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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자료실 스크랩 간경변, 합병증 막아야 산다
두재 추천 0 조회 57 08.08.05 20: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肝의 달’ 특별부록]

간경변, 합병증 막아야 산다
조 몽 교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대 병원

 

간경변이 있는 사람은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되기 쉽다.

간경변증은 어떤 원인이든지 간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파괴와 재생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자연적인 기본 구조가 흐트러져 원래와는 다른 구조(재생 결절과 섬유조직)로 바뀌고 동시에 간(肝)에 섬유성분(콜라겐)이 증가해 굳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이는 피부에 화상을 입었을 때, 처음에는 벌겋게 염증이 일어나지만, 나중에는 울퉁불퉁한 상흔을 남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원인에 따라 다르기는 해도 만성 간염을 앓는 환자 중 20~30%는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경변이 발생한 간을 직접 보면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울퉁불퉁해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간이 단단해지고 커진 경우 복부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다.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간경변증의 원인이 없어지는 경우 호전될 수 있으나 정상 간으로 완전 회복되지는 않는다. 일부 환자는 복수, 복막염, 위, 식도정맥류 출혈, 간뇌증 및 간암으로 고생하게 된다.

 

간경변은 간염의 ‘흉터’

간은 약 3000억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간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 이상이 생존해야 한다. 즉 염증에 의해 간세포가 계속 죽어 나가도 정상적인 간 기능을 지닌 간세포가 20% 이상만 생존하면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간경변 환자에게서 증상이 없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20% 이하가 되면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나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간세포가 죽으면 그 자리를 탄력성이 큰 섬유질이 대신하게 된다. 이를 ‘섬유화’라고 하며 간경변이라고 이름붙인 것도 이 섬유화에 의해 간이 딱딱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염증에 의해 간세포가 죽어 나가고 섬유화가 진행하는 정도에 따라 간경변의 심한 정도가 결정된다.

 

섬유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생존한 간세포가 계속 증식하여 위기를 탈출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 즉 간세포가 증식하기는 해도 정상적으로 증식하지 못하고, 섬유화가 일어나는 공간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결절 모양을 띠게 된다. 이것을 재생 결절이라고 하는데,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주위 혈관을 압박하는 악영향도 끼친다. 경변이 온 간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은 바로 재생 결절 부위는 튀어나오고, 섬유화 부분은 움푹 들어가기 때문이다.

 

간경변이 생기는 주요인은 간세포 파괴, 재생, 반흔 등을 수반하는 간의 염증 때문이다. 간 염증의 원인으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에도 간 담석에 의한 만성 담관폐쇄 혹은 담관염, 자가면역간염 등이 있다. 최근에는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비알코올지방간 질환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간 고유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 간염과 같은 원인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에는 피로, 쇠약, 식욕 저하, 메스꺼움 같은 간염의 증상이 있다. 후기에는 간경변이 많이 진행되고 간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앞가슴에 거미 모양의 혈관이 두드러지고 손바닥에 붉은 반점이 생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털이 빠짐, 남성의 경우 여성처럼 유방이 커짐, 하지에 출혈 반점이 자주 생김, 배꼽 주위에 큰 정맥이 두드러짐, 비장 비대, 복수 혹은 하지 부종, 소변 색깔이 어두운 노란색 또는 갈색을 띰, 황달, 정신이 맑지 않음, 검고 끈적거리는 변 혹은 토혈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합병증

하지만 간경변증이라고 해서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자는 초기 간경변증으로 평생을 문제 없이 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간경변증이라고 진단받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현재의 간경변 상태가 얼마나 심한지, 또한 진행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다. 처음으로 진단받을 당시의 상태는 환자마다 다르며, 진행 속도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4∼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 변화를 관찰해야 하며, 적어도 1∼2년 이상 경과를 봐야 한다.

   

간경변증이 있을 때 간의 남은 기능은 복수, 간뇌증, 황달, 알부민치, 혈액응고 시간 연장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A, B, C로 나눈다. A는 초기 간경변증으로서 복수, 간뇌증, 황달이 없으며 알부민치나 혈액응고 시간이 거의 정상인 경우이다. 전혀 증상이 없으며, 간 기능도 정상인 경우가 많다. 다만 초음파 검사 등으로 경변이 의심되는 경우로서 일반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검사를 받지 않으면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간경변이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간 이상의 징후(간염 수치가 올라간 환자,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집안 내 간 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 등)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는 혈액 검사 및 간 초음파 검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C는 간경변증이 진행되어 간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복수, 간뇌증, 혹은 황달이 있고 알부민치가 낮아지고 혈액응고 시간이 연장되는 경우이다. 간경변 중기에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말기가 되면 대부분 한두 가지 이상의 합병증으로 고생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복수, 식도 혹은 위 정맥류 출혈, 간뇌증 등이며, 간암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간경변증 환자의 추정 생존 기간은 진단 당시의 간 경변 정도에 비례한다. 즉 초기인 경우는 10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70~80%이다. 생존 확률은 진행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치료하고 간경변증 악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말기인 경우는 10년 생존할 가능성이 30% 이하이며, 간뇌증이 반복적으로 오거나 복수에 복막염까지 발생한 환자는 불과 1∼2년 내에 사망하게 된다.

 

금주는 기본

간경변증의 치료는 간경변증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과 합병증, 즉 복수, 정맥류 출혈, 간부전, 간뇌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성 간염이 오래되면 일반적으로 염증 반응도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이미 있음에도 B형 간염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에 계속 노출되어 심한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는 간경변증이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만성 C형 간염 환자가 간 기능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으면 심한 혈소판 감소증 등의 금기증이 없는 경우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 치료를 함으로써 간경변증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호전시킬 수도 있다. 합병증이 있는 간경변증은 대부분 치료할 수 없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의 경우 인터페론 치료는 위험할 수 있으며 염증 반응이 심한 경우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정상 간 기능을 보존하고 있지 않은 간경변증(비보상 간경변증)인 경우에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간경변증 환자의 간염 치료 여부는 이점과 해로운 점을 잘 검토해 결정해야 하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건강한 사람에게서 하루 알코올 48g(소주 4잔, 맥주 4컵) 이상의 음주는 알코올에 의한 합병증(간경변증, 간암, 조기 사망)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음주에 의한 간 손상은 지방간, 알코올간염, 간경변증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이미 만성 간 질환이 있는 환자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른다. 따라서 무조건 금주하는 것이 현명하다. 금주하는 것이 만성 간염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억제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약물이나 섭취한 물질은 간에서 대사나 해독 과정을 거쳐 몸 밖으로 배설된다. 간은 이러한 대사 작용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러 약물이나 물질에 의한 독성에 매우 취약하다. 만성 간 질환이 있는 경우 간 기능은 다양하게 영향을 받는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매우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한다. 약물을 사용하기 전 간 독성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간 독성이 알려져 있으면 독성이 적은 약으로 대체해야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진통제가 필요할 때는 하루 2g 이하의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 또한 용량에 따라 간 독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만성 음주자나 금식 상태에서는 하루 4g 이하의 상용량에서도 간 독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간경변 환자는 단백 요구량이 증가하고 고단백 식이에 잘 견디며, 특히 영양 불량 환자에서 고단백 식이는 의식상태를 호전시킨다. 간뇌증 환자에게는 전통적으로 단백 제한을 하였으나 단백 제한은 간경변증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백질 영양 결핍은 간경변증 환자의 20~60%에서 나타나며 이는 간경변증의 심한 정도에 따라 비례한다. 흔한 원인은 식욕감퇴, 오심, 흡수장애, 염분 및 수분 제한, 단백 제한 등이다. 간경변증 환자는 간 상태에 따라 되도록 하루 체중 1kg당 1.0~1.5g의 단백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간경변에 의해 생긴 식도정맥류(왼쪽)와 위정맥류.

낙관적, 긍정적 태도를

간암은 간경변증의 합병증 중 하나이며 주로 B형 간염 혹은 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에서 흔히 발생해 주요 사망원인이 된다. 증상이 나타난 후 간암으로 진단되면 대개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상태가 흔하며 생존 기간이 2∼6개월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생존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간경변증을 완치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초기 간 경변의 5년 및 10년 생존율은 99% 및 77%에 이른다. 많은 간경변증 환자가 낫고자 하는 조급한 심정으로 근거가 없는 약물을 남용해 도리어 간 상태를 나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특효약을 찾아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모험을 하기보다는 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소들을 제거해 간 기능의 보존을 위해 힘쓰는,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또 간 질환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고 및 생활방식이 필요하다.

 

조 몽 교수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후과정(소화기암)을 마쳤다. 현재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및 부산대 병원 교육연구실장. 대한간학회 간행이사로 간세포암종, B형 간염, 간경변증 합병증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을 맡았다. 만성 간염의 치료, 예방백신, 섬유증 치료, 간암 치료에 관한 다수의 다국적 기관 임상연구에 참여했고, 2006년판 마르퀴스 후즈후에 등재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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