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래다!/수원교구 정자꽃뫼성당 샛별 Pr.
바람 속에 향기로운 꽃 내음이 묻어나는 9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수원에 있는 정자꽃뫼성당(주임신부 배영섭 베드로) 주님의 종 Cu.(단장 이재곤 에발도) 직속의 소년 레지오인 샛별 Pr.(단장 도원아 세라피아, 부단장 김은옥 마리아)을 찾아갔다. 주회합에 처음부터 함께 하고 싶어서 Pr. 단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방문자석에 앉았다. 주님의 종 Cu. 서기님(이순금 헬레나)이 취재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소년 Pr.에 대한 꾸리아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수원 정자지구에는 90년대 중반 신도시가 들어섰고 정자꽃뫼성당은 1999년에 설립되었다. 성당 이름은 원래 정자2동성당이었는데 2001년에 정자꽃뫼성당으로 바꿨다. 꽃뫼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명칭이다. 신자수가 급증하면서 2017년 3월에 새 성전을 지어 봉헌하였다.
샛별 Pr.은 이번이 제164차 주회합으로 이제 3년이 조금 넘은 셈이다. 2011년경 본당의 소년 레지오가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해체되고, 3년 전 복사단을 중심으로 소년 레지오를 다시 설립했는데, 당시 본당의 청소년 담당 수녀님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청년, 소년 레지오의 발전에는 본당 사목자의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복사들이 많아 활동은 미사 참례, 미사 복사 등
회합 시간이 되니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가방 없이 맨몸으로 와서 문 옆에 있는 수첩과 교본을 하나씩 집어서 자리에 앉는다. 문 옆에는 나란히 놓여있는 수첩과 교본을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토요일 오전 9시에 레지오를 하러 성당에 오는 아이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은 단장의 배려라고 짐작 된다.
하지만 교본이 레지오의 기본인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이 교본과 수첩을 각자 휴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면, 교본이 쏙 들어갈 만한 크기의 작고 가벼운 가방을 만들어서 소년 단원용으로 배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본을 사물함에 놓고 다니는 일부 성인 단원과 청년 단원에게도 이런 가방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소년 단원 11명 중에 10명이 출석했는데 많은 아이들이 묵주기도가 끝날 즈음 오고 있었다. 회합 후에 마리아 부단장님께 여쭤보니 묵주기도를 서너 명의 아이들과 시작하는 일이 보통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서서 묵주기도 5단을 바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한다. 부단장님은 자신도 중학생 때 레지오를 한 경험이 있어서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침이어서 아이들은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이었다. 자연스럽게 세라피아 단장의 목소리가 커진다. 단장은 단원들의 이름을 수시로 부르면서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는지 확인을 한다. 소년 단원 11명 중에 여학생은 1명뿐이고 모두 남학생이다. 단장님의 노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단장님은 틈틈이 아이들 옆으로 다가가서 도움을 주셨다. 단원들은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11명인데 대부분 복사단을 하고 있다 보니 활동은 미사 참례, 미사 복사, 기도 생활, 이웃돕기, 희생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원장 수녀님(서 M. 파비올라)이 오셔서 재미있는 훈화를 해주셨다. 옛날 브라질에 거울의 집이 있었는데, 거울의 집에서는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화를 내면 상대방도 화를 낸다는 이야기였다.
주회합은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회합이 끝난 후에는 주먹밥, 음료수, 빵 등의 간식 시간이 있었다. 단장이 간식비를 지출하고 영수증을 꾸리아에 제출하면 사용한 금액만큼 지원을 받고 있었다. 본당에서의 재정 지원은 없다고 한다.
꾸리아에서 간식 지원
능숙하게 아이들을 이끌고 회합을 진행하시는데 놀랍게도 단장님, 부단장님이 샛별 Pr.으로 파견되신 지는 불과 3주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단장님께 애로사항을 여쭤보니 역시 아이들의 학원에 때문에 출석률이 낮은 것이었다. 출석률이 안정이 되면 각자 교본과 수첩 등 준비물을 챙겨올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얼마 전 교본 공부로 선서에 대하여 했는데 아이들이 자신들은 선서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해 했다고 한다.
소년 레지오의 운영에는 간식과 더불어 친목 행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샛별 Pr.은 지난주(9월22일)에 주회합 후에 본당의 탁구실(?)에서 Pr. 친목회를 실시하였다. 단원들은 함께 탁구를 치고 짜장면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레지오를 가장 오래한 중학교 3학년인 박준용 비오 단원은 “레지오를 하면서 힘든 점은 별로 없고,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한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에 대한 사목이 오래 전부터 한국 교회의 중점 목표가 되고 있다. 교본에서는 젊은이를 단순히 교회의 사목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복음화의 주역이며 동참자로 여겨야 하며, 젊음은 자기 발견과 인생 선택의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교본 342쪽).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젊은이들의 성장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