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산대학은 태안에 유치되어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평택을 조금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산 정수리에 백암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여러 산들을 만 날 것이다. 이런 산을 일러 서산(瑞山)이라 부르는 것이다. 산에서 서기(瑞氣)를 뿜어내기에 서산이다. 이런 산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는 서산시를 뒤로하고 태안반도를 향하여 깊숙이 들어가면 산마다 흰 암석들이 청청한 소나무 사이에 박혀 있다. 서기를 잔뜩 뿜어내는 상서로운 땅이다.
‘이 지경에 자미원이 있다 했는데... 그 증거로 천리포며 만리포라는 지명을 지어 우주의 기운을 숨겨 두었다 했는데...’
그렇다. 태안반도로 들어가면 천리포도 있고 만리포도 있고 여러 가지 희귀한 포구들이 빈객을 맞이할 것이다. 태고 적부터 반드시 크게 흥할 땅으로 점지해 둔 한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서해를 굽어보며 차이나 대륙을 희롱하는 곳이다.
여기 시운이 돌아서서 이제 사람들이 모여들어 삼한의 과거가 무색하게 오로지 이 지경이 인구밀도가 갑자기 영호남을 앞서 나가고 있다. 이미 그 배후에는 세종시가 자리 잡고 있어 미래에 크게 발전할 곳임을 은연중에 웅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고 세계수산대학이 보금자리를 틀어야 할 것이다. 부산은 이미 해양경제의 자양분을 먹고 사는 가히 포화상태에 가까운 여러 기관들이 진을 치고 있다. 안온한 가운데 깊은 학문을 연구할 성질의 장소가 아니다. 무역항으로써 만족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최대관문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하면 부산시민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만족일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욕심을 부리면 아니 부림만 못하다. 현명한 부산광역시민들은 그것을 잘 알 것이다. 그렇게 현명한 부산시민이라서 세계수산대학의 유치로 가장 적합한 곳이 충남태안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그리고 제주자치도민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제일의 관광 제주자치시 이다. 더욱 갈고 닦는데 힘을 모아 세계로 미래로 나가야 할 제주도가 하필 외진 곳에 세계수산대학을 유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제주도는 천하에서 빼어난 한라산과 옥같이 아름다운 바다며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는 온난한 기후 풍토를 더욱 살려서 한번 보면 또 보고 싶어져서 다시 찾는 관광 제주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우렸으면 하는 소망이다.
충남도에서는 지금 민관이 하나가 되어 세계수산대학 유치에 부심하고 있다. 맹부영 도 해양수산국장은 “충남 서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갯벌, 천혜의 어종들의 산란소라 할 수 있는 천수만과 가로림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습지와 사구를 비롯한 훼손되지 않은 생태자원이 있다. 또 전국 상위권 어업기능인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수산대학 설립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 말했다.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다가오는 19일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세계수산대학 유치장소가 결정될 것이다. 하여서 미리 말하지만 세계수산대학 유치 시 충남도는 예산 지원은 물론 대학신축과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자 민·관·학이 한 몸이 되어 물샐 틈 없이 준비하고 있으며 11일 도 당국이 밝힌 바에 의하면 연간 대학 운영비 70억 원 중 50%인 35억 원을 선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대학구성원의 건강을 위해 도립의료원을 전담 진료기관으로 지정·운영하고 시·군은 물론 수협, 어촌계 등과 자매결연을 유기적으로 맺게 하여 생활 편의도 제공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2016년 말까지 유치 후보지인 한서대 태안캠퍼스 내 3600㎡의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960㎡ 규모로 대학 건물을 신축하고 2단계로는 주변 양식장 등을 활용, 연구 및 실습시설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또 수준 높은 수산대학을 육성하기 위하여 해양생물 전문 석학 60여명이 상주하고 있는 국립해양 생물자원관과 우리나라 최대 생태 연구 및 전시·교육 기관인 국립생태원 등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서대와 호서대, 선문대, 순천향대 등 도내 대학은 물론, 인접한 지역에 위치한 충남대·군산대 등의 해양수산 관련 학과와 공동 지원·협력 협의체계도 마련한다.
그리고 일단 태안에 세계수산대학이 설립되면 오는 2019년 서천에 문을 열 예정인 한국폴리텍대학 해양수산캠퍼스와는 연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 첨단 양식시설을 교육 실용화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태안은 그냥 수산대학을 유치할 말뿐인 입지조건을 갖춘 지역이 아니다. 더욱 충남도도 우선 유치를 하고 보자는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인이 아다 시피 보령의 머드축제를 상기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곳에는 천혜의 갯벌을 자연 그대로 간직한 가로림만과 천수만이 있다. 국제적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유부도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서해 268개 섬이 나를 보란 듯 버티고 있다. 이러한 모든 천혜의 자연환경이 저절로 현장학습의 장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두서없이 주언 부언 이야기 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부산과 제주 그리고 태안에서 세계수산대학을 유치한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눈과 가슴으로 입지여건을 따져 본다면 태안을 따라갈 여건을 가진 곳은 없다. 그러므로 세계인에게 내어놓고 자랑해도 될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정정당당한 판단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오로지 세계의 자랑이 될 수산대학 창립이 되기 위해서 충남인 모두가 자긍심을 가지고 준비했다는 말이다.