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태문화지도, 국립수목원에서 자료공개
생명과 이야기 땅, DMZ는 살아 있다
백조이면서 거위도 되는 신기한 철새 '개리', 주걱 같은 큰 부리로 물을 휘휘 저어 먹이를 잡는 '저어새',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겨울을 나는 '점박이물범'. 개발과 환경 변화에 밀려 생존이 위협받고 있지만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 Demilitarized Zone) 일대에서 잠시나마 안식을 얻고 있는 동물들이다.
▷강원 양구군 민통선 안에 위치한 두타연
▷개리
이러한 생태계를 접할 수 있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을 '미리보기'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국립수목원이
녹색연합과 함께 DMZ 일대의 동물과 역사·문화에 대한 정보를 구수한 이야기로 재미나게 엮은 책자 동물편과 인문편을
8월 10일 펴낸 것이다.
동물편생태문화지도 인문편
한반도 DMZ는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 경계인 군사분계선(MDL)에서부터 남북으로 각각 2km 범위의 지역을 가리킨다.
군사 대치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사람의 발길이 제한되다 보니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돼 국내는 물론 세계 생물학계의
관심을 받는 생태계 보고다.
▷사향노루
그런가 하면 한반도 허리 지역에 위치한 DMZ는 다양한 역사·문화유산을 품은 터전이기도 하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흐르는
경기도 최북단 연천에는 고구려의 축성술을 엿볼 수 있는 당포성 유적이 있고, 철원 명성산에는 궁예가 시름을 하며 넘어
갔다는 시루메고개, 흐느끼며 지나갔다는 느치고개 뒤로 거대한 궁예 도성지 터가 펼쳐져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쉬리
국립수목원과 녹색연합은 DMZ를 구성하는 8개 시·군(고성군, 인제군, 양구군, 화천군, 철원군, 연천군, 파주시, 김포시)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과 역사·문화적 소재를 'DMZ 생태문화지도'로 재구성하고 동물편과 인문편으로 제작했다. 또 두 권의
내용을 압축해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전체 지도를 부록으로 제공하는 '센스'로 휴대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병자호란 때 희생된 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전골총.
DMZ 8개 시·군의 동물과 역사·문화
그림 중심 생태문화지도로 재구성
생태문화지도는 그림 이야기책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연구한
내용을 국민 누구나 손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다.
동물편에서는 손맛이 살아 있는 정감 넘치는 동물 그림들이 보는 이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인문편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여행기 읽듯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평소 접해보기 힘들었던 DMZ로 답사라도 다녀온 듯 생태계와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살펴볼 수 있다. 우리 동물과 문화유산을 보는 따뜻한 시선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북한 통치의 흔적으로 남은 노동당사.
생태문화지도는 각 권 총 60페이지 내외 분량에 알찬 내용을 부담스럽지 않게 담았다. 동물편에서는 DMZ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유류 52종, 조류 201종, 양서·파충류 29종, 어류 106종 가운데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27종을 선별하고
권역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고성군의 산양, 인제군의 어름치, 철원군의 흰목물떼새 등 각 권역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종을 이야기로 풀어 쓰고 자세한 그림 지도와 함께 제공한다.
또 동물들이 분포하는 하천, 산, 습지, 보호구역 등을 권역별로 구분·소개함으로써 DMZ 일대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생태문화
지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권말 부록으로 수록된 전체 지도는 DMZ 일대의 동물과 이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자세한 그림 삽화로 그려 넣어 DMZ의 자연환경과 동물을 이해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강원 화천군 꺼먹다리. 국내 최고령 교량이다.
인문편에서는 DMZ 일대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중심으로 그림지도와 삽화, 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 고성군의 '금구도와 광개토대왕릉', 양구군의 '해안리와 도솔산전투', 연천군의 '전곡리 선사유적지' 등
권역별로 만날 수 있는 DMZ의 역사?문화자원 27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역사.문화자원을 인구·면적, 대표적 자연환경과 함께 제시해 독자가 단편적 지식이 아니라 전체적 상황을
조망해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동물편과 마찬가지로 DMZ 일대의 역사.문화자원를 압축한 전체 지도를 권말부록으로
수록해 실용성을 높였다.
▷경기 연천군 숭의전
DMZ 생태문화지도 식물편과
마을 이야기편은 2016년 제작
이번 지도 제작에는 'DMZ자생식물원'의 연구 성과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국립수목원의 분원인 DMZ자생식물원은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DMZ 일대 산림생물자원과 북방계 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이다. 식물원 측은 DMZ 일대
고유한 생태계 보전과 국제적 수준의 연구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생물 다양성에 기반을 둔 남북한 평화협력 기틀을 닦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에서도 지도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녹색연합은 2001년부터 DMZ 일대의 자연환경, 문화, 환경 현안 등
다양한 이슈를 모니터링하며 DMZ 일대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난개발로 빚어지는 훼손을 줄이는 한편 지속
가능한 보전과 이용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화천군 비목공원
국립수목원 산림자원보존과 신현탁 임업연구사는 "이번 생태문화지도를 통해 DMZ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DMZ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가꾸는 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동물편과 인물편 외에도 DMZ 일대의 나무와 풀꽃을 소개하고 DMZ의 마을 이야기를 전하는 DMZ
생태문화지도 '식물편'과 '마을 이야기편'을 2016년 제작할 예정이다.
DMZ 생태문화지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며, 국립수목원 누리집(http://www.forest.go.kr)에서
PDF파일도 내려받을 수 있다. 첫 화면 하단 '연구 간행물 바로 가기'를 클릭하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회원 가입 절차 등이
필요 없다. 그 밖에 궁금한 내용은 국립수목원 산림자원보존과(033-480-3030)로 문의하면 된다. 출처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