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시화법은 한 시선에 포착되는 사물의 형태를 평면에 그대로 그리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자 할 때는 먼저 인간의 눈으로부터 그리고자 하는 대상까지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인간의 시선과 대상 사이에 캔버스가 오도록 한 다음, 인간의 시선에 포착된 3차원 세계를 2차원 평면 위에 투사하여 그림을 그린다. 투시화법은 미술에서 3차원 세계를 2차원 세계에 투영시키는 한 방법이다. 사실 미술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 방법은 사영기하학이라고 불리는 수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사영기하학에 근원을 두고 있는 이러한 투시화법을 활용하면 매우 흥미로운 수학적 사실을 증명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오일러 표수 - 입체도형의 꼭짓점, 모서리, 면의 개수의 관계

보통 중학교 수학시간 때, 입체도형의 꼭짓점, 모서리, 면의 개수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여러 입체도형 중에서 정다면체(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각기둥, 각뿔 등과 같이 구와 연결상태가 동일한 입체도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여기서 구와 연결상태가 동일한 입체도형이라는 것은 어떤 입체도형이 고무와 같이 늘어날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가정할 때, 바람을 불어 넣거나 팽창시켜 구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입체도형을 의미한다. 이러한 입체도형에서 꼭짓점의 개수를 V, 모서리의 개수를 E, 면의 개수를 F라고 하면, 항상 V-E+F=2가 성립한다는 것이 오일러 표수(오일러 공식)이다.

입체도형의 오일러 표수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 다면체의 꼭짓점의 개수를 V, 모서리의 개수를 E, 면의 개수를 F라고 하면 V-E+F = 2 이다.

투시화법을 이용하여 오일러 표수를 증명하자

그럼, 정말로 구와 연결상태가 동일한 모든 다면체는 항상 V-E+F=2가 성립할까? 어떻게 이러한 사실을 확신할 수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오일러 표수 값이 2라는 것을 찾을 수는 있지만, 왜 2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는 투시화법에 착안하면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1단계) 모든 다면체는 삼각형 모양의 면만을 가지는 새로운 다면체로 변형시킬 수 있고, 이 때 V-E+F의 값은 불변한다. 예를 들어, 육면체가 주어져 있다고 하자. 이 육면체의 한 면에 사각뿔을 붙여보자. 그러면 사각형의 한 면은 없어지지만 4개의 삼각형 면이 생성된다. 즉, 새로운 다면체로 변형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