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천렵을 떠났었습니다.
초등학생 둘이 있는 한 가정이 더 합류를 해서 일행은 모두 일곱, 양구를 거쳐 화천 근처의 북한강 상류 지천에 자리를 잡았네요.
수도권 근교라면 이런 정도의 곳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제대로 운신하기도 힘들겠지만,
거리도 거리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서, 깨끗한 1, 2 급수가 흐르는 조용한 물가에 자리를 펴고
하루를 즐겁고 유익하게 보냈습니다.
방학이 끝나면 힘든 공부가 시작될 딸아이와 고 3 이 되는 아들녀석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하겠고
초등학생들인 꼬맹이들에게는(청년 시절의 그 부모를 지도했었던 인연....) 탐구생활 숙제겸 재미있는 자연학습이 되었지요.
포획도구는 족대와( 혹은 반두 - 대나무 손잡이가 달린 손그물) 플라스틱 어항, 새우망이 전부였지만
기대한 정도의 물속 식구들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물가로 출발하기 전, 우리나라 하천에 살고있는 물고기 생태를 다루는 책들을 펼쳐놓고
오늘 우리가 만날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종류들을 예상하고 그 이름과 모습을 미리 확인 했습니다.
우리가 예상한 물속 생명들은 ; 피라미. 갈겨니. 꺽지. 쉬리. 퉁가리. 새코미꾸리. 참종개 그리고 다슬기 정도엿습니다.
딸아이가 즤 엄마를 사진에 담았는데.......
팔에 잠자리가 앉았다나요.......
이날, 가장 신나게 하루를 즐겼던 동생 윤지와 오빠 정현이
이름과 생김새를 확인한 후, 윤지가 놓아주려고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담아 물가로 가져가고 있는 물고기는
우리나라 특산종인(전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만 있는 물고기) "꺽지" 랍니다.
이건 아시다시피 다슬기 껍질.....
살아있는 녀석이라서 조금 틈이 보이자 돌에 붙어서 이동을 시작하네요.....
얼떨결에 족대에 걸려든 "무당개구리"
배부분 색깔이 이렇게 자극적으로 화려하답니다......" 함부로 건드리리 마라, 나 독 있다....!"
갈대잎을 접어서 보트레이스를 펼쳤는데, 경로에서 이탈한 배들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넣은 꺽지와 개구리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희귀한 손님 - "어름치" .....천연기념물이랍니다.
꺽지의 근접사진입니다.
아가미 끝부분의 청색 반점과 눈 주변으로 방사형 무늬가 특징이랍니다.
쏘가리는 일본이나 중국에도 있지만 이 꺽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종이구요.
얘는 "퉁가리" 인데, 지역에 따라서는 "탱수" 라고도 하지요.
가시가 있어서 잘못 쏘이기라도 하면 꽤 아프답니다.
비슷한 종류로 "자가사리" 나 "퉁사리" 등이 있고 "미유기" 도 얼핏 보면 비슷합니다.
"미유기"입니다.
보통은 "산메기" 라고도 하는데, 메기와는 달리 말고 깨끗한 물에만 살고 개체가 훨씬 작습니다.
천렵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이름이고 뭐고 다 그냥 매운탕용 "잡고기" 에 불과하지만(웬만하면 다 빠가사리....)
아끼고 사랑하여 연구하고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작은 특징도 일일이 구별하여 계통을 나누고
구별할 수 있는 이름을 붙여 부르지요.
결코 흔하지 않은 물고기 "배가사리" 입니다.
발음은 "빠가사리 - 표준말은 동자개" 와 비슷하고, 모양은 "모래무지" 와 비슷한데, 귀한 녀석입니다.
모래무지보다 등지느러미가 유별나게 길어 휘어지고, 성체가 되어도 모래무지 만큼 크기 못합니다.
딸아이가 사진담당이었는데, 옆에서 찍은 사진이 없어서 특징이 잘 안나타나는군요.
이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바람에 유명해진 "쉬리" 와 얼핏 미꾸라지 비슷하게 보이는 "참종개" "새코미꾸리"
파라미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닮은 " 갈겨니" 등을 잡았습니다만 사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일일이 책을 찾아서 이름과 생김새 특징등을 확인하게 한 후 사진을 찍고 다시 물에 놓아주었습니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아이들이 한 말.....
"다음 번엔 언제 다시 와요..........?"
첫댓글 꺽지도 쏘가리처럼 등지느러미가 날카로와 잘못 잡다가 손바닥이 갈라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 있답니다. 화천에서 유치원을 다닌 저로서는 '화천'소리만 들어도 반가와요~(아버지가 화천발전소 근무를 하셨었지요.)
저는 제 평생 가장 부담없는 시절이었던 군복무 34개월을 화천에서 지냈답니다.........
저는 제 평생 가장 부담없는 양로원 시절을 화천에서 보낼까 생각중입니다만......ㅋㅋ
요글 보다 아들한테 걸려 구박 받고 있습니다.............아빠는 뭐냐고......
롯데월드 한 방이면 이내 잠잠해 진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자신이 스스로 이런 류의 시골스러움을 좋아하지 않는 한, 어른들은 좀 고생이랍니다.
자작님 ~~너무 멋집니다. 하루방님이3일 금산에 휴가와서 지내다 점심후 서울로가고,무료차 보니까~~너무나멋진 자작님을 안다는게 행복합니다.좋은밤 보내세요
금산의 금강지류 하천에는 저에게 더 익숙한 물고기들이 많지요....조개에다 알을 낳는 각시붕어류와 납자루류, 여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리나 끄리, 살치, 강준치 등등. 우리나라 최고의 민물고기 박사인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였던 고 최기철 할아버지도 충남이 고향이랍니다.
사진 실력이 따님이였나요..........아빠를 닮아서 잘 찍었네요.....눈 요기 많이 했읍니다.......
목표한 만큼 체중을 줄이기 전에는 자기 사진은 절대로 안찍는 답니다.....ㅋㅋ
생물학 시각교육시간에 저명한 학자님읕 모시고,,
혼자서도 잘 노는 닉네임 때문에......
아주 오래전에 동아리 친구들과 채집이다,스케치다,,,술에 얼얼해져서 돌아온 추억들이 있습니다. 히야~! 고녀석 쟐 생겼다! 꺽지 보면서 감탄했던적이...이젠 많이 흘렀는데 추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꺽지" 라는 이름만 기억해도 친근감을 느낍니다. 한번이라도 옆에서 본 적이 없으면 절대로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기에 말입니다.
잡은 물고기들 다 모았더라면 완죤 무공해 자연산 민물고기 잡어 매운탕 거리로 딱 안성맞춤이었는데, 아고 아까버라 ... ㅋㅋ~~
이날 즐거웠던 것은, 잡은 고기의 양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잡아서 먹을려면(매운탕을 끓이려면) 물고기의 종류나 생김새, 특징과 상관없이 많이 잡아야 하니까요......당구도 꼭 이기지 않아도 되면 훠~얼 재미있어지구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모르는 거 많지요, 같이 사는 마눌님 속을 알다가도 모를 때가 얼마나 많은데요.....늘 무엇인가를 준비하여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라서 어떤 것에 대해 출처와 근거를 좀 더 분명히 하다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