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등반과 가느다란 로프
CLIMB SAFE -STRETCHED THIN
'수퍼 라이트' 로프를 쓰는 것이 좋은가?
얇고 가벼운 줄의 사용이 레드포인트 성공과 자존심 구기는
실패 여부를 가름할 수도 있다.
‘수퍼 라이트‘ 로프가 나에게 적합한가?
클라이머로서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중력임을 그리고 중력의 앞잡이가 무게임을 깨닫는데는 꼭 머리에 '콩'하고 사과가 떨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의 체중과 장비 무게를 줄여, 더 가벼워짐으로써 중력을 이기려는 것은 사실 우리가 즐기는 재미 중의 하나다. 등반하고 있지 않을 때는, 우리가 무게에 집착한다. 맛난 음식을 한번 꿀꺽 식도로 넘길 때마다, 장비를 어깨에 걸쳐 매거나 가낭 속에 집어 넣을 때마다 조심스럽게 검토한다. 단 일 그람이라도 필요 이상으로 갖고 가려는 사람은 분명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는 경우는 없을까? 무게를 가볍게 줄이려고 하다가 지나치게 가벼운 지경에 이르는 경우는 없을까?
이 물음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경우가 바로 극히 얇고, 극히 가벼운, 신세대 로프다. 현재 네 개의 업체가 - 마무트, 베알, 에델바이스, 맥심 - 8.9mm에서9.2mm 사이의 싱글 로프를 제공하며, 블루 워터와 PMI가 새로운 9.4mm 로프를 만든다. 이런 줄들은 작을 뿐 아니라, 무게도 가벼워서 미터 당 52 내지 57 그람이다. 일부 더블 로프 무게에 가까울 정도다. 10.5 또는 11mm 표준형 줄에 비하면, 이 가느다란 줄들이 60 미터 로프의 무게를 2, 3 파운드 (약 1-1.4 킬로그램) 정도 줄여준다. 무게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다른 어떤 하나의 장비가 단번에 그런 정도의 무게를 줄여주지는 못한다. 뿐만 아니라, 얇은 로프는 바위 사이로 그리고 카라비너를 적은 마찰력으로 뱀처럼 지나감으로써, 로프 끌림을 줄여주므로 더욱 무게가 줄어든 듯한 느낌을 준다. 멋진 일이죠?
나쁜 점은?
이런 새 로프의 무게 절감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런 로프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블루 워터의 스코트 뉴웰이 말한다. “그런 로프는 안전도의 한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런 '수퍼 라이트' 로프가 안전치 못하다는 말은 아니다 - 그런 로프는 다 CE 인증을 받았고 싱글 로프를 위한 CE의 최저 5회 시험 추락 조건을 충족시켰다 (그 중 둘은 심지어 더블 로프로 사용되어도 좋다는 판정까지 이중으로 받았음). 그러나 대부분은 간신히 그 조건을 충족시킬 뿐이다. 여기에서 조사된 일곱 가지 로프 중, 다섯 가지는 최저 5회 추락이라는 CE 테스트를 견뎌냈을 뿐이다. 다른 두 줄, 비교적 큰 9.4mm 로프는, 7회 추락을 견뎌냄으로써, 40 퍼센트 정도 개선되긴 했으나, 우리가 10mm 이상의 보다 두꺼운 로프에서 익히 볼 수 있는 것보다는 여전히 더 낮다. 간단히 말해, 가느다란 로프는 여분의 안전성이 덜 마련되어 있으며 - 모든 클라이머들을 위한 고려 사항 - 특히, CE 추락 테스트에서 사용되는 무게인 176 파운드, 즉 80 Kg보다 무거운 사람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 테스트 중량보다 더 체중이 무거운 사람의 경우에는, 그런 로프가 견디는 추락 횟수는 5회보다 작을 수 있다.
가느다란 로프 중 세 가지는 싱글 로프로서는 비교적 높은 최대 충격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충격력”은 추락 시, 로프에 의해 확보물이 당겨지는 힘의양이다. 그 수치가 높을수록, 여러분의 확보물이 실패할 확률이 더 커진다. 그에 비해, 가장 높고 가장 낮은 충격력을 가진 로프 간의 차이는 1.6 kN, 약 350 파운드다. 350 파운드라는 힘의 증가는 극히 튼튼한 장비나 볼트에 클립할 할 때는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빈약한 확보물에서는, 그것이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다루기 좋은지 여부
실제로 손으로 다루는 관점에서 볼 때, 얊은 로프는 두꺼운 로프보다 더 쉽게 엉키고 더 잡기가 어렵다. 단, 매듭은 더 잘 묶인다. 더 중요한 고려 사항은, 작은 직경을 가진 로프는 표준형 빌레이 장비 속에서, 특히 자동 잠금 형의 경우, 두꺼운 것만큼 잘 잠기지 않을 수 있다. V자 형으로 파인, 마찰력을 달리 할 수 있는 빌레이 및 하강 장비를 - 트랑고의 Jaws, 와일드 칸트리의 VC Pro, 그리고 블랙 다이아몬드의 ATC-XP, 또는 가느다란 로프를 위해 고안된 페이더 사의 Sum 등 - 씀으로써 로프를 좀더 잘 제어할 수 있다. 빌레이 장비를 로프에 달기 위해 한 개가 아닌, 두 개의 카라비너를 쓰는 것도 마찰력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특히 하강 시 유용하다. 가죽 빌레이 장갑을 쓰는 것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자기 자신 또는 파트너가 로프의 첨예한 쪽에 있을 때, 즉, 선등자 로프를 묶었으 때, 두세 번의 시험적인 추락 그리고 시험적으로 지면 가까이 시험적으로 내려주기를 해봄으로써 여러분의 빌레이 장비와 로프가 서로 맞는지 확인해본다.
그 주장을 뒷받침할 데이터가 없고, 확인해줄 업계의 표준도 없기는 하나, 경험자들의 말에 의하면, 비교적 얇은 로프는 마찰과 절단에 비교적 약하다고 한다. 가령, 9mm 다블 로프가 더 두툼한 로프보다 더 빨리 닳고 더 쉽게 잘림을 우리는 현실 세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리고,록 앤드 아이스 사에서 우리가 사용해본 두 동의 ‘슈퍼 라이트‘ 로프는 둘 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긴 했으나, 바위에서 몇 번 등반한 후에, 눈에 뜨이는 마모를 보였다. 심하게 사용되는 경우, 가령 거벽 등반, 톱 로핑, 스포츠 루트에서의 연습 같이 혹사되는 상황, 그리고 로프 마손 또는 잘릴 위험이 있는 루트에서는, ’슈퍼 라이트’ 로프가 바람직하지 않다. 가령 루트가 예리한 어레이트arete를 넘어갈 때, 예기치 않게 로프가 잘리는 상황에서는, 로프의 두 끝을 모두 하니스에 묶어 매고 더블 로프 식으로 선등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쓰는 로프의 길이가 당연히 반으로 줄긴 하나, 두 겹으로 로프를 씀으로서 안전도의 한계가 증가되며 또한 여건 상 그렇게 할 수 있기만 하다면 번거로워도 그렇게 할만한 가치가 있다.
끝으로 로프는 사실,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충격 흡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로프 위에서 추락할 때마다, 로프가 늘어나며 그 탄성의 일부를 소진시켜, 연속으로 떨어질 때마다 충격력이 높아진다. 일반적인 로프 안에 구축되어 있는, 상당히 여유 있는 추락 상의 안전도로 인해, 그런 탄성의 손실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일 가느다란 로프를 마치 작업 용 로프처럼 취급하고, 반복적으로 추락 충격을 주면, 로프의 ‘다이나믹’ 한 능력이 소진되므로, “하드hard"하게 추락을 잡아줌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암각에 신경쓰지 않고 추락 횟수 계산을 고려치 않고, 가느다란 줄을 무신경하게 쓰면,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는 훨씬 빨리 그 로프를 퇴출시키게 된다.
요점
가느다란 로프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 견디는 추락 횟수가 더 작은 점, 내구성 감소와 잘릴 위험성의 증가 - 이 새 장르의 로프는 특정 용도에는 그 나름대로의 존재 가치가 있다. 온사이트, 플래시flash, 또는 레드포인트 시도 시, 그 무게 절감 효과와 로프 끌림의 감소가 정신적 신체적 이점을 줄 수 있다 - 특히 줄의 무게가 문제가 될 수 있는, 로프를 길게 쓰는 피치에서. 산에서는, 가느다란 로프가 3 파운드 정도의 무게를 줄여줄 수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거나 식품과 연료를 하루치만큼 더 갖고 갈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 로프 마모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또 추락하는 일이 드문, 알파인 또는 얼음 루트에서는, 실제로 이런 로프가 “가볍고 빠르게”라는 주문에 도움을 준다.
가느다란 로프가 여러분에게 적당한지 여부를 결정하려면, 과연 그 무게 절감 효과의 혜택을 정말로 받을 수 있는지 여부, 또는 차라리 다른 데서 무게를 줄이는 것이 더 나을지 여부를, 자문해 보시라. 가령, 더 가벼운 배낭을 쓰든가 또는 복부 지방 몇 킬로그램을 얼른 빼는 것이 나을른지?
한 가지 대안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10mm 전후의 로프로 그 사이즈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이런 로프는, 미터 당 9 내지 13 그람 정도 더 무거우나, 가느다란 로프보다 추락 횟수가 두 배나 되고, 더 강하며, 모든 빌레이 장비로 쓸 수 있다. 하지만, 로프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장비에 속한다. 안전도를 줄이느니 차라리 좀더 무거운 것을 갖고 다니는 것이 더 낫다. 재니스 조플린이 언젠가 말했듯이, “자신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말자. 우리 자신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Don’t compromise yourself. You are all you’ve got.")
관련자료:
가느다란 로프 리뷰
WWW.ROCKANDICE.COM
shlee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