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출신의 장준문 화백 "失流鄕- 금가이 갱벤에 적다" 전시회
6월 22일~28일(인사동),
6월 29일~7월 1일(영주시민회관)
장준문 화백 - 경북 영주 출생, 평은초등학교, 안동중, 안동고, 한남대 미술교육과, 서울대 대학원 조소과 졸업
전시일정: 서울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갤러리 LA MER (2011년 6월 22일(수)~28일(화)
경북 영주시 영주시민회관(2011년 6월 29일(수)~7월 1일(금)- 오프닝 행사 6월 29일 오후 6시 30분
장준문 선생 연락처: 대전시 중구 이사로 180번지, 010-3033-1009, junemoon1009@naver.com
경북 봉화군과 영주시를 거쳐 안동과 예천으로 흘러가는 내성천을 바라보며, 고향 마을은 영주시 평은면의 금강리 일대의 모래밭을 그린 "失流鄕- 금가이 갱벤에 적다" 전은 영주댐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내성천을 화가의 눈으로 다시 살펴보는 애수곡이다.
이순(耳順)의 언덕길에서 이젠 내 삶을 예기하고 싶다. 예술도 역시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러나는 일종의 흔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지금 나는‘잃어버릴 고향’에 정신이 쏠려있다. 내 고향‘금강(錦江)마을’이 물에 잠긴다. 금강마을 바로 아래에선 지금‘동물의 세계’의 비버를 연상시키는 댐 공사가 한창이다. 머잖아 저 음습한 댐의 거대한 무게 아래에서 내 고향마을이 400년의 긴 호흡을 멎게 된다.금강(錦江)마을은 마을을 휘감아 펼쳐진 아름다운 은모래 벌의 강변이 일품이다. 나는 그 은빛 물결이 찰랑대는 강변 모래밭에서 뒹굴며 자랐다. 우리는 금강을‘금가이’라 부르고 강변을‘갱벤’이라 불렀다. 강(江)을 ‘갱’이라 하지 않고 변(邊)을‘벤’이라 할 리 없는데 참 재미있는 돌연변이 같은 발음이다. 토속어의 마력 때문 인지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 게 정겹다. 그러나 아름답던 금가이 갱벤 모래밭의 기억들은 이제 저 댐의 검푸른 물속에 알알이 박혀버릴 모래알처럼 내 의식 속으로 희미하게 침잠해 버릴지도 모른다. 안타깝다. 지난해 봄 어머니 강, 내성천(乃城川) 삼백 리 물길을 발원지로부터 사흘간 걸었다. 세계에서도 원형 보존이 가장 잘되어 있는 하천 중 하나라는 아름다운 내성천 은모래 길을 따라 박 목월 시인의 나그네처럼 홀로 걸었다. 간간이 흔적 하나 없는 모래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모래는 시간의 잉여물이며 장구한 세월 강가에 붙박이어 살아온 사람들과 이 산하의 품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의 살림살이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길고 긴 시간의 흐름 속 한 찰나에 모래알 같은 조그만 내 삶의 흔적도 이 갱벤 모래위 어딘가에 하나의 상징으로 나마 존재하지 않을까.어릴 적 잔 물결이 스친 고운 모래위에 검지로 내게 소중한 것들을 쓰고 그렸다. 어머니의 얼굴이나 동무들 이름 같은…. 지금 내 삶의 한 상징이 녹아 있을 이 갱벤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가장 원시적 _____행위의 그리기를 한다. 원시인류가 알타미라나 라스코 동굴 벽에다 수렵이나 어로 따위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그렸듯, 또는 우리 조상들이 태화강 상류 반구대나 천전리 암벽에 그렇게 새겼듯, 이제 곧 사라져 갈 금가이 갱벤 모래위에 이 강물결처럼 사랑 주신 어머니의 모습 등 내 삶에 서려 있는 서사적 상징기호들을 하나하나 새겨두고자 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백수(百壽)를 빌며, 이 전시를 통해 내 고향 금강마을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영주댐 실향민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