이라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낑낑대며 오르는 나에게 " 산을 고통의 대상이 아니라, 즐기는 대상으로 여겨야 산행이

즐거운 법이다." 라고 한 말씀 훈계를 던지더니.....산대장은 계속 치고 올라 갔다.

드디어~~ 제 1봉에 도착! 환호성이 저절로 터졌다. 와우!! ~~ 와아아~~!!

시야에 들어 온 멋진 풍광은 정말 최고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광활하고 도도하게 펼쳐져 있는 회동 수원지의 물줄기와 해운대 쪽에서 불어 오는

바닷바람은 땀 흘리며 올라 온 우리의 수고와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내 주었다. 

            ( 캔 맥주 하나 얼려 갔더니 완전 몸에 쫘~악 스며든다면서 벌컥 벌컥 마시는 산대장 )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던 아홉산을 직접 나의 두발로 디디고 서서 이제는 오히려 저 물 건너편

오륜동 마을과 선동 마을 그리고 나의 보금자리가 있는 곳을 눈짐작으로 가늠해 보면서....

시야를 넓히는 기분은 산행만이 주는 감동이요, 즐거움일 것이다.

회동동~ 오륜동~ 선동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수원지의 규모가 엄청나게 방대하다는 것을

오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셈이다.

낮은 봉우리들로 구성되어 있어 힘은 별로 들지 않았으나 제1봉~2봉~3봉~4봉을 차례로 넘으며

구슬땀을 쏟았고 제법 많이 걸었다 싶었을 때에 드디어 아홉산의 정상이라고 하는 5봉에 도착!!

기념 촬영을 하고 간식도 먹고...산만 타는데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즐기며, 감상하고

인생도 느끼는 공부를 한 셈이다.    산대장님의 다양한 산행 경험도 유익하게 들었다.

좌우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산들을 가리키며 이름들을 열거하는 산대장의 열정!

저 쪽은 운봉산,개좌산, 여기는 장산.......또 저기 저 쪽으로는 엄광산, 저기가 황령산, 금정산........

산세를 훤히 꿰뚫고 여기 저기 설명을 해 주는데...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하며 들었다.

어찌...... 내가....... 이 산, 저 산을  구별할 수 있으리요?

다시 출발!!

제6봉~7봉~8봉까지 평탄한 숲길이 이어졌고, 아름다운 새 소리와 매미 소리뿐인

호젓한 산길 군데 군데에는 오래 된 비석들이 서 있었다.

이산(李山)이라는 글자는 조선시대 이왕산(李王山)을 줄인 말인데 여기가 바로 조선시대

왕실 소유의 산이었음을 표시해 둔 것이라고 한다.

한양에 머물던 임금이 부산 끝자락에 위치한 풍광 좋은 이 곳까지 어찌 알고 왕실 소유로

만들어 놓았을까?   백성들이야 도탄에 빠져 힘들어 하든 말든 음풍농월(吟風弄月)하며...

왕의 권세로 천하를 지배하며.....  오직 즐기기만 한 것은 아닐까?

걷고 또 걷다 보니...드디어 철마 마을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이제 산행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든 것이리라......

 가파른 내리막길을 10여분 내려오다 보니 밤나무가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었고 이 곳에 제법

유명한 < 밤나무집 추어탕 >이라는 음식점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하산기점(날머리)인 셈이다.

벌써 탐스럽게 밤송이들이 영글어 가는 모습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나는 산대장을 불러

사진 찍어 달라고 귀찮은 주문을 또 했다.ㅋㅋㅋ

우리도 추어탕에 동동주를 한 사발 시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산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음 느긋하게 어스름 짙어 오는 저녁을 맞이 했다.

오늘 산 길라잡이도 해 주고 저녁까지 산대장이 쏘는 바람에 나는 신세만 진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공짜로 얻어 먹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서.. 다음 기회엔 내가

쏘아야겠다.

< 밤나무집 >을 나와서 약 12~13분을 걸어 가면 철마 면사무소가 있다.

여기서 범어사 지하철 역에 가는 마을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 시간대를 잘 알아야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아홉산 종주 (금정구 회동동 ~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미동마을 ) - 사진 촬영 및 휴식 포함

총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주로 전국의 이름난 산이나, 험준하고 절경을 지닌 산들만 누비며... 백두대간을 한 산대장이

오늘은 동네 뒷산 같은 아홉산 산행에 기꺼이 동행해 주면서 이러 저러한 산행 경험과

산(자연)과 대화하며 자신을 비워 가는 이야기 등등....외모는 강인하고 산적(?) 같아 보이는데

풍부한 감성과 깊은 내면을 지니고 있고..... 아는 것도 많은.... 산대장이 동항 30회 동기라는게

가슴 뿌뜻했다.   

그리고 늘 신비롭게만 여기고 언제 저 산에 가 볼 수 있을래나 하며 ....동경하던 아홉산을

오늘 직접 두 발로 밟아 보며 깨달은 사실은  아홉산은 까탈스럽거나 신비로운 산이 아니라,

그저 소탈하고, 후덕하며 ,푸근한 인상을 주는 서민적인 산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오늘 저녁으로 먹은 " 추탕에 탁주" 처럼 말이다.

가 보지 않고 막연하게 상상만 하던 것도 아름답지만....나의 두 발의 수고와 땀과 열정을

아홉산에 오롯이 아로새기게 된 오늘의 기쁨도 영원한 추억으로 남으리라........

산행에 동행해 준 무명의 산사람 -장시영- 에게 다시 감사하며.... 이 글을 접습니다.

                                                                                                    ( 2007. 8.1)

[윤선혜]

둘이서만 갔다말이지.... 안되는데 안되는데*^^*

[김경인]

안될거 하나도 없다. 산에서는 오로지 성공적으로 산행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만 하는게 진정한 산꾼인 것이여 내 지금 한참 글 쓰고 수정하는 중인데 들어왔구나 내가 이 글을 쓰느라 선풍기 돌려 놓고 땀 흘리며 쓰는 중이었다. 써 놓은 글은 거 아닌 것 같지만...글 작업하는 사람은 힘들다. 산 타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내가 읽을거리 제공하느라 죽을 고생 중이데이...쉽게 읽지마세용부탁입니데이

[장시영]

푹푹찌는, 폭염을 온 몸으로 감내하며 올라야 했던 아홉산!!!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숨쉬기 조차 힘들었든 산행 초입은 지금 생각해도 끔직하네.첫 봉우리에서 바라보든 그 풍광은 너무나 수려하여 더위도 잊은체 우린 어린애 마냥 와~와~하는 감탄사만 연발하였다.땀을 식히며 마쉬든 캔 맥주는 목에 넘어 가자 말자 달콤한 꿀처럼 내 목 구멍에 녹아 내렷다.그기에 과일 거봉까지 말 그대로 따봉이였음.ㅋㅋㅋ,가도가도 끝이 없던 능선길!회동동에서 철마까지 그리 멀지않은 거리건만 왜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던지.더위로 인해 몸이 점점 무기력 해져가는 느낌을 받은것은 생리학적인 현상일까?여산적의 앞날에 신의 가호가 있으시길

[장시영]

참 산행 끝 머리 철마 밤나무집에서 먹은 얼큰한 추어탕과, 시원한 동동주, 맛은 눈물을 흘리면서 빵을 먹어보지 않은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명언처럼, 땀을 흘리면서 산행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그 맛을 설명 할 수 있을까? 옛 속담에 구슬이 세말이여도 궤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아주 작은 평범한 산이지만 국어샘이 궤어놓으니 보석 처럼 아름답네!어제 산행 즐거웠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모실 것을 소망합니다....무명의산사람

[노대감]

男女들의 멋진산행이었네 자기와의 싸움이 얼마나힘든지안다,산행기행문 잘읽었고 가까운등산로많이 읽혀두고 울동기들에게 눈요기할수있도록 자주올려주. *()*

[김경인]

노대감은 잠도 없냐 새벽에 오셨넹. 가끔 등산하고 있수 내가 약속한거 알제 열심히 몸 다듬으시오 이 있소 우리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면서 웃어야 되잖소 화이팅

[김경인]

어제 남산동 일대가 컴통신에 문제가 생겨 글 작업 중에 쓴 글이 다운되어 머리에 열체였다. 쓰던 글이 날라가는 그 열받음..우씨 아직 미완성인데..... 산대장,노대감 댓글을 았구려....3일 오전 11시 통신 복구 작업이 이뤄져서 나머지 부분을 써야징 지금부터 시작 현재 3일 오전 11시 42분임 아 글을 다 완성하고 나니....3일 12시 30분이네 배고프다 점심 묵어야겠다.

[장시영]

ㅋㅋㅋ수고했네요!그런데 소생을 너무 업 시킨것 아닌감? 부끄럽게시리.

[John Hur-허정]

이글들은 우리한테 산에 대한 많은 정보와 역사를 배우고 글쓴이의 생활관이나 철학을 느낄수 있어서 좋은데 우리가 넘 공으로 먹는게 살짝 미안!!~ 근데 선혜말에 공감??! 두 분 별일 없지~ㅎㅎ

[김경인]

일 있기를 바라시나요 으잉

[토끼미수기]

어쭈구리 회동동이믄 우리집에서 10분거린데 신고안하고 둘이서만 수상타 ~~~자수해라~이

[김경인]

재밌네...둘이 처음으로 산행하고 공개했더니... 걱정들을 많이 하시네.... 그라몬 앞으로는 비밀에 부치고 산행할까 그건 더 안되겠제 든든한 산대장 두었다가 어쩔건데....필요할 땐 미리 섭외해서리 도움도 받고, 산행 지도도 받고 해야지.....토끼 니도 앞으로 분발해 보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