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 시즌에 러시아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는 편리한 직항 항공편 확보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어차피 해외 여행 수요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지만,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하계 운항 스케줄은 평년과 크게 달라졌다.
예년 같으면 대한항공이 인천~이르쿠츠크,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에 이미 비행기를 띄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매년 4월 말~5월초 하계 운항스케줄에 따라 모스크바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이루크츠크 노선 운항을 재개해 왔다. 러시아 여행은 6월의 '백야 축제'로 한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러시아 국경이 아직 막혀 있는 상태.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국제선 항공기 운항은 일러야 7월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길어야 3개월 정도 운항하다가 다시 동계 운항스케줄에 따라 중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이 하계 시즌에만 운항해온 러시아 노선, 즉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이르쿠츠크 노선 운항 계획을 서둘러 잡지 않는 이유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등 항공사들은 오는 6월부터 일부 국제선 운항 재개에 나서기로 했지만,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와 유럽 일부 노선은 계속 중단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당초 737-900ER을 투입하려던 '인천~이르쿠츠크' 노선과 A330-300으로 운항하려던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의 운항을 하계 스케줄에서 삭제했다고 한다. 내년 여름에야 운항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따라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의 러시아 서부지역이나, 바이칼호 등 시베리아 지역으로 여행하려면 아에로플로트나 시베리아 항공(S7) 등 러시아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는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와 S7, 아브로라(오로라) 항공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 '찜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찜 항공권은 탑승일 기준으로 9월1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편도 4만5700원부터. 다만 유류할증료와 해외 공항시설 사용료는 발권일, 환율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한다. 찜 항공권을 한번 이용해본 여행객 중 일부는 "굳이 미리 예약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 시기에는 항공권 가격이 거의 바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