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호수에서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있다가 레이크루이즈로 가는 길.
'운전에 자신감이 붙었다'싶던게 망상이었을까. 왔던길을 돌아가는것일뿐인데도 되려 긴장을 늦출수없다.
이유인즉 울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이 좁은 1차선 도로를 에워싸고있는 통에 한낮인데도 해질녘의 그것만큼이나 어두웠고,
더군다나 구불구불한 산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있어 자칫 잘못했다가는 대형사고가 날 게 뻔했던것이다.
덕분에 신난건 윌리엄이다.
나무와 나무가 이어지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마다 록키의 험준한 산자락이 고개를 들이밀어왔고,
그럴때마다 줄곧 '격한 감탄사'만 쏟아내는 그다.
얼큰하게 맥주 몇캔을 해치우고서 바라보는 로키의 풍경은 오죽 아름다울까.
푹푹. 한숨을 내쉬며 그런 그를 부러운 눈빛으로 흘끗대고 있는것을
윌리엄 역시 자각했던것일까.?
"Jeon, 무슨 걱정있어?"
운전을 해야한다는 이유로 맥주를 못마신것도 가뜩이나 서러운데
옆에서는 아쉬움의 한숨을 쉬는지도 모르고 '걱정 있느냐'라는 눈치빵점의 질문만 내뱉는 그가 참 밉다. |
▲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로가는 고속도로에서 만난 풍경.
▲ 레이크루이스 초입풍경. 멀리로 빅토리아빙하가 보인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록키의 풍경을 한참이나 지나치고 나서야 레이크루이스 주차장에 다다랐다.
(이유를 말해줄때까지 윌리엄은 내가 걱정이 있는줄로만 알았다. 눈치가 없는건지, 순수한건지!!)
어째 레이크루이스 초입의 갓길에 주차된 차가 많다싶더라니, 아니나다를까!
록키의 웬만한 관광지에 비해 주차장이 넓은데도 차 세울 공간이 마땅찮다.
주차공간이 생길때까지 하염없이 방황하길 10여분.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기에?'라는 기대감이 극으로 치닫을즈음에야 겨우 주차를 하고,
우리는 약속이나 한듯, 만세삼창을 외쳤더랬다.
너나 나나 '드디어 레이크루이스를 만날수 있겠구나'싶은 마음이었을것이다. |
▲ 레이크루이스는 카약과 카누가 대세!
▲ 물색깔이 어쩜이리도 이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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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감탄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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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한달음에 달려가면 3분이면 족할 그 거리가
30분도 더 넘게 느껴질 무렵에서야..
나무그림자 사이로 옅은 에메랄드 물빛이 멀리서 희끄무레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일렬로 쭉 서있는걸보니 거의 다 온 모양이다.
'이제 진짜 다 왔구나'
대 자연앞에 서기직전,
이번만큼은 감탄보다는 음미부터 해보리라.. 본능적으로 '방어기제'세웠지만,
이번 역시 꼼짝없이 허물어지고야 말았다.
지난 겨울까지 수천년은 쌓여있었을 만년설이 소복한 설산과
뾰족뾰족한 침엽수림이 빽빽히 우거진 로키의 고봉들.
그리고 그 모든 풍경을 집어삼킨듯한 에메랄드 빛깔 빙하호까지.
경이로운 자연앞에서 감탄하지않을 이유가 없었던것이다. |
▲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없는 여행자들.
▲ 혹은, 경이로운 풍경을 사진에 담기 바쁜 사람들
▲ 둘 다 아니라면, 그저 풍경 감상하기에 한창인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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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뒤에 숨겨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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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루이즈. 그러니까 우리말로는 '루이즈 호수'가
아름다운 풍경만큼 예쁜 이름을 가지게 된 데에는 꽤나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있다.
우선, '레이크루이스'를 이루는 풍경들을 뜯어보자.
호수뒷편의 만년설로 뒤덮힌 '빅토리아 산'을 중심으로
포근한 느낌의 산자락이 양방향으로 뻗어있고,
그 아래로는 루이스레이크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여기서, '빅토리아산'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레이크루이즈'는 그녀의 넷째딸이자 '캐나다 알버타주'의 지명유래가 된
'Louise Caroline Alberta (루이즈 캐롤라인 알버타)공주'의 이름을 따 이름붙였단다.
루이스레이크가 다른 호수보다도 더 아름답고 평안해보이는것 역시
빅토리아여왕이 두 팔로 루이즈공주를 감싸안은듯한 풍경때문인 셈이다.
빅토리아여왕과 '루이즈 캐롤라인 알버타 공주'.
그리고 레이크루이즈가 보여주는 멋진 풍경에대한 경의로움의 표현으로
영어의 어순상 '루이즈 레이크'가 맞는 표현이겠지만, 이곳만큼은 그 반대인 '레이크루이스'로 불리는것 역시
캐나다인의 이곳에대한 애정과 경의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
▲ 유키구라모토의 명작이 탄생할만큼 멋지다.정말.
▲ 잔잔한 호수위를 유영하는 느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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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구라모토의 감성과 영감을 자극한 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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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유키구라모토'.
그런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레이크루이즈'가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는것은 제법 유명한 사실이다.
(그런 이유에서였는지, 레이크루이스에는 유달리 이어폰을 꼽고있는 여행자들을 많이 만날수있다.)
잔잔하고 고요한 선율로 첫음을 뗀 '레이크루이스'는
영롱한 선율을 반복하다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데,
레이크루이스를 보며 그가 어떤 생각을 했을런지는 몰라도,
그때 그는 누구보다 감격에 젖어있었을 것이며 행복했을것이다.
피아노 선율이 꼭 내 마음과도 같아서 몇번이나 그자리에서 다시듣기를 했는지 모른다.
말로는 그 감정과 감동을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레이크루이스에 간다면, 레이크루이스를 꼭 한번 들어보시리라.^^ |
▲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몸소 느끼는 내친구 윌리엄. 들어간지 3분만에 다시나오는걸보니 물이 정말 차갑긴한가보다.^^
▲ 레이크루이즈앞에 자리한 페어몬트샤또호텔. 1박요금이 최소 250달러라고!!@_@
▲ 샤또 앞 흐드러지게 핀 형형색색의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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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자국 떼기힘든 호수주변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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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것도 좋지만, 이왕지사 여기까지온거, 호수주변을 거닐어보고싶었다.
(다른 캐나디안 록키지역과 마찬가지로 호수주변으로 엄청나게 다양한 트레일/ 산책로가 있기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전혀 색다른 풍경을 만날수있다는점은 아주 매력적이었는데,
워낙 등산로와 트레일이 갈 갖춰져있어서 길을 잃을일이 거의 없다!)
사실, 가파른 등산로로 1시간은 걸어야 닫을수 있는 '아그네스 호수'가 목표지점이었는데,
한발 한발 떼기가 왜 그리도 힘든것인지... 도저히 레이크루이스의 풍경이 눈에 밟혀 옴짝달싹하기 힘들다.
걷다 감탄하고 감탄하며 걷다보니 아그네스호수까지 걷기에는 이미 늦었다싶어, 레이크루이스 주변을 배회했더랬다.
지금와서 다른사람들의 여행기를 찾아보고있자니,
그때 조금 무리해서라도 올라가볼껄 싶기도하다.^^;
레이크루이스에 간다면(다른 록키 여행지도 마찬가지)
남들 다 가는 곳만 보고올게 아니라, 주변지역 하이킹이나 등산도 해보길 추천! |
▲ 영롱한 물색과 설산, 형형색색의 꽃이 어우러진 풍경
▲ 이런 풍경들이 계속 반복되고있어 쉽사리 움직일수 없었다
▲ 벤치에 앉아 유키구라모토의 '레이크루이스'를 듣기도하고^^
▲ 한참을 서성이던 호숫가 트레일코스는 평평한 평지로 이어져있어 누구나 쉽게 완주할수 있다.
모레인호수와 더불어 캐나다여행 중 유일하게 2번이상 찾아간 '레이크루이스'.
일반적인 여행자치고는 제법 많이 찾아가본것이지만,
언제일지 몰라도 이 다음의 여행에선 새벽녘, 그리고 해질녘의 레이크루이스와
그 주변의 아름다운 산책로와 등산로를 모두 정복해보고싶은 마음이다.
누가들으면 '욕심'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질수밖에 없는지는 직접 가보면 누구나 공감하리라.^^; |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
* 찾아가는 법 : 레이크루이스 정션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도로표지판이 워낙 잘 되어있어 쉽게 찾아갈수 있다.
※ 여름 성수기나 주말의 경우, 주차장에 주차를 하기힘든경우가 빈번하다.
될수있으면 아침일찍 다녀오거나, 주말은 피하는게 좋다. |
레이크루이스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레이크루이즈 곤돌라'는
레이크루이즈를 둘러싼 로키 고봉들을 한눈에 바라볼수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캐나다의 관광용 곤돌라가 거의 다 그렇듯, 이곳역시 입장료가 비싸지만,
이곳에서 볼수있는 풍경은 비싼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않을만큼 환상적이다.
해발 2673미터의 '화이트혼 산' 중턱에 자리한 전망대까지 곤돌라를 타고 15분만에 도착하게되는데,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전망대가 우리네 한라산보다 훨씬 높다....)
3천미터에 달하는 로키의 고봉과 끝없이 펼쳐진 침엽수림. 멀리로 보이는 레이크루이스의 풍광을
마주하고있노라면 그제야 로키의 웅장함과 광활함을 피부로 느끼게된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날씨에따라 보여주는 풍경의 차이가 있더라는것.
저스트가 갔을때는 하늘이 뿌옇게 흐린데다 역광이라 아쉬웠지만,
하늘이 맑고 쾌청한날.. 한번쯤 올라가보는것도 나쁘지않다.
(오후보다는 오전시간이나 아예 늦은 오후시간에 찾아가는것이 좋다.) |
▲ 곤돌라 인포메이션과 매표소, 식당, 기념품점이 들어선 건물
▲ 입장료를 구입하면 티켓과 브로셔를 준다.
▲ 이곳에서 안전교육을 5분정도 받고나서야 탑승동으로 이동한다.
▲ 약 15분가량 화이트혼산의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데, 발 아래로 보이는 산과 등뒤로 보이는 풍경이 압권이다.
(햇볕이 뜨겁기때문에 자외선차단제, 모자, 선글라스 등은 필수다.)
▲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레이크루이스와 빅토리아산.
▲ 워낙 멀리떨어져있어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록키의 광활함과 웅장함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 누구보다 행복해보이던 가족!
▲ 거대한 자연을 피부로 느낄수 있는 전망대.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좋지만 곤돌라를 타고 오르내리며 마주하는 풍경이 더 좋았다.
▲ 끝없이 펼쳐진 침엽수림은.. 마치 정글을 연상케했다.
▲ 광활한 자연이라 표현해도 좋을런지.?
레이크루이즈 곤돌라(Lake Louise Gondola) |
* 찾아가는 법 : 레이크루이스에서 보우밸리파크웨이를 따라 가다가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 Canada Highway)를 지나
보우밸리파크웨이와 화이트혼드라이브가 만나는 3거리에서 화이트폰 방향으로 1킬로미터.
(3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보우밸리 파크웨이가 나오고, 쭉 직진해야한다.)
※ 주요 호텔에서 곤돌라매표소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고있다.(홈페이지 참고)
* 곤돌라 이용 요금 : 성인 $28.75 , 어린이(6~15세) $14.25, 5세이하 무료
※ 곤돌라이용 + 식사 패키지도 있는데, 아침식사의 경우 1인당 2달러가량, 점심의 경우 7달러를 더 지불하면된다.
음식값이 만만찮은 캐나다에서 식비를 줄일수 있는 패키지이기도해서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한다.
* 홈페이지(영어) : http://www.lakelouisegondola.com/
* 운영 시간 : 10~4월 - 9시~16시 / 5~9월 - 9~ 17시 (자세한 운영시간은 홈페이지 참고)
* 전화번호 : 1(403) 522 3555
* 이메일 : info@lakelouisegondola.com
※ 주변볼거리 : 레이크루이즈, 모레인호수 , 보우밸리파크웨이(존스턴협곡), 아이스필드파크웨이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