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은 오행(五行), 모음은 천지인 음양(陰陽)으로 구성(8)한글과 음양오행사상
음양오행사상(陰陽五行思想)은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우주나 인간생활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음양은 하나의 본질을 두 원리로 설명하고 음과 양이 확장, 소멸함에 따라 우주의 운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오행은 음양에서 만물의 생성(生成)과 소멸(消滅)을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나타내고 있다.
고유한 우리 민족문화의 모든 뿌리에 이 음양오행사상(陰陽五行思想)을 벗어난 분야는 없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한글을 보면 모음(母音)과 자음(子音) 모두가 음양오행사상에서 나타내는 우주만물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행설에 의해 다섯 개의 기본자음(ㄱㄴㅁㅅㅇ)이 만들어졌으며 동양의 삼재사상(三才思想)인 천지인(天地人)의 원리를 토대로 하여 만들어진 기본모음(· ㅡ ㅣ)은 점의 위치에 따라 음(陰)과 양(陽)으로 나누는데, 선의 위나 오른쪽에 점이 찍히면 밝고 따뜻한 양(陽)의 기운을 의미하고 아래나 왼쪽에 찍히면 어둡고 차가운 음(陰)의 기운을 나타낸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은 음양오행 사상의 우주만물·인간의 조화 표현
오행설에 의해 다섯개 기본자음 ‘ㄱ, ㄴ, ㅁ, ㅅ, ㅇ’이 만들어졌으며
천지인(天地人)의 원리를 토대로 기본모음인 ‘·, ㅡ, ㅣ’를 만들어
우주만물의 생성법칙을 내포, 언어의 한계 넘어 세상 이치까지 담아
한글은 자연원리(自然原理)를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졌는데, 천(天) 지(地) 인(人) 원(圓) 방(方) 각(角)의 모양에서 섭리(攝理)를 찾아 뜻을 얻었으며 입소리(口聲)와 일체화한 뜻글자로 되어 있다. 모음을 만든 천지인(天地人) 가운데 천(天)은 둥글어서 둥근점(·), 지(地)는 평평하여 (ㅡ)자로 하고 인(人)은 천지간에 서 있는 사람을 나타내어 (ㅣ)자로 표시하였다.
자음을 만든 원방각(圓方角)을 보면 원(○)은 사람의 머리를, 방(□)은 사람의 몸통을, 각(△)은 손발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각(角)은 만물이 싹트는 모양이며 방(方)은 잎이 넓게 자라는 모양이고 원(圓)은 열매를 맺는 모양을 의미한다.
한글의 명칭은 발표 당시엔 훈민정음이라 하였지만 이후에 여러 명칭으로 불리어지게 되었으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불리던 명칭은 ‘언서’(諺書) 또는 ‘언문’(諺文, 상말을 적는 상스러운 글자)이라 하여 차별하고 경시하였다.
‘한글’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개화기에 접어들어 주시경 선생께서 칭한 것으로, 그 뜻은 ‘한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첫째가는 글’ 등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리고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지으면서 훈민정음에 대한 여러 해석을 붙인 문서가 있는데 이것을 바로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이라 한다. 여기에는 훈민정음의 제작원리와 배경 등 그에 따른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정인지가 기록하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의 제자해(制字解)의 첫 머리를 보면 天地之道一陰陽五行而己(천지지도일음양오행이기)로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천지자연인 우주만물의 원리는 음양오행뿐이다’라고 해석된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자음(子音)은 오행(五行)으로, 모음(母音)은 천지인 음양(陰陽)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음의 구성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 떠 오행의 원리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이 소리를 낼 때 입안의 목구멍에서 시작하여 어금니, 혀, 이, 입술을 통해 나오게 된다. 이때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에서 기역(ㄱ, 木)이 만들어지고,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모양은 니은(ㄴ, 火)으로, 입술의 모양은 미음(ㅁ, 土)으로, 이가 서로 엇갈려있는 모양은 시옷(ㅅ, 金)으로, 목구멍의 모양을 본 떠 이응(ㅇ, 水)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어서 해례본의 내용을 읽어보면,
夫人之有聲 本於五行
(부인지유성 본어오행)
무릇 사람이 말소리를 내는 것은 오행에 근본이 있으므로
牙錯而長 木也 於時爲春 於音爲角
(아착이장 목야. 어시위춘 어음위각)
어금니는 어긋나고 길어서 오행의 나무에 속한다. 계절로는 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각(角)에 속한다.
舌銳而動 火也 於時爲夏 於音爲徵
(설예이동 화야 어시위하 어음위징)
혀는 날카롭게 움직여서 오행의 불에 속한다. 계절로는 여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징(徵)음에 속한다.
脣方而合 土也 於時爲季夏 於音爲宮
(순방이합 토야 어시위계하 어음위궁)
입술은 모나지만 합해 짐으로 오행의 흙에 속한다. 계절로는 늦여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궁(宮)에 속한다.
齒剛而斷 金也 於時爲秋 於音爲商
(치강이단 금야 어시위추 어음위상)
이는 단단하여 끊으니 오행의 금에 속한다. 계절로는 가을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상(商)음에 속한다.
喉邃而潤 水也 於時爲冬 於音爲羽
(후수이윤 수야 어시위동 어음위우)
목구멍은 깊숙한 곳에 젖어 있으니 오행의 수에 속한다. 계절로는 겨울에 해당하고 오음으로는 우(羽)음에 속한다.
즉 어금닛소리, 혓소리, 입술소리, 잇소리, 목구멍소리를 아음(牙音) 설음(舌音) 순음(脣音) 치음(齒音) 후음(喉音)의 오음(五音)으로 표현하고 음악의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또한 오음(五音)으로 나타내고 사람이 내는 소리는 성(聲)으로 표현하였다.
음악의 오음(五音)은 악기소리이므로 정확한 뜻글자의 의미로는 오성(五聲)에 해당되고 훈민정음에서 표현하는 사람의 소리는 글자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음(音)에 해당된다.
모음은 삼재의 원리인 천지인의 세 글자에다 음양생성원리에 따른 사상위(四象位, 곧 생수(生數)로 1, 2, 3, 4)와 사상수(四象數, 곧 성수(成數)로 6, 7, 8, 9)의 이치로 나머지 여덟 글자를 만들어 11자가 되었다. 즉 사상위인 1, 2, 3, 4와 사상수인 6, 7, 8, 9가 각각 합하여 1, 6은 수(水), 2, 7은 화(火), 3, 8은 목(木), 4, 9는 금(金), 5, 10은 토(土)가 되었다. 가운데의 5는 천태극(天太極), 10은 지태극(地太極)이라 하고 두 태극의 수가 합하여 인태극(人太極)을 이룬다. 이것이 바로 모음(母音)의 제자(制字)원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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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 김진명리학회장 울산대평생교육원 외래교수 |
사상(四象)은 주역에서 말하는 무극과 태극에서 음양이 분화하면서 섞이는 것(음양의 분합작용)으로 사상(태양, 소음, 소양, 태음)은 여기에서 나온 말이며 그 다음으론 팔괘로 되었다가 64괘로 이어진다.
우주만물은 천지인 삼재사상과 음양오행사상의 원리에 따라 존재하는데 한글의 소리법칙도 이 원리에 맞춰 만들어졌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곧 한글에 우주만물의 생성법칙이 담겨져 있다는 것으로, 언어라는 한계를 넘어 세상의 이치를 포함하고 있는 철학체계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한글은 세상을 담은 언어로, 우리나라 고유의 사상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가장 과학적이고 편리한 문자로도 공인받고 있다.
김진 김진명리학회장 울산대평생교육원 외래교수 대통인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