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의 역사
13세기 중국 송나라에서 개발… 우리는 광해군 때 사용한 기록있어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에 들어갔습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지역 곳곳에 이곳을 점령했던 러시아군이 퇴각하며 묻어두어 제거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지뢰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폭발하는 형태의 지뢰는 중국 송나라 때 화약이 발명되며 등장합니다. 13세기 몽골이 중국을 침략하자 몽골의 대규모 기병대를 막기 위해 화학 무기를 이용한 거예요. 하지만 당시 기술로는 화약에 습기가 차는 것을 막지 못해 실제 폭발 효과는 미미했다고 해요. 이 무기는 유럽으로 건너가 공성전(攻城戰·성이나 요새를 빼앗기 위해 벌이는 싸움)의 무기로 사용되는데, 성이나 요새를 공격할 때 성벽 밑에 구멍을 파고 터트려 성벽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고 해요.
동아시아에서는 15세기 이후 전쟁에서 지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는데요. 당시 '북로남왜'(북쪽의 몽골, 남쪽의 왜구) 상황에 처해 있던 명나라는 '격발형 지뢰'(적이 지뢰 근처를 지나갈 때 격발시켜 터뜨리는 형태)와 유사한 형태의 무기를 여럿 개발합니다. 그중 '무적지뢰포'라는 무기는 적이 지나가는 시간을 계산해 미리 도화선에 불을 붙이면 지뢰가 터지는 형태였다고 해요. 철로 만들어진 기구(철구)에 화약을 넣은 뒤, 도화선을 넣은 대나무 대롱을 연결한 형태였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광해군 재위기인 1612년 지뢰가 등장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파진포'를 쏘아 보도록 하니, 아륜철(牙輪鐵·쇠로 만든 톱니바퀴)이 돌과 서로 마찰하면서 금세 저절로 불이 일어나 철포가 조각이 나고 연기와 화염이 공중에 가득했다"고 적혀 있어요. "적이 오는 길에 다수를 묻어 둔다면 승패의 변수에 크게 유익하겠다"고 적힌 것으로 보아 밟았을 때 마찰을 일으키며 폭발했던 형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식 지뢰는 미국 남북전쟁(1861~ 1865) 당시 요크타운 전투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합니다. 남부군의 장군인 게이브리얼 레인즈는 조그마한 압력에도 폭발할 수 있는 지뢰를 만들어 북부군 기병대에 큰 타격을 줍니다. 그래서 당시 사용된 지뢰의 이름도 레인즈의 이름을 따 '레인즈 지뢰'라고 불렸다고 해요.
2차 세계대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지뢰가 등장합니다. 철구가 아닌 나무 상자에 폭약을 넣어 만든 '목함 지뢰'인데요. 소련은 독일군이 진격해오자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지뢰를 개발했어요. 목함 지뢰는 나무 상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탐지하기 어렵다는 이점도 있었습니다. 이 목함 지뢰는 6·25전쟁 때 북한군에 의해 사용됐고, 지금도 북한군이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