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인간혁명 제30권 제4장 효종 57-62
[효종 57]
19일 오후, 뉴욕주의 글렌코브시에서 야마모토 신이치가 참석한 가운데 노스이스턴방면 대표자 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멤버들은 뉴욕을 비롯해 보스턴, 필라델피아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국경 부근에 있는 도시에서도 달려와 200명 정도가 모였다.
회합을 여는 건물은 어본존을 안치한 방이 좁아 몇 개 그룹으로 나뉘어 신이치를 중심으로 근행했다.
또 나무그늘 아래에서 간담회도 열었다. 신이치는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채 멤버들 속으로 들어가 잇달아 말을 건넸다.
표정이 약간 어두워 보이는 부인부원을 보자 이렇게 격려했다.
"신심을 관철하면 틀림없이 어떠한 고뇌의 어둠도 물리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열심히 창제하고 학회활동에 힘쓰면 당신이 태양처럼 빛날 수 있습니다. 집안을, 지역을 비출 수 있습니다. 태양에는 눈물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명랑하게 웃음짓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간담회를 마치고 다 함께 경음악을 감상했다.
뉴욕은 세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라 멤버 중에도 유명한 음악가가 많았다. 그 세계적인 연주가들로 구성된 경음악밴드가 '황성의 달'과 '오버 더 레인보우'를 연주했다.
이 멤버들은 늘 학회활동의 제일선에 서서 가정방문 등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고 회합 때는 참석자를 위해 즐겁게 의자를 나른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신이치가 이렇게 말했다.
"존귀한 일입니다. 정말 기쁩니다. 이것이 창가학회의 참된 모습입니다. 어본존 아래에서는 학회 역직도,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도 전혀 관계 없습니다. 불도수행에 특권계급은 없습니다. 전원이 평등합니다.
고생해서. 신심에 힘쓰면 그만큼 숙명을 전환할 수 있고 행복해집니다. 또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불자(佛子)로서 서로 존경하는 것이 학회의 세계입니다."
창가학회에는 참된 인간공화(人間共和)가 있다.
[효종 58]
오후 1시에 시작한 대표자 '모임에 이어 5시가 넘어서는 30명 님짓한 중심 멤버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이치가 이렇게 말했다.
"뉴욕은 '아이 러브 뉴욕'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고 들었습니다. 자기 고장, 자기 지역을 사랑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 마음에서 지역광포도 시작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아이 러브 뉴욕 창가학회'를 또 다른 모토로 삼아 서로 존경하고 신뢰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데 광포를 추진하는 요건인 ‘단결'을 이루는 열쇠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신이치는 청년부 대표와 간담했다. 모두 임원으로 운영을 담당하는 멤버들이다.
청년들의 기탄 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지침을 받고 싶다는 요청도 있었다. 신이치는
사태를 짊어지는 젊은이들의 구도심 넘치는 모습이 기뻤다.
사실 신이치는 뉴욕에 가 튿날인 17일 아침부터 미국 청년들에게 지침이 될만한 시를 선사하지고 생각해 시를 짓기 시작했다. 청년들과 간담한 이튿날인 20일 아침에는 퇴고를 끝내고 시를 완성했다.
이날 오후 신이치는 뉴욕 교외의 롱아일랜드에 있는 위대한 시인 월트 휘트먼 생가를 방문했다.
신이치가 파리에서 뉴욕에 도착한 16일, 청년들에게서 휘트먼에 관한 평론집과 일본어 번역본을 받았다. 거기에 첨부한 편지에 '휘트먼 생가를 꼭 방문해달라'고 씌어 있었다. 신이치는 청년들의 진심에 부응하고싶었다.
울창한 나무와 푸른 잔디밭 가운데 서 있는 시인의 집은 검소하고 강직한 개척자의 혼이 깃든 듯한 2층짜리 건물이었다.
신이치의 뇌리에 휘트먼이 쓴 '개척자여, 오 개척자여'라는 시가 떠올랐다. 그것은 광포개척을 위한 길을 걷는 창가(創價)의 정신에도 통하는 장대한 기백이 넘치는 시다. 신이치도 이 시를 읽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 훌륭한 시는 자기 안의 힘을 불러일으킨다.
[효종 59]
휘트먼 생가 1층에는 그가 태어난 방과 응접실 그리고 주방이 있었다.
주방에는 양초제조기를 비롯해 빵 굽는기계, 커다란 물통, 멜대 등이 진열되어 있어 황무지에서 자급자족으로 생활한 당시 모습을 연상시켰다.
2층 방에는 수많은 유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친필원고의 복제품과 초상화 그리고 비참한 남북전쟁 당시에 쓴 일기. . ..
시집 '풀잎'에 관해 에미슨이 쓴 편지도 있었다. 형식을 깬 이 혁신적인 시는 당시 평판이 좋지 않고 시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극히 적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에머슨은 휘트먼의 시를 주목하고 절찬했다.
선구자가 나아가는 길은 혁신을 추구할수록 험난하고 고독하다. 과거에 유례없는 일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광선유포와 입정안국도 인류사에 유례없는 새로운 종교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 인간혁명을 기축으로 민중이 민중을 위해 한사람 힌사람에게 내재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시대와 사회를 창조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당연히 오랜 세월이 걸린다. 광선유포의 전진은 끈기 강하게 거듭 대화해 자신의 행동을 비롯해 삶의 방식과 인격으로 불법을 알리고 착실하게 공감의 유대를 넓히는 점진적인 행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길에는 몰이해로 일어나는 비난, 중상, 박해, 탄압이라는 질풍노도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휘트먼이 이렇게 노래했다.
"자 출발하자! 악전고투를 뚫고!/ 정해진 결승점은 취소할 수 없다."
휘트먼은 신이치가 청춘 시절부터 무척 사랑한 시인 중 한 사람이다. 특히 '풀잎'은 늘 곁에 두고 읽은 시집이다.
신이치는 시집에 담긴 한 구절을 신에쓰방면 남자부에 선사하고 광포의 새로운 개척을 향해 출발하지고 외친 일을 떠올렸다.
악전고투를 경험한 혼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빛을 발한다.
[효종 60]
휘트먼은 1892년 3월, 폐렴으로 일흔둘에 세상을 떠났다. 성직자가 집도하는 장례를 치르지 않고 우인들이 불전(佛典)이나 플라톤의 저서 일부를 읽어 그를 애도하며 떠나 보냈다. 종교의 권위에 따른 의식을 거부하겠다는 시인의 뜻이기도 했다.
휘트먼은 '풀잎' 초판 서문에 이렇게 썼다.
"새로운 성직자 집단이 등장해 인간을 이끄는 스승이 될 것이다."
1992년 3월, 휘트먼 서거 100주년 기념행사 때 미국 휘트먼협회가 신이치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신이치는 도저히 참석할 시간이 없어 경애하는 민중시인 휘트먼에게 바치는 시 '떠오르는 태양처럼'을 지어 선사했다. 그 시에 이렇게 읊었다.
"누구나 타인의 / 주인도 아니고 노예도 아니다. /
정치도 학문도 예술도 종교도 /
인간을 위한 것 / 민중을 위한 것 /
인종의 편견을 부수고 계급의 벽을 깨 /
민중에게 / 자유화 평등을 나누고 전하기 위해 /
시인은 / 열심히 있는 힘껏 노래했다"
또 신이치는 이렇게 읊었다.
"우리 가슴에 당신은 살아 있다. /
태양처럼 / 불타오르는 투지와 자애를 기리며 /
솟구치는 당신의 피가 / 드높이 울리는 당신의 고동이 /
나에게 맥동한다 / 뜨겁게 뜨겁게 뜨겁게…"
신이치는 휘트먼 생가를 견학하면서 지난날 미국의 르네상스를 떠올렸다. 그리고 나도 광선유포라는 새로운 생명의 르네상스 운동을 전개하는 속에 평생 사람들을 위해 격려의 시, 희망의 시, 용기의 시를 계속 쓰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효종 61]
신이치가 휘트먼 생가를 나온 오후 4시 무렵, 뉴욕시에 있는 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일본에서 온 친선교류단과 미국 멤버들이 미일친선교류회를 열었다. 뉴욕의 합창단이 '스키야키 노래'(위를 보고 걷자)와‘바닷가에서'를 일본어로 부르고 발레와 댄스를 선보이자 일본 교류단이 일본 각지의 민요와 일본무용으로 화답하며 마음 따뜻한 문
화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신이치가 작사한 시 '내 사랑하는 미국의 젊은 지용보살에게 선사한다'를 발표했다.
영어로 낭독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 병들어가는 세계 속에서 / 미국 대륙도 또한 /
그처럼 흔들리면서 / 아파할 것인가 /
일찍이 미국은 / 전 세계가 동경하는 /
신선한 / 자유와 민주의 상징이었다."
시에서 신이치는 묘법(妙法)을 수지한 청년에게는 사랑하는 조국 미국을, 세계를 소생시킬 사명이 있다고 외쳤다.
"소리 드높이 묘법을 봉창하면서 / 그리고 사회라는 대지를 /
밟고 / 뿌리를 내리고 / 꽃을 피우면서 /
이 사람을 위해 / 저 사람을 위해 /
저 마을 사람을 위해 / 저 멀리 있는 벗을 위해/
달려가서 말하고 계속 외쳐야 한다."
이어서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미국은 '세계의 축도'이고 이곳에서 보여주는 다른 민족과 결합하고 연대하는 모습에 진정한 세계평화의 도식이 있다고 노래했다.
인류의 평화라고 해도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편견과 차별 그리고 증오와 갈등을 극복하고 주위 사람들을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지 어떤지, 이점에서 시작한다.
[효종 62]
신이치는 계속해서 시를 이어갔다.
"서로 의견이 다를지라도 / 확고한 목적 하나만큼은 /
잊지 않고 나아가는 그대들이여 ! /
오늘도 배워라 / 오늘도 움직여라 / 오늘도 일하라 /
그리고 오늘도 한 걸음 의미 있는 전진을/ 내일도 또 한 걸음 명랑한 전진을 /
존극한 묘법과 날마다 명합(冥合)하면서 /
수렁 같은 사회 속에 꽃피는 / 연꽃처럼 /
존귀한 자신을 완성하기 위한 고개를/ 땀을 흘리며 올라야 한다.
신앙은 /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 그 무엇에도 분동하지 않는 것이다. /
그 무엇도 이겨내는 힘이다. / 그 무엇이든 해결하는 원천이다. /
그 무엇에도 승리하고 이겨내는 / 통쾌한 인생행로를 달리는 엔진이다."
신이치는 광선유포라는 새로운 시대를 건설하려면 한 걸음 또 한 걸음 날마다 착실하게 거듭 전진해야 한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또 그 싸움은 자신을 제패하는 데서 시작하는 인간혁명의 투쟁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했다.
그리고 지금 청년들에게 후계의 바통을 의탁한다고 선언하고 시를 끝맺었다.
"나는 광포를 위한 행동을 모두 /
그대들에게 의탁했다. / 모든 후계롤 믿기에 /
나는 지금 세계를 구석구석 누비고 있다. /
그대들이 / 좁은 길을 /
드넓은 길로 만든다고 / 나는 믿는다. /
그렇기에 / 나는 즐겁고 행복하다.”
장내는 큰 박수로 감싸였다. 미국 청년들은 신이치의 혼이 담긴 이 말을 생명에 새기고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